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친구나 지인과 만나다 보면 가끔씩 한국인과는 다른 일본인만의 특성이나 습관에 놀랄 때가 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 거주 경험이 있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 일본인 친구한테 경악한 점’ 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리고 그 답변에서 의외의 양국의 차이가 보였다.
전화 하기 전의 연락은 필수!
“한국에서는 연락 할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를 하는데, 일본인 친구에게는 사전에 전화해도 되냐고 확인하고 전화를 걸거나, 오늘 밤 몇 시 쯤 전화해도 되냐고 미리 물어 봐야 하기도 했어요.” (여성/26살)
한국인은 일본인에 비해 전화 빈도가 높고,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통화를 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메세지에 비해 용건도 바로 끝나기 때문에, 뭐든지 빨리 빨리 되어야 좋다고 생각하는 한국에서는 전화 사용을 선호한다.
한편 일본인 중에서 전화를 거는 것은 쉽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상대가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쉽게 전화 걸기가 힘든 것이다. 그리고, 전화로 대화 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또한 일본인은 SNS 답장도 한국인에 비해 늦은 경향이 있는데, 답장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싫어한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약속 잡기가 어렵다.
“약속을 잡아도 몇 주 뒤나 한달 뒤에 잡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한국에서는 오늘 밤에 당장 만나는 약속도 흔한데요….” (여성/27살)
일본인은 서로의 스케줄을 고려해, 약속을 미리 정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갑작스런 약속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고, 되는대로 행동하는 것이 서투른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반대로 한국인은 바로 약속을 잡는 경우도 많지만 당일에 약속을 취소하는 경우도 많다. 일본인은 갑자기 약속을 취소하거나, 스케줄 변경, 약속시간에 늦는 것을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귀어도 티를 안내는 건 왜?
“친구인데도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가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만큼 주변에 티를 내지도 않고, 물어보지 않는 이상 스스로 말하지도 않아요. 커플일 경우 한국인은 엄청 티를 내는데, 일본인은 정말 티를 안내는 것이 신기했어요.”(여성/26살)
한국인은 연애할 때, 그 모습을 SNS에 자주 올리거나 프로필 사진을 커플사진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고, 커플룩을 입거나 둘이 사귀고 있는 것을 어필 하는 사람도 많다. 그에 비해 일본인은 개인차가 있지만, 굳이 애인이 있다고 말하지 않고, SNS에도 상대의 모습을 올리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 물론 친한 친구끼리는 애인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상대에게 필요하지 않는 정보나 이야기를 일부러 꺼내지 않는 것 같다. 만약 일본인과 교제를 하면 섭섭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일본에서는 그런 것이 더 자연스럽다는 것을 기억 해 줬으면 한다.
상태 메시지는 항상 똑같다..!
“한국인은 자주 카톡프로필이나 상태 메시지를 바꾸는데, 일본인은 거의 안 바꿔요. 그리고 한국인은 커플사진, 셀카, 본인 사진이 많은데 일본인은 캐릭터나 풍경 같은 사진이 대부분이에요.”(여성/25살)
필자가 본인의 LINE(일본에서는 카카오톡이 아닌 LINE이 일반적이다)을 확인해 봤더니, 한국인 친구 80%가 프로필 사진을 셀카나 본인의 사진으로 하고, 일본인의 경우는 30% 정도만이 자신의 사진으로 설정해 놓았었다. 그마저도 셀카는 별로 없고 뒷모습이나 남이 찍어준 사진이 대부분이며,나머지는 캐릭터나 풍경 사진이 많았다.
또 이런 답변도 있었다.
“한국은 셀카 찍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 실제로도 많이 찍는데, 일본인 친구들은 셀카를 잘 안 찍어요. 그리고 셀카를 찍자고 하면 웃긴 표정을 많이 해서, 왜냐고 물어보면 평범한 얼굴로 찍는 게 부끄럽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어요.”(여성/26살)
확실히 일본인은 한국인에 비해 셀카를 부끄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SNS에 셀카를 올리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사진을 별로 찍지 않는다. 여기에도 국민성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 있는 것 같다.
패션은 유행이나 남을 의식하지 않는 듯.
