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시내의 신사, 불각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부지가 넓은 난젠지. 길의 폭도 넓어 우산을 쓰고 다녀도 부딪힐 염려 없이 돌아볼 수 있다.

경내의 거대한 건축물 중에서도 압권은 벽돌로 지은 ‘스이로카쿠(수로각)’다. 100년쯤 전인 메이지 시대에 지어진 수도교로 그 크기는 전장 약 93m, 폭 4m에 달한다. 아름다운 아치형태의 교각은 포토 스팟으로도 인기다. 비가 내릴 때 이곳에서 비를 피하는 사람도 많이 볼 수 있다.

그 밖에 높이 22m의 문 ‘삼문’도 유명하다. 주지스님의 거처에 해당하는 ‘호조(방장)’에서는 정원과 장벽화를 감상할 수 있으니 여유롭게 둘러보도록 하자.

풍광이 수려한 아라시야마 에리어. 죽림의 길은 아라시야마를 대표하는 스팟이다. 5~10m 높이의 초록빛 대나무가 무수히 늘어서 환상적인 경관을 연출한다.

죽림의 길은 길이가 약 400m로 가벼운 산책에 제격이다. 인력거를 타고 우아하게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키가 큰 대나무는 비바람을 막아주니 가랑비 정도라면 신경 쓰지 않고 걸어 다닐 수 있다.

광고나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종종 등장하는 유명 스팟이니 인적이 드문 이른 아침에 찾는 것을 추천한다.

해외에서도 유명한 기요미즈데라(청수사)까지 올라가는 언덕길은 참배길로 그야말로 ‘교토’다운 풍경이다. 특히 유명한 것이 돌계단이 길게 뻗은 산네이자카(순산의 언덕)다. 기요미즈데라에 ‘순산’을 기원하러 찾는 사람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비 오는 날에는 선물가게나 디저트 가게에 들러 느긋하게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산네이자카는 ‘산넨자카(3년 언덕)’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어 넘어지면 수명이 단축된다는 구전이 있으니 비가 오는 날에는 특히 조심하자.

기온 에리어의 중심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메인 스트리트. 쭉 뻗은 돌길의 양 옆에는 오래된 마치야가 늘어서 있어 ‘교토에 왔구나’ 싶은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전통찻집과 요정이 모여 있는 시조 도리의 남쪽은 특히 운치가 넘치는 인기 스팟이다.

비에 촉촉히 젖은 돌길도 운치가 더해져 찍사본능을 마구 자극할 것이다. 부근에는 전통 음식점과 부담없이 들어갈 수 있는 찻집도 많으니 이 가게 저 가게 둘러보며 천천히 산책을 즐겨보자. 운이 좋으면 게이코상을 볼 수도 있다.

일본의 장마철은 매년 6월경이다. 이 시기에 교토를 찾는다면 개화시즌을 맞는 수국의 명소에 가보자. 추천 스팟은 ‘간사이 최고의 수국 절’로 불리는 ‘우지시의 미무로토지’다. 산자락에 펼쳐진 광활한 정원에서 약 1만 그루의 수국이 청초한 꽃망울을 터트린다.

짙은 초록빛 잎 사이로 파란, 보라빛깔의 꽃이 피어난 풍경은 매우 컬러풀하다. 정원 안쪽에서 보이는 붉은 문과 엷은 꽃잎이 연출하는 콘트라스트도 인상적이다. 꽃잎이 하트모양인 희귀한 수국도 볼 수 있으니 잘 찾아 사진으로 남기기 바란다. 수국철은 예년 6월 초순~7월 초순으로 야간에 라이트업을 하는 기간도 있다.

교토의 랜드마크 교토타워는 지하가 JR 교토 역과 직결되어 비가 와도 젖을 염려가 없다. 전망 플로어는 지상 약 100m의 높이로 세계유산인 사찰, 신사가 모인 교토의 시가지를 바라볼 수 있다.

절경을 즐긴 다음에는 저층에서 영업하는 화제의 상업시설 ‘교토타워 SANDO’로 가보자. 지상 1층에는 지금의 교토를 대표하는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니, 센스 넘치는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지하 1층 푸드홀에서는 스타일리시한 공간에서 교토의 별미와 술을 즐겨보자. 또 밤이 되면 타워에 라이트업을 하니 비 내리는 밤하늘 속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타워를 감상할 수 있다.

공원과 잔디광장이 있어 가족 단위에게 인기인 교토수족관. 우메코지 에리어에 위치하며, 바다와 강 등 교토의 물가를 재현한 에리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은 교토의 바다를 리얼하게 재현한 ‘교노우미’ 대수조다. 약 500톤에 달하는 인공해수 속을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세계 최대의 양서류라 불리는 일본장수도롱뇽과 펭귄, 바다표범과 같은 인기 생물을 만날 수 있는 에리어도 많다. 비 오는 날 수변생물들을 바라보며 치유의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또 2019년 3월에 JR 사가노선의 우메코지쿄토니시 역이 오픈하여 교토 역에서 1역만 이동하면 되니 접근성 또한 큰 매력이다.

전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 만화문화의 중심적인 스팟. 현대의 인기작품은 물론 일본의 고전작품과 해외명작 등 무려 30만점의 만화자료가 보관되어 있다.

그 중 약 5만권이 1~3층의 서가 ‘만화의 벽’에 꼽혀 있어 관내에서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비 오는 날에는 마치 도서관에 간 느낌으로 하루 종일 명작을 탐독하는 것도 이색적이지 않을까. 초등학교 건물을 개조해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도 매력적이다. ‘Cool Japan’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 보기 바란다.

아트 스팟이 모여 있는 오카자키 에리어에서 인기인 카페&레스토랑. 일본의 저명한 건축가 마에카와 구니오가 설계한 모더니즘 건축을 리뉴얼한 ‘롬 시어터 교토’ 내에 있으며 럭셔리한 공간에서 고품격의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아침 8시부터 23시까지 영업하니 모닝, 런치, 카페, 디너 모든 용도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비가 그치길 기다리면서 현지에서 생산된 재료로 만든 요리를 맛보기 바란다. 인근에는 유명한 헤이안 신궁 외에도 미술관 등이 있으니 찾아보길 바란다.

교토 시내에는 아케이드(지붕형 구조물)를 갖춘 상가가 많아 날씨와 상관없이 산책과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그 중 인기 에리어는 번화가인 시조카와라마치 에리어다. 최대 규모인 신쿄고쿠 상점가와 식료품점이 늘어선 니시키 시장 등이 있다. 니조죠 근처에 있는 교토 산조카이 상점가도 최근에 새로운 가게가 늘어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쇼핑 삼매경을 즐겨봐도 좋지 않을까.

Text by:K.K. Bikoo Ko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