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에는 ‘쇼유(간장)’, ‘시오(소금)’, ‘미소(된장)’ 맛 스프가 있는데 ‘미소라멘’은 홋카이도에서 탄생해 일본 전역으로 확산된 음식이다. 가게 이름에도 사용된 ‘아사히카와’는 홋카이도 중에서도 특히 추운 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아사히카와 미소 라멘 반카라 우에노점’은 이시카리가와(강)의 원천수를 원료로 사용해 아사히카와의 된장 명가에서 숙성시킨, 진하고 풍미가 강한 된장으로 국물 맛을 낸다.

아사히카와는 일년 내내 습도는 낮지만 여름이면 30도를 넘고 엄동기에는 마이너스 20도까지 떨어지는 기온차가 심한 지역이다. 이렇게 혹독한 자연 환경 덕분에 된장 안에 있는 효모를 키워 진한 풍미를 자랑하는 된장으로 숙성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우에노점의 요코야마 점장이 추천하는 ‘가쿠니 미소라멘’(세금 포함 1080엔)은 이 된장으로 맛을 낸 국물과 부드러운 지방이 깊은 맛을 자랑하는 돼지고기 가쿠니(돼지고기를 사각형으로 큼지막하게 잘라 만든 찜요리)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일품이다. 굵기가 ‘중’ 정도 되는 꼬불꼬불한 면에 국물 맛이 잘 배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먹는 중간중간 맛에 살짝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도 이 곳 반카라의 매력이다. 좋아하는 마늘을 라멘에 넣어 액센트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 이 밖에 돼지고기가 들어간 ‘부타 미소라멘’(세금 포함 1080엔)과 ‘미소 버터 콘 라멘’(세금 포함 990엔)이 인기다. 중국인들에게는 ‘마라 니쿠 미소라멘’(세금 포함 1000엔)이 인기라고 한다.

사이드 메뉴로 인기가 있는 ‘군만두’(세금 포함 390엔). 이 메뉴는 한입 먹자 마자 마늘 향이 진하게 풍겨 오는 것이 특징이다. 만두 좀 먹는다는 사람들은 먼저 아무것도 찍지 않고 그대로 한 개를 먹는다. 그 다음 식초와 후추로 또 하나, 마지막으로 간장과 라유에 찍어 먹으며 만두 고유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반카라는 간장에도 일가견이 있는데 테이블 위에 준비된 간장은 ‘홋카이도의 다시마 간장’이다. 깊은 맛이 매력적인 히다카 다시마를 간장에 재워 만들어 풍미가 강한 것이 특징이니 꼭 한번 맛보기 바란다.

또 라멘을 주문한 손님들에게는 밥 한 공기를 서비스로 준다. 테이블에 준비된 밥 위에 뿌려먹는 ‘후리카케’와 함께 즐겨 보자.

아사히카와 라멘 반카라 우에노점은 1층에는 카운터석이, 2층에는 차분하고 여유있게 라멘을 즐길 수 있는 테이블 좌석이 준비되어 있다. 티켓 발매기에는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표기가 있으니 매장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식권을 구입하기 바란다. 공항에서 바로 이동해도 좋고 아메요코에서 술 한잔 걸친 다음에 마무리로 들러도 좋을 집이다.

‘오코노미야끼’, ‘몬자야끼’하면 일본에서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오코노미야끼는 지방에 따라 그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을 알고 있는가.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끼 텟빤야끼 하나비 우에노본점’이 제공하는 것은 야끼소바와 오코노미야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끼다.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끼는 오사카 오코노미야끼와 어느 것이 ‘원조’인지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이루어질 정도로 유명하며 팬층도 두텁다.

점장인 나가하라 씨가 추천해 준 메뉴는 가게 이름이 붙은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끼 ‘하나비 스페셜’(세금 포함 2145엔)이다. 오징어 튀김, 파, 차조기잎, 해산물, 치즈, 고기와 계란에 쫄깃한 생면으로 만든 푸짐한 메뉴다. 혹시 다른 철판구이(텟빤야끼) 메뉴도 궁금하다면 하프 사이즈도 있으니 함께 주문해 보자.

