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인 나라로 유명한 두바이. 그 두바이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물건중 일본기업이 굉장한 시장점유율을 획득하고 있는 것이 있다.
두바이라고 하면……800개의 축구경기장에 상당하는 인공 섬을 만들거나 길을 돌아다니는 차가 람보르기니이며 그 창문에서 호랑이와 라이온같은 반려 동물이 뛰어나오거나 초대형 프린터로 높이 6미터의 빌딩을 만드는 등 어유, 너무나 호화스러워서 괴로워졌습니다. 월급날 전이 되면 건더기 없는 맨우동을 먹으며 고등어 캔을 안주로 값싼 위스키를 핥듯이 마시는 나로서는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그런 대부자의 나라 두바이에서 놀랍게도 일제 원단이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요?
두바이의 민속의상 ‘칸두라’가 일본제!?
중동의 남성들이 입고 있는 민속 의상 ‘칸두라’. 타는 듯한 뜨거운 날씨에 대처할 수 있도록 통기성이 좋은 흰색의 긴 원피스가 기본이고 머리에 스카프를 쓰며 이갈이라는 로프 형태의 링으로 고정시킵니다. 이 칸두라에 사용되는 원단 ‘토브’야말로 생산 수로 일본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제품입니다.
얼마나 인기를 끌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실은 현지에서 소비되는 토브 중 절반이 일본제입니다. 게다가 고급품인 경우 거의 100%가 일본제라는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타국 제품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가격인데도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한답니다!
그 중에서도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것이 오사카에 본사를 둔 섬유업체인 도요보(東洋紡)사입니다. 왜 오사카의 섬유업체가 제조하는 민속 의상이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일까요? 담당자에게 그 이유를 직접 여쭤봤습니다!
‘도요보’사가 두바이 진출을 한 이유란……
――오늘은 감사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볼게요. 좀 인연이 먼 것 같기도 하는 두바이에서 섬유를 판매하기 시작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업계 관계자가 아닌 분들이 보시면 중동에서 판매하고 있다니 이상하게 느끼실지 모르겠네요. 꽤 오래전 일인데요, 1960년대에 섬유산업이 일본의 중심을 이루고 있던 시절에 외화 획득을 목적으로 일본의 다수 섬유 회사가 토브 원단을 수출하기 시작한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저희 회사도 그 중 한 회사로 사업에 나섰습니다.
――그렇게 오래전부터 있었다니! 제가 태어나기 훨씬 전입니다……. 일본제에 대한 평가는 좋았던 겁니까?
네, 좋았습니다. 인도네시아 등 타국의 제품도 있습니다만, 일본제 토브는 수출 당초부터 좋은 품질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로 일본 사람의 품질관리 능력을 들 수 있습니다. 토브 원단은 반복해서 사용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고르게 가공되지 못한 촉감과 색조 등이 눈에 띄기 쉽다는 면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고객에게 불신감을 안기는 경우가 있는데 일본 제품은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한결같은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 고객이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제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민속 의상인 토브를 여러 나라에서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그것은 현지의 풍토와 크게 관련이 있습니다. 중동 지역에서는 심각한 물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생산하는데 물이 필요 불가피한 섬유업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도요보 시장점유율 확대의 관건은 원단의 ‘촉감’
――다른 일본 기업에서도 토브를 취급하고 있지만, 도요보사의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다고 들었습니다. 양보할 수 없는 점이 있다면 가르쳐 주십시오.
저희가 공급하는 원단은 우수한 ‘기능성’과 특유의 ‘촉감’을 강점으로 하여 “도요보 브랜드”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기능성이란 속건성, 구김이 잘 가지 않다는 것이며, 촉감이란 원단의 탄력과 윤곽의 아름다움을 양립시킨다는 것입니다. 진출했을 당시에 제조되던 토브는 면 100% 또는 폴리에스테르 65%와 면 35%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경합 기업과 차별화를 도모하여 1980년대에 면을 폴리노직(레이온)으로 바꾸며 촉감의 부드러움을 최대 특징으로 내세우고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광택이 좋고 부드러운 옷감은 매우 좋은 평판을 받으면서 도요보는 고품질 브랜드로 인증받게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갈고 닦아온 기술을 살려서 장단섬유를 복합한 실과 고밀도 직물을 사용하여 타사에서 모방할 수 없는 고품질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도 대단한 일입니다!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고 “도요보 브랜드”의 확립을 위한 노력도 추진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서 고급품을 취급하는 도매업자와 소매업자에게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내는 업자에 가져가도 본디 가치를 알아주지 못할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시간을 들여서 품질의 우수함을 이해해 주었다는 것에서 일반 상품과는 다른 고급품으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말이 나온 김에 여쭙겠습니다만, “고급품”이라는 것은 일본 엔화로 할 때 대충 얼마 정도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원단의 사양이나 지역간의 차이가 있어 가격이 일정치 않습니다만 대체로 고급품으로 여겨지는 일본 제품은 일반적인 기성품에 비해 가격이 두배 이상이라고 아시면 될 겁니다.
――두배 이상! 이만큼 가격 차이가 나도 받아들여지고 있다니, 일본 제품의 품질에 대한 신뢰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엿볼 수 있네요.
그 탓인지 실은 현지에서는 ‘TOBOYO’ 등 유사 제품, 즉 모방품도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정말이요! 그것은 품질이 좋다보니 일어나는 문제이겠네요…….
현지 분들은 품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쉽게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그런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을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신문광고를 통한 계몽활동이나 현지 섬유조합을 통한 주의환기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본제품시장점유율확대의이유. 그것은‘장인정신’
일본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 두바이에서 일본 제품이 점유율을 획득한 배경에는 항상 고품질 상품을 제공하려고 꾸준한 노력을 아끼지 않은 일본 사람의 성실함과 정직함이 숨어 있습니다. 질보다 가격이라는 풍조가 있는 가운데 줄곧 품질에 대한 고집을 지킨다는 일본의 장인 정신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 사람의 고집은 국경을 넘어서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대단하군요∼.
그건 그렇고, 이제부터 두바이 사람들에게 친근감이 느껴지게 될 것 같습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칸두라를 입은 분들을 볼 기회가 있어, ‘혹시 도요보 브랜드를 입으시나요?’라는 등 반가운 마음이 앞서 말을 걸어 보기라도 한다면 어쩌면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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