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체류 신분(직장인, 대학생, 워킹 홀리데이 등)을 떠나 일본인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고 해서 물어봤다.

“일본인 친구 만드는 건 아르바이트가 최고인 것 같아요. 지금 대학을 다니고 있어서 같은 과에 일본인 친구가 있기는 하지만 어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쭉 하면서 일본인 친구가 많이 늘었어요. 일을 배우거나 서로 도와주면서 자연스레 친해진 것 같아요. 자주 보면 정든다고 하잖아요(웃음).” (S 씨 / 도쿄 / 대학생 / 남 / 23세)

“대학생 때 학비를 벌려고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그때 사귄 일본인 친구들하고는 지금도 연락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학생 신분이다 보니 시간적 여유가 많아서 쉬는 날에는 차도 마시고 영화도 보고 했는데 그때 알게 된 일본인 친구 중 한 명이 현재는 제 남자 친구입니다(웃음).” (M 씨 / 도쿄 / 직장인 / 여 / 31세)

일본에서 생활을 하면서도 처음에는 일본인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으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본인 친구가 생겼다는 응답자들. 처음부터 바로 친구가 생겼다기보다는 같은 장소에서 함께 일을 하며 상대방의 성격이나 태도 등을 서로 알아가면서 조금씩 친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나 필자의 경험으로 비춰볼 때, 한국인들의 성실하고 일처리가 빠르다는 이미지 또한 친구 만들기에 장점으로 작용한 듯 하다.

그럼 지금부터는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일본인 친구를 만드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한일 교류회는 일본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한국에서도 수도권이나 대도시에서 한일 교류회가 열리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지금까지 3번 정도 참가했는데 현재까지는 만족합니다. 교류회뿐만 아니라 일본어 스터디 및 일본 취업, 입시 정보까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종합 한일 커뮤니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일본인 친구를 만들 수 있는 장소라기보다는 어학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요.” (L 씨 / 서울 / 직장인 / 남 / 29세)

“일본인 친구를 만들고 싶어서 지금까지 2번 정도 한일 교류회에 참가해 보았어요. 각종 음식과 음료를 먹으면서 자유롭게 한국어 일본어를 섞어 사용하며 즐겁게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특히나 술 없이 건전하게 그 자리를 즐길 수 있어서 더욱 만족했던 것 같습니다.” (J 씨 / 서울 / 대학생 / 여 / 22세)


한국인들이 일본인 친구를 사귀기 위해 한일 교류회도 자주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인 듯 하다. 필자도 과거에 일본인 친구를 만들기 위해 각각의 나라에서 진행되는(한국, 일본) 한일 교류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먼저 일본에서 진행된 교류회부터 개인적인 느낌을 말하자면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일본어와 한국어를 사용해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점은 좋았으나 술이 들어가서인지 초면부터 연애에 관한 짖궂은 질문이나 심한 농담을 하는 사람들이 교류회의 분위기를 흐린 것은 옥의 티였던 것 같다.

한국에서 진행된 교류회 또한 역시 술이 문제였을까 무척이나 좋았던 분위기가 2차, 3차로까지 술로 이어지면서 불미스러운 일들을 겪은 후부터 한일 교류회에 대한 편견이 생겨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의 추세를 보면 이전의 문제점들을 교류회 측에서도 잘 파악했는지 모임 장소에서는 술을 제공하지 않는 곳들이 많고 연애에 대한 질문이나 개인 연락처를 묻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며 문화 교류나 어학 교류의 성향이 강한 느낌이다.

처음부터 쉽게 친구 만들기를 바라기 보다는 꾸준하게 모임에 참석하면서 일본인들과 다양한 소통을 해나간다면 어느새 그들은 당신의 친구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본인 친구를 만들고 싶어서 일본인과 채팅이 가능한 어플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와 대화를 나누려는 사람이 너무나 많아서 처음에는 누구와 대화를 나눠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건 고마운데… 남성분들이 대부분이고 그중에는 한국으로 가겠다며 당장 만남을 요구하거나 19금 이야기를 하는 등 비매너에 불쾌감을 주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던 것 같아요. 현재 2명의 일본인 남성분, 1명의 일본인 여성분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이분들은 참 좋으신 분들 같아요. 지금은 제법 친해져서 채팅뿐 아니라 SNS로 전화 통화도 하면서 서로의 언어를 알려주기도 해요.” (J 씨 / 서울 / 대학생 / 여 / 22세)

“제 한국인 친구가 일본인 친구 사귀기 좋은 어플이 있다고 해서 시작해서 일본인 친구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웃음). 처음에는 같은 남성이 부담도 없고 친구가 되기 쉽지 않을까 해서 남성에게 말을 걸었는데 별로 반응이 안 좋더라고요. 그래서 여성에게 말을 걸어 보니 의외로 많은 분들이 대화를 잘 받아주신 것 같아요(웃음). 지금은 일본인 여성 2명과 친구로 지내고 있는데 제가 팁을 말씀드리면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물어보거나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 친구 말로는 자신도 초반에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일본 여행 시 함께 식사를 하자고 제안했더니 많이 부담스러워하면서 연락을 끊은 사람도 있었대요(웃음).” (L 씨 / 서울 / 직장인 / 남 / 29세)

국적을 떠나 인터넷상에는 정말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분명 좋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일부는 자신의 사진이나 개인 정보를 거짓으로 등록하는 등 우리가 피해야 할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호기심이 발동한 필자는 실제로 유명한 모 어플을 다운로드해 ‘일본인 친구 만들기 프로젝트’를 2주간 실험해 보았다(장난이 아닌 실제로 일본인 친구를 만들기 위해 실험). 이 어플은 상대에게 먼저 ‘좋아요’를 보내고 상대도 ‘좋아요’를 보내면 매칭이 되고 채팅방이 열리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상대가 먼저 ‘좋아요’를 보내는 경우도 같은 시스템).

대부분의 서비스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생각보다 많은 일본인과 매칭이 되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그중에는 서로 관심 분야가 달라 중간에 연락이 되지 않거나 이상한 질문을 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어플 덕분에 필자에게도 새로운 일본인 친구가 1명 생겼다. 서로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신원이 불 분명한 인터넷 상이라는 단점도 있지만 상대와 대화를 어느 정도 이어 나가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좋은 친구를 분별하여 사귈 수 있어 ‘일본인 친구 만들기’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일본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인과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일본인 친구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보았다. 일본인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라는 점을 숙지해 두고 먼저 상대방을 배려하고 문화의 다름을 이해해 준다면 당신에게도 멋진 일본인 친구가 생기지 않을까. 조급한 마음은 되려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 서로를 천천히 알아가는 일이 우선시 돼야할 것이다. 일본으로 유학이나 취업을 준비하거나 한국에 살면서 일본인 친구를 사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기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