“한국은 남들과 다른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유행에 민감하고, 남들이 모두 하고 있으면 그것을 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했고요. 그러나 일본인은 남들과 달라도 그다지 의식하지 않아요. 별로 주변에 관심이 없다고 느 꼈어요.”(여성/27살)
한국에서는 유행하는 패션이나 머리스타일, 화장법, 아이템 등을 대다수의 사람들이 따라 하기 때문에 모두 비슷한 스타일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는 패션 스타일이나 취향이 한국보다 다양하기 때문에, 꼭 유행을 따르지 않아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길거리를 돌아다녀도 주변 사람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것이다. 이런 감각에 익숙해지면 한국에 갔을 때 조금 어색함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
반면, 일본에서는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통화를 하거나,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금기시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남의 눈치를 보는 포인트가 좀 다른 것 같다.
부모님이랑 자주 연락을 하지 않는다.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도 일본인은 전화나 연락을 많이 안 하는 것 갈아요. 한국인은 자주 하는 편인데 오히려 그것을 신기하게 생각했었어요.”(여성/26살)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인은 전화를 별로 하지 않아, 한국인에 비해 부모님하고도 전화나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게 더 익숙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개인차도 있고 최근에는 부모님 세대가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LINE메세지로 연락을 주고 받는 횟수도 늘어난 편이다. 하지만 뭔가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연락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한국인에 비해 일본인은 애정표현을 별로 하지 않는 점이나, 부모가 자기 자식에게 많이 간섭하지 않는 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부모님이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반말을 쓰는 것에 놀랐어요.”(여성/25살) 라는 답변도 있었다. 한국도 개인마다 다르긴 하지만, 가족이나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윗사람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일본에도 경어가 있는데도 부모님이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마치 친구한테 이야기 하듯이 대하는 것에 위화감을 느끼는 것 같다.
친언니에게 언니라고 하지 않고 이름을 부른다
“내 친구한테 언니가 있었는데 언니를 이름으로 부르는 게 신기했어요.” (여성/25살)
일본어로 형/오빠는’お兄ちゃん’, 누나/언니는’お姉ちゃん’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형제의 이름만 부르거나 이름에’군(くん)’ ‘짱(ちゃん)’을 붙이는 경우도 많다. 한국에서는 거의「형」「오빠」「누나」「언니」라는 호칭으로 부르기 때문에 이해가 잘 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음식을 남기지 않고 먹는다.
“대부분의 일본인 친구들은 진짜 쌀 한 톨도 안 남기고 먹는 것 같아요. 젓가락질도 어찌나 잘하던지...!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못 먹겠다고 해도 다 먹어야 된다고 했었어요.”(여성/25살)
일본에서는 학교 급식 시간 때부터 ‘남기지 않고 먹는다’ 라는 교육을 받고, ‘음식을 소중히 해야 한다’ 라는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식사를 남기는 것= 나쁜 것’이라고 하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또한 ‘식사를 준비해 준 사람에게 실례이기 때문에 남기지 않는다’ 라는 의식도 높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렇둣, 일본에서도 식사를 할 때는 가능한 남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번외편 : 타코야끼 기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답변 중에 “일본인은 집에타코야끼 기계가 있는 사람이 많아서 놀랐어요.” (여성/25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일본에서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타코야끼 파티’를 할 때가 많고, 필자의 주변사람도 가지고 있거나 본가에 있다고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이것도 한국인에게는 조금 놀라운 일일지도 모른다. 타코야끼는 조리도 간단하고 여러 명과 함께 즐기며 만들 수 있어, ‘나베(鍋) 파티’와 함께 타코야끼 파티’도 일본인에게 친숙하다. 만약 일본에 거주를 한다면 초대받을 일이 있을 지도?
이러한 일본인만이 특성이나 습관에 처음은 놀랄 수도 있겠지만, 문화나 국민성의 차이를 서로 존중하고, 흥미를 가지고 알아 가는 것으로 더 깊은 교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차이를 비교하는 것이나 받아 들이는 것이 다시금 양국의 좋은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과 일본의 ‘사람 대 사람’의 교류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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