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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삼계탕이 있다면... 한국 요리 개발부 책임자가 경악한 일본의 여름 음식은?

한국에 삼계탕이 있다면... 한국 요리 개발부 책임자가 경악한 일본의 여름 음식은?

공개 날짜: 2019.08.19

펄펄 끓는 기온 탓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여름. 주위를 보면 다소 떨어진 입맛을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한국의 여름철 대표 음식에는 냉면을 시작으로 팥빙수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있는데 이웃 나라 일본인들은 여름이 되면 어떤 음식들을 즐겨 먹는 걸까?
이번에는 일본에서 요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현지 고급 레스토랑에서 수년간 경력을 쌓은 후, 한국으로 돌아와 P사 요리 개발부 총 책임을 맡고 있는 A 씨에게 ‘일본의 여름 음식을 처음 접했을 때의 먹고 놀랐던 것’에 대해 물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참고로 가급적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이나 과일류 등은 제외하고 일반 음식점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요리들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내용이다. 개인의 의견이 반영된 내용임을 참조하기 바란다.

일본의 여름 음식 넘버원은 소멘 or 히야시 츄카

일본의 여름 음식 넘버원은 소멘 or 히야시 츄카

우선은 일본의 여름 면요리에 대해 들어 보자.

“제가 일본 레스토랑에서 근무할 때, 일본인 손님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가장 먹고 싶은 여름 음식에 압도적으로 소멘(소면)과 히야시 츄카가 가장 많았던 걸로 기억해요. 소멘의 경우, 면발이 일반적으로 한국 보다 더 가늘고 그 쫄깃한 면발에 정말 놀랐어요. 그리고 멸치 육수가 아닌 츠유(소스)에 시원하게 찍어 먹는 점 등, 딱 여름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히야시 츄카는 노란 빛을 띄는 쫄깃한 면발(라멘 면에 가까움)에 채소, 계란, 햄 등의 고명을 올려 새콤달콤한 소스에 비벼 먹는 면 요리인데요. 그 새콤달콤함만으로 여름 입맛을 확 끌어 올려준다고 해야할까요.기호에 따라 겨자를 넣어 먹으면 감칠맛이 배가 돼요.” (A 씨)

필자 또한 일본 거주 당시, 여름철이 되면 소멘과 히야시 츄카를 자주 먹곤 했었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편의점에 가도 가장 메인 자리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소멘과 히야시 츄카는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여름 대표 음식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쫄깃하지만 조금은 간이 센 자루소바(우동)

쫄깃하지만 조금은 간이 센 자루소바(우동)

“한국의 ‘자루소바’(냉소바)나 냉우동과 다르다고 느꼈어요. 소바의 경우, 면이 딱딱하다고 느낄 정도로 상당히 씹는 식감이 있어서 좋았는데 츠유의 간이 상당히 세서 처음에는 물을 자주 마셨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냉우동의 경우도 우리가 생각하는 부드러운 면발이 아닌 상당히 쫄깃한 식감의 수타면이 대부분이더라고요.” (A 씨)

일본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소바우동. 다치구이 소바(우동)집(서서먹거나 조그만 카운터에서 간편하게 먹는 음식점)부터 고급 소바(우동)집까지 소바(우동)집은 어딜 가도 쉽게 눈에 띄는 음식점이다. 일본인들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주 이용하는 다치구이 소바(우동)집 같은 경우는 메뉴에 소바우동이 따로 나뉘어 있지 않은 곳도 있으니 식권을 구입한 후, ‘소바 or 우동’, ‘찬것 or 따뜻한 것’ 을 점원에게 알리도록 하자.

