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도쿄와 그 주변 도쿄 신주쿠 조몬시대부터 독자적인 문화와 신앙을 꽃피워 온 매혹적인 시오지리/스와 지방 |전직 미슐랭 사장실장과 함께 하는 일본 산책⑪
조몬시대부터 독자적인 문화와 신앙을 꽃피워 온 매혹적인 시오지리/스와 지방 |전직 미슐랭 사장실장과 함께 하는 일본 산책⑪

조몬시대부터 독자적인 문화와 신앙을 꽃피워 온 매혹적인 시오지리/스와 지방 |전직 미슐랭 사장실장과 함께 하는 일본 산책⑪

공개 날짜: 2020.07.16

프랑스에 오랜 기간 살면서 ‘미슐랭 그린 가이드 쟈퐁’ 제작 당시에는 일본 시찰 여행에 동행하기도 했던 모리타 사토시 씨. 유럽과 미국인들 친구도 많아 이들의 사고방식을 잘 이해하는 그가 서양인의 눈높이에서 일본의 매력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기획 ‘일본 산책’.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나가노현이다. 뉴욕 출신 미국인 티모시 씨와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스와 지방으로 돌아보고 왔다.

목차
  1. ■간세이 연간에 창업한 노포 료칸 ‘에치고야’
  2. ■나카센도 트랙킹! 에도 시대 영주들도 넘었다는 ‘도리이고개’
  3. ■조몬&고분&헤이안 시대의 유적을 복원한 ‘히라이데 유적 공원’
  4. ■스와타이샤의 제례 재현. 조몬 건축이 특징적인 ‘진초칸모리야 사료관’
  5. ■온바시라를 보며 거목 신앙을 느낄 수 있는 ‘스와타이샤 가미샤 혼미야’
  6. ■스와지방의 특산품, 도코로텐과 한천을 즐길 수 있는 ‘도코로테라스’
  7. ■스와호 주변에서 소박한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는 ‘하모 미술관’
  8. ■천인욕조가 압권! 실크 엠퍼러가 만든 ‘가타쿠라칸’

티모시 씨는 신주쿠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신주쿠에 있는 거대한 버스 터미널 ‘바스타 신주쿠’에서 게이오 고속버스 ‘기소후쿠시마선’을 타고 이동해 ‘나라이주쿠’ 정류장에서 내려 모리타 씨와 만나기로 했다.

모리타: 장거리 버스 여행은 어땠습니까?

티모시: 쾌적했어요. 스와호도 아름답게 보이더군요. 약 4시간 남짓 걸렸는데 의외로 금방 도착했어요.

모리타: 스와호를 지나서 이동하게 되는 터널 위가 바로 시오지리 고개에요. 거기서부터 ‘나카센도(中山道)’로 합류하게 되지요. 나카센도는 에도와 교토를 이어주는 길로, ‘도카이도(東海道)’와 함께 주요한 도로입니다. 도카이도 신칸센 노선이기도 한 도카이도는 바닷길이고, 나카센도는 산길인 셈이지요. 도로 중간 지점에는 숙박 시설이 모여 번성하게된 역참 마을이 있는데 ‘나라이주쿠’는 니혼바시를 시작점으로 봤을 때 34번째에 해당하는 숙박시설입니다.

■간세이 연간에 창업한 노포 료칸 ‘에치고야’

나가노현 시오지리시에 있는 ‘나라이주쿠’에는 약 1킬로미터에 걸쳐 에도 시대부터 영업을 계속해 온 역참 마을이 당시 거리 풍경 그대로 보전되어 있다. 중요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로 선정된 거리를 걷다 보면 일본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이 머릿속에 막연히 그려온 에도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 하다.

티모시: 저와 같은 미국사람들이 상상하는 일본 거리 풍경이 바로 이런 모습이에요.

모리타: 이사벨라 버드 비숍이나 라프카디오 헌이 서양에 전해주었던 일본에 대한 이미지가 바로 이런 풍경이었겠군요. 150년 전 일본의 거리는 어디를 가도 이런 분위기였겠지요. 저녁에서 밤이 될 무렵의 분위기는 정말 특별합니다.

