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친구의 집에 초대받아 하루 머물게 되었다. 일본인들은 남의 집에 방문하거나 숙박할 때, 어떤 부분을 당연시 여기고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매너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어느덧 일본 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5년. 지금이야 어느정도 일본 문화에 대한 적응은 끝마쳤다 말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우리와는 조금은 다른 일본 문화에 당황하거나 웃지 못할 일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호에서는 일본인 집에 방문하거나 숙박할 때 지켜야할 매너들에 관해 소개하려 한다.
방문 시, 꼭 해야하는 말”오쟈마시마스”와”오쟈마시마시타”
친구나 지인 집에 방문 시, 집 안의 가족들에게 우리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ㅁㅁ친구(동료)ㅇㅇ입니다.’ 이 정도 선에서 인사말을 할 것이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인사말 이외에 하는 말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오쟈마시마스’ 라는 말. ‘오쟈마시마스’ 를 직역하면 ‘방해하겠습니다.’ 가 되지만 부드럽게 의역을 하면 ‘실례하겠습니다’ 정도로 볼 수 있다. 이 말만 보더라도 남에게 폐를 끼치는 일을 정말로 싫어하는 일본인들의 성격이 언어로까지 그대로 드러나 있는 면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돌아갈 때에도 반드시 ‘오쟈마시마시타’(실례했습니다.) 라는 말을 빠트리지 않을 것. 물론 정말 친한 일본인이라면 위와 같은 말을 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겠지만 일본인들은 정말로 실례되고 큰 폐를 끼친다는 개념하에 하는 말이라기 보단 입에 밴 언어적 습관이라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일본인 집에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꼭 ‘오쟈마시마스’, ‘오쟈마시마시타’ 를 사용해 보길 바란다. 당신의 이미지가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집에 방문 할 때는 작은 성의를!
우리는 어딘가를 방문할 때, 장소를 불문하고 조그만 선물을 준비하여 마음의 표시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일본인들도 마찬가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선물을 건낼 시, ‘츠마라나이 모노데스가’, ‘타이시따 모노데와 아리마센가’(별거 아니지만 받아주세요) 라는 말을 꼭 덧붙인다. 정말로 본인이 준비한 선물이 별볼일 없어서 하는 말이 아닌 이 또한 습관적인 표현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일전에 일본인 지인의 집에 초대를 받아 필자는 정말로 보잘 것 없는 선물을 준비하였기에 ‘츠마라나이 모노데스가’ 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지만 같이 동행한 또 다른 일본인 지인은 직접 손수 만든 수제 쿠키를 정성스레 포장하여 준비하였음에도 ‘츠마라나이 모노데스가’ 라는 표현을 쓰는 게 아닌가.
선물의 가격을 떠나 그 쿠키는 누가 봐도 먹음직스럽고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인데도 일본인 지인은 약속된 말이라도 하듯 필자와 같은 말만 되풀이 하였다. 혹시 일본인 지인의 집에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제 조그만 마음이니 받아 주세요’ 라는 느낌으로 위의 일본어 표현들을 써 보는 것은 어떨까.
식사 시 지켜야 할 간단한 예절
일본인 친구나 지인 집에 초대를 받아 방문하면 식사를 대접 받는 일도 종종 생길 것이다. 이 때, 지켜야 할 간단한 예절에 대해 몇가지 알아보도록 하자.
1.식사 전, 양 손을 기도하듯 모아 ‘이따다끼마스’ (잘 먹겠습니다) , 식사가 끝나면 ‘고치소사마데시따’ (잘 먹었습니다) 라는 표현을 쓴다.
2.밥 공기는 한 손으로 들고 젓가락을 이용하여 먹으며 국도 숟가락을 이용하지 않고 들고 마신다.
3.나베요리(찌개요리) 를 먹을 때는 숟가락을 이용하여 다함께 떠 먹지 않고 본인 국 그릇에 담아 먹는다.
4.음식을 씹을 때는 쩝쩝 소리를 내지 않고 면 요리를 먹을 때는 후루룩 소리를 내어 먹는다
5.절대로 젓가락과 젓가락을 이용하여 음식을 전달하거나 나누는 일을 하지 않으며 식사 중, 젓가락을 밥에 꽂아 두거나 하지 않는다.
6.반찬의 계수가 적은 경우는 인원 수를 생각하여 조금만 먹는다.
‘이따다끼마스’ 라 할 때, 꼭 양 손을 기도하듯 모으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면 요리를 먹을 때 실제로 후루룩 소리를 내지 않고 먹는 사람들도 있 듯이 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필자의 경험상, 위의 사항들은 꼭 지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젓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여 음식을 전달하거나 나눠 먹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말자. 이는 장례식 의식 중 유골을 담을 때 하는 행위하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밥 그릇을 들고 젓가락으로 먹는 것이 지금은 너무나 편하고 좋다. 처음에는 밥 그릇을 들어야 하는 행위부터가 맘에 들지 않았으며 ‘숟가락으로 편하게 떠 먹으면 되는데 굳이 왜 젓가락을 사용할까’ 라는 의문이 항상 머리 속에 가득 차 있었지만 밥 그릇을 들고 먹다보니 (특히나 덮밥류) 음식물을 입 안에 넣을 때, 흘릴 일도 적을 뿐더러 입 모양을 상대방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반대로 식탁 위에 밥 그릇을 올려놓고 숟가락을 사용하여 입 안까지 옮기는 작업이 더 힘들고 귀찮아 진 상태다.
샤워가 아닌 욕조에 들어가는건 손님이 먼저
샤워는 집에서 하고 목욕은 대중 목욕탕에서 하는 우리와 달리 일본인들의 가정에는 대부분 욕조가 있어 자주 욕조에 몸을 담가 전신욕이나 반신욕을 즐긴다. 이 때, 한 번 받아 둔 욕조 물은 버리지 않고 가족들이 순서대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 일본인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된다면 당신 역시 욕조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남이 사용한 욕조 물에 몸을 담그기가 조금은 꺼려질 법도 한데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보통은 손님이 하룻밤 묵게 되는 경우, 욕조에 받아 둔 물은 손님이 가장 먼저 들어가도록 배려를 해준다. 만약에 일본인 집에서 숙박할 기회가 생긴다면 기분 좋게 목욕을 즐겨 보길 바란다. 단 욕조 안에 장시간 있는 것은 삼가하도록 하자. 욕조 물이 식으면 다시 처음부터 물을 받아야 하는 수고를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뭐든지 허락을 받는 습관을!
일본인 집에 방문하거나 특히 숙박 등을 하게 되면 그 집의 물건이나 시설을 사용하게 될 일은 확률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이 때 뭐든지 사용 여부에 대한 허락을 맡는 것은 필수. 일본인 친구 집에 초대를 받아 처음 방문 했을 때, 의도치 않게 많은 실수를 저질렀던 기억이 아직까지 머리 속에 생생하다. 화장실을 마음대로 사용하거나 냉장고 문을 마음대로 열어 보거나 한 행동들이 실례가 된다는 것을 같이 동행한 일본인 친구에게 듣고 알게 된 것이다.
특히나 자주 사용하게 되는 화장실을 이용할 때에는 꼭 사용해도 되는 지 한 마디 물어 보도록 하자. 화장실 사용이 불가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화장실이라는 곳은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혹시라도 청소가 덜 되어 있을 수도 있는 것이고 손님에게 깨끗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누구가 같을 것이다. 그리고 물건을 만지거나 사용할 때에도 뭐든지 물어보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당신에게 OK사인을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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