일본에도 냉면이 있다! ‘모리오카 냉면’

일본에도 냉면이 있다!  ‘모리오카 냉면’

“일본에도 모리오카 냉면이라는 것이 있더라고요. 제가 들은 이야기로는 일본의 재일 교포분이 한국 냉면을 모티브로 하여 개발한 음식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전문점이 많이 있다기 보다는 고깃집이나 식당에서 식사 후, 후식 개념으로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핏 외관으로 보기에는 한국 냉면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맛은 좀 다르다고 보시면 돼요. 한국에서는 냉면하면 쫄깃하고 가는 면발에 새콤한 육수 맛을 떠올리잖아요? 하지만 모리오카 냉면을 처음 먹었을 때, 육수의 간이 조금 약해 밍밍한 데다가 신 맛까지 덜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면까지 두껍습니다(웃음). 순간 한국의 평양냉면이 떠올랐어요. 저는 평양 냉면을 좋아해서 제 입맛에는 딱 좋았습니다.” (A 씨)

필자의 주변인들만을 한정했을 때, 모리오카 냉면과 한국 냉면 중, 어느 쪽이 좋은지 물어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한국 냉면에 손을 들어준다. 맛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닌 한국식 냉면 맛에 길들여진 한국인들이 적응하기 힘든 맛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그 두꺼운 면에 위화감은 2배. 기회가 된다면 직접 먹어보고 판단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한국에 삼계탕이 있다면 일본에는 ‘우나동’이 있다!

한국에 삼계탕이 있다면 일본에는 ‘우나동’이 있다!

일본의 여름철 보양 음식은 바로 이것!

“여름철 기력이 쇠했을 때, 장어보다 좋은 음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달콤한 다레(소스)가 발린 향긋한 장어와 함께 먹는 의 맛이란 정말이지 최고예요. 우나동은 규동(소고기 덮)과 같이 볼록한 그릇에 을 담고 그 위에 장어 조각을 얹어 주는데 ‘우나쥬’는 넓적한 식기에 을 넣고 장어를 통째로 올려 주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요리입니다.” (A 씨)

여름철 스태미너 음식 중, 최고로 손꼽히는 일본의 우나동. 일부러 일본까지 갈 정도로 한국에서도 우나동이나 우나쥬 매니아들이 상당하다고 한다. A 씨가 말한 것처럼 우나쥬와 같은 경우는 가격이 조금 비싼 것도 사실이지만 과 함께 먹는 장어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 가격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전문점에 가면 덮과 함께 장어 오차즈케를 함께 맛 볼 수 있는 곳도 있으니 직접 그 맛을 체험해 보길 바란다.

‘가키고오리’ VS ‘팥빙수’

‘가키고오리’ VS ‘팥빙수’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의 여름철 디저트도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름철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디저트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팥빙수와는 많이 다르다고 볼 수 있죠. 일본의 가키고오리(일본식 팥빙수)는 얼음에 시럽을 뿌려 먹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할까요. 지금도 처음 먹었을 때의 그 충격이 생생하네요(웃음). 비교적 심플하면서 달콤한 얼음 아이스크림을 먹는 느낌입니다. 이에 반해 한국의 팥빙수는 종류도 무궁무진하고 그 맛 또한 세계적으로도 증명되었잖아요. 가키고오리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일본의 여름철 디저트로 손색이 없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안미츠’를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안미츠란 차갑게 한 한천(우뭇가사리를 주재료로 한 가공식품)에 아이스크림, 과일, 팥, 콩, 떡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꿀을 뿌려 먹는 음식입니다. 그 종류도다양하고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디저트 중 하나라 할 수 있죠.” (A 씨)

필자는 팥빙수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일본에서도 팥빙수가 먹고 싶어 찾은 음식이 가키고오리인데 한국의 팥빙수를 생각했었던 터라 조금은 실망을 한 것도 사실. 하지만 A 씨가 말한 안미츠는 상상 이상으로 입에 잘 맞아 자주 찾았던 것 같다. 말차 안미츠, 시로 안미츠, 후르츠 안미츠 등 그 종류도 정말이지 많고 여름철 디저트로 손색이 없다. 여름철 일본에 방문하면 꼭 안미츠를 먹어보고 직접 판단해 보길 바란다.

지금까지 한국인 요리사가 충격 받은 일본의 대표 여름철 음식들을 소개해 보았다. 우리와 비슷한 듯 하면서 조금은 다른 일본의 여름철 음식들. 일본 방문 시, 지금 소개한 음식들과 함께 더위를 날려 버려 보는 건 어떨까. 분명 더욱 시원하고 즐거운 일본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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