과거 나카센도에서 가장 번성했던 나라이주쿠는 ‘나라이센켄(奈良井千軒)’이라고 불릴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은 약 70채에 달하는 숙박 시설과 음식점, 기념품 가게 등이 에도 시대 건물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간세이 연간(1789~1800년)에 창업한 ‘에치고야’는 에도 시대부터 230년에 걸쳐 영업을 계속해 온 노포 료칸이다. 현관 입구에는 에도시대에 느티나무로 만든 등롱이 놓여 있다.

입구를 들어가면 9대째 주인인 나가이 씨가 정좌를 하고 손님들을 맞이해 준다.

모리타: 에도 시대 모습 그대로 건물이 남아있군요. 에도 시대는 여기에 앉아서 조리를 벗고 발을 닦았겠네요.

에치고야에서는 18세기 말에 지어진 건물을 다시 수리해 영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 하루에 2팀만 받으며 6명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아침 저녁으로 산채 요리와 산천어 요리 등 사계절 다양한 기소지(木曽路: 샤브샤브로 유명한 음석점 체인)의 맛을 즐길 수 있다.

1층 별채는 여름에 창을 열어다면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기 때문에 ‘훈풍루(薫風楼)’라 불린다고 한다. 방에는 100년 이상 사용해 왔다는 옻칠을 한 좌식 테이블이 있어 다다미와 방석에 앉아 생활하는 옛 일본인의 삶을 체험할 수 있다. 겨울에는 고타와 화로에서 온기를 쬐면서 몸을 녹일 수 있다.

나가이: 최근에는 약 1/3이 외국에서 오신 손님들입니다.

티모시: 외국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숙박 체험이 될 것 같아요. 유럽이나 미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 료칸 에치고야
    旅館 ゑちごや
    • 주소 長野県塩尻市大字奈良井493|나가노현 시오지리시 나라이 493
    • 전화번호 0264-34-3011

■나카센도 트랙킹! 에도 시대 영주들도 넘었다는 ‘도리이고개’

나라이주쿠의 거리 풍경을 감상한 뒤에는 에도 시대에 만들어진 나카센도를 경험해 보자. 에도 시대부터 나카센도 굴지의 난관으로 알려진 약 6킬로미터에 달하는 산길, 도리이고개를 트랙킹하기로 했다. 나라이역에서 전철을 타고 한 정거장, 나고야와 가까운 야부하라역으로 이동한다. 여기서부터 다시 나라이로 걸어서 돌아오는 일정이다.

야부하라역에서 10분 정도 거리를 구경하며 걷다 보면 점점 산길로 변한다.

모리타: 에도 시대에 이 길은 참근교대(参勤交代※)에도 사용되던 중요한 길이었습니다. 에도 시대의 다이묘는 1년 간격으로 영지와 에도를 왕래해야 했는데요. 이를 참근 교대라 부릅니다. 일본 전역의 다이묘들의 긴 여행이 매년 있었던 셈이라 숙박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고장에는 돈이 모이게 되지요. 그래서 나라이와 같은 역참 마을이 크게 번성하게 된 것입니다.
※참근교대(参勤交代): 다이묘가 영토와 에도를 1년 간격으로 오가며 처자를 인질로 에도에 살게하던 제도.

티모시: 이곳이 미타케 신사인가요? 커다란 도리이가 있네요.

모리타: 이 도리이가 도리이고개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옛날에 이 주변을 다스리던 영주가 마모토에 있는 영주와 전쟁을 했습니다. 그는 전쟁에 나가기 전 이곳에서 미타케산을 향해 기도하면서 싸움에서 이기게 해 달라고 했지요. 전쟁이 그의 승리로 끝났기 때문에 이곳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미타케 신사를 건립하고 커다란 도리이를 세운 것입니다.

티모시: 이 길을 에도 시대 사람들이 걸었다는 사실이 감개무량하게 느껴지네요. 자연과의 일체감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도리이고개를 넘어 3시간 정도 산길을 걸어 다시 나라이주쿠로 돌아왔다. 오늘 일정은 이로써 마치기로 한다. 나카센도를 걸었던 에도 시대 여행객들의 기분을 느끼며 오늘 밤은 편안히 잘 수 있을 것 같다.

