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관광지인 교토. ‘야츠하시’, ‘말차’, ‘하모(갯장어)’ 등 교토를 대표하는 먹거리도 많다. 말차 등은 이제 해외에서도 많이 알려졌지만, 그 밖에 어떤 먹거리들이 인기일까? 외국인들은 교토에 오면 과연 무엇을 먹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하여 일본에 있는 외국인들을 취재했다.
도대체 재료가 뭐야!? ‘유바’
우선 오사카에 사는 멕시코인 30대 남성. 일본 음식을 좋아해서 일본인 아내와 맛집 탐방을 다닌다는 그가 마음에 들어 한 교토의 요리는 ‘유바’. 처음 먹었을 때의 느낌은 ‘재료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맛있다!’유바는 두유를 가공할 때 생기는 얇은 피막인데, 멕시코에서는 슈퍼마켓에서도 두유를 판매한다고 한다. 멕시코에는 칠리콘 카네 등 콩을 사용한 요리도 많아 콩으로 만든 유바도 그의 입맛을 저격했는지 모르겠다.
컬러풀하고 깜찍한 ‘콘페이토(별사탕)’
다음은 그의 아내가 추천해줘 멕시코에 선물로 들고 갔을 때 반응이 좋았다는 교토의 ‘콘페이토’다. “컬러풀하니 예뻐!”, “색깔이 어쩜 이렇게 영롱해.”라며 다들 좋아했다고. 그의 아내의 말에 따르자면 “멕시코인들은 단 음식을 정말 좋아해요. 멕시코 과자가 워낙 단맛이 강하다 보니 은은하게 단 일본 과자가 인기가 있어요.”
교토에는 일본에서 유일한 콘페이토 전문점이 있어 앙증맞은 디자인의 봉투에 담아 팔거나 계절 한정판 콘페이토를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부피도 작은데다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 외국 친구에게 줄 선물로도 제격이다.
‘가모 나스(교토의 가지)’, 너 가지 맞니!?
교토에 사는 20대 러시아인 여성이 놀란 교토의 먹거리는 ‘가모 나스(가지)의 마루고토 덴가쿠’다. “일반적인 가지를 생각하고 시켰는데 큼직한 사이즈와 동그란 모양에 깜짝 놀랐어요! 게다가 씹는 느낌이나 진한 맛이 일반 가지와 차원이 달라요.”라고 먹었을 때의 느낌을 말해줬다.
‘가모 나스’란 교토 가미가모 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는 교토의 전통 채소다. 직경이 12~15cm로 여성의 손바닥 정도되는 크기에 일반 가지에 비해 묵직하고 둥근 모양이 특징이다.
교토에서는 이자카야 등에도 이 가모 나스를 활용한 메뉴가 있는데 처음 본 사람들은 그 모양에 정말 가지가 맞는지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다. 살이 꽉 차 열을 가해도 모양도 쉽게 흐트러지지 않아 찜 요리나 구이에 적합하다. 기름과의 궁합도 잘 맞아 천천히 스테이크처럼 구워 먹어도 맛있다.
‘바사시(말 회)’ 날고기는 좀…
러시아인인 그녀가 더욱 놀란 메뉴는 ‘바사시’였다. 바사시는 술 안주로 후시미나 기온 등 주류를 제공하는 가게에서 메뉴로 나오는 경우도 많아 교토에서 처음 바사시를 경험했다는 외국인도 많을 것 같다.
“처음에는 말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데 놀랐고, 애당초 고기를 날로 먹는다는 것에는 조금 거부감이 들었어요.”
러시아에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말고기를 먹지만 파이나 훈제, 소시지 등으로 가공해서 먹지 생으로 먹는 습관은 없다고 한다. 가까이 하기에 심리적 장벽이 높은 말고기의 생식. 그런데도 불구하고 시도를 해 준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참고로 먹어본 느낌은 “구워 먹는 게 훨씬 맛있을 것 같아요.”라고.
‘오모치(떡)’에 이렇게 다양한 종류가 있다니!
일본인 남친을 만나러 온 20대 독일인 여성. 그녀가 놀란 교토의 음식은 ‘오모치(떡)’다. “콩고물이 달콤해요! 떡의 종류가 이렇게나 많은 것에는 놀랐어요. 가장 좋아하는 것은 구운 떡에 땅콩버터를 바른 거에요.”라며 교토의 떡의 매력에 푹 빠진 듯하다. 그녀는 떡을 만드는 과정에도 관심이 많은 듯했다.
“기계로 만드는 줄 알았는데 떡메를 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실제로 해보니 여간 힘든 게 아니더라고요.”
교토 니시키 시장에는 떡 전문점이 있어 실제로 떡메를 치는 모습을 견학하거나 가게가 바쁘지 않을 때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일본의 ‘파르페’는 비주얼 끝판왕!
그녀가 놀란 또 하나의 메뉴는 ‘말차 파르페’다. “독일에서도 말차는 인기가 많지만 파르페로는 처음 먹어봤어요. 일본에 가면 꼭 먹어보고 싶었어요. 너무 예쁘지 않나요?” 그녀가 살고 있는 지역의 카페에서는 단 음식이라면 대부분 케이크로 파르페와 같은 메뉴는 없다고 한다. 일본에는 시각적으로도 즐길 수 있는 비주얼 ‘갑’의 파르페가 많아 SNS 등에서 보고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듯하다.
그녀는 파르페를 먹은 후에 마신 “호지차가 맛있어 감동했다.”고도 말했다. 말차를 비롯한 일본의 차는 세계적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독일에서도 일본차가 인기인데 허브티를 많이 마시는 독일인은 차에 대한 관심도 많은 것 같다.
본고장 교토는 맛이 진하다!? ‘말차 디저트’
20대 베트남인 여성은 교토에서 말차를 활용한 디저트를 먹은 느낌을 말해주었다.
“생김새가 우아해요. 은은하게 달면서 말차의 향이 입안 가득 퍼져 향긋하고 맛있었어요.” 그녀는 말차 파르페와 말차를 활용한 디저트가 풍부한 것에도 놀랐다고 한다. 교토에서는 화과자부터 서양과자에 이르기까지 말차를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일본의 말차 디저트에 푹 빠지고 말았어요.”
쓴 맛을 싫어한다는 그녀도 일본의 말차 디저트는 정말 마음에 들었나 보다.
쌉사름한 “말차가 진해서 맛있었다”니 말이다. 앞서 인터뷰에 응해준 30대 남성도 “교토의 말차는 멕시코나 일본의 다른 지역에서 먹는 것보다 맛이 진해요.”고 말했다. 교토의 말차는 풍미가 진해서 디저트로 가공을 해도 말차의 향이 그대로 남아 진하다고 느끼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그녀는 “교토에서는 무엇이든지 말차로 만드는 것 같아요. 말차 마스크팩을 봤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라고 웃으며 말해줬다. 교토를 대표하는 특산품 ‘말차’. 교토라면 다른 곳에서 구하기 힘든 센스 넘치는 말차 관련상품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화와 관습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은 다르지만 교토의 먹거리는 의외로 세계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 것 같다. 니시키 시장 등 맛집 탐방을 할 수 있는 스팟도 있어 부담 없이 교토의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점도 좋다. 가게에는 음식 사진과 외국어 설명을 함께 게시한 곳도 많으니 궁금하다면 도전해보도록 하자.
글- 니기 시게미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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