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경 일대 붐을 일으킨 이후 지금은 완전히 홋카이도의 간판 음식으로 자리잡은 ‘스프 카레’. 스프 카레의 발상지로 손꼽히는 홋카이도 삿포로에서는 직장인들의 대표적인 점심 메뉴로 사랑받을 정도다. 이번 기사에서는 삿포로에서만 먹을 수 있는 ‘나마라뎃카이(홋카이도 방언으로 아주 크다는 의미)’한 스프 카레를 제공하는 인기 가게를 소개한다.
스프 카레는 어떤 음식이지?
스프 카레는 걸축한 루 카레와 달리 국물이 스프처럼 액상 형태로 제공되는 카레를 말한다. 스프와 라이스가 각각 따로 나오는데 볼에는 큼직큼직하게 자른 고기와 야채기 듬뿍 들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가게에 따라서는 국물을 내는 방법, 실제로 사용하는 재료와 스파이스 등이 제각기 달라 스프 카레라고 해도 그 종류는 어마어마하게 많다.
1971년 삿포로 시내에 있는 한 찻집에서 만든 한방 스프가 스프 카레의 시작이라고 하는데 당시에는 야채 같은 재료는 들어있지 않았다고 한다. 1980~1990년대에 걸쳐 전문점이 늘어나 삿포로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하면서 가게별로 그 맛과 스타일이 다른 스프 카레가 여러 종류 탄생하게 되었다. 2000년 이후에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어 스프 카레 전문점이 홋카이도에서 일본 전국으로 진출하고, 심지어는 해외로까지 그 세력을 확장시키게 된다.
대식가들은 ‘히게단샤쿠’로 다 모여라~
스프 카레의 성지로 알려진 삿포로에서 스프 카레를 제공하는 가게는 무려 200개가 넘는데 특히 중심부는 한 집 건너 한집이 스프 카레집일 정도다. 삿포로 중심부를 흐르는 소세이강을 시작해 동쪽 인근 지역은 사무실과 아파트 뒷편으로 세련된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고 쇼핑몰도 있는 관광 지구인데 이곳에 ‘삿포로 최대 규모’의 스프 카레를 먹을 수 있는 가게가 있다고 한다. 가게 이름은 ‘스프 커리 히게단샤쿠’(이하, 히게단샤쿠)다. 지하철 도자이선 버스 센터 앞역에서 걸어서 약 5분 거리에 있다. 매장 안은 차분한 분위기로 테이블 좌석과 카운터 좌석이 있다.
2007년 문을 연 히게단샤쿠는 주변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나 관광객들에게 이곳의 간판 메뉴인 스프 카레를 선보여 왔다. 체인점을 운영하는 업체가 많은 상황에서 이 가게는 이 매장만이 유일하기 때문에 삿포로에서만 먹을 수 있는 스프 카레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 가게의 스프 커리는 레귤러 메뉴가 8종류고 요일 한정 메뉴가 2종류, 매일 그 메뉴가 바뀌는 평일 메뉴가 1종류다.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하루 주문 양의 약 40~50%를 차지한다는 간판 메뉴 ‘치킨’(세금 별고 1000엔)이고 두 번째 인기 메뉴는 치킨 레그, 소시지, 가쿠니(돼지고기 찜) 등 고기가 푸짐하게 올라간 ‘니쿠단샤쿠’(세금 별도 1300엔)다. 메뉴가 많아서 고민이 되는 사람은 매장 직원에게 추천 메뉴를 물어 보자. 가게에는 번역 기기가 있어 외국어 지원도 가능하다.
바다처럼 푸짐한 스프와 산처럼 곱배기로 나오는 라이스! 곱빼기 스프 커리를 실제로 먹어 보았다!
가장 인기가 많다는 치킨을 주문했다. 곱빼기를 원하면 ‘스프 토핑’ 란에서 ‘스프 곱빼기’(세금 별도 200엔)를 선택한 뒤 ‘라이스’ 란에서 ‘라이스 특대’(세금 별도 200엔)를 고르면 된다. 여기에 야채도 2배로 주문했다.
많은 스프 커리 전문점에서 맵기 단계를 다양하게 설정하고 있는 것처럼 이 가게에서도 6단계의 맵기를 제공하는데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상한없이 더 맵게 조리해 준다고 한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중간 맵기에 해당하는 2번을 선택해 스프의 깊은 맛을 제대로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특별히 주방도 관찰할 수 있었는데 특대 라이스를 접시에 담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 가게 주인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접시 위에 연거푸 밥을 올리고 있었다.
