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의 소울 푸드인 ‘다마고카케고항(계란밥)’=‘TKG’. 따끈따끈한 하얀 쌀 밥에 날계란 하나 올렸을 뿐인 심플한 요리다.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한 그릇 뚝딱 해치울만한 TKG. 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음식이고 낫또를 능가할 정도로 특이한 식문화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기사는 외국인들에게 TKG의 진가를 알려 주기 위한 긴급 기획으로 준비되었다! 다양한 어레인지를 통해 어떤 맛이 가장 입맛에 맞는지 비교해 보도록 했다. LIVE JAPAN 편집부에서도 TKG를 좋아해 마지 않는다는 스태프가 실제로 먹어 보고 추천해 주고 싶은 레시피를 준비했다. 과연 외국인들한테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이번 기획에 참여한 외국인은 3명!
이탈리아인 릴리. 일본 음식 중에서는 초밥을 제일 좋아하지만 고추냉이는 별로라고.
하와이 출신 조나단. 이번 참가자 중 유일하게 TKG를 먹어 본 적이 있다고. 다만 10년 전 일이라 그 맛은 가물가물한다고 한다.
중국에서 온 사쿠라. 날 생선을 아주 좋아하고 특히 연어를 제일 좋아한다.
3명 모두 공통적으로 싫어하는 음식은 바로 ‘낫토’. 싫어하는 음식 리스트에 TKG도 그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인지, 아니면 좋아하는 음식으로 기록될 것인지…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바로 시식에 돌입했다!
우선 가장 일반적인 TKG를 시식!
처음에는 지극히 일반적인 스타일로 계란+밥만 올린 TKG를 준비했다.
기호에 따라 쪼로록 간장을 뿌려 먹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두근두근 떨면서 첫 술을 뜨는 3명..
사쿠라는 한 입 먹자마자 바로 “전 좀……못 먹을 것 같아요”라며 젓가락을 내려 놓았다. 아직 많은 난관이 남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반면 릴리는 “처음 먹어 보는 맛인데 맛있어요!”라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날계란도 쌀도 거의 먹지 않기 때문에 의외의 조합에 좀 놀랐지만 맛있는데요.”라며 모국에는 없는 음식 문화에 관심을 보였다.
조나단은 한입 먹자마자 완전히 매혹되어 버린 듯 했다. “이거 다 먹어도 돼요?!”라며 의기양양하게 먹는 모습이었다.
일반적인 TKG은 사쿠라 외에 2명에게는 대체로 호평이었다. 그럼 이제부터는 약간의 퓨전을 더해 새로운 TKG을 잇달아 시식해 보기로 하자!
감자칩을 토핑으로 올리면 더 맛있어진다고!? ‘김 소금맛 감자칩 TKG’
TKG에 김 소금맛 감자칩을 토핑으로 올려 간식 느낌으로 연출해 보았다! 이 스타일은 릴리와 사쿠라가 “감자칩이 올라가니 맛있다!”며 의의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릴리는 “김 향이 나서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다른 맛 감자칩으로는 이 맛이 안 날 것 같아요.”라며 아주 만족한 모습이었다.
사쿠라도 “지금까지 먹은 것 중에 제일 맛있어요!”라며 만족한 듯한 표정이다. 소금과 김맛이 가미된 정크 푸드의 강렬한 맛에 빠진 듯 하다.
심지어 감자칩을 추가로 토핑까지!!
그런데 조나단은 “이건 밥이 아니라 간식 느낌인데요……”라며 별로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원래도 감자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조나단.
의견은 각각 분산되었지만 여성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감자칩 TKG. TKG를 부담스러워 하던 사쿠라가 특히 아주 맛있다고 엄지척을 한 걸 보면 TKG를 잘 못 먹는 초보자들이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스타일일지도 모르겠다.
퓨전 레시피의 간판 메뉴 ‘참치마요 TKG’
일본 주먹밥에 들어가는 속재로로 단골로 등장하는 참치마요와 TKG가 만났다! 참치마요라는 설명을 듣자 마자 싱글벙글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3명. “편의점 주먹밥은 참치마요가 기본이죠!”, “샌드위치도 참치마요만 사요!”, “이 조합이 맛이 없을 리가 없죠!”라며 먹기 전부터 참치마요를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렇다면 그 맛에 대한 평가 역시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빨리 먹어 보고 싶은지 재빠르게 달걀을 휘젓는 3명.
그리고 한 입 먹는 순간……3명의 얼굴에 의외의 표정이 떠올랐다!
릴리 “........”
조나단 “........”
사쿠라 “........”
한 입 먹자 마자 침묵으로 일관하는 3명….!!!