■조몬&고분&헤이안 시대의 유적을 복원한 ‘히라이데 유적 공원’

둘째 날은 렌터카를 빌려 스와 지방을 둘러보기로 했다. 첫 방문지는 ‘히라이데 유적’이다.

모리타: 히라이데 유적은 시오지리역에서 바로네요. 조몬 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다고 전해지는데 이 일대에서 조몬 시대부터 헤이안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약 290개의 수혈식 주거(움집)와 건축물 터가 발굴되었습니다.

촬영 시에는 직원인 나카시마 씨가 히라이데 유적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나카시마: 옛날부터 이 지역에는 계속 사람들이 살았던 거지요. 특히 약 5000년 전은 사람들이 많이 살던 시대입니다.

모리타: 5000년 전이라고 하면 기원전 3000년인데,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영국의 스톤헨지가 만들어진 무렵이내요. 당시 주거지 터를 전문가들이 연구를 통해 복원시킨 것입니다.

히라이데 유적 공원에서는 ‘5천년에 달하는 히라이데의 토지’라는 주제로 ‘조몬 마을’, ‘고분시대 마을’, 헤이안시대 마을‘이 복원되어 있는데 유적 안에 직접 들어가 보는 것도 가능하다.

티모시: 안에서 불을 피웠나 보군요. 그러면 집 안에 연기가 차니까 충해를 방지할 수 있었겠어요.

티모시: 의외로 따뜻할 것 같아요.

티모시: 고분시대가 되면 같은 수혈식 주거라고 해도 집 안에 주방도 갖추게 되네요.

모리타: 네, 그것은 가마도(竈) 라고 부릅니다. 연기는 지하도같은 굴뚝 장비가 만들어서 집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했지요. 그렇게 되면 집 안에 연기가 가득 차는 일이 없겠지요. 시대와 함께 생활상도 진화를 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히라이데 유적 공원 안에는 직접 불을 피워보거나 굽은 구슬을 만드는 체험이 가능한 건물(가이던스동)이 있다. 개원 시간 중이면 자유롭게 입장이 가능하며 유적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 히라이데 유적 공원 가이던스동
    平出遺跡公園ガイダンス棟
    • 주소 長野県塩尻市大字宗賀388-2|나가노현 시오지리시 소가 388-2
    • 전화번호 0263-52-3301

■스와타이샤의 제례 재현. 조몬 건축이 특징적인 ‘진초칸모리야 사료관’

■스와타이샤의 제례 재현. 조몬 건축이 특징적인 ‘진초칸모리야 사료관’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진초칸모리야 사료관’

이곳은 스와타이샤의 진초칸(神長官: 신사에 종사하는 관직 중 하나)이었던 모리야 가문에 전해져 내려오는 중세부터 메이지 시대까지의 귀중한 문서를 보관, 공개하는 자료관이다.

티모시: 지붕을 뚫고 나와 있는 파사드 기둥이 인상적이예요.

모리타: 이 건물은 건축사 연구가이자 도쿄대 교수이기도 한 건축가 후지모리 데루노부(藤森 照信) 씨가 처음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후지모리의 건축은 조몬 건축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주변은 모리야산을 신으로 모시는 모리야 일족이 지배하던 땅이었습니다. 그러다 이즈모에서 다른 일족이 침입해 와서는 이 고장의 왕이되었는데 모리야산을 신으로 받드는 토지 신앙은 인정해 주어서 스와타이샤를 짓게 되었지요. 그리고 이 땅을 예부터 통치해 온 왕 모리야 씨를 이 신사의 진초칸으로 임명한 것입니다.

안에 들어가면 스와타이샤의 중요한 제례인 ‘오토사이(御頭祭)’와 관련된 전시물을 볼 수 있다. 신에게 바치는 25 마리의 사슴(멧돼지 포함) 머리가 다소 충격적이다.