그 무게는 무려 15000g이나 된다고 한다. 일반적인 밥 공기에 들어가는 밥이 150g 정도라고 하sl 공기밥 10공기 분량을 먹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등장한 스프 카레 곱빼기를 보시라!
재료가 듬뿍 들어있는 스프와 산처럼 쌓아 올린 라이스에 일단 압도된다. 이 사이즈는 하루 1번만 주문을 받는다고 한다. 실제로 접시를 들고 있는 여성의 손을 보면 그 양이 얼마나 많은지 쉽게 상상이 갈 것이다.
레귤러 사이즈는 스프와 재료가 약 500g, 라이스가 약 300g인데 곱빼기 사이즈는 스프와 야채가 2배나 들어 있어 약 800g, 라이스는 레귤러 사이즈의 약 5배나 된다. 사진으로 비교해 보면 그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스프 커리를 먹는 방법이 특별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밥을 한숟갈씩 떠서 스프에 담가 먹어도 되고 일단 스프를 먹고 밥은 따로 먹어도 된다. 또 스프가 들어있는 대접에 밥을 그대로 말아 먹어도 된다(밥은 편평한 접시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스프를 밥 위에 뿌려 먹는 것은 비추다). 치킨 레그 등 커다란 재료를 터프하게 들고 뜯는 사람도 많지만 나이프를 함께 주니 우아하게 썰어먹어도 된다.
스프는 닭뼈와 돼지뼈, 일본의 전통적인 소재로 국물을 낸 육수를 사용하며 여기에 카레 페이스트와 매운 향신료를 더한다. 깔끔한 맛이라 마지막까지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치킨은 젓가락이나 포크로 쉽게 살을 발라낼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고 야채는 소재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조리되었다. 기본 재료는 감자와 가지, 피망, 단호박, 양배추, 배추, 당근, 무, 당면이다. 혹시 싫어하는 재료가 있으면 주문할 때에 직원에게 살짝 알려 주자.
곱빼기 메뉴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이 한 그릇에 담긴 포부
히게단샤쿠는 단골들이 몇 번이고 찾아와 먹고 싶어지는 카레를, 처음 먹는 사람들도 만족할 만한 카레를 만든다는 일념하에 정통 스프 카레 맛을 고수해 왔다.
매장 주인인 야마다 기요타카 씨는 곱빼기 메뉴를 제공하게 된 배경에 대해 “손님들이 배불리 드시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레귤러 사이즈도 좀 양을 많이 드리는 편인데, 그 연장선상에서 재미삼아 만들게 되었습니다.”고 말한다.
또 “가게 입장에서는 여러 그릇 중 한 그릇일지 몰라도 손님 입장에서는 딱 한 그릇인 거쟎아요. 아무리 바빠도 대충 만드는 일이 없도록 조심합니다.”는 야마다 씨는 스프 카레 한 그릇 한 그릇을 정성스럽게 조리해 제공한다.
가게 이름에서 착안한 재미있는 서비스
히게단샤쿠에는 식당 이름(수염=moustache)에서 힌트를 얻어 스프 카레를 좀 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오리지널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그 이름하여 ‘히게와리(수염 할인)’. 수염이 있는 손님은 식사 요금 중 100엔을 할인받을 수 있다(단, 잘 손질하지 않은 수염은 대상 외라고 하니 할인 혜택을 받고 싶다면 수염을 잘 다듬고 방문하자). 가짜 수염이나 그려넣은 수염 역시 식사 후 계산할 때까지 잘 유지만 하면 할인 대상이 된다고 하니 여성들도 여행의 추억을 위해 한 번 도전해 보면 어떨까.
몇 번이고 먹어도 질리지 않는 히게단샤쿠의 스프 카레. 인기 메뉴인 치킨 외에 다른 메뉴도 곱빼기 주문이 가능하다. 음식 먹는 거 하나만큼은 자신있다는 사람도, 스프 카레를 처음 먹어 보는 사람도 꼭 한번 방문해 그 맛과 재미있는 서비스를 경험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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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커리 히게단샤쿠すーぷかりー ひげ男爵
- 주소 060-0031 홋카이도 삿포로시 주오구 기타 1조 히가시 2초메 2-12 빈즈코트 1층
- 전화번호 011-210-0144
영업시간: 런치 11:00〜15:00, 디너 17:00〜22:00(라스트 오더 21:30)
요금: 스프 카레 920엔(세금 별도)〜
정기휴일: 비정기적
Text by:minna no kotoba sha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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