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 동안 일본의 ‘다이소’를 비롯한100엔 샵의 조리 용품이 간편한데다 조리 시간까지 줄여주는 등 요긴하다고 하여 바쁜 주부들이나 혼자 사는 젊은 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듯 편리한 조리 용품이지만 평소 100엔 샵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 일본 거주 외국인들은 이 제품들을 똑소리 나게 잘 사용할 수 있을까? 이런 소박한 의문을 가지고 이번 기사에서는 메이드 인 재팬 상품을 다수 취급하고 있는 다이소의 조리 용품을 이용해 외국인에게 하루 3끼 메뉴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 보았다!
이번에 취재에 응해준 사람은 미국 출신 ‘테니’ 씨. 몇 년 전 일본인 남편과 결혼한 뒤 지금은 일과 육아로 정신 없는 엄마이기도 하다. 주부들에게 요긴한100엔 샵의 조리 용품이기는 하지만 젊은 외국인 새댁은 과연 편리하다고 생각해 줄까? 그 답을 듣기 위해 요리를 시작해 보기로 했다!
[아침 식사 1]전자레인지로 밥하는 시대가 왔다!? 레인지로 짓는 ‘한 홉 밥’
우선 전자레인지로 밥을 할 수 있다는 다이소의 ‘한 홉 밥’으로 시험을 해 보기로 했다. 준비물은 ‘한 홉 밥’ 용기와 쌀 1홉, 물 200ml뿐이다. 오늘의 도전 과제는 이 용기로 지은 밥으로 ‘주먹밥’을 만드는 것이다.
용기에 쌀과 물을 전부 넣고 손으로 가볍게 섞어준다. 일본에 온 뒤 주부 경력이 쌓여서 그런지 손놀림이 익숙했다. 결혼 후에는 시어머니가 일본 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보통 쌀을 어느 정도 씻으면 그 물을 버리는데 이 과정에서 테니 씨가 어떤 사실을 알아차린 듯 했다.
테니: “이 안에 뚜껑이 있어 편하네요! 쌀뜨물을 버릴 때면 물을 버리면서 쌀도 흘려 버리기 일쑤인데……이런 데에서도 일본인들의 ‘아이디어’가 느껴지네요.”
사실 ‘한 홉 밥’ 용기에는 용기 뚜껑과는 별도로 안에도 뚜껑이 내장되어 있다. 안쪽 뚜껑에 뚫려 있는 구멍 덕분에 쌀은 안에 남고 물만 빠져 나가게 되어 있다. 다시 물을 200cc 투입한 뒤 그 상태에서 30분 이상 방치한다.
물에 쌀이 충분히 불면 500W 전자레인지에서 6분간 가열한 뒤 온도를 약으로 설정해 다시 12분 가열한다. 겨우 18분 만에 밥솥으로 지은 것 같은 포슬포슬한 밥이 완성되었다. 얼마나 잘 지어졌는지 한 번 시식해 보기로 했다.
테니: “보기에는 잘 지어진 것 같은데 아래 부분은 좀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음! 역시 밥솥으로 지은 밥이 더 맛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집에서 거의 밥을 안해 먹고 빵을 먹는 사람들이나 혼자 살기 시작해서 아직 밥솥이 없는 사람들한테는 편리할 것 같아요!”
필자도 집에서 시험해 보니 약간 된 밥으로 완성되었다. 전자레인지 기능을 이용해 조리법을 바꾸는 등 몇 번인가 시행착오를 통해 본인의 기호에 맞게 밥 짓는 방법을 연구해 보자.
그렇긴 하지만 밥솥보다 적은 시간으로 밥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또 집에 밥솥이 없는 사람들한테는 분명 편리할 것 같다. 그럼 ‘한 홉 밥’으로 지은 흰 밥으로 주먹밥을 만들어 보자.
[아침 식사 2] 예쁜 삼각 주먹밥을 만들 수 있는 ‘간단 주먹밥 팩’
‘예쁜 삼각 주먹밥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테니 씨의 바람을 들어 주기 위해 이번에는 다이소의 ‘간단 주먹밥 팩(대+소)’을 준비했다.
방금 지은 밥에 후리카케(말린 생선이나 김, 깨, 소금 등으로 만든 밥 위에 뿌려 먹는 재료)를 뿌린 뒤 이 상태에서 팩에 눌러 담아 만들어 준다. 이때 갑자기 테니 씨가 탄성을 질렀다.
테니: “우와! 이렇게 예쁜 주먹밥은 처음 만들어 봐요. 팩 자체가 용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상태로 도시락으로 싸가도 될 것 같아요. 밥을 넣어 모양을 잡아 주기만 하면 되니까 손이 더러워질 일도 없고 매일 간편하게 도시락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이 팩은 전자레인지로 가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똘똘한 제품이다. 먹고 싶을 때 레인지에 데워 주기만 하면 언제든 따끈따끈한 주먹밥을 먹을 수 있다. 아니면 이 상태로 냉장, 냉동도 가능하기 때문에 주먹밥을 여러 개 만들어 두어도 좋을 것 같다.