또 다른 점장의 추천 메뉴는 ‘히다카 욘겐 가무이톤 돈테끼(※)’(세금 포함 1408엔)다. ‘히다카 욘겐 가무이톤’이라 불리는 브랜드육(돼지고기)은 지방의 녹는 점이 다른 고기에 비해 낮아 입에 넣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듯한 달콤한 풍미를 자랑한다.
※돈테끼: 돼지고기 스테이크

이곳에는 맥주와 칵테일, 하이볼, 추하이, 홉피(Hoppy: 맥주맛 탄산음료), 소주, 매실주 등 다양한 주류와 드링크가 준비되어 있다. 이 가게의 명물 하나비야끼 스페셜과 히다카 욘겐 가무이톤으로 만든 돈테끼를 안주 삼아 일본의 다양한 주류를 즐겨 보기 바란다.

매장 안은 시크한 컬러로 꾸며져 있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롭게 술과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메뉴에는 영어 표기도 있다. 가게 영업시간은 매일 아침 5시까지라 아메요코에서 한잔 걸친 다음 2차로 들르기에도 좋을 것 같다.

‘버거&펍 ChouChou POPON 오카치마치점’에서는 JR오카치마치역에서 걸어서 바로 닿을 만한 곳에 위치한 철도 마니아들이 모이는 가게다. 주방에 설치된 대형 철판에서 지글지글 구워주는 고급 소 등심만으로 만든 수제 함박 스테이크와 스테이크, 제대로 된 드립 커피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레스토랑이다. 일본 음식이 슬슬 지겨워질 무렵 한번 들러 보면 좋을 것 같다.

매장 안 곳곳에 선로가 설치되어 있어 ‘N 게이지(※)’가 거대한 디오라마 안을 주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총 거리는 무려 400m나 된다. 디오라마는 일본 각 지방의 아름다운 경치와 아사쿠사 등 관광지 풍경을 재현해낼 정도로 정밀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N 게이지: 레일 간격이 9mm에 불과한 축척 1/148~1/160 비율로 축소된 철도모형 규격을 아우르는 말.

처음으로 이 가게를 방문한 사람은 주문하는 것도 잊고 모형 전철을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평일에는 직장인들이 많지만 휴일이 되면 철도 마니아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충분히 납득이 갔다.

이곳 ChouChou POPON 오카치마치점의 점장 스즈키 씨가 추천해 준 메뉴가 ‘프리미엄 치즈 버거’(세금 포함 1210엔)였다. 양파나 밀가루 같은 부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매일 주문해서 들여오는 신선한 소고기만으로 만든 패티를 소금, 후추로만 간을 해서 완성시킨 일품이다. 심플하게 토마토와 양상추, 체다 치즈 등을 올려 제공하기 때문에 한입 베어 물면 고기 본연의 깊은 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이 햄버거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음료가 바로 ChouChou POPON이 독자적으로 원두를 블렌딩해 내려주는 ‘프리미엄 브렌드 커피’(R사이즈 세금 포함 528엔)다.

이 커피는 원두 블렌딩뿐만 아니라 커피를 내리는 방법에도 비법이 있는데 핸드 드립을 재현해낸 특별한 드립 머신을 사용한다고 한다. 스트레이트로 마시면 원두의 풍미가 그대로 입안 가득 퍼지며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지를 정도로 깊은 맛을 자랑한다. 매일 15~18시까지는 카페 타임으로 운영된다. 프리미엄 브렌드 커피를 마시러 일부러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맛이다.

매장 안 디오라마는 4개의 테마로 나뉘어져 있다. ‘일본 각지의 아름다운 풍경’, ‘복고적인 도쿄의 옛풍경’, ‘우에로 도쿄 라인’, 그리고 위 사진에 등장하는 ‘환상적인 미래 공간’이다.

정밀하게 제작된 디오라마가 설치된 가게 안을 둘러보면 ChouChou POPON에 리피터 손님들이 많은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전철은 만지지 말고 보기만 해 주세요’라고 강조하는 스즈키 점장. 무심코 손을 뻗어 만지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미니어처 시추에이션’이 너무 리얼해서 일까?

일본어에는 ‘고바라가스쿠’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른 시간에 식사를 마쳐서 다음 식사 전까지 배가 출출해진 경우에 사용한다. 22시가 지난 늦은 시간은 마침 배가 출출해질 만한 시간이다. 이번에 소개한 가게에 들러 배를 채워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