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오키나와현에서 피기 시작하는 벚꽃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저지대에서 산으로 서서히 일본 전역으로 그 세력을 확대하기 시작한다. 일본 사람들 은이를 ‘벚꽃 전선’이라 부르며 언제 꽃이 필지를 기다린다.

벚꽃 전선이 홋카이도에 상륙하는 것은 예년 4월 하순 경으로 일본 전도를 통과하는 데에는 약 1개월 정도가 더 소요된다. 적설량이 많은 홋카이도에서는 평지의 눈이 다 녹는 시기로 풀과 꽃이 피기 시작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일본의 다른 지방에서는 봄꽃이 만발한 이미지가 있는 벚꽃이, 홋카이도에서는 봄의 소식을 알리는 꽃으로 인식되고 있다.

혼슈의 벚꽃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홋카이도의 벚꽃 풍경을 보고 ‘뭔가 색깔이 선명한 느낌이 든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것이 벚꽃 품종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가장 대중적인 왕벚나무(소메이요시노)도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홋카이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벚꽃은 분홍빛이 선명한 ‘에조야마자쿠라’다. 게다가 이 벚꽃의 특징은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시점부터 붉은 잎이 같이 새순을 틔우기 때문에 색감이 더 진하고 야생화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데에 있다.

홋카이도 사람들도 물론 벚꽃놀이를 아주 좋아한다. 홋카이도에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도시락이 아닌 숯불과 고기를 준비해 징기스칸을 먹는 것이 이제는 전통으로 자리잡고 있다.

개화 시기는 대규모 연휴와 겹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벚꽃 관련 축제나 이벤트도 자주 개최된다. 좀더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홋카이도의 벚꽃놀이를 위해 특히 추천할 만한 명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홋카이도의 벚꽃 개화는 도난(道南) 에리어에서부터 시작된다. 하코다테에서 차로 약 2시간 정도 달리면 마츠마에성이 있는 마츠마에 공원에 도착한다. 이 공원에는 홑꽃잎으로 피는 왕벚나무와 겹꽃잎으로 피는 ‘나덴’이라는 벚꽃 등 약 250종의 벚나무가 약 1만 그루 심어져 있다. 각각 그 개화시기도 다르기 때문에 총 1개월에 걸쳐 벚꽃을 즐길 수 있다.

예년 4월 하순부터 5월 중순까지 열리는 ‘마츠마에 벚꽃 축제’에서는 해산물이나 디저트 등을 판매하는 페어나 콘서트 등 각종 행사가 개최된다.(이벤트 내용의 변경, 중지될 가능성 있음). 이 중에서도 특히 볼거리는 갑옷을 입은 무사들이 줄을 지어 행진하는 ’무사 행렬’이다. 공원 안에서는 기간 한정으로 ’벚꽃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

하코다테시도 홋카이도치고는 이른 시기인 4월 하순부터 벚꽃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이다. 일본 정부에서 국가 특별 사적으로 지정한 고료카쿠는 현재 공원으로 개방되어 있으며 유명한 벚꽃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지정된 에리어에서는 벚꽃을 감상하며 징기스칸을 먹을 수도 있다.(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을 위해 소화기 사용 불가).

고료카쿠 공원의 벚꽃을 색다른 시점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은 바로 공원에 인접한 높이 107미터에 달하는 고료카쿠 타워다. 왕벚나무를 중심으로 약1,600 그루의 벚꽃이 꽃을 피우면 별 모양의 부지가 온통 분홍색으로 물들어 아름다운 광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하코다테시에서 북쪽으로 차로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모리마치에도 벚꽃의 명소인 오니우시 공원이 있다. ‘오니우시’란 아이누어로 ’나무가 많이 우거진 곳’이라는 뜻이다.

공원 안에는 19종, 약 500 그루나 되는 벚나무가 있으며 4월 하순부터 5월 중순에 걸쳐 차례로 꽃을 피운다. 왕벚나무, 오야마자쿠라 외에 고마미자쿠라, 호리이히자쿠라 등 모리마치에만 있는 희귀한 고유종도 있다.

