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 가면 오래된 목조가옥이 늘어선 거리에 반하는 분도 많지 않을까 싶다. 이런 목조가옥은 대부분 ‘교마치야(京町屋)’라고 하며 수백 년 전부터 교토의 운치 있는 거리를 이루어 왔다. 매년 많은 교마치야가 해체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이런 마치야를 개조한 숙박시설이 국내외 여행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에는 독채형 숙소로 거듭난 ‘Kyoto Machiya 후쿠네(福音)’에 묵어보고 ‘교토 현지인처럼 지낼 수 있는’ 마치야의 매력을 리포트하겠다.
교마치야란?
‘교마치야’란 1950년경 이전에 지어진 교토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민가의 일종이다. 지금도 교토에는 오래된 마치야가 많이 남아 있다. 그 대부분이 장사를 하기 위한 점포와 주거공간이 하나로 이루어져 있으며, 옆 건물과 바짝 붙어 빽빽하게 지어져 있다. 가보게 되면 건물 밀도가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교마치야는 ‘우나기노네도코(장어의 잠자리)’라는 말로 형용되듯이 건물 폭이 좁고 안쪽으로 길쭉한 구조가 특징이다. 또 가장 안쪽에 있는 생활공간에는 안뜰(※울타리를 친 1-2평 정도의 작은 뜰 츠보니와(坪庭)인 경우도 있음)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안뜰은 실내 경관을 만드는 역할도 있지만 현관에서 안뜰까지 공기가 잘 통하게 하여 습기를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교토시내는 여름에 매우 후텁지근하지만 마치야 안은 시원하고 쾌적함을 유지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또 도로 쪽으로 낸 창에는 격자문살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장사를 하던 시절에는 격자를 통해 바깥모습을 볼 수 있어 손님이 온 것을 바로 알아챌 수 있는 한편, 안전을 고려해 외부에서는 내부가 잘 보이지 않도록 하였다.
최근 들어 마치야는 빈집이 늘거나 노후화가 진행되고 수선이나 유지관리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해체되는 경우가 많다. 현행 건축기준법에 따르면 한 번 해체를 하면 두 번 다시 같은 건축물을 지을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건물을 보호하고 문화와 기술을 계승하기 위해 대부분 숙박시설이나 상업시설 등으로 리노베이션해서 재이용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한편 리노베이션은 전문성을 지닌 일부 장인만이 할 수 있고 대부분의 마치야는 유지비가 많이 들어 리노베이션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과제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골목을 지나면 펼쳐지는 비일상적 공간! ‘Kyoto Machiya 후쿠네’로
최근에는 이런 귀한 교마치야에 숙박할 수 있는 독채형 시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매력은 ‘교토 현지인처럼 머무를 수 있다’는 점. 유서 깊은 마치야에서 숙박을 하며 교토의 문화를 피부로 접할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Kyoto Machiya 후쿠네’는 2017년 리노베이션을 하여 독채형 숙박시설로 탄생했다. 약 100년도 전인 메이지 시대에 지어진 유서 깊은 마치야에서 탈바꿈한 것이다. 3동의 마치야를 4동으로 개조하고 네 가지 컨셉트의 객실로 만들었다.
장소는 교토 역에서 지하철 가라스마선을 타고 3정거장인 가라스마오이케 역에서 내려 도보 10분 정도. 롯카쿠도리까지 걸은 다음 오른쪽으로 꺾어 잠시 걸으면 ‘Fukune’라는 간판이 보인다.
잠시 내가 어디에 있는지 헷갈리겠지만 간판 옆 좁은 골목길을 지나면……
나왔다! 중후한 느낌의 목조건물이 등장했다. 마치 이 주위만 100년 전으로 타임슬립한 듯한 착각에 빠질 것이다.
도착하면 오른쪽에 무인 체크인을 할 수 있는 로비동이 있으니 벽에 걸린 관내전화로 호텔 스태프에게 연락하면 된다. 예약자 이름과 투숙인원을 전하면 스태프가 묵게 될 건물의 이름과 방의 패스워드를 가르쳐준다. 영어 안내판도 있으니 잘 모를 때는 확인하기 바란다.
이번에 필자가 숙박한 것은 ‘고큐(胡弓: 호궁)’라는 객실이었다. 4동 모두 일본의 전통악기에서 이름을 따온 점도 멋스럽다.
바로 방 안에 들어가 보니……
‘넓다!’