이 상황인즉슨…역시 맛이 없다는 무언의 항변인 것일까!?
조나단이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제가 좋아하는 참치마요는 양파나 다른 재료도 들어가서 더 깊은 맛이 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건 계란에 참치마요 맛이 희석되서 오히려 맛이 없어진 것 같아요……” 앗, 주인공인 계란이 오히려 방해꾼이 되고 있는 격. 즉 주객이 전도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이때 릴리가 참치마요와 소금을 대대적으로 투척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굉장한 맛의 변화가 생긴 모습이다.
옆에서 보던 사쿠라도 따라하더니 “아 이렇게 먹으니 맛있네요……”라고 좀 전과는 전혀 다른 평가를 해 주었다. 조나단은 “처음에는 어떨까 싶었는데 먹다 보니 점점 맛있어지네요”. 그리고 “속재료 조합으로는 최고의 궁합이니 각자 본인의 취향대로 조미료를 가미해 먹으면 되겠네요. 처음에 비해 아주 맛있어졌어요!”라는 릴리.
결국 조나단도 보시는 바와 같이 깨끗이 한 그릇을 비웠다. 즉 계란과 거의 비슷한 양으로 참치마요의 양을 늘리면 맛있어지는 것 같다. 이는 주최측의 준비 부족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부터 참치마요를 곱배기로로 준비했어야 했다!
선명한 비주얼이 식욕을 돋구어준다? ‘생강 초절임&다진 파 TKG’
다음은 생강 초절임에 다진 파를 가미한 TKG다.
“딱 보기에도 화려하고 예쁘네요!"라며 비주얼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이 없는 것 같았는데 정작 먹기 시작한 뒤로는 3명 모두 “이 빨간 거 입에 안맞아요……”라는 충격적인 커밍아웃을 시작했다! 역시… 이 스타일은 외국인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맛일까?
대량의 생강 초절임을 보는 릴리의 표정은 시무룩 그 자체! 열심히 입으로 가져 가고는 있는 것 같은데 자세히 보면 생강은 빼고 먹고 있는 듯 했다.
조나단은 “깔끔해서 맛있는데요.”라며 나름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생강 초절임과 TKG의 조합이 싫은 건 아닌데 규동(소고기 덮밥) 집에서 생강 초절임을 듬뿍 올려 먹는 사람들의 식성이 잘 이해가 안 된다”며 조나단조차도 생강 초절임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었다.
사쿠라는 처음에 일반적인 TKG를 먹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이었다. “아까 먹던 것보다 훨씬 맛있어요. 특히 파가 맛있는데요.”란다. 생강 초절임에 대해서는 무반응……이었다.
아무래도 외국인들에게 생강 초절임은 익숙하지 않은 맛인가 보다. 듬뿍 올라간 다진 파의 위력 덕분에 그나마 먹어 준 것 같았다. 좀 아쉽지만 역시 일본인과는 취향이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된 스타일이었다.
일본과 이탈리아가 만났다!? ‘치즈와 우유을 넣은 카르보나라풍 TKG’
마지막으로 소개할 퓨전 스타일은 이름하여 카르보나라풍! 일반적인 TKG에 우유와 치즈를 가미해 만든다.
전자레인지에 돌린 뒤 후추를 살짝 뿌려주면 완성이다. 보기에는 도리아에 가까운 느낌도 든다.
“보세요! 치즈와 계란 반숙이 촉촉하게 잘 어우려져 있어서 맛있을 것 같아요!”라며 카르보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 출신 릴리도 크게 흥분한 모습이다. 바로 시식을 시작했는데……
조나단은 한 입 먹자 마자 “이건 치즈 향이 너무 강해요!”라며 감점 요소를 지적하고 나섰다! “그냥 계란만 넣어도 충분히 맛이 있는데 치즈를 너무 많이 넣어서 질리는 맛이 된 것 같아요.”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사쿠라 역시 별로 마음에 안 드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음……지금까지 먹은 것 중에 어쩌면 제일...”이라며 은연중에 오늘 먹은 스타일 중 꼴찌에 해당한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저는 카르보나라를 정말 좋아해요!"라던 릴리 역시 “싫은 건 아닌데 역시 날 계란의 전체적인 맛을 해치는 것 같아요”란다.
가장 인기 있는 스타일은 ‘참치마요’. TKG 초보자들은 먼저 이 조합으로 도전해 보기 바란다.
평범한 TKG를 포함해 5종류의 퓨전 계란밥을 시식해 본 결과 가장 인기가 좋았던 메뉴는 만장 일치로 ‘참치마요’였다. TKG를 잘 못 먹는 일본인들에게도 참고가 될 만한 레시피가 아닐까.
written by : mochizuki chiyo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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