특히 고마미자쿠라는 호리이히자쿠라와 왕벚나무를 교배한 벚꽃 ’모리코마치’를 육성하던 중에 탄생한 몇 그루 안 되는 희귀 품종이다.

오니우시 공원 옆에 있는 미치노에키 ’YOU, 유, 모리’는 옥상 라운지에서 벚꽃과 모리마치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5월이 되면 벚꽃 전선도 도오(道央)로 접어드는데 도시의 기온이 높은 삿포로에는 이른 해에는 4월 중에 벚꽃 전선이 찾아온다. 이곳 삿포로에서 예부터 벚꽃 명소로 사랑받아 온 곳이 바로 마루야마 공원이다.

원내에는 에조야마자쿠라, 왕벚나무 등 약 150그루의 벚나무가 식수되어 있으며 4월 하순부터 5월 중순에 걸쳐 만개한다. 일본 정부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마루야마 원시림 북쪽에 위치한 공원 안에서는 야생 다람쥐와 들새를 관찰할 수 있어 홋카이도의 자연을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

마루야마 공원에 인접해 있는는 홋카이도진구의 벚꽃도 장관이다. 또 홋카이도진구에는 매화 숲도 있다. 혼슈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매화가 2~4월, 벚꽃이 3~4월, 이렇게 약간 시간 차를 두고 꽃을 피우는데 삿포로에서는 매화와 벚꽃이 비슷한 시기에 개화한다. 즉 홋카이도진구는 벚꽃과 매화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 는 곳이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이동한 곳에 있는 JR노보리베츠역에서 노보리베츠 온천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벚꽃나무길. 1934년 당시 황태자(아키히토 전 일왕)의 탄생을 기념해 시민들이 식수한 에조야마자쿠라가 약 2km가 이어져 있다. 5월 상순부터 중순까지 만개를 맞이하며 벚꽃 터널로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노보리베츠는 온천지로 유명한데 온천 마을은 물론 화산 활동으로 생긴 화구터인 ’노보리베츠 지고쿠다니’와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천연 족탕 등 다양한 관광 명소가 있다.

니줏켄도로의 벚꽃 가로수길은 신치토세 공항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 떨어진 신히다카마치에 있다.

약 2,200 그루에 해당하는 벚꽃 나무가 직선으로 약 7킬로미터나 이어지는 아름다운 가로수길이다. 이 도로는 과거 이 지역에 있었던 궁내성(현 궁내청)의 고료 목장(황실에서 사용하는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을 시찰하는 황족들을 위한 도로로 조성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고 한다.

인근 산에서 에조야마자쿠라를 이식한 1916년 당시 길 폭이 일본의 전통적인 단위인 니줏켄(20간=약 36미터) 정도라 ‘니줏켄 도로’라 불리게 되었다.

‘일본의 거리 백선’, ’벚꽃 명소 100선’, ’홋카이도 유산’ 등에 선정된 유명 명소로 일본 각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온다. 개화 시기인 5월 상순부터 중순 경에는 ‘시즈나이 벚꽃 축제’가 개최되며 기념품 등을 판매한다. 또 축제 기간 한정으로 ’료운카쿠(龍雲閣)’가 일반 공개되기 때문에 귀중한 국보급 전시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조각가인 이사무 노구치가 설계한 모에레누마 공원. 삿포로 시가지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다. 약 188.8 헥타르의 광대한 부지에는 유리 피라미드와 큰 기념비 등이 있으며, 지역마다 다양한 예술을 즐길 수 있다.

그 중 하나인 '사쿠라의 숲'이 모에레누마 공원의 벚꽃놀이 명소이다. 7개의 놀이 영역을 둘러싼 약 1,800 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5월 상순이 되면 에조야마 자쿠라를 중심으로, 가스미자쿠라와 치시마자쿠라 등이 만발하며 지역 일대가 벚꽃에 둘러싸여 있다. 어린이와 함께 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명소이다.

