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고현 남서부의 반슈 지방에 있는 이보강 유역은 일본 3대 소면 중 하나인 ‘반슈 소면’의 생산지다. 그 중에서도 ‘이보노이토’는 전국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수연소면(데노베소멘)의 톱 브랜드다. 그 역사와 제법을 배우고 소면으로 만든 별미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효고현 다쓰노시에 소재한 ‘이보노이토 자료관 소멘노사토’다. 이번에는 이 시설을 방문하여 이보노이토의 매력을 취재했다!
이보노이토의 발상지에 있는 ‘이보노이토 자료관 소멘노사토’
반슈 소면은 나라현의 ‘미와 소면’과 가가와현의 ‘쇼도시마 소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본 3대 소면 중 하나다. 숙련된 장인이 면을 꽈배기처럼 꼬아 늘리는 작업과 숙성을 거듭하여 탄생한 인기 특산품이다. ‘이보노이토’라는 브랜드로도 알려지고 CM 등을 통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일본에서는 명절선물로 먹어본 사람도 꽤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이보노이토를 소개하는 시설이 바로 ‘이보노이토 자료관 소멘노사토’(이하 소멘노사토)다. JR 히메지 역에서 키신선을 타고 25분 가량 가면 히가시하시사키 역에 도착한다. 이 역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도착이다.
자료관 건물은 4층으로 견학이 가능한 공간은 1층과 2층이다. 1층에는 소면을 늘리는 ‘고와케 작업’을 견학・체험할 수 있는 시연코너와 소면을 비롯한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매점, 소면을 주재료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2층은 유료 전시공간으로 소면의 역사와 제조공정 등을 자세하게 배울 수 있다.
소면은 견당사의 배에 실려 왔다! ‘이보노이토’의 역사를 배우자
그런데 일본에서 소면은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반슈 소면에 대해 배우기 위해 우선 1층에 있는 접수창구에 입장료를 내고 2층으로 올라가보았다(대인 300엔, 중・고교생 200엔, 초등학생 100엔 ※모두 부가세 포함).
우선 ‘소면 문화사 존’부터 돌아보겠다. 소면의 원형은 지금으로부터 약 1400년 전 견당사의 배에 실려 중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왔다. 하지만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면발 모양이 아니라 밀가루와 쌀가루를 물로 반죽해 늘린 것을 빚어 말린 밧줄모양의 떡 ‘사쿠베이’라 불리는 ‘당나라 과자’의 일종이었다고 한다.
세월이 지나 다쓰노시에 인접한 이보군 다이시초에 있는 이카루가 절에서 ‘사우멘’이라고 적힌 고문서가 발견되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인 1418년 무로마치 시대에 쓰여진 문서로 당시부터 반슈지방에서 소면을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는 형태도 지금과 같은 면발 모양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당시 사용되던 도구도 지금과 거의 같았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반슈지방에서 본격적으로 소면 제조가 시작된 것은 에도시대에 이 지역을 다스리던 다쓰노번이 소면 제조를 장려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생산자가 늘고 생산량이 늘면서 조악한 품질로 신용을 떨어뜨리는 이도 나타났다. 이에 생산자들은 스스로 품질을 지키기 위해 규칙을 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1887년에 ‘효고현 수연소면협동조합’의 전신인 ‘하리마코쿠(효고현의 옛 지명) 이토자이료군 소면영업조합’을 설립했다. 그리고 조합원으로 가입한 기업이 제조하는 수연소면의 통일 브랜드로서 1894년에 ‘이보노이토’가 탄생한 것이다.
‘소면 문화사 존’의 바로 옆 ‘소면 제조공정 존’에서는 메이지 시대의 소면을 만드는 과정을 판넬로, 또 1920-30년대의 소면 만드는 모습을 실제 사람크기 인형을 활용해 재현했다. 우동과 소바는 평평하게 늘린 반죽을 잘라 면으로 만드는 것과 달리, 수연소면은 반죽을 여러 차례 꼬면서 늘린 다음 숙성을 반복하여 면을 가늘게 뽑아나가는데 그 공정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반슈의 풍토와 소면 존’에서는 이보노이토를 낳은 반슈지방의 풍토를 판넬과 영상으로 소개한다. 자료를 통해 반슈지방이 왜 수연소면의 메카가 되었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이보노이토’란 명칭은 이보강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이보강은 소면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밀가루를 빻는 수차의 원동력이자 소면을 항구로 실어 나르는 수송로로 이용되었다. 지금도 이보강은 이 고장의 젖줄로서 친숙한 존재다.
