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부터 새해에 걸친 시기에는 많은 음식들을 준비하거나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신사에 가서 참배하거나 하는 등 다양한 행사가 있다. 기독교의 영향을 받지 않은 나라 중에는 1월 1일에 새해를 축하하지 않는 나라도 많다. 하지만 일본은 200년이라는 오랜 기간에 걸쳐 쇄국을 했으나 세계에 대해 문호를 개방한 메이지유신 시기에 그레고리력을 도입했다. 1873년부터 일본에서는 1월 1일을 정식적인 새해로 삼고 있다.
그 전까지 일본에서는 중국에서 유래한 태음력을 사용하고 있었고 중국 및 한국, 베트남 등과 마찬가지로 2월 중순 경을 새해로 삼고 있었다. 태음력은 달이 차고 기울어지는 주기를 기초로 하여 만든 달력이며 새해 첫 보름달이 뜬 날을 새해로 간주한다. 현재 일본에서는 이 날을 ‘작은 새해’를 뜻하는 ‘고쇼가츠(小正月)’라고 부른다.
고쇼가츠란?

새해에 기원하는 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것(가족과 자신의 건강 및 행운 등)이라면 고쇼가츠에는 그 해의 풍작을 기원한다. 또한 고쇼가츠의 의식의 중심은 신토(神道)의 신인 ‘도시가미(年神, 그 해의 풍작을 비는 신)’가 담당한다. 도시가미는 오곡 풍작을 상징하는 존재로 일본의 가정에서는 1년 동안의 풍작을 기원하며 가미다나(神棚, 집안에 신을 모셔 놓은 감실)에 깨끗한 짚으로 엮은 줄인 ‘금줄’ 및 거울 모양을 한 떡인 ‘가가미모치’, 술, 소금 등 제물을 장식한다.

고쇼가츠 아침에는 쌀과 단 팥으로 만든 ‘팥죽’을 먹는 습관이 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누에고치를 본뜬 떡을 비롯하여 고반(옛날 금화) 및 술병, 지폐 등 길조를 비는 물건을 나무에 매달은 ‘마유다마 가자리’를 장식하는 풍습도 있다. 그 밖에도 고쇼가츠에는 ‘도시우라’라고 불리는 행사도 있다. ‘도시우라’란 점의 일종이다. 다 끓인 팥죽에 가는 대나무로 만든 통을 넣어 그 안에 얼마만큼의 쌀알이 들어가는지에 따라 그 해가 풍작이 될지 아닐지를 점치는 행사이다.
현대의 고쇼가츠

일본의 농가는 매년 줄고 있으나 농업종사자들에게 있어서 고쇼가츠는 여전히 소중한 행사로 남아 있다. 또한 절이나 신사 또는 일부 지역커뮤니티에서는 고쇼가츠의 전통을 차세대에 계승하기 위해 1월 15일에 고쇼가츠 행사를 실시하는 곳도 있다.

현대의 고쇼가츠는 대략 정월이 끝날 무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새끼줄이나 등자나무, 솔잎과 같은 길조를 비는 물건으로 장식된 ‘금줄’이 버려져 있는 것을 보면 이제 곧 고쇼가츠 시기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기에 일본을 방문한다면 절에서 일본의 오랜 풍습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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