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친숙한 이탈리아 요리 파스타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일본풍의 창작 메뉴들이 많이 있는 등, 즐겨 먹는 요리 중 하나다. 이런 파스타를 본고장 이탈리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이번에는 20대 이탈리아 남성과 ‘파스타를 먹고 경악한 것들’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하는 인터뷰에 응한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 의견이다)
길이가 길어도 ‘파스타’라 부른다!
“가늘고 긴 스파게티를 파스타라고 부르는데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라 하면 짧은 것들을 떠올려요. 이탈리아에는 굉장히 많은 종류의 스파게티와 파스타가 있으며 모양에 따라 어떤 맛이 잘 어울린다든지 비교적 잘 알고 있지만 파스타의 종류가 너무 많아서 다 모를 정도에요(웃음).”
일반적으로 긴 것을 파스타라 하고 짧은 것을 마카로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파스타는 크게 롱, 쇼트 2가지가 있으며 이탈리아인들은 파스타라고 들었을 때, 긴 것 보다 짧은 것을 연상한다고 한다.
왠지 파스타 하면 가늘고 긴 면요리라는 인식이 자리잡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마카로니도 쇼트 파스타의 한 종류이고 롱 파스타에도 두께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어 한 마디로 “파스타는 이것이다” 라고 정의 내리기에는 그 종류가 너무나 많다고 한다.
“참고로 제가 좋아하는 것은 안에 구멍이 뚫려있는 ‘부카티니’라는 파스타입니다. 면이 두꺼워서 그런지 양이 많아 보여 다이어트에도 좋은 느낌이에요(웃음).”
무척이나‘알덴테’를 중요시 한다!
“파스타의 익힘 정도는 알덴테(면을 살짝 설익게 삶는 방법)”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탈리아에서는 가족들 사이에서도 저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선호하는 익힘 정도는 다 달라요. 실제로 이탈리아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알덴테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에요. 이탈리아보다 알덴테를 중요시 하는 것 같아요(웃음).”
“맛있는 파스타의 익힘 정도는 알덴테”라는 인식이 자리 잡혀 있지만 이탈리아인이 볼 때는 지나치게 알덴테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신기한 듯 하다. 이탈리아에서는 알덴테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드러운 익힘 정도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결국은 각 가정이나 개인의 취향 차이에 따른 것으로 자신이 맛있다고 생각하는 익힘 정도가 최고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파스타의 종류가 세분화 되어 있지 않은 느낌!
파스타의 종류가 세분화 되어 있지 않은 느낌!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가 있다기 보단 소스나 식재료에 따라 메뉴가 바뀐다는 느낌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나 스파게티의 종류에 따라 잘 어울리는 맛이 대략 정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쇼트 파스타는 일반적으로 크림 계통의 소스는 없고 기본 토마토 베이스 또는 볼로네제가 대부분인 반면, 스파게티는 어떤 맛이든 잘 어울려요.”
파스타의 소스나 양념에 따라 파스타를 정하는 것이 이탈리아 방식. 폼으로 수백 가지나 되는 종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확실히, 파스타의 종류라고 하기 보다는 소스의 종류로 구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탈리아인의 집에는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가 항시 집에 준비 돼 있어 먹고 싶은 맛에 따라 파스타를 골라요. 대표 메뉴는 펜네가 아닐까 하네요.”
이처럼 종류가 다르면 맛도 달라진다고 한다.
파스타의 종류에 따라 어떻게 맛이 다른지 기회가 된다면 본고장의 파스타를 직접 먹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하다.
생크림이 들어 있는 까르보나라?!
“생크림으로 만들어진 까르보나라를 보고 정말 놀랐어요! 이탈리아의 까르보나라에는 생크림이 들어 있지 않아요.”
이탈리아의 까르보나라는 생크림을 사용하지 않고 계란과 치즈로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맛은 있는데 제가 생각하는 까르보나라와는 조금 다르네요.”
파스타 하면 페페론치노와 타바스코!?
파스타 하면 페페론치노와 타바스코!?
“페페론치노가 파스타의 대표 메뉴라는 이미지가 있을 지 모르나 의외로 이탈리아인은 매운 것을 잘 못 먹어요.”
오일과 마늘, 고추로 심플하게 만드는 페페론치노가 파스타의 대표 메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이탈리아인은 매운 것을 잘 먹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요리에 고추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그리고 타바스코도 이탈리아에서는 항시 준비된 소스는 아니에요. 테이블 위에는 올리브 오일과 소금 정도랄까요. 반면 한국, 일본, 태국 등의 아시아인들은 매운 것을 잘 먹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한국이나 일본의 파스타 전문점에서는 타바스코나 치즈가 준비된 곳이 많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 + 빵’이 최고의 조합!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 + 빵’이 최고의 조합!
“가끔 런치 메뉴로 빵이 딸려 나오는 곳이 있는데 생각 보다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아요.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와 함께 반드시 빵을 먹습니다. 남은 파스타 소스에 찍어 먹어요.”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 못지 않게 빵도 중요한 주식 중의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파스타와 세트로 나온다고 한다.
그 밖에 ‘그리시니’라는 가늘고 긴 이탈리아 빵이 파스타와 함께 나오는 등, 파스타가 나올 때는 반드시 세트로 무언가가 함께 나온다고 한다. 이 그리시니는 외관도 질감도 프리츠와 흡사하여 과자와 같이 뚝뚝 끊어 먹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으나 어디까지나 빵이기 때문에 먹을 때는 손으로 끊어서 먹도록 하자.
스파게티를 먹을 때, 스푼과 포크를 사용한다!
스파게티를 먹을 때, 스푼과 포크를 사용한다!
“파스타를 먹을 때, 포크와 스푼이 함께 나오는데, 이탈리아에서는 포크만 나오는 가게가 대부분이에요. 사람에 따라 스푼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기는 해요.”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를 먹을 때, 일반적으로 포크 만을 사용하여 먹는다. 그에 반해 일본에서는 당연한 듯이 스푼도 나오는데, 단순하게 포크와 스푼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먹기 편하다는 이유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즉, 이탈리아식으로 먹고자 한다면 포크 만을 사용하는 것이 정석이다.
일본의 독자적 메뉴가 특징! 그 중에서도 명란젓 스파게티는 일품!
“일본의 파스타 메뉴에는 정말 여러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낫또, 다이콘오로시(무를 간 것), 일본풍 파스타, 매콤한 까르보나라 등, 신기한 메뉴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명란젓 스파게티를 무척이나 좋아해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탈리아에는 없어요. 이탈리아의 파스타나 스파게티는 심플하게 맛을 낸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리고 일본 만큼 메뉴가 다양하지도 않아요.”
일본에는 일본만의 독자적인 파스타 메뉴가 많이 있으며 그 대부분이 이탈리아에서는 먹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생각지도 못한 식재료의 조합이지만 직접 먹어 보니 정말 맛있었던 것이 명란젓 스파게티라고 한다.
이탈리아는 심플한 맛의 것들이 많으며 창작 파스타 만으로 비교하면 일본의 압승이라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독자적 메뉴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아, 그리고 맛은 두말할 것 없고 파스타의 종류가 세분화 된 메뉴도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혼자서 자취를 하면 싸고 맛도 좋은 파스타를 선호한다는 일본인들. 소스나 식재료의 독창적인 조합 뿐 아니라 본고장의 파스타에도 초점을 두기 시작한다면 파스타도 언젠가는 카레와 같이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 음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본다.
written by : Miyuki Yaj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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