일본의 전통가옥은 천장이 낮고 아담할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고큐’의 객실은 거실 중앙이 2층까지 뻥 뚫린 구조로 밖에서 봤을 때는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탁 트인 느낌이 들었다. 마치 휴양지 별장에 온 것 같았다.
후쿠네에는 다양한 타입의 교마치야가 있는데, ‘고큐’는 1, 2층의 면적이 같은 구조인데다 2층 천장이 1층과 높이가 같아 탁 트인 느낌을 준다.
방 안에 들어왔을 때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유리 문 너머로 보이는 안뜰과 노천탕이다. 방 안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일본적인 분위기가 눈을 즐겁게 해준다.
1층은 큰 거실과 다다미가 깔린 아담한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 객실의 이름이기도 한 전통악기 고큐와 옛 찬장 등 인테리어 소품까지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2층에 올라가면 바로 침실이 눈에 들어온다. 여유로운 공간에 높이가 낮은 익스트라 롱 베드가 놓여 있고, 그 옆에는 작은 데스크와 화장실이 있다.
이번 취재에 응해준 것은 교토에서 ‘교마치야 호텔 무카데야초 교이스케(京町家の宿 百足屋町 京いすけ)’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이노우에 유스케 대표다. 그가 중시한 것은 ‘교마치야의 원 재료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오래된 것을 ‘옛 스타일’로 개조하는 시설도 많은 가운데, 토벽과 격자, 기둥 등은 당시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후쿠네에서는 사용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살리는데 집중했다고 한다.
객실에는 무료 Wi-Fi가 완비되어 있다. TV, 전기포트, 전자레인지, 냉장고, 식기류, 가습기능이 있는 공기청정기, 금고, 스마트폰용 멀티 충전기도 준비되어 있다. 또 건조기능이 있는 공용 세탁기도 이용할 수 있다.
어메니티도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칫솔과 면도기 외에 샴푸, 컨디셔너, 바디솝, 세안용 클린저와 스킨, 로션도 있다. 기본적인 설비와 어메니티는 다 갖춰져 있으니 안심하고 묵을 수 있다.
숙소 측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오모테나시를 통해 교토의 생활을 체험
후쿠네에는 객실의 매력만 있는 것이 아니다. 투숙객이 최대한 교토의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서비스가 많다.
그 중 하나가 웰컴 서비스다. 도착하면 바로 스태프가 직접 차를 타서 대접한다. 조금 긴장되지만 다도의 예절도 자세히 가르쳐주니 편하게 맛을 음미하면 된다.
교토를 체험하는 즐거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식사(※별도 비용)도 가슴 설레게 하는 요소를 담고 있다. 석식으로는 교토의 인기 맛집 ‘AWOMB(아움)’의 데오리스시(1인당 6,000엔)를 먹었다. 데오리스시란 교토의 오반자이(가정식 반찬)를 넣어 만드는 초밥으로 좋아하는 재료를 얹고 손수 말아먹는 일본 특유의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날 제공된 오반자이는 총 18가지. 생선과 고기 요리가 13가지, 과일은 4가지로 가짓수가 많았다. 그 밖에 다섯가지 채소를 갈아 만든 수프 스리나가시가 제공되었다. 교토의 전통채소 교야사이와 제철 재료를 만끽할 수 있는 식사였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김밥 등을 만들 때 쓰는 작은 대나무 김발 위에 김을 깔고 밥을 올린다.
그 위에 각종 오반자이(반찬)을 올려 돌돌 말아준다
이렇게나 깜찍한 데오리스시가 완성! 재료를 너무 많이 넣었나…….
다양한 맛의 변화를 즐길 수 있게 각종 소스가 제공된다. 우측부터 ‘아와세조유(가쓰오 육수나 과즙 등 조미료를 섞은 간장)’, ‘소금누룩 소스’, ‘매실과육 소스’, ‘시로미소 소스’를 취향 따라 곁들여 보기 바란다.
고기와 생선, 채소 등 여러 가지 맛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나만의 오리지널 데오리스시를 만드는 것은 즐거운 체험이었다.
조식은 교토의 노포 ‘이즈센(泉仙)’의 정식(1인 2,400엔)을 먹었다.
반찬 가짓수가 많아 아침부터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심플하면서도 각 재료의 맛과 국물의 감칠맛이 돋보이는 요리였다. 식사는 생선과 달걀이 들어가지 않은 사찰음식으로도 변경할 수 있다. 또 일식이 입에 맞지 않을 경우 양식을 준비할 수도 있으니 예약을 할 때 상담해보기 바란다.
