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가 자랑하는 랜드마크인 시계탑은 1878년 홋카이도 대학의 전신인 삿포로농학교의 연무장으로 건설되었다. 건설된 지 3년 뒤에 수업의 시작과 종료를 알리기 위해 시계가 설치되었다고 한다.

1층 전시실에는 전 세계 시계탑과 관련된 자료와 삿포로시와 홋카이도의 문화재, 문화재 건조물에 관한 자료 등이 전시되어 있다. 2층은 대관이 가능한 홀인데 콘서트와 같은 이벤트 등이 진행된다. 삿포로역과 오도리역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라 항상 관광객들로 붐빈다.

시계탑에서 5분 정도 걷다 보면 오도리 공원에 도착한다. 동서로 약 1.5킬로미터, 면적이 7.8헥타르에 달하는 공간에 잔디밭과 화단, 분수, 조각 등이 정비되어 있다.

공원 여기 저기에 옥수수를 파는 포장마차가 있어 고소한 냄새가 풍겨온다. 매년 6월 경이며 냉동이 아니라 막 재배한 햇옥수수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봄부터 가을에 걸쳐 영업을 하는데 화이트 일루미네이션 시기 등 겨울철에도 기간한정으로 영업을 한다.

오도리공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대형 이벤트가 진행된다. 대표적인 것이 매년 2월 상순부터 중순에 걸쳐 개최되는 ‘삿포로 눈축제’다. 이 시기가 되면 오도리공원 전체에 200기가 넘는 설상이 세워진다. 밤이 되면 환상적인 조명이 불을 밝히고 최근에는 프로젝션 맵핑을 이용한 쇼도 선보인다.

매년 6월에 열리는 ‘요사코이 소란 마쓰리’는 고치현 요사코이 마쓰리와 홋카이도 민요인 소란절을 조합해 만든 새로운 향토 이벤트다. 형형색색의 의상을 입은 팀이 2019년에는 약 280그룹이나 참가했다.

화이트 일루미네이션은 늦은 가을부터 이른 겨울에 걸쳐 홋카이도의 밤을 수놓는 이벤트다. 보통 점등 시간은 16:30~22:30까지인데 크리스마스 시즌(12월 23일~25일)에 한해 24:00까지 연장 운영된다.

오도리 1초메에 우뚝 솟아 있는 ‘삿포로 텔레비전 타워’는 1956년에 완성된 후 반세기 이상에 걸쳐 이 거리의 발전을 묵묵히 지켜왔다. 지상 90미터의 높이에서는 오도리공원 전체가 내려다 보인다. 또 1층에서 전망대까지 계단을 통해 올라가거나 번지 점프를 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평소에도 1층에서 3층(일반 빌딩 6층 높이에 상당)까지는 109개의 계단을 이용해 오를 수 있다.

텔레비전 타워에서 8분 정도 걸으면 니조 시장에 도착한다. 오도리공원에서 소세이강을 지나면 나오는 동쪽 지구는 ‘소세이가와 이스트’라 불리는데 신구의 조합이 절묘한, 센스넘치는 공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니조 시장은 메이지 초기에 이시가리하마의 어부들이 신선한 해산물을 팔면서 생겨난 곳이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생선가게와 청과물점을 비롯해 많은 음식점들이 입점해 있다. 시장에는 초밥집과 해산물 덮밥을 파는 가게들이 여럿 있다. 굴과 가리비 등을 굽는 고소한 냄새가 풍겨와 지나가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오후에는 중심부에서 벗어나 교외로 산책을 가 보자. 이동 시에는 시영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지하철 전용 1일 승차권(어른 830엔)’과 주말과 공휴일, 연말연시 한정으로 지하철을 1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도니치카킵푸(어른 520엔)’, 노면 전철을 하루동안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도산패스(370엔)’ 등 저렴한 티켓도 있다.

삿포로시교통국 홈페이지에는 시가지를 달리는 노면 전철을 즐기는 방법이 잘 설명되어 있으니 이 사이트도 꼭 확인해 보자.
http://www.city.sapporo.jp/st/english/modelcourse.html

오도리역에서 지하철 도자이선을 타고 종점인 미야노사와역에서 내린 뒤 걸어서 8분이면 시로이코이비토 파크(하얀연인 파크)에 도착한다.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과자 ‘시로이코이비토’의 제조 라인을 견학할 수 있다. 이 밖에 과자 만들기 체험이 가능한 공방이 있고 초콜릿의 역사와 앤티크 컬렉션을 전시하는 공간이 있다.

아름다운 꽃이 가득 핀 정원에서는 시간대별로 인형들이 쇼를 보여준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많은 반응을 이끌어낼 만한 인기 관광지다. 삿포로시 관광 시설로는 처음으로 무슬림 예배 전용 스페이스를 도입하고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하는 등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을 위한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FAbULOUS’는 소세이가와 이스트에 있는 인기 카페다. 모닝, 런치, 카페 타임, 디너 등 어느 시간대에 방문해도 이용이 가능하다. 카페 타임에는 풍미가 좋은 커피는 물론 파르페와 케이크 등 오리지널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또 ‘오타루 맥주’ 등 주류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매장 안에는 좋은 소재로 만든 데일리 웨어와 전 세계에서 수집한 인테리어 잡화를 판매하는 가게도 있다.

시로이코이비토 파크에서 이동할 때에는 도자이선 미야노사와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약 17분 정도 걸린다. 버스센터 앞 역에서 내린 뒤 걸어서 1분이면 닿는다.

삿포로는 고베와 나가사키와 함께 ‘일본의 신 3대 야경’으로 손꼽히는 지역으로 190만에 달하는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모이와산이다. 페뷸러스에서 나와 니시 4초메역에서 시영 전철을 탄다. 20분 정도면 로프웨이 입구역에 도착한다. 여기서 모이와산 로프웨이 정류장인 산로쿠역까지 전용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모와이산은 ‘연인들의 성지’로도 지정되어 많은 커플들이 ‘행복의 종’을 울리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 두 사람의 마음에 영원히 잠금장치를 할 수 있도록 ‘사랑의 자물쇠’도 판매한다.

여행의 마지막은 삿포로의 번화가 스스키노로 이동해 홋카이도의 현지 음식과 향토주로 마무리해 보자. 로프웨이 입구역에서 시영 전철을 타고 30분 정도 이동하면 스스키노역에 닿는다. ‘우미조라노 하루’까지는 걸어서 2분이면 된다. 홋카이도의 식재료로 만든 요리와 전국에서 수집한 향토주가 맛있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하루’란 아이누어로 ‘자연이 가져다 준 식량’이라는 뜻이다. 그 이름처럼 2년 전부터 아이누 요리도 제공한다. 아이누족이 경사가 있을 때 축하하는 의미를 담아 마시던 술인 ‘가무이토노토’도 마실 수 있어 홋카이도의 문화와 음식을 잘 집약해 둔 가게라 할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삿포로를 대표하는 관광지를 둘러 보았다. 이 밖에도 홋카이도 개척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홋카이도 도청 구본청사’와 동계 올림픽 경기장이었던 ‘오쿠라야마 점프 경기장’, ‘미야노모리 점프 경기장’ 등 소개하고 싶은 관광지와 음식점도 많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여러 번 삿포로를 방문해 이 거리의 매력을 만끽해 보기 바란다.

Text by:minna no kotoba s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