필자도 테니 씨와 함께 도전해 보기로 했다. 밥을 꼭꼭 뭉치는 힘이 약하면 형태가 부서질 수 있기 때문에 강하게 꼭꼭 뭉쳐 주어야 예쁜 삼각 주먹밥으로 완성시킬 수 있다. 아침 식사 메뉴는 이로써 완성되었다. 정말 예쁘게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점심 만들기]완전 간단하고 설거지도 필요 없다! 가스 요금도 아낄 수 있는 ‘면기가 필요 없는 레인지 용기’
주말 점심은 ‘인스턴트 라면’으로 간단하게 떼우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준비한 ‘면기가 필요 없는 레인지 용기’는 전자레인지로 인스턴트 라면을 만들 수 있는 획기적인 조리 시간 단축 상품이다
사용 방법은 아주 쉽고 간단하다. 용기에 면과 물 또는 뜨거운 물(봉지 라면 뒷면에 기재된 양)을 넣고 레인지에 돌려 주기만 하면 된다. 물은 500W로 7분 정도 가열하고 뜨거운 물의 경우는 1/2 가열 시간만으로 충분하다.
전자레인지에서 꺼내면 면이 딱 알맞게 익어 있다. 여기에 별첨 분말 스프 등을 넣어주면 완성이다!
냄비 없이 전자레인지만으로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스 요금도 아낄 수 있을 것 같다. 또 그릇에 담긴 상태로 그대로 먹을 수 있어 설거지거리도 줄어든다는 점도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가장 궁금한 맛을 어떨까?
테니: “맛있어요! 면도 알맞게 잘 익었네요. 저도 일본의 인스턴트 라면을 좋아해서 자주 점심으로 끓여 먹는데 의외로 설거지할 게 많아서 귀찮다고 생각했거든요. 낮 시간을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주부들이나 혼자 살아 자취가 성가시다는 사람들한 테 아주 편리한 제품일 것 같아요!”
이날은 라면 봉지에 적힌 대로 만들었는데 라면 종류에 따라 조리 시간은 조절할 필요가 있다. 나중에 필자도 얇은 면으로 시험해 보았는데 동일한 가열 시간으로 조리했더니 면이 약간 불었다. 이런 미묘한 조절은 어려울 수 있지만 이 부분만 잘 해결되면 매우 실용성있는, 시간 단축 상품이 아닐 수 없다!
[저녁 만들기1] 메인 요리 만들기! 제대로 된 자완무시를 만들 수 있는 ‘레인지로 간단 자완무시기’
저녁 식사는 약간의 정성을 들여 ‘누름 초밥’과 ‘자완무시(일본식 계란찜)’를 만들기로 했다. 우선 다이소의 ‘레인지로 간단 자완무시기’를 이용해 짧은 조리 시간으로 제대로 된 자완무시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재료는 계란 1개, 조미로 2큰 술, 물 100ml. 재료를 전부 큰 그릇에 담고 거품기 등으로 잘 저어준다.
함께 들어 있는 여과기를 본 용기 안에 넣은 뒤 계란을 담고 뚜껑을 덮은 뒤 500W로 3분 20초간 가열한다. 위에 설명한 조리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하게 완성될 수 있으니 유의하기 바란다.
전자레인지에서 꺼내 그릇에 담은 뒤 표고버섯 등의 재료로 꾸며 주면 완성이다! 테니 씨가 선택한 것은 일본 그릇이 아닌 손잡이가 달린 머그컵이었다. 역시 미국인다운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기에도 화사하고 아기자기한 자완무시가 완성되었다!
[저녁 만들기 2] SNS에서 인기 만발! 누름 초밥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데코 스시’
저녁 메인 요리는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누름 초밥. 다이소의 최고 인기 상품 중 하나라는 ‘데코 초밥’ 용기를 이용해 알록달록 예쁜 데코레이션 초밥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평소 요리를 자주 하는 테니 씨라고는 하지만 역시 초밥 만들기는 무리인 것일까? 어쨌든 도전해 보기로 했다.
먼저 선명한 분홍색이 보기에도 예쁜 ‘사쿠라덴부’를 식초를 넣은 밥에 함께 넣어 섞어 준다. 사쿠라덴부란 건조한 어육을 갈아 으깬 뒤 소금 등 조미료와 분홍색 식용 물감으로 물을 들인 조림 요리 중 하나다. 일본의 지라시즈시(생선, 달걀 부침, 야채 등을 고명으로 얹어 먹는 초밥의 일종)나 데마키즈시(각종 속 재료와 밥, 김을 준비해 두고 각자 기호에 맞게 손으로 말아 먹는 초밥)를 만들 때 빠지지 않는 속 재료다.
데코 초밥 키트에 식초 물을 들인 흰밥을 넣은 다음 뚜껑으로 꼭 눌러 준다. 다음으로 사쿠라덴부 초밥, 식초로 간을 한 밥을 순서대로 넣어 2색 층이 생기도록 만들어 준다.
겉 틀을 빼면 이런 모양의 초밥이 만들어진다. 처음 만들었다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퀄리티다. 마지막으로 각종 재료로 장식해 주면 되는데 이 작업이 의외로 난이도가 높다!
테니: “‘데코 초밥’ 패키지처럼 예쁘게 플레이팅이 안 되네요. 일본 음식은 아주 예쁘고 섬세한 모양으로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정말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것 같아요. 손재주가 참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해보려고 하니 정말 어렵네요!”
악전고투 끝에 드디어 오리지널 데코 초밥을 완성시킨 테니 씨. 바로 이 사진이 그녀가 만든 작품이다!
시행착오 끝에 모든 속 재료를 아낌없이 올린 터프한 데코 초밥이 완성되었다. 빨간 게맛살이 무사의 상투처럼 보이는 미국인다운 발상이 유감없이 발휘된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일본인한테도 예쁘게 장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 이 정도 결과에도 테니 씨는 대만족한 듯 했다.
‘이런 것도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실현시켜 주는 다양한 100엔 샵의 조리 용품
written by:Pomeranian Takaha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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