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 시대 때부터 이어져 온 도쿄의 대중목욕탕 문화를 외국인이 체험. 전통을 간직한 곳부터 현대적으로 리뉴얼한 최신의 대중목욕탕까지 철저하게 리포트
- Written by: Yohei Kato
일본의 대중목욕탕(센토)은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외국인이라면 주인공이나 그 친구들이 큰 욕조에 나란히 앉아 목욕을 하는 장면을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지금도 도쿄에는 430곳 이상의 대중목욕탕이 영업 중이며 매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직 외국인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대중목욕탕의 매력을 러시아 출신의 로만 씨와 함께 찾아가 봤습니다. 전통을 간직한(OLD) 곳의 매력과 현대적으로 리뉴얼된 새로운(NEW) 곳까지 각각의 매력을 소개합니다.
*이 기사는 광고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목욕탕의 특징이 남아 있는 ‘후카가와 온천 도키와유’
먼저 방문한 곳은 ‘후카가와 온천 도키와유’. 도쿄역이나 긴자역에서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고토구의 목욕탕으로 현지인들은 물론 먼 곳에서 온 이용자들도 많은 인기 시설입니다. 절이나 신사처럼 미야즈쿠리 양식의 외관이 남아 있는, 말 그대로 멋스러운 옛날 목욕탕의 특징을 느낄 수 있는 시설입니다. 바로 로만 씨와 함께 체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렌을 지나 목욕탕 안으로
“노렌을 지나간다는 건 정말 일본다운 체험이라고 항상 느껴요.” 라고 말하는 로만 씨.
많은 대중목욕탕 입구에는 가문의 문장이나 목욕탕 마크♨가 그려진 노렌이 걸려 있고, 이를 들추고 그 아래로 지나며 입장합니다. 노렌은 건물에 직접 바람이나 빛이 들어오는 것을 막거나 외부 시선을 차단해 바깥쪽과 안쪽을 부드럽게 구분하는 역할도 하는데, 그 이상으로 목욕탕이 영업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표시해주는 중요한 역할도 합니다. 영업(개점) 중이라면 노렌이 입구에 걸려 있고, 폐점했을 때에는 노렌을 안으로 치워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합니다.
“신발을 벗고 건물에 들어가는 것도 일본답네요.”
해외와는 달리 습도가 높고 습기가 차기 쉬운 일본에서는 신발을 벗고 건물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현관에 바깥보다 한 계단 높은 공간이 있는데 거기서부터는 신발을 벗고 이용하는 것이 매너입니다. 벗은 신발은 로커에 보관하고 자물쇠를 잠근 다음 안으로 들어갑니다.
입욕 요금은 선불제입니다. 입구의 발권기나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돈을 지불하고 입장하세요. 입욕 요금은 도쿄도에 위치한 목욕탕이면 어디든 일률적으로 550엔(2024년 8월 현재)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목욕 수건, 드라이어, 비누 등도 빌리거나 구입할 수 있습니다.
도키와유는 현금 외에 신용카드, 교통 계열 IC 카드, QR 코드 결제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불 방법은 시설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확인한 뒤 이용하세요.
입욕 요금을 지불하면 드디어 목욕탕으로 향하게 됩니다. 욕실 입구는 남녀가 별도로 되어 있고, 그곳에도 대체로 노렌이 걸려 있습니다.
높은 천장과 페인트 그림이 있는 전통 목욕탕
“건물에 들어와서 제일 놀란 건 천장 높이예요. 건물 2층~3층 정도의 높이가 뻥 뚫려 있네요! 탁 트인 느낌이 엄청나네요.”
욕실 습도가 건물 안에 고이지 않도록 옛 일본 목욕탕은 하나같이 천장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천장이 높기에 절이나 신사처럼 중후한 미야즈쿠리 양식의 지붕을 외관에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후카가와 온천 도키와유의 천장은 도심 내 목욕탕 중에서도 꽤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그건 그렇고 내부가 굉장히 청결하고 설비도 새것이라 깨끗한데요!”