나카지마 공원은 삿포로의 번화가인 스스키노에서 남쪽으로 약 9분 저옫 걸어가면 위치해 있다. 나카지마 공원에는 약 400그루의 벚꽃이 있으며, 에조야마 자쿠라, 소메이요시노, 야에자쿠라 등 다양한 종류의 벚꽃이 핀다. 볼만한 시기는 4월 하순부터 5월 상순 무렵이다.

또한 공원 내에는 역사적인 건물도 있다. 일본 정원에 자리 잡은 찻집 '핫소안'이나, 메이지 초기의 대표적인 목조 서양식 건축 '호헤이칸'과 벚꽃의 어우러짐은 매우 운치가 있어 봄철에 삿포로에서 한번 가보고 싶은 장소이다.

그리고 소메이요시노 벚꽃 가로수와 시다레자쿠라(수양 벚나무)의 아름다운 일본 정원도 볼거리이다. 기회가 되면 꼭 산책을 즐겨보자.

삿포로시의 중심부에 약 1.5 킬로미터에 걸쳐 뻗어있는 오도리 공원. 삿포로 시민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휴식처이며 벚꽃 명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5월 상순이 되면 약 50그루의 벚꽃이 만발하는데, 벚꽃의 종류는 에조야마자쿠라, 사토자쿠라, 소메이요시노가 많고, 그 외에도 가스미자쿠라, 치시마자쿠라, 미야마자쿠라 라는 종류도 볼 수 있다.

예년 4월 하순이 되면 오도리 공원에서는 '도키비와곤'의 영업을 시작하는데, 홋카이도산 옥수수를 맛보며 벚꽃을 즐길 수도 있다. 봄에는 벚꽃 이외에도 철쭉이나 튤립도 피어,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삿포로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츠키사무 공원은 지하철 도호선 미소노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공원이다. 테니스 코트와 파크 골프장 등의 스포츠 시설과 놀이기구 등이 있으며,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약 22 헥타르 정도의 공원 내에는 에조야마자쿠라와 가지가 늘어진 시다레자쿠라 등 수십 그루의 벚꽃을 볼 수 있다. 원내를 산책하면서 벚꽃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추천 명소 보트 연못! 연못 주변의 벚꽃을 보트에서 바라볼 수 있다. 4월말 ~ 5월 중순이 절정이다.

벚꽃 전선이 도호쿠 지역에 도달은 예년 5월에 들어가서 이다. 아사히카와시의 동부 해발 295m의 아사히야마 기슭에 펼쳐지는 아사히야마 공원에서는 약 3,500개의 에조야마 자쿠라가 5월 초순에 절정을 맞이한다. 만개시기에는 노점이 출점하고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또한 같은 시기에 개최되는 '벚꽃 축제'는 아름다운 벚꽃을 라이트 업. 낮과는 다른 분위기로 벚꽃을 즐길 수 있다. 공원은 아사히야마 동물원과 인접 해 있기 때문에, 가족에게 추천합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확대 상황에 따라 벚꽃 축제 라이트 업이 중단 될 수 있습니다).

벚꽃 전선의 골인 지점이 되는 벚꽃의 명소가 도동 지역의 네무로시에 있는 세이류지이다. 볼 만한 시기는 5월 중순부터 6월 상순에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벚꽃인 치시마 자쿠라와 에조야마 자쿠라가 꽃을 피운다.

치시마 자쿠라는 1869년에 구나시리도에서 네무로시에 이식(당시는 구나시리 자쿠라 라고 불렸다)되어, 1903년에 세이류지 경내에 이식되었다.

도내의 많은 치시마 자쿠라의 원류는 세이류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치시마 자쿠라는 키가 작고 뿌리에서 가지가 나누어져 있는 것이 특징으로, 꽃의 위치가 낮아 더 향기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Text by:민나노고토바샤

※취재시의 정보로 2024년 2월에 업데이트하였습니다.
※벚꽃의 개화 시기나 이벤트 일정·내용 등은 변경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