간사이를 대표하는 인기 관광지, 교토와 오사카는 서로 인접한 지역인데도 매우 상반된 분위기를 갖고 있다. 교토 역에서 신오사카 역까지는 신칸센으로 13분, JR이나 사철로도 그렇게 시간이 안 걸리니 양쪽을 관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만 이왕이면 두 지역의 특징을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본 기사는 몇 가지 요소에 포커스를 맞춰 교토와 오사카를 비교 분석한 내용을 소개하겠다.
■교토와 오사카의 차이점
교토는 전통문화와 예법을 중시하고 독자적인 자긍심을 가진 지역이다. 한편 오사카는 사람 간의 거리가 가깝고 일상 속에서 유머를 중시하는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두 지역 모두 과거 일본의 도읍이 있던 곳이다. 도읍이 먼저 생긴 곳은 오사카로 645년 당시 일본 정치의 중심이었다. 교토로 천도한 것은 794년이다. 그 후 오사카는 상업의 도시로 발전하고, 정치의 중심이 된 교토는 귀족문화가 꽃을 피웠다. 따라서 이웃지역이긴 하지만 그 문화적 배경이 크게 다르다.
Q.사찰 투어를 하려면 어디?
A.교토!
교토에는 유명 불교사찰이 많다. 세계유산인 기요미즈데라와 교토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5층탑이 있는 도지, 석정으로 유명한 세계유산 류안지 등 셀 수 없이 많다. 유명 사찰은 견학자를 위한 가이드와 외국어 안내를 하는 곳도 많아 여유롭게 참배할 수 있다.
알고 보면 사찰의 수는 교토보다 오사카가 많긴 하지만, 주로 지역민들이 숭배하는 소규모 사찰이 많아 견학을 할 수 있는 곳이 적은 편이다.
Q.파워스팟인 신사에 가려면 어디?
A.교토!
교토에는 후시미 이나리 신사, 헤이안 신궁, 가미가모 신사(가모와케이카즈치 신사), 시모가모 신사, 야사카 신사 등 대형 신사가 많다. 각 신사의 유래와 이뤄주는 소원은 다르지만 도리이(기둥문)를 지나 신사의 숲을 거닐고 있으면 마음이 평화로워져 참배하는 것 만으로 신비한 힘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예정된 관광지와 호텔 근처에 있는 신사를 체크해서 치유의 힘을 충전해보기 바란다.
오사카에도 신사는 많지만 교토에 비하면 자그마한 신사가 많다. 그 중 오사카텐만구와 스미요시 대사 등은 외국인도 많이 찾는 명소다. 양쪽 다 번화가의 편리한 장소에 있으니 오사카에 갈 때 꼭 들러 보기 바란다.
Q.성을 보고 싶다면 어디?
A.오사카!
오사카에는 오사카 성, 기시와다 성 등 멋진 천수각이 복원된 성이 있다. 중후한 축벽과 해자는 축성된 당시의 것으로 역사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데다, 두 성 모두 정원과 내부를 견학할 수 있다. 최고 권력자의 거점이기도 했던 성을 천천히 거닐어보자.
교토에도 니조 성이라는 멋진 성이 있지만 지금은 천수각이 없고 에도시대에 지어진 무가풍 쇼인즈쿠리* 양식의 ‘니노마루 고텐’, 천수각이 있던 장소에 ‘혼마루 고텐’이 있어 오사카와는 다른 유형의 아름다운 일본 건축물을 볼 수 있다.
*무로마치 시대에 생겨나 모모야마 시대에 발달한 주택건축 양식으로 선종의 서원건축 양식이 귀족이나 무가의 집에 채택되어 생긴 것.
Q.싸고 맛있는 서민파 먹거리를 즐기려면 어디?
A.오사카!
경제관념이 투철한 오사카인들에게는 비싸고 맛있는 것은 당연지사. 그들이 인정하는 것은 싸고 맛있는 음식이다. 역사 내 상업시설에 입점한 식당은 조금 비싼 편이지만 덴마, 신사이바시, 덴노지 등 상점가의 도로변 음식점은 대게 특급 가성비를 자랑한다. 다코야키, 오코노미야키, 구시카츠, 라멘 등 가게마다 개성이 있으니 두루두루 먹어보고 비교해보기 바란다.
교토에는 고급 노포가 많은 반면에 대학교가 많아 학생들이 저렴하게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맛집도 많다. 또 라멘 가게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Q.제대로 된 일식을 먹고 싶다면 어디?
A.으음… 굳이 꼽자면 교토.