고토구에서 80년의 역사를 가진 도키와유는 분위기 있는 미야즈쿠리 양식의 건물을 살린 채 인테리어를 2023년 3월에 리뉴얼했습니다. 건물 내에는 재즈 음악이 흘러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최근에 도키와유처럼 전통 목욕탕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전면적으로 리뉴얼을 하는 목욕탕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옷을 모두 벗고 로커에 벗은 옷을 넣은 다음 목욕을 하러 갑니다.
“로커 위에 있던 대나무로 짠 바구니가 옛날에 짐을 넣을 때 사용되었겠죠. 이런 세세한 부분에서도 역사가 느껴지네요.” 라고 말하는 로만 씨.
최신 설비로 리뉴얼되어 있으면서도 곳곳에 옛 정취가 남아 있는 점이 도쿄 목욕탕의 매력입니다.
목욕을 하는 방법과 입욕 시의 규칙
일부 목욕탕에서는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앞에 몸에 끼얹는 물이 담긴 곳이 있고 바가지나 통이 놓여 있습니다. 먼저 그것들을 사용해 몸에 물을 끼얹으세요. 몸에 물을 부어 몸 표면에 묻은 땀과 노폐물을 씻어내는 동시에 몸을 물에 익숙하게 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대중목욕탕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입니다. 조금이라도 청결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욕조에 들어가기 전에는 몸과 머리를 꼼꼼하게 씻어낸 다음 입욕하세요. 또 몸을 씻거나 머리카락을 닦은 수건이 욕조 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목욕탕의 매너 중 하나입니다.
“처음 목욕탕을 이용했을 때는 목욕탕 특유의 매너에 조금 당황했지만, 모두가 함께 시설을 이용한다는 걸 생각하면 매우 합리적인 매너라는 생각이 들어요.”
목욕을 즐기는 방법
“어쨌든 큰 욕조에서 몸을 담그는 경험은 특별하네요! 기분이 너무 좋고 릴랙스도 돼요. 그리고 높은 천장의 벽에 그려진 페인트 그림(벽화)도 아름답네요. 이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는 건 목욕탕뿐이죠. 한 번 체험해 보면 왜 일본 사람들이 돈을 내고 목욕탕에 오는지 이해할 수 있어요.”
일본에서 오래 지낸 로만 씨는 일본의 목욕탕을 아주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도쿄의 목욕탕 중에는 지하에서 솟아난 ‘온천’을 이용하고 있는 시설도 많습니다. 도키와유도 그 중 하나로, 호박색으로 빛나는 나트륨 염화광천 목욕을 해 볼 수 있습니다.
“도쿄 도심에서 온천을 즐기다니 정말 놀라워요!”
최신 도쿄 목욕탕을 체험할 수 있는 ‘사카에유’
이어서 최신 도쿄 목욕탕을 체험하기 위해 ‘사카에유’를 찾은 로만 씨. 신주쿠역에서 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신주쿠구 소재의 인기 목욕탕입니다.
언뜻 봤을 때는 호텔로 착각할 정도로 동네와 잘 어우러진 모던한 외관이지만, 입구에 노렌과 신발장이 있어 그곳이 목욕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카에유는 이 곳에서 약 80년의 역사를 가진 오래된 목욕탕으로, 원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목조식 목욕탕이었다고 합니다. 그 후 몇 차례의 변천을 거쳐 2017년 11월에 전면적으로 리뉴얼해 현재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밝은 녹색의 노렌도 세련됐네요! 안으로 들어가는 게 기대돼요.” 라는 로만 씨. 신발을 벗고 신발장에 맡긴 다음 입욕료 550엔과 타월 세트 대여 요금 200엔(2024년 8월 현재)을 지불하고 바로 안으로 들어갑니다.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카운터에서 타월 세트를 받습니다.