이렇게 테마별로 구역을 나눠 전시했기 때문에 소면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배울 수 있었다.
소면은 자주 먹는 음식인데도 그 역사와 제조법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다. 사이묘지 씨의 말에 따르자면 “소면은 그날의 날씨와 온도, 습도의 차이로 변화하는 반죽의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만들어야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특히 중요한 것이 예민한 오감과 경험이죠.”라고 한다. 이 말을 듣고 앞으로 소면을 허투루 먹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면 만들기를 체험해보자
소면은 다양한 공정을 거쳐 완성되는데, 꼬인 소면을 푸는 동시에 늘리는 ‘고와케’라는 작업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 1층 시연코너다. 소면장인의 고와케 작업의 시연은 하루 총 다섯 번 볼 수 있는데 각 회차의 시연 후 견학자 중에서 희망자 2명이 무료로 똑 같은 작업을 체험할 수 있다.
장인이 들고 있는 것은 늘리기 전의 반죽이다. 길이 50cm 정도의 면을 지금부터 160cm, 약 3배로 늘리게 된다.
면끼리 들러붙지 않도록 두 개의 젓가락으로 가르는데, 면은 마르면 잘 늘어나지 않아 신속함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이것도 빛의 속도라고 감탄하고 있었는데 실제는 이보다 더 빠르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보고만 있어도 쾌감이 들 정도로 면을 착착 가르는 모습은 과연 장인의 기술이다 싶다.
이번에는 필자도 도전해보기로 했다. 우선 내 몸 쪽으로 쭉쭉 잡아당긴다. 의외로 탄성이 강해 생각처럼 늘어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두 개의 젓가락을 사용해 늘어난 소면을 세로 방향으로 가른다. “젓가락을 이 사이로 통과시키세요.”라고 자세히 지도해주니 마음이 놓인다.
면 가르기가 다 끝나면 담당자가 면을 건 위쪽 막대를 구멍에서 빼내 힘껏 오른쪽으로 밀어 다른 구멍에 걸었다. 그러자 면이 비스듬하게 쭉 늘어난다. “자아, 이번에는 위 아래의 면 사이에 젓가락을 넣어서 위쪽을 향해 다시 한 번 잘 갈라주세요.”
실제 공정은 이 후에도 굵기가 조금 다른 면이 있을 경우 고르게 맞추고, 건조시키는 작업을 반복한다. 시연코너에서 사용하는 소면은 시연용으로 제작한 것으로 식용이 아니니 안심해도 좋다.
언뜻 수월하게(?) 리듬감 있게 작업하는 장인의 모습을 보고 나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크나큰 착각이었다. 역시 고수의 손길은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 즐거운 시연 코너였다.
시연・체험까지 마치니 출출해졌다. 1층에는 무료 소면 시식코너가 있다.
‘레스토랑 이오리’에서 소면을 맛보자
시식도 좋지만 모처럼 왔으니 역시 제대로 된 소면요리도 맛보고 싶다! 1층에 있는 ‘레스토랑 이오리’에서 추천메뉴를 먹어보겠다. 이곳은 소면을 주재료로 사용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최고의 추천메뉴는 ‘타이소멘(도미소면)’(1,280엔・부가세 포함). 바다의 파도를 형상화한 소면 위에 도미를 통째로 올려 먹는 이 지방의 향토요리를 변주한 일품이다.
우선 도미 머리가 통째로 올라간 접시에 시선 강탈. 머리인데 살이 잔뜩 붙어 있고 흰살 생선 특유의 담백한 맛이 달콤짭짤한 양념과 잘 어우러진다. 다음은 뉴멘을 한 입 후루룩. 섬세한 식감의 면발과 부드러운 국물 맛이 혀에 착 감긴다.
과연 이 고장다운 메뉴다. ‘소멘 마키즈시’(430엔・부가세 포함). 밥 대신 소면을 넣어 말은 스시다.
만드는 법을 물어보니 소면 다발의 끝을 묶은 상태로 삶은 다음 삼배초에 담근다. 그런 다음 물기를 잘 짜서 풀어주고 다른 속재료와 함께 김에 만다고 한다. 입 안에서 소면이 풀어지는 느낌이 뭐라 형언하기 힘든 퓨전 마키즈시다.