교토에는 교요리, 오사카에는 나니와 요리라고 불리는 일식의 장르가 있다. 모두 제철재료를 사용해 요리사가 솜씨를 발휘해 만들기 때문에 비주얼, 맛 모두 뛰어나다. 나니와 요리는 갓포 스타일로 카운터에 앉아 요리사가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먹을 수 있어 생동감을 즐길 수 있다.
반면에 교요리는 다다미방에 앉아 여유롭게 식사를 하는 노포와 이름난 식당이 많아 전통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그러니 외국인에게는 우선 교토를 추천하고 싶다. 고급 요리집부터 대중적인 음식점까지 가격대도 매우 다양하니 미리 조사를 하고 예약하는 것이 무난하다.
Q.일본적인 느낌의 기념품을 구입하려면 어디?
A.교토!
전통공예 장인이 많은 교토에는 공예품을 취급하는 가게도 많다. 교토 역, 시조카와라마치와 같은 주요 역 근처나 관광지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전통 공예품을 판매하고 있으니 들러 보기 바란다. 일본 전통문양의 잡화나 관광명소의 이름이 들어간 소품, 유통기한이 비교적 긴 화과자 등을 추천한다.
오사카의 기념품 가게에도 과자나 일본 전통잡화가 있지만 개그적인 요소가 들어간 소품 등 오사카의 B급 감성을 담은 아이템이 많으니 개성 있는 기념품을 원한다면 오사카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Q.쇼핑을 즐기려면 어디?
A.오사카!
교토에서 의류잡화 매장이 많은 곳은 시조카와라마치와 JR 교토 역이지만 오사카는 JR 오사카 역을 중심으로 한 기타(북), Osaka Metro 난바 역을 중심으로 한 미나미, 그리고 JR 덴노지 역 부근 등 에리어의 규모, 매장 수 모두 교토를 압도한다.
레저시설과 같이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대형 상업시설뿐 아니라, 개성 있는 전문 매장과 드럭스토어, 면세점 등 쇼핑을 즐기려면 단연 오사카를 추천한다.
Q.저렴하게 머문다면 어디?
A.굳이 꼽자면 오사카.
욕실과 주방도 사용하기 편리하다. 직원에게 인근 정보를 물어보거나 다른 나라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다만 최근 교토에도 이런 호스텔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고민가를 개조한 곳도 있으니 양쪽 다 체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Q.전통 료칸에 숙박하려면 어디?
A.교토!
차분한 느낌의 전통 료칸에 묵고 싶다면 교토를 추천한다. 캐주얼한 료칸부터 고급 료칸까지 다양한 타입이 있으니 에리어와 예산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조식이 포함된 료칸에서 일본의 아침식사를 먹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또 다다미방에 이불을 깔고 자는 등 일본의 전통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교토 시내에 비해 오사카 시내에는 전통 료칸이 적은 편이지만 최근에는 민가를 개조한 작은 게스트 하우스가 늘고 있어 전통가옥에서 숙박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교통이 편리한 덴노지 에리어에 많다.
Q.경관이 좋은 카페에 가려면 어디?
A.교토!
산에 둘러싸인 교토는 사시사철 다른 빛깔의 옷으로 갈아입는 산과 신사, 사찰의 숲 등 경관이 수려한 카페가 많다. 또 번화가인 시조카와라마치 주변을 흐르는 가모 강과 다카세 강변의 카페, 고택이 줄지어 있는 경관, 그리고 운치 있는 정원을 즐길 수 있는 카페에서 우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반면에 오사카에서는 고층빌딩 내 카페에서 바라보는 뷰가 압권이다.
Q.간사이를 두루 여행하려면 거점은 어디가 좋을까?
A.오사카!
비행기라면 간사이 국제공항이나 오사카 국제공항(이타미 공항), 신칸센이라면 신오사카역 등 오사카는 간사이에 들어서는 첫 관문으로 매우 편리한 곳이다. 오사카를 거점으로 교토와 고베, 나라, 와카야마까지 여행한다면 더욱 알찬 간사이 스테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 문화가 남아 있는 교토, 번화한 상업 도시 오사카, 당신의 선택은?
간사이권을 대표하는 두 지역 교토와 오사카는 각자 개성 있는 문화를 키워 왔다. 알고 보면 교토와 오사카는 지역 사투리도 조금 다르다. 간사이 사람이 아니라면 알아듣기 힘들겠지만 서로 쓰는 표현과 억양도 다르다. 오랜 역사가 빚어낸 미묘한 문화의 차이는 매우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가능하다면 두 지역을 다 즐겨 보기 바란다.
※ 해당 기사의 정보는 2020 년 5 월 시점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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