“아까 도키와유에서도 그랬지만 특별한 준비 없이도 수건을 빌릴 수 있기도 하고, 시설에 따라서는 샴푸와 비누가 욕실에 비치되어 있어서, 빈손으로 와도 목욕을 할 수 있다는 게 여행자에게 정말 편리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힘차게 욕실로 향합니다.
환상적인 분위기를 지닌 완전히 새로운 도쿄의 목욕탕
“굉장히 환상적인 욕실이네요! 파란색과 노란색, 보라색과 주황색까지 다양한 색의 조명 효과로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시간 감각이 없어질 정도네요. 그리고 벽과 바닥, 천장의 타일 모양과 형태가 달라서 어느 각도에서 보든지 조금씩 풍경이 달라진다는 게 굉장히 재미있어요.”
세면 공간도 멋스러운 색채에 둘러싸여 편안한 마음으로 몸을 씻을 수 있습니다. 자쿠지에서 들려오는 기포가 터지는 소리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 줍니다.
“큰 욕조와 조명 색깔의 영향 때문인지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목욕을 할 수 있네요. 도쿄 목욕탕의 특징인 페인트화가 없어도 이렇게 편안한 분위기의 목욕탕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정말 좋은 발견이었습니다.”
사카에유에서는 물 온도가 다른 2개의 욕조와 자쿠지, 사우나, 반노천탕 등 다양한 욕조 설비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런 가정용 목욕탕에서는 맛볼 수 없는 욕조 시설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목욕탕의 묘미 중 하나입니다.
사카에유에서 인기라는 사우나에 들어간 로만 씨.
“사우나 천장에 석가모니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걸 보고 놀랐어요! 지금까지 흰 타일과 조명으로 연출되어 있던 욕실을 보다가 사우나의 거대한 천장화를 봤을 때는 솔직히 많이 놀랐습니다.”
사카에유 근처에 소크라테스, 칸트, 공자, 석가모니를 모신 사당이 있는 공원이 있는데 여기서 힌트를 얻어 목욕탕 전체가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목욕탕. 현지인들과 교류를 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욕실에서 나올 때는 수건으로 몸에 묻는 물기를 잘 닦아낸 다음에 탈의실로 들어가는 것도 목욕탕의 규칙입니다. 탈의실 바닥이 물에 젖는 것을 방지해 모두가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목욕탕을 이용하는 것은 서로 모르는 사이더라도 공통적인 ‘목욕탕’이라는 휴식 공간을 모두가 협력해 이용한다는 의식을 일본인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탈의실에서 휴식을 취하다 보니 현지인 단골 손님이 로만 씨에게 말을 겁니다. 욕실과 탈의실, 로비 등 다양한 장소에서 대화가 시작되는 것도 목욕탕의 특징입니다.
“목욕탕에 대한 것은 물론이고 근처의 맛집과 지역의 역사 등, 짧은 시간이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대중목욕탕은 예로부터 지역 주민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로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것도 이곳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목욕 후에는 커피우유
“목욕 후에는 커피우유죠.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본 적이 있어서 로망이었어요. 목욕이나 사우나를 하며 땀을 흘렸더니 시원한 음료가 정말 맛있게 느껴져요.” 그렇게 말하며 구입한 커피우유를 꿀꺽꿀꺽 남김없이 다 마셔 버렸습니다.
목욕탕에서 우유를 마시게 된 건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인 1950년대. 그 무렵에는 일반적인 가정에 냉장고가 없어서, 보관이 쉽지 않은 우유를 마실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 때 우유를 생산하고 있는 제조업체는 사람도 많이 모이고 지역의 커뮤니티 역할을 하기도 했던 목욕탕에 주목하게 됩니다. 목욕탕에 우유를 보관하기 위한 냉장고를 설치하고 목욕탕에서 우유를 판매한 것입니다. 그 결과 목욕을 한 뒤에는 우유를 마신다는 일본 특유의 문화가 생겨났습니다.
기념품으로 안성맞춤! 일본다운 디자인이 돋보이는 목욕탕 오리지널 상품
“이건 뭔가요?! 멋있는데요! 사카에유의 로고가 들어간 오리지널 티셔츠나 수건을 팔고 있네요!”