모리타: 신이 가져다 준 은혜에 감사하는 오토사이의 모습이 재현되어 있는데 사슴이나 토끼를 전시하는 방법은 에도 시대 후반 홋카이도와 도호쿠 지방의 벽지를 돌면서 그 내용을 자세하게 남긴 스가에 마스미(菅江真澄)의 기록을 참고로 재현한 것입니다. 그가 스와에 왔을 때에 ‘오토사이’라는 제사에 함께 참여하면서 그 상황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지요.

진초칸모리야 사료관 근처에는 후지모리 씨가 설계한 재미있는 건축물이 3개 있다.

‘하늘을 나르는 흙배’, ‘다카스기앙(高過庵)‘, ‘히쿠스기앙(低過庵)’이라는 3개의 건축물 안은 다실로 꾸며져 있는데 외국에서 이 건물을 보러 오는 건축 전공생들도 많다고 한다.

  • 진초칸모리야 사료관
    神長官守矢史料館
    • 주소 長野県茅野市宮川389-1|지노시 미야가와 389-1
    • 전화번호 0266-73-7567

■온바시라를 보며 거목 신앙을 느낄 수 있는 ‘스와타이샤 가미샤 혼미야’

진초칸모리야 사료관을 나온 다음에는 진초칸이 근무하던 ‘스와타이샤 가미샤 혼미야’로 향했다.
스와타이샤에는 스와호를 사이에 두고 2사4궁(二社四宮)으로 이루어진 경내가 있는데 이번에는 스와호 남쪽 부근에 있는 가미샤(上社) 혼미야(本宮)를 방문하기로 했다.

모리타: 스와타이샤는 전부 4개의 신사가 있는데 시모샤(下社)에는 하루미야(春宮)와 아키미야(秋宮)가, 가미샤에는 혼미야와 마에미야(前宮)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모시는 신은 ‘다케미나카타노카미’인데 이즈모 국왕의 아들입니다.

티모시: 커다란 나무 기둥이 있네요.

모리타: 그게 스와타이샤의 특징입니다. 본전을 4개의 기둥으로 지어 수호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요. ‘御柱’는 ‘온바시라’라고 읽습니다. 스와타이샤에는 7년에 1번 주기로 대대적인 제례 행사가 있습니다. 온바시라를 교체하는 행사인데 많은 사람들이 산에서 큰 나무를 끌고 옵니다. 마지막에는 산의 급경사면에서 나무를 미끄러뜨립니다. 이때 나무 위에 남자들이 앉아서 함께 지상으로 내려오는 행사인데, 이 지방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제례입니다.

티모시: 영상으로 본 적이 있어요. 거목 신앙이 예부터 정착되어 있었군요.

모리타: 티모시 씨. 일본에서는 10월을 ‘간나즈키(神無月)’라고 부르는 거 아세요? ‘신이 없어지는 달’이라는 의미인데 10월에 개최되는 일년에 한 번 있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신들이 전부 이즈모로 모인다고 해요.

티모시: 이즈모는 다케미나카타노카미의 고향인 셈이군요.

모리타: 맞아요. 그래서 이즈모 사람들은 10월을 간나즈키라고 부르지 않고 ‘가미아리즈키(神在月)’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곳 스와 지방 사람들도 10월을 이즈모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미아르즈키’라고 불러요. 왜냐하면 다케미나카타노카미는 본가에서 파문당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일년에 한 번 이즈모에서 개최되는 신들의 회의에 초대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티모시: 재미있네요!! 지금도 일본인들은 신화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거네요.

  • 스와타이샤 가미샤 혼미야
    諏訪大社 上社 本宮
    • 주소 長野県諏訪市中洲宮山1|나가노현 스와시 나카스미야야마 1
    • 전화번호 0266-52-1919

■스와지방의 특산품, 도코로텐과 한천을 즐길 수 있는 ‘도코로테라스’

■스와지방의 특산품, 도코로텐과 한천을 즐길 수 있는 ‘도코로테라스’

신사를 둘러 본 다음에는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번에 들른 ‘도코로테라스’는 도코로텐(우무묵) 공장에 인접해 있는 숍&카페다. 입구 부근에서는 유리 너머로 도코로텐을 만드는 공정을 볼 수 있다.