조식과 석식은 모두 직접 객실까지 가져다주니 다른 투숙객과 접촉할 일 없이 방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점도 안심이 된다.
‘후쿠네’에 꼭 투숙해야 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욕실이다! 안뜰에 있는 노천탕 외에도 욕실에 샤워룸과 히노키탕이 있다.
특히 정원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노천탕이 정말 최고였다! 이 날은 공교롭게도 비가 내렸지만,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촉촉하게 젖은 봄나무의 내음을 즐기는 등 오감을 통해 운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휴식용 작은 의자와 테이블이 있으니 간단한 먹을거리나 마실 것을 갖고 들어와 이 행복한 공간을 마음껏 누려 보기 바란다
교토 현지인 처럼 즐기는 방법
이노우에 씨의 말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에는 방일 외국인이 손님의 70% 이상이었다고 한다. 그 중에는 일주일 정도 묵는 사람도 있었다고. 때문에 외국인 손님이 쾌적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를 한 포인트가 많았다.
특히 주목할 것이 ‘컨시어지 서비스’다. 후쿠네에서는 대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데(코로나19 감염방지를 위해 비대면 서비스도 가능), 체류기간 중의 애로사항은 물론 추천 관광지와 레스토랑, 기념일을 위한 서프라이즈 상담까지 보다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서비스는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에 대응하고 있다.
지금부터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온 후쿠네를 보다 제대로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1)교토의 문화를 즐기는 각종 체험
일본과 교토의 문화를 체험을 통해 맛보는 것은 어떨까? 그 중 하나가 교쓰마미 공예 체험이다. 에도시대(1600~1868년)부터 전해지는 전통공예 ‘쓰마미자이쿠’로 비녀나 브로치 등을 만들 수 있다.
후쿠네가 제공하는 체험은 강사가 숙소까지 찾아와 객실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기모노를 대여해서 손수 만든 비녀를 꼽고 교토의 거리를 산책해봐도 좋을 것이다.
또 후쿠네만의 특별한 체험을 하고 싶다면 교토 화류계의 세계관을 접할 수 있는 ‘오차야 체험’을 추천한다. 후쿠네와 제휴를 맺은 오차야에서 마이코와 게이코의 대접을 받고 오차야에서 즐기거나 교토의 가이세키(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오차야는 처음 오는 손님을 받지 않는 케이스가 많아 일반 관광객은 예약이 거의 불가능하니 매우 귀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교토 주민의 생활을 즐겨본다
이노우에 씨를 비롯해 컨시어지는 교토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분이 많아 현지인 특유의 교토를 즐기는 법을 다양하게 제안해준다. 교토의 명소관광도 물론 즐겁지만, 현지인이 아니면 즐기기 힘든 방식을 통해 지역민들의 생활상을 접해보는 것은 어떨까.
컨시어지의 제안은 가이드북에는 실리지 않은 현지인들만 아는 오반자이 가게와 카페, 베이커리, 상점가부터 추천 산책코스까지 매우 다양했다. 오랫동안 머물러도 질릴 틈 없이 매일같이 새로운 얼굴의 교토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커플을 위한 기념일 선물 서비스와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예약 등도 대행하고 있다. 교토에 머무르는 동안 어떻게 지내고 싶은지 상의해 본다면 나만의 특별한 교토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발 너머 펼쳐지는 비일상 체험. 진정한 교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이노우에 씨)
후쿠네에서 만족스러운 교마치야 숙박을 통해 평범한 여행으로는 누리기 힘든 교토의 생활을 체험해보기 바란다.
실시 중인 코로나19 대책
시설 안과 설비 등의 소독・제균・세정/제균・소독액 비치/손님이 들고 날 때마다 소독/매장・시설 안 환기 실시/스태프의 마스크 착용・손씻기・소독・가글・체온측정 실시/몸 상태가 좋지 않은 손님의 입장 제한/손님에게 마스크 착용 요청・체온측정 실시/스태프의 객실 서비스(입실) 제한/비접촉형 결제 서비스/체크인 자동화, 비대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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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마치야 후쿠네Kyoto Machiya 福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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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105-3 Nishi Rokkakucho, Nakagyo-ku, Kyoto-shi, Kyoto, 604-8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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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역
가라스야마 오이케 역 (가라스마 선 / 도자이선)
도보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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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105-3 Nishi Rokkakucho, Nakagyo-ku, Kyoto-shi, Kyoto, 604-8217
Text by: LIVE JAPAN편집부
※본 기사의 정보는 2022년 4월 시점의 것입니다. 최신 정보는 공식 사이트 등을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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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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