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오래된 변두리 중에서도 특히 향수를 자극하는 네즈(根津) 지구. 최근에는 야나카(谷中), 센다기(千駄木)와 함께 ‘야네센(谷根千)’ 에리어라 불리며 일본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힙한 지구다. 그런 네즈에 건축가 구마 겐고가 리모델링을 맡은 역사적 건축물에서 가마아게 우동을 맛볼 수 있는 맛집이 있다. ‘네즈 카마치쿠’

원래 오너의 아버지가 오사카에서 시작한 가마아게 우동 전문점을 이어받은 2대 점주가 도쿄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미슐랭 가이드 도쿄 2015>부터 3년 연속으로 빕 그루망으로 등장했다.

우동은 물론 네즈 카마치쿠는 가게의 외관과 인테리어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 신 국립경기장의 디자인을 맡는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건축가 구마 겐고가 리모델링을 맡았다. 이시구라를 그대로 살려 개조한 이 건물은 도쿄의 역사적 건조물로도 선정되었다.

이 이시구라의 역사, 그리고 이 곳에 가게를 오픈하게 된 배경에 대해 오너인 히라오카 씨에게 들어보았다.

―이 이시구라가 지어진 것은 언제인가요?

“지금으로부터 110여년 전인 1910년에 지어진 벽돌조 이시구라로 이 장소로 이축해서 리모델링을 한 것입니다. 이 이시구라는 과거에는 창고와 잠자리로 쓰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이곳에서 가게를 오픈하게 되었나요?

“오사카에 있던 아버지 가게의 단골 손님이 도쿄에 요양원을 짓게 되어 부지 안에 인접한 장소에 가게를 열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가게 옆은 요양원으로 그곳도 포함해서 오너가 구마 겐고 씨에게 건축을 의뢰한 것이 경위입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우연히 이 역사적인 이시구라를 활용한 인테리어의 가게를 내게 되었어요.”

―높은 천정과 보 등을 그대로 살려 참 운치가 있습니다.

“원래 2층 구조였기 때문에 천정을 텄습니다. 덕분에 매우 분위기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지만, 열을 흡수하기 때문에 가게 입장에서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는 어려움도 있습니다(웃음)”

―가게의 특징을 소개해주세요.

“저희 가게는 사케와 가마아게 우동 전문점입니다. 우동 메뉴는 가마아게 우동 하나로, 냉과 온 우동 중에서 고르실 수 있습니다. 술과 어울리는 일품요리와 다양한 사케를 갖추고 있습니다”

―네즈 카마치쿠의 우동은 어떤 점을 중시하고 있나요?

“무엇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비싸고 특별한 재료를 쓰기 보다는 밀가루와 물, 간장 등 모든 재료의 밸런스를 생각해서 좋은 맛을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동을 만드는데 있어 특히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요?

“드시는 분을 생각하면서 만드는 것입니다. 수행을 쌓으면 기술은 향상되지만 고객 입장에서 좋은 우동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항상 어려움을 느낍니다.

주문을 받을 때 손님을 보고 제공하는 타이밍이나 면의 굵기, 삶는 시간 등은 항상 세밀하게 조정하고 있습니다. 술과 안주를 드시는 손님이면 드시기 편하게 면발을 살짝 가늘게 만들고, 런치타임에 오신 남자손님에게는 제대로 만족감을 느끼실 수 있도록 면발을 굵게 하는 등 가장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사케와 일품요리 메뉴도 다양하네요.

“사케는 제가 워낙 좋아하기도 합니다. 항상 30종쯤은 갖춰 두고 있고 저희 가게 오리지널 라벨의 것도 있어서 사케 마니아들도 즐기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케도 손님에게 맞춰서 제안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맥주를 잘 드시는 외국 손님에게는 산미와 단맛이 나는 것이나 저탄산의 사케를,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프루티하면서도 풍부한 향이 나는 것을 추천하는 등 가급적 취향에 맞는 사케를 즐기실 수 있도록 제안합니다. “

그럼 가마아게 우동(온)을 먹어보겠다.

영어도 함께 표기된 메뉴판. 외국 손님을 위해 가마아게 우동을 먹는 방법을 영어와 일러스트로 설명해 처음 온 손님도 안심할 수 있다.

우선 다시마와 눈퉁멸, 고등어, 가다랑어포(2종), 간장(우스쿠치, 고이쿠치), 설탕으로 만든 오리지널 다시(장국)에 찍어 먹어보자. 목넘김이 매끈하니 우동과 츠유의 맛이 목구멍에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도중에 취향 따라 다시에 파→ 아게다마(덴카스)→ 시치미 토가라시→ 간장을 더하며 먹어보자. 맛의 변화를 즐기며 먹다 보면 물리지 않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네즈 카마치쿠를 찾았다면 사케와 일품요리도 꼭 맛보기 바란다. 이곳이 추천하는 오리 로스. 쥬레(소스)는 우동 다시를 베이스로 만든 것으로 맛이 잘 베어 들었다. 카마치쿠가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일품이다.

계절마다 재료에 변화를 주는 덴뿌라. 덴뿌라 전문점도 사용하는 참기름으로 튀겨 맛이 수준급이다. 튀김옷이 가볍고 바삭바삭해 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는다.

이 날 제공된 것 덴뿌라는 새우와 함께 깍지채 튀긴 강낭콩과 연근, 가지, 고구마, 오징어였다.

사케와 함께 먹고 싶은 일품요리, 그리고 마무리는 가마아게 우동. 이것으로 우동 전문점의 풀코스를 완주했다.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역사적 건축물에서 수준급 일본요리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네즈 카마치쿠’. 그것만으로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손님을 위한 맛과 서비스에 항상 창의력을 발휘하는 오너의 정성이 빛나는 가게였다. 분명 이것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기회가 되면 멋스러운 분위기와 맛을 즐기러 찾기 바란다.

※ 영상：釜竹制作：2020年動画作成時の情報です

※2022년 2월 취재 시의 정보입니다.
※코로나19의 감염상황에 따라 영업시간 등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촬영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마스크는 촬영 시에만 벗었습니다.

Written by:Miyuki Yaji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