목욕탕에 따라 로고나 가문의 문양 같은 독자적인 오리지널 상품을 파는 곳도 많습니다. 일본풍 디자인이 들어간 상품이 많아서 일본 문화인 목욕탕을 체험한 기념으로 구입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또 티셔츠는 입욕 전에 구입하면 목욕 후 그대로 입고 돌아갈 수도 있어서 추천합니다.
대중목욕탕 체험을 마치며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 옛 전통을 간직한(OLD) 목욕탕과 현대적으로 리뉴얼된 새로운(NEW) 목욕탕을 체험한 로만 씨에게 일본의 대중목욕탕의 매력이 무엇인지 물어봤습니다.
“똑같은 목욕탕인데도 외관과 욕실 분위기 등이 전혀 다른 2개의 목욕탕을 즐겼어요. 전통과 역사를 소중하게 간직하면서도 그걸 더욱 갈고 닦고 한데 섞어 새로운 형태로 바꿔 나가고 있죠. 말 그대로 도쿄라는 도시를 닮은 매력을 목욕탕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목욕탕의 근본은 ‘휴식’이라고 생각해요. 그것도 혼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목욕탕이라는 공통의 공간에 모인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휴식’은 이곳에서만 할 수 있다는 체험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죠. 설령 모르는 사이더라도 옆에서 편안하게 쉬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내 마음도 풀리고 편안해져요. 그렇기에 목욕탕에서는 편안하게 대화가 시작되고 커뮤니티가 생겨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욕료 550엔(2024년 8월 현재)으로 이런 멋진 일본 체험을 할 수 있는 건 목욕탕뿐일지도 모릅니다.”
에도 시대 때부터 이어져 온, 도쿄를 대표하는 시설인 목욕탕.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 여러분도 꼭 한 번 체험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외국인 WELCOME! SENTO 홍보 2024.10.10~2025.2.28
도쿄에는 지금도 많은 대중목욕탕이 영업중이며, 매일 많은 사람들이 대중목욕탕을 즐기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이 대중목욕탕에 가서 즐기는 모습은 일본의 많은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에서 묘사되어 왔으며,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진 일본만의 특별한 광경이 아닐까 합니다.
왜 일본인들이 대중목욕탕을 좋아하고 자주 가는 걸까요? 그곳에서는 자택의 욕실에서는 불가능한 특별한 휴식과 힐링을 경험할 수 있으며,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의 교류가 여전히 남아있는 귀중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WELCOME! SENTO'라고 적힌 특별한 '노렌'이 걸려 있는 '외국인 관광객 WELCOME! SENTO'에서는 다국어 대응, 캐시리스 결제 지원, 어메니티 용품(일부 유료) 구비 등을 통해 외국인 손님 분들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꼭 도쿄의 '대중목욕탕'의 매력을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LIVE JAPAN
2009년 구루나비에 입사하여 일본의 온천 료칸과 오베르주 등 음식이 맛있는 숙박 시설을 소개하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2010년에는 일본 전국의 향토 요리(로컬 푸드)를 소개하는 사이트 '구루타비'의 론칭에 참여하며,일본 전국의 향토 요리를 취재하고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그 후, 도쿄 메트로와의 공동 사업인 도쿄 관광 정보 사이트 'Let's Enjoy 도쿄'에서 도쿄의 이벤트와 전시회 정보 등을 발신.2014년에는 'LIVE JAPAN' 구상 단계부터 참여하여 2016년 4월, 구루나비, 도쿄 메트로, 도큐라는 사무국 3사를 중심으로 한 방일 외국인 가이드 서비스 'LIVE JAPAN PERFECT GUIDE TOKYO'를 론칭 후,현재는 LIVE JAPAN의 구루나비 책임자를 맡고 있습니다. 일본의 식문화 외에도 일본의 역사와 성, 지형에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홋카이도 출신입니다.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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