안쪽은 카페 공간으로 되어 있는데 나가노 특산품인 도코로텐과 한천으로 만든 음식디저트를 먹을 수 있다.

모리타 씨는 ‘참우뭇가사리로만 만든 본연의 맛 도코로텐’을 주문했다.

티모시 씨는 아이스크림과 한천에 에스프레소를 뿌려 먹는 아포가토와 같은 ‘에스프레소 안미’를 주문했다.

티모시: 도코로텐은 스와 지방의 특산품이라고 들었는데 이곳은 바다에서 멀지 않나요? 왜 해초로 만드는 도코로텐이 특산품이 되었지요?

모리타: 업무차 교토에 출장을 가던 스와 지방 상인이 당시에는 아직 드물던 한천으로 요리를 만드는 요리가로부터 한천 이야기를 듣고 스와 지방의 겨울철 일거리로 삼으면 되겠다고 확신하게 된 것이지요. 상인은3년간 수련을 통해 한천 만드는 방법을 완벽히 익힌 뒤 스와 지방에 그 기술을 널리 알렸다고 합니다.

모리타: 스와 지방의 겨울은 아주 추운데 그것 치고는 날씨가 쾌청하잖아요? 맑고 건조한 날이 많은 스와 지방이 한천 만들기에 적합하다는 점을 상인은 간파한 것이지요. 옛날 스와 지방의 농민들은 겨울이 되면 에도로 돈을 벌러 가는 일이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농민들을 타지로 보내지 않고 내 고장에서 할 만한 일은 없는지 그 상인은 평소에도 이런 저런 궁리를 했던 것이 아닐까요?

매장 안에 있는 숍에서는 참우뭇가사리를 100% 사용한 ‘본연의 맛 도코로텐’, 스와 지방의 특산품인 ‘국산천연각한천’, 한천으로 만든 과자 등을 구입할 수 있다.

  • 도코로테라스
    トコロテラス
    • 주소 長野県諏訪市四賀赤沼1545-1|나가노현 스와시 시가아카누마1545-1
    • 전화번호 0266-52-1056

■스와호 주변에서 소박한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는 ‘하모 미술관’

■스와호 주변에서 소박한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는 ‘하모 미술관’

도코로테라스를 나온 다음에는 스와호 북단에 있는 ‘하모 미술관’으로 향했다. 하모 미술관에서 스와호를 바라 보면 산과 산 사이로 후지산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관장인 세키 씨와 큐레이터인 모리 씨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모리타: 미술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정말 아름답네요.

세키 관장: 하모 미술관에서는 그림을 감상하면서 이곳에서 보이는 풍경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티모시: 이 멋진 풍경을 보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니, 행복하네요.

세키 관장: ‘예술과 소박’이라는 주제로 앙리 루소 등 소박파들의 작품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앙리 루소의 작품은 총 9점 소장하고 있지요. 이 밖에도 70세가 넘은 뒤에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안나 매리 로버트슨 모제스’나 정원사에서 화가로 전향한 ‘앙드레 보샹’ 등의 작품도 있습니다.

모리타: 학교같은 데에서 회화를 공부한 화가는 아니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그 감동을 남기기 위해 그림을 계속 그려온 화가들의 작품이군요. 자연과 인간의 하모니가 그야말로 예술 영역으로 이어진, 그런 미술관인 셈이군요.

티모시: 모제스의 작품은 정말 ‘자연과 인간의 하모니’라는 말에 꼭 어울리네요. 저한테는 추억 속 미국 동부의 시골 풍경으로 보여요.

모리: 이 화가들의 작품을 자세히 보면 신기하게 뒤에 있는 꽃이 더 크거나 여기에는 그림자가 있는데 저기에는 없다던가, 원근법의 시점에서 보면 이상한데 그래서 더 재미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모리타: 스와 지방에 와서 일본 신화에 대해 생각해 보거나 호수 둔치에 세워진 미술관에 들러 보기도 하고, 이렇게 멋진 풍경을 바라보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박파들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니 정말 럭셔리한 시간을 보낸 것 같군요.

