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있는 외국인 중에는 일본인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일본어가 유창한 외국인이 많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일본어는 외국인들이 말할 수 있기까지 매우 큰 노력을 요하는 언어라고 한다.
이번에는 일본어를 실제로 공부해 초고수가 된 외국인 3명에게 ‘일본어 공부법’, ‘일본어가 어려운 이유’ 등에 대해 인터뷰를 통해 물어보았다(아래 내용은 응답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우선 일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우선 외국인들이 일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저는 호주에서 아내와 만나고 일본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 후에 휴가 때마다 일본을 찾으면서 일본의 역사와 자연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어요.” (호주인 남성)
“어렸을 때는 애니메이션과 만화였어요. 성인이 된 후에는 무사도와 불교, 신도, 다도를 통해 일본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이탈리아인 여성)
“제가 일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머니가 오랫동안 일본인과 펜팔을 했기 때문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제게 일본문화에 대해 가르쳐주셨죠. 그래서 관심이 생겼고 일본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영국인 여성)
일본내각부가 2018년 2월에 발표한 ‘COOL JAPAN의 재생산을 위한 외국인 의식조사’의 ‘일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유럽과 아시아에서 온 외국인의 절반 이상이 ‘애니메이션・만화・게임’이라고 답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만화는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들었지만 헛소문이 아니었나 보다!
그 밖에 일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로는 ‘일본음식’을 든 사람도 많았다. 일본음식은 맛도 좋지만 건강에 좋은 웰빙식이라는 이유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외국에서 일본음식을 맛본 외국인이 본고장의 음식을 먹기 위해 일부러 일본을 찾는 케이스도 있을 정도다.
일본어는 어떻게 공부했는가?
일본어는 여러 언어 중에서 난이도가 특히 높다고 한다. 그런 일본어를 외국인들은 어떻게 습득했을지 비결을 물어보았다.
“일본어는 Skype와 온라인 튜터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결국 거의 독학으로 공부했어요.” (호주인 남성)
“대학에서 일본어 코스를 수강했어요. 무조건 일본어 문장을 많이 읽고 한자와 글자도 베껴 써서 외울 정도로 연습했어요. 그 밖에도 DVD와 드라마를 보거나 CD를 듣기도 했어요(특히 전철과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효과적인 시간이었어요!).” (이탈리아인 여성)
“일본어는 어학원에서 배웠어요! <데키루니홍고>라는 교과서를 사용했어요.” (영국인 여성)
일본어 공부방법은 사람마다 차이가 큰 듯하다. 이번에 인터뷰에 응해준 외국인 이외의 일본어 공부방법으로는 “만화와 애니, 게임을 하는 사이에 자연히 습득했다.”, “일본인 친구와 대화를 나누면서 많이 배웠다.”는 답도 많았다. 그 밖에도 아주 독특한 공부법으로 “한자는 어원을 상상하면서 의미를 이해해서 외웠다.”는 답변도 있었다.
또 영어가 모국어인 외국인 중에는 “일본에서는 평상시 대화에서 영어도 많이 섞어 쓰기 때문에 그걸 힌트 삼아 이야기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하긴 일본인은 일상회화에서 영어 단어를 쓰는 경우가 꽤 많다. ‘인타~넷또(인터넷)’나 ‘테~브루(테이블)’, ‘로만칙쿠(로맨틱)’는 영어에서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
일본어를 공부할 때 어려웠던 점
“예전에 중국어를 공부한 적이 있는데 일본어가 중국어보다 더 어려웠어요. 특히 한자를 읽는 방법이 워낙 여러 가지라… 그 밖에도 조사 ‘가(이/가)’와 ‘하(는)’가 헷갈려서 이해하는데 애 좀 먹었어요.” (호주인 남성)
“가장 어려웠던 점은 경어처럼 바른 말씨를 습득하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한자를 외우는 것도 정말 힘들었어요. 외울 때까지 수도 없이 써서 기억하게 되었어요.” (이탈리아인 여성)
“일본어의 문법이 가장 어려워요. 일본어에는 다양한 종류의 문법이 쓰이는데 영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도 있어서 문장을 만드는 게 어려워요. 한자도 어렵고요. 한자는 읽을 수는 있어도 쓰는 게 정말 어려워요. 제가 다닌 어학원에서는 히라가나를 한자로 바꿔 쓰는 시험이 있는데, 그 시험이 가장 어려웠어요.” (영국인 여성)
외국인이 일본어를 습득할 때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중 하나가 ‘경어’다. 외국에도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한 표현은 존재하지만 경어와는 쓰임새가 다르고, 이번에 인터뷰에 응해준 외국인들의 말에 따르면 일본어의 경어처럼 상하관계를 의식한 말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때문에 일본어를 배울 때 경어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어 많이들 힘들어한다고.
그 밖에도 인터뷰에 응해준 호주인 남성이 말한 ‘가’와 ‘하’ 등의 조사는 사용방법이 다양해 대부분의 외국인이 일본어를 배울 때 애를 먹는 부분이라고 한다. 분명 조사의 사용법이 어려울 것 같긴 하다. 일본인도 조사의 올바른 사용법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쉽진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일본어에는 독일어처럼 ‘남성’, ‘중성’, ‘여성’ 명사처럼 성별이 나뉘지는 않아 다른 언어에 비해 배우기 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본어 말고도 구사할 수 있는 언어와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언어
“저는 외국어로 일본어 말고 중국어를 할 수 있어요. 지금 관심 있는 언어는 체코어에요. 부모님이 체코 출신이라 어렸을 때는 체코어로 대화를 했어요. 하지만 완전히 까먹어서 다시 말할 수 있었으면 해요.” (호주인 남성)
“저는 이탈리아어가 모국어고 독일어와 중국어도 배웠어요. 쓰기, 말하기는 못하지만 문법과 대략적인 책의 내용쯤은 이해하게 되었어요.” (이탈리아인 여성)
“학창시절에는 독일어, 스페인어, 불어를 공부했어요.” (영국인 여성)
외국인 중에는 모국어와 영어뿐 아니라 그 밖의 외국어도 습득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본인의 학습의욕은 물론 모국에서 모국어 이외의 언어를 접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은 이웃나라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나라가 많아 공공시설과 식당의 메뉴판 등이 다국어로 표기되어 있다고 한다.
또 지리적인 이유 말고도 유럽은 EU가맹국 내에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 때문에 항상 많은 이들이 여러 나라를 다니고 다양한 언어를 접할 기회가 있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외국인을 위해 영어 말고도 한국어, 중국어 등 표기하는 언어가 늘어나 외국어를 접할 기회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총정리
2018년도 ‘해외 일본어 교육기관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해외의 일본어 학습자 수는 384만 6,773명이라고 한다. 이 결과는 2015년 대비 19만 1,749명이 증가한 숫자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어렸을 때부터 모국어로 일본어를 구사했기 때문에 별 고생 없이 배웠지만, 외국인이 일본어를 공부하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어 학습자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수 많은 외국인이 일본에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외국인들이 일본어를 통해 일본의 매력을 많이 접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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