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동쪽에 위치한 쿠시로 습지는 태평양에서 내륙을 향해 넓게 펼쳐진 습지로서 쿠시로시, 시베차초, 츠루이무라, 쿠시로초 등 4개의 마을과 촌에 걸쳐 있다. 쿠시로 습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면적은 약 2만 8천 헥타르. 이는 도쿄 전체가 그대로 들어갈 만한 넓이다.

쿠시로 습지에는 약 700종류의 식물과 약 1300종류의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귀중한 자연은 쿠시로 습지 국립공원으로 1980년에는 일본 최초로 람사르 협약 등록 습지로 지정되었다.

대표적인 생물은 천연기념물인 두루미. 한때 멸종위기에 빠졌던 두루미지만 보호 활동 덕분에 지금은 수 천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평소에는 습지 안쪽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보기 어렵지만 먹이가 적어지는 겨울이면 습지 서쪽에 있는 급이장으로 모여 든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두루미를 볼 확률이 아주 높아진다. 이 밖에도 조류로는 대형 맹금류인 흰꼬리수리, 북방 여우, 양서류로는 빙하기를 견디고 살아남았다는 희귀종 북방 도룡뇽 등이 서식하고 있다.

현재 쿠시로 습지가 있는 곳은 옛날에는 바다 한가운데였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6000~4000년 전, 서서히 물이 빠지면서 진흙과 모래가 퇴적되어 습지가 생겨났다고 한다. 습지 동쪽에 있는 도로호, 시라르토로호, 닷코부호는 옛날에 많이 쌓여있던 호수 진흙의 흔적으로 해적호(海跡湖)에 해당된다.

습지 대부분은 저층 습지로 불리는 물기가 많은 곳으로 갈대, 사초와 같은 식물이 일대에 넓게 서식하고 있다. 한편 고층 습지는 물이 늘었을 때에만 물이 흘러 들어오는 약간 높이가 있는 곳으로 오리나무 숲이 펼쳐진 곳도 있다. 습지 안은 구시로강이 구불구불한 물길을 만들며 들어와 풍부한 물을 공급하고 있다.

관광 시즌은 봄부터 가을까지인 4월 하순~9월까지며 푸른 초목과 아름다운 꽃이 만개한 경치를 즐길 수 있는 6~7월이 베스트 시즌이다. 이 시기가 되면 범부채, 검은 꽃고비, 큰원추리, 장미과 쉬땅나무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꽃들이 습지를 수놓아 식물 관찰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겨울철인 11~3월에는 최저 기온이 마이너스 이하로 떨어지는 날도 많은데다 눈이 쌓인 날도 있어 산책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급이장에 모여든 두루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기는 1~3월. 겨울철에 쿠시로를 방문한다면 단단히 껴입고 가야 할 것이다.

쿠시로 습지 안에는 숙박시설이 없기 때문에 쿠시로 시가지에 짐을 풀어야 한다. 전망대에서 습지를 관찰하고 싶다면 하루면 충분하다. 전망대는 동쪽과 서쪽 등 여러 군데에 있기 때문에 한 바퀴 죽 돌아보며 습지 일대를 관찰하고 산책로를 따라 산책도 즐기고 싶다면 1박 2일은 필요하다. 카누와 같은 액티비티는 사전 예약을 해야 하며 프로그램에 따라 0.1~1일이 소요된다.

단초 쿠시로 공항에서 쿠시로 시가지까지는 차로 30분이 걸리며 아칸(阿寒) 버스를 이용하면 45분이면 닿는다. 공항에서 쿠시로 습지 전망대로 운행하는 버스나 전철이 없기 때문에 차를 이용해야 한다. 서쪽에 있는 쿠시로 습지 전망대까지는 약 15km로 차로 약 30분이 소요된다. 동쪽에 있는 호소오카 전망대까지는 약 44km로 차로 1시간 반이 걸린다.

JR 쿠시로 습지역에서 내려 걸어서 10분 가면 호소오카 전망대에 도착하며 JR 쿠시로 역 ~ 쿠시로 습지역은 약 25분 정도가 소요된다. 여름철에는 관광열차 ‘쿠시로 습지 노롯코호’가 운행된다.

습지 주변에는 전망대가 곳곳에 있어 광활한 습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또 습지 안을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도 정비되어 있다. 이 밖에 카누, 습지 일대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관광열차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쿠시로시 습지 전망대
습지 서편에 있는 자료관과 레스토랑을 갖춘 시설. 3층 전망대와 옥상에서는 쿠시로 습지와 쿠시로 시가지를 파노라마 뷰로 내려다 볼 수 있다. 다만 시설 안 출입은 영업 시간에만 가능하다. 이 전망대는 습지 전망대 산책로의 거점이라 산책 전이나 후에 들르는 것이 좋다.

요금: 입장료 470엔
영업 시간: 8:30~18:00(4~11월은 9:00~17:00)
정기 휴일: 무휴

■호소오카 전망대
동쪽에 있는 쿠시로 습지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 호소오카 비지터 센터에서 숲을 관통해 올라가다 보면 2개의 전망대가 나타난다. 이 중 더 높은 곳에 있는 전망대에서는 습지 안으로 구불구불 흘러 들어가는 쿠시로강과 끝없이 펼쳐진 습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저녁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스팟으로도 유명하다.

요금: 견학 무료
영업 시간: 호소오카 비지터즈 라운지는 9:00〜18:00(4〜5월은 9:00〜17:00, 10〜11월은 9:00〜16:00, 12〜3월은 10:00〜16:00)
정기 휴일: 무휴

■습지 전망대 산책로
쿠시로시 습지 전망대를 기준으로 한 바퀴 도는데 약 1시간이 소요되는 길이 2.5km에 달하는 산책로. 중간 중간 전망대가 있는데 이 중 새틀라이트 전망대에서는 광활한 쿠시로 습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온곤내 나무길
온곤내 비지터 센터에서 출발해 한 바퀴 도는데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산책로. 길이는 연 3km라고. 갈대와 사초 습지 안을 직선으로 관통하는 산책로를 걸으며 평화로운 습지와 어여쁜 꽃들을 바로 눈 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쿠시로강 도로호에서 호소오카까지 완만한 구간을 카누를 타고 강 하류까지 이동할 수 있다. 도로호~호소오카까지의 약 9km 코스를 이동하려면 약 2시간이 소요된다. 프로그램 참여를 원한다면 사전에 홈페이지(일본어 표기)나 전화를 이용해 예약하기 바란다.

쿠시로 역 및 아바시리 역을 잇는 센모 본선의 일부 구간이 쿠시로 습원의 쿠시로 강을 따라 운행하고 있다. 로컬 열차의 차창에서 습지를 바라볼 수 있다. 여름에는 JR 쿠시로 역 ~ 토로 역 사이를 관광 열차인 쿠시로 습원 노롯코 호가 운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