  • 하모 미술관
    ハーモ美術館
    • 주소 長野県諏訪郡下諏訪町10616-540|나가노현 스와군 시모스와마치 10616-540
    • 전화번호 0266-28-3636

■천인욕조가 압권! 실크 엠퍼러가 만든 ‘가타쿠라칸’

스와 지방의 마지막 목적지인 ‘가타쿠라칸’으로 이동하자. 이곳은 스와호 동쪽, 호숫가를 따라 난 길에 세워진 복고적인 느낌의 서양식 건축물이다.

모리타: 오카야시를 중심으로 스와 지방에서는 예부터 양잠과 제사업이 번성했습니다. 이곳에서 양잠업을 방적회사로 발전시킨 것이 바로 2대 가타쿠라 가네타로라는 인물입니다. 동양 제일의 방적회사를 만든 경영자인데 당시에는 ‘실크 엠퍼러’라고 불리기도 했지요. 그가 해외를 시찰하던 시절 체코 칼스버그에 있던 복리후생시설에 감명을 받게 됩니다. 자사 사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이익을 환원하기 위해 1928년에 만든 것이 바로 이곳 가타쿠라칸입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후생과 사교의 장으로 만들어진 이곳 가타쿠라칸에는 깊이 1.1미터에 달하는 천인욕조(千人風呂)가 있는 욕장동(浴場棟)과 대응접실 등이 있는 회관동(会館棟)이 있다.

관장인 야마자키 씨에게 회관동의 안내를 부탁했다. 관내 도처에는 뛰어난 디자인이 반영되어 있어 볼거리가 상당했다.

야마자키: 이것은 이 건물이 완성되었을 때 축하의 의미로 해군 장군이었던 도고 헤이하치로(東郷平八郎)가 직접 써서 보내준 글입니다.

모리타: 러시아 해군과 싸울 때 필요한 군함을 구입하는 외화는 제사업으로 벌어들인 돈것이겠지요?

야마자키: 맞습니다. 도고 헤이하치로는 가타쿠라 가네타로에게 감사의 뜻을 담아 이 글을 적어 보낸 것입니다.

야마자키: 이 대응접실에는 다다미가 204장(※) 깔려 있습니다. 기둥이 없고 이렇게 넓은 대응접실은 정말 보기 드물지요.
※다다미 한 장의 넓이는 191cm× 95.5 cm

티모시: 정말 그러네요. 이렇게 다다미가 넓게 깔려 있는 모습 자체가 장관이네요.

천인욕조로 유명한 가타쿠라칸이지만 도쿄로 돌아가는 고속 버스 시간이 가까워져 아쉽게도 욕조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야마자키: 꼭 한번 욕조에서 목욕을 하시고 돌아가셨으면 좋았을텐데요. 깊이가 1.1미터 정도 되는데 바닥에는 옥사리(玉砂利)를 깔았습니다. 100명 정도 되는 인원이 다같이 목욕할 수 있을 만한 규모지요.

야마자키: 조만간 가족들과 함께 꼭 오겠습니다!!

  • 가타쿠라칸
    片倉館
    • 주소 長野県諏訪市湖岸通り4-1-9|나가노현 스와시 코간도리 4-1-9
    • 전화번호 0266-52-0604

천인욕조에 들어가 보지 못한 것을 아쉬워 하며 가타쿠라칸을 뒤로 하고 귀가길에 오른 모리타 씨와 티모시 씨. 무사히 가미스와역에서 신주쿠로 향하는 게이오 고속버스 ‘스와오카야선’에 탈 수 있었다.

조몬 시대 유적부터 에도 시대의 마을 풍경과 나카센도의 거리, 그리고 메이지 시대 최첨단 입욕 시설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칭송한 예술작품 등 다양한 스와 지방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스와호 주변에서 조몬 시대부터 면면히 계승되어 온 거목 신앙과 이즈모에서 온 신과 모리야 일족의 패권 다툼과 그 후의 화평 등 독특한 신앙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흥미로운 이틀 간의 여행이었다.

※기사공개 당시의 정보입니다.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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