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에는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이 많이 남아 있다. 사계절별로 아름다운 경치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에 혹독한 겨울철 추위조차 즐거운 추억으로 변신시켜 준다. 산과 숲, 바다와 하천에는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도내 공원에서는 야생 조류와 에조다람쥐 등을 만날 수 있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룬 곳, 자연을 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는 곳이라는 점도 홋카이도가 관광지로 인기있는 이유 중 하나다. 홋카이도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홋카이도의 자연을 경험하면서 놀랐던 일, 감동받았던 일에 대해 들어 보았다.
※아래 기사는 인터뷰에 응해준 외국인들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도카치 평야와 구시로 습원의 스케일은 마치 대륙처럼 넓었다
“오비히로와 구시로 등 도토(道東)의 대륙 스케일을 경험하고 정말 놀랐습니다. 삿포로에서 오비히로로 향하다 보면 광대한 도카치 평야가 펼쳐지는데요. 끝없이 이어지는 쭉 뻗은 길과 자작나무 가로수길이 정말 아름다워요. 특히 구시로 습원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천혜의 자연 환경이 남아있어요. 작년에 카누 투어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여기저기서 동물들의 우는 소리가 들려와 정말 흥분했던 기억이 나네요.”(미국인 남성)
도카치와 구시로는 홋카이도의 개성이 잘 느껴지는 인기 명소다. 드넓은 하늘과 대지를 보고 있으면 탁 트인 개방감이 느껴진다. 마을 간 이동 거리도 멀어 마치 대륙 안을 이동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단, 끝없이 펼쳐진 직진 코스의 길이 많으니 졸음 운전이나 과속 운전이 되지 않도록 유의하기 바란다
노보리베츠와 지고쿠다니의 존재감과 편안한 온천에 푹 빠지다
“노보리베츠의 지고쿠다니(지옥의 계곡이라는 의미)는 여기저기서 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온천수가 용출하는 곳이라 지구의 약동감이 그대로 전해지는 곳입니다. 일본인들은 이러한 황량한 풍경에서 지옥을 떠올렸던 것이겠지요? 러시아에도 온천이 있지만 그 분위기는 전혀 달라요. 지옥을 관광지로 만든 것도 재미있는 발상인 것 같아요.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지는데 아주 환상적인 분위기가 되지요. 온천에서 힐링도 되고 음식도 맛있어요. 저한테는 천국같은 곳인데 말이지요.”(러시아인 남성)
화산 지대인 일본에는 많은 온천이 있다. 이 중 노보리베츠 온천은 1일 1만 톤이나 되는 유량을 자랑하면 다양한 종류의 온천이 용출되는 일본 최고의 온천 마을 중 하나다. 와카야마의 분화 활동으로 인해 생긴 폭렬 화구터는 그 직경이 약 450미터, 면적은 약 11헥타르가 될 정도로 거대하다. 계곡을 따라 많은 용출구와 분기공이 있는데 여기서 거품이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듯한 풍경은 마치 ‘도깨비가 사는 지옥’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레토코는 세계가 주목하는 야생동물의 낙원
“홋카이도의 자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시레토코 반도를 빼놓을 수 는 없지요. 흰꼬리수리가 하늘을 날고 바다에서는 돌고래와 고래를 볼 수 있지요. 운좋게도 제가 탄 크루주선에 범고래에 다가왔을 때에는 정말 흥분했습니다. 바다가 없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경험이었습니다. 에조 사슴과 북방여우가 거리를 활보하는 거리며 밤이면 맑고 깨끗한 하늘에 떠오르는 별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잊을 수 없는 하루였지요. 다음에는 유빙을 볼 수 있는 계절에 가보고 싶어요.”(오스트리아인 남성)
홋카이도 중에서도 시레토코 반도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이 남아있는 희소 지역이다. 2005년 세계자연유산 등록이 결정된 후에는 공전의 시레토코 붐이 일어났다. 시레토코 반도 북서부에 있는 우토로와 북동부에 있는 라우스에서는 크루즈선이 운행된다. 우토로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와 불곰 등을 볼 수 있고, 라우스에서 돌고래와 고래, 들새 등을 볼 수 있는 네이처 크루즈다. 겨울에는 유빙 위에서 흰꼬리수리가 날개를 잠시 쉬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질릴 정도로 눈이 많고 추운 날씨를 레저 스포츠로 활용하는 홋카이도
“홋카이도는 매년 겨울이 되면 많은 눈이 내리지요. 눈은 제설 작업에 시간이 걸리고 교통 장애와 사고의 원인이 되는 성가신 존재인데 홋카이도 사람들은 자연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눈이나 추위를 적극적으로 레저 스포츠에 활용하는 점이 놀라운 것 같아요. 눈사람을 만들거나 눈싸움을 하는 등 겨울이 되면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지요.”(인도네시아인 여성)
홋카이도 사람들은 1년 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눈에 고립되기 때문에 눈과 추위를 오히려 즐기려는 경향이 있다. 세계적인 이벤트로 발전한 ‘삿포로 눈축제’ 역시 1950년에 시작했을 당시에는 현지 중고등학생들이 높이 3~5미터 정도 되는 설상을 6개 만드는 정도의 규모였다. 그러던 것이 ‘길고 우울한 겨울에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는 시민들의 호평을 받아 제2회부터는 삿포로시의 정식 연간 행사로 자리잡게 되었다.
시 한복판에 있는 공원에서 에조다람쥐와 야생 조류를 볼 수 있다
“삿포로시는 인구 약 195만 명을 자랑하는 대도시인데도 불구하고 마루야마 공원에서는 에조다람쥐를 볼 수 있고 딱따구리(오색딱따구리, 까막딱따구리), 매 등 다양한 야생 조류도 볼 수 있이요. 세계 어느 나라를 가 보아도 이렇게 큰 도시에서 야생동물과 사람의 생활권이 가까운 거리는 찾기 어려울 거예요. 제가 사는 동네 근처 공원에도 에조다람쥐가 자주 출몰하지요. 공원에는 먹이를 두는 선반도 설치되어 있어서 항상 누군가가 호두를 놓아둔 모습을 볼 수 있어요.”(한국인 여성)
도시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홋카이도의 매력 중 하나다. 한편 최근에는 북방여우와 불곰이 시가지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등 자연동물의 생활환경이 인간에 의해 협소해지고 있는 경향도 있다. 동물들과 공존하며 사는 것이 어려운 만큼 인간과 야생동물의 생활권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홋카이도의 향후 과제가 될 것이다. 동물들과 미래의 어린이들을 위해 풍요로운 자연을 잘 보존하고 싶은 바람이다.
홋카이도의 자연은 미래에 남겨야 할 자산
시레토코 반도는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되어 있는데 이에 필적할 만한 풍요로운 자연이 홋카이도의 다양한 지역에는 많이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버리거나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통행금지 구역에 함부로 들어가는 일 등이 문제시되고 있다. 비에이초에서는 관광객들이 밭을 망쳐놔서 명소로 알려진 ‘철학의 나무’를 벌채하는 일도 있었다. 사계절 경치가 아름다운 홋카이도의 대자연은 미래에 남겨야 할 귀중한 자산이다. 정해진 규칙을 철저하게 잘 지켜 자연보호에 힘써야 할 것 같다.
Text by:Masaka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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