다음은 여성들에게 인기인 ‘돼지 샤브샤브 샐러드 소면’(870엔・부가세 포함)도 먹어보았다. 아삭아삭한 잎 채소에 수분이 가득한 냉 토마토 조각. 여기에 쫄깃탱글한 소면을 함께 먹으면 입 안에서는 다양한 식감들의 대향연이 펼쳐진다!
그 밖에도 영귤을 올려 만든 스다치 소멘과 오키나와 스타일의 소멘 참플, 쓰유에 찍어먹는 자루소멘 등 단품요리부터 푸짐한 세트까지 연구를 거듭해 개발한 소면 요리가 다양하다. 한 그릇의 양이 넉넉한 편이라 속이 든든하다! 대만족이었다.
흐르는 냉수로 씹는 맛도 목넘김도 깔끔한 ‘소멘나가시’
‘레스토랑 이오리’는 안뜰을 이용한 기간 한정 ‘소멘나가시’ 이벤트도 열고 있다. 4테이블 총 24명이 이용할 수 있는 이 이벤트는 대게 매년 9월 말까지 열고 있다. 휴관일인 월요일 이외에는 매일 영업을 하며, 소면은 1인분이 540엔(부가세 포함)이다.
공기 좋은 야외에서 먹는 소멘나가시는 면발이 쫄깃탱글해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또 한여름에는 부지 내 야외 주차장을 이용한 ‘야외 소멘나가시’도 실시했다(2019년은 9월 1일까지 실시). 더운 여름에 흐르는 물 속을 헤엄치는 소면을 건져 먹는 ‘야외 소멘나가시’를 가족, 친구들과 즐기다 보면 무더위도 잠시 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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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이오리レストラン庵
- 주소 효고현 다쓰노시 가미오카초 오쿠무라 56 이보노이토 자료관 소멘노사토 내
- 전화번호 0791-65-9000
[영업시간] 11:00~21:00(L.O.20:00)
[정기 휴무] 월요일 (공휴일인 경우 영업, 다음날 휴무), 연말연시
산지에서만 구할 수 있는 토산품을 구입해보자
마지막으로 다양한 소면이 진열된 매점에서 여행선물을 구입해보자.
매점은 1층에 두 곳이 있는데 이번에는 소면을 메인으로 판매하는 매장의 추천 아이템 두 가지를 소개하겠다.
우선 추천하고 싶은 상품은 그 이름도 ‘소멘바치’ (240엔・부가세 포함). 소멘바치란 소면을 늘릴 때 봉에 닿은 양끝의 면으로 마치 샤미센을 켤 때 쓰는 발목(바치)처럼 평평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산지가 아니면 구하기 힘든 상품이다.
이보노이토는 밀가루의 질과 원재료, 면의 굵기, 제조시기 등에 따라 몇 가지 등급으로 나뉜다. 이 등급에 따라 소면 다발을 묶는 띠의 색이 다르다. 그 중에서도 검은 띠는 특상품으로 조합이 선정한 숙련된 제조자가 상질의 밀가루로 12~2월에만 만드는 정말 특별한 소면이다. 고급스러운 선물용 상자에 담아 명절선물이나 답례품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 매점에서는 선물용 상자에 담긴 타입뿐 아니라 소멘노사토 오리지널 종이상자(10다발 들이)에 담아 1상자에 1,390엔(부가세 포함)에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매점에서는 일반 소면보다 면발이 조금 굵은 ‘수연 히야무기’와 ‘수연 우동’, ‘수연 중화면’ 등 마트에서 판매하는 종류부터 희귀한 아이템까지 다양한 이보노이토의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무얼 사가면 좋을지 고민이 될 정도다.
심오한 소면의 역사와 오랜 세월 계승해 온 제조법을 전하는 ‘이보노이토 자료관 소멘노사토’. 시연코너의 고와케 작업을 체험하며 소면 만들기가 얼마나 힘든지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더욱 맛있게 소면을 먹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독자 여러분도 소면의 본고장 이보노이토에서 그 매력을 배우고 체험하고 맛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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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노이토 자료관 소멘노사토揖保乃糸資料館 そうめんの里
- 주소 효고현 다쓰노시 가미오카초 오쿠무라 56
- 전화번호 0791-65-9000
[개관시간] 9:00~17:00(2층 전시실의 입장 마감은 16:30까지)
[휴관일] 월요일 (공휴일은 개관, 다음날 휴관), 연말연시
[2층 전시실 입장료] 대인 300엔, 중・고교생 200엔, 소인 100엔(모두 부가세 포함)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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