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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편 - 어느 일본의 맞벌이 A부부의 가정사!

일본생활편 - 어느 일본의 맞벌이 A부부의 가정사!

업데이트 날짜: 2018.11.14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녀를 둔 부모의 고용상황’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45분으로 조사 대상국인 26개국 가운데 최하위.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는 한 단계 앞선 62분으로 1시간을 겨우 넘긴 수준이다.

점점 늘어가는 맞벌이 부부속에서 사회적으로도 종종 화제가 되는 가사 분담!

일본사람과 결혼한 A씨 가정의 모습을 들어본다!

<A씨의 관점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가족 구성은 남편(일본인, 교사), 부인(한국인, 프리랜서), 고양이 4마리.

여느 맞벌이 부부처럼 결혼 2년 차인 A부부에게도 가사 분담이 고민거리일 때가 있다. 아침 6시에 출근해 저녁 9시에 퇴근하는 남편과 집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나.

집에 있는 시간이 남편보다 긴 만큼 내가 가사 일을 더 많이 하는 데는 큰 불만이 없지만, 많은 일이 몰린 날엔 “나에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런 날엔 남편에게 눈치를 주기도 하고 잔소리를 하기도 하는데, 모처럼 쉬려다 집안일을 하려고 일어나는 남편을 보면 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어찌됏든 우리집은 아래와 같이 돌아간다.

1. 좋아하는 집안 일을 전담하기

1. 좋아하는 집안 일을 전담하기

나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의 요리>와 같은 방송을 즐겨 보고, 슈퍼에 처음 보는 재료가 있으면 일부러 사와서 만들어 먹어보기도 하며, TV에서 본 맛있어 보이는 음식은 꼭 그날 해 먹어야 직성에 풀리는 성격이다.

반면에 남편은 빨래하는 것을 좋아한다. 햇볕에 잘 마른 옷에서 나는 냄새가 너무 좋다는 남편은 틈만 나면 세탁기를 돌리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나는 요리 담당, 남편은 빨래 담당이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로에게 일임한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로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령 내가 매일 똑같은 반찬을 내놓아도, 남편이 드라이해야 할 내 옷을 물빨래했다 할지라도 절대 뭐라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각자가 좋아하는 일을 전담하고 나니, 좋아하는 일을 해서 즐겁고, 서로 부딪힐 일이 없어 좋다.

2. 할수 있는 사람이 하기!

요즘은 결혼 초에 가사분담표를 만들어 할 일을 분배하는 신혼부부가 많다고 한다. 우리 부부도 처음에는 남편이 할 일과 내가 할 일을 세세하게 나눠보았지만, 남편은 입시기간과 학교 행사 기간, 나는 마감 기간처럼 일이 급격하게 몰리는 시기가 있는 직업상 우리 집에서는 해야 할 일을 나누는 게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해야 할 집안일 중에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그때그때 하기로 했다.
예를 들면 아침에 시간이 나는 사람이 레기를 밖에 내놓고, 낮에 시간이 나는 사람이 청소기를 돌리거나 세탁소에 세탁물을 맡기러 가고, 저녁에 늦게 씻는 사람이 욕실 청소를 하는 식이다.

3. <이렇게 해줬으면> 하지 말고 본인이 하기

우리 부부가 집안일과 관련해 부딪히게 되는 건 사실 집안일의 분담보다 방식의 차이 때문이었다. 사사로운 일이지만, 신경이 이는 그런 일. 일례로, 설거지를 한 후에 나는 그릇을 자연 건조하는 편이고, 남편은 꼭 마른 수건으로 그릇을 닦아 곧바로 찬장으로 넣는 편이다. 결혼 초 남편은 내가 그릇을 바로 찬장에 넣지 않는 것을 지적했고, 나는 남편이 자신의 스타일을 나에게 강요하는 것 같아 짜증을 냈다. 이렇게 사소한 일로 감정소모를 하다 어느 날 내가 남편에게 “이렇게 해줬으면”하는 부분은 상대에게 바라지 말고 각자 하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고, 실제로 그렇게 해보니 다툼이 줄게 되었다. 게다가 내가 설거지를 하면 남편이 옆에서 그릇을 닦고 찬장에 넣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가사 분담도 하게 되었다.

4. 시간이 없으면 안 하면 돼

4. 시간이 없으면 안 하면 돼

이는 우리집 규칙중에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집안일이 잔뜩 밀려 있는데 해야 할 일도 많았던 어느 날, 마감에 쫓기면서 저녁 준비를 한다고 아등바등하다 보니 짜증이 밀려왔다. 결국, 밤늦게 퇴근하고 집에 온 남편에게 집안일을 같이 해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늘어놓게 되었는데, 조용히 내 말을 듣던 남편이 내놓은 해법은 아주 간단했다.
“시간이 없으면 안 하면 돼.” 그렇다. 시간이 없어 요리를 못 하겠으면 도시락을 사 먹으면 되고, 청소기를 돌릴 시간이 없으면 안 돌리면 되는 것이다. 집이 조금 어질러져 있다고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다.
남편과 내가 모두 바쁠 때는 시간이 없음을 인정하고 집안일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서로에 대한 배려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사분담을 하려해도 시간이 없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장시간 근로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총무부가 발표한 <노동력 조사> 중 ‘연령별 업무시간 추이’를 보면, 모든 연령대에서 그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육아 세대인 30~40대 남성의 근로 시간만은 여전히 15% 이상이 주 60시간 이상에 달했다고 한다.

육아를 해야 하는 30~40대의 근로 시간은 다른 세대의 근로 시간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장시간 근로 행태가 근절되지 않는다면 한국이나 일본이나, 나아가 A씨의 집에서도 온전한 가사 분담이 이루어지긴 아마도 어렵지 않겠는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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