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두 거점인 신주쿠와 시부야. 이세탄과 다카시마야 등 백화점도 많고 가부키초라는 거대한 유흥가가 있는 신주쿠와 젊은이들의 거리로 유명하며 패션과 문화의 발신지이기도 한 시부야.
전혀 다른 매력과 특징을 가진 두 에리어 중 외국인들에게 더 인기가 있는 곳은 어디일까?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여행 상급자’ 외국인 4명에게 모국에서 친구가 일본으로 여행을 온다면 신주쿠와 시부야 중 어디를 추천할 것인지에 대해 물어 보았다.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인생관이 바뀌었다는 20대 중국인 여성의 추천은?
“시부야에 갔을 때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뿐 아니라 미국인 친구도 흥분했으니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스팟이란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스크램블 교차로에 별 감흥이 없는 일본인들이 더 이상해요(웃음).
그리고 시부야에서 스쳐 지나게 되는 사람들은 다 잘생기고 예쁘쟎아요? ‘시부야’라는 동네에서도, 이곳에 모이는 사람들에게서도 왠지 파워가 느껴져요. 신주쿠는 별로 안 좋아하는 분위기예요. 뭔가 전형적인 미남이 많은 거리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그래서 친구들이 온다면 역시 먼저 시부야를 가 보라고 할 것 같아요.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저와 같은 흥분을 꼭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시부야에 간 다음 신주쿠에도 갔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시부야를 너무 좋아하게 되서 일본에서 일을 시작할지도 모르고 인생관이 바뀔지도 모르니까요.”(중국인/여성/20대)
처음 일본에 왔을 때에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충격을 받은 뒤 시부야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그녀. 일본 여행을 계기로 인생관이 바뀌어 취업도 일본에서 했다. 시부야를 좋아하는 만큼 시부야와 신주쿠의 매력에 대해 열변을 토해 주었다.
시부야는 미남미녀가 많다는 의견에는 공감하지 못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 같지만 신주쿠에 전형적인 미남들이 많다는 의견에는 왠지 공감이 가기도 한다.
■일본의 선술집이 너무 재밌다는 20대 미국인 남성의 추천
“신주쿠도 시부야도 정말 활기가 넘치지만 저는 신주쿠가 시부야보다 더 북적거리고 가 볼 만한 곳도 많다고 생각해요. 지하 상가인 서브나드에도 갔었는데 지하 상가라는 발상 자체가 재미있어요. 미국에는 지하 상가가 별로 없어서 신선했어요.
시부야와 신주쿠 중 고르라면 역시 저는 신주쿠를 추천하고 싶네요. 선술집도 많고 일본에서는 취해서 거리를 다녀도 다른 사람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점도 미국 사람인 저한테는 신선해요. 가부키초와 신주쿠의 서쪽/동쪽 출구도 각각 개성이 있고 가게들도 많아 다양한 요리를 먹을 수 있어 좋아요. 술을 좋아하는 친구가 온다면 당연히 신주쿠를 강추합니다!”(미국인/남성/20대)
이 미국인 남성은 엄청 주당인가 보다. 실외에서 음주가 금지된 주가 있거나 실외에서 취한 상태로 돌아다니면 신변에 위험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미국인 입장에서 일본인의 음주 습관이 어쨌든 신선하게 비춰진 듯 하다. 이런 외국인 관광객들한테는 다양한 선술집이나 음식점이 많은 왁자지껄한 신주쿠가 훨씬 즐거울 것 같다. 오늘은 가부키초, 내일은 골든가…이렇게 신주쿠를 빠짐없이 돌며 다양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술자리를 경험해 보면 어떨까.
■시간이 한정적인 여행객들 입장에서는 망설임 없이 원하는 가게를 콕 찝어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좋다! 20대 대만인 여성의 추천
“처음 일본에 놀러 왔을 때는 가부키초의 한 호텔에서 묵었어요. 늦은 밤까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동네라 좀 무서웠는데 아주 편리했어요. 처음에 간 곳이 신주쿠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저는 시부야보다 신주쿠를 더 좋아해요. 시부야는 사람이 많아 무섭고 길도 경사진 편이라 헤메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친구한테 어딘가를 추천하려면 먼저 여행 목적에 대해 물어볼 것 같아요. 쇼핑 때문에 왔다면 신주쿠를 추천해요. 이세탄, 루미네, 마루이 등 백화점이 많이 있어서 굉장히 편리하니까요. 하지만 일본스러운 것이나 일본의 젊은 친구들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한다면 시부야를 권해줄 것 같아요.”(대만인/여성/20대)
시부야에 모인 엄청난 인파가 무서웠다는 그녀. 신주쿠도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수는 많지만 백화점이나 쇼핑몰이 죽 늘어서 있어 신주쿠는 별로 헤매지 않고 원하는 가게를 찾기 쉽다는 말인 것 같다. 아무래도 로드숍보다는 백화점이나 쇼핑몰이 면세 절차도 간편하고 정보도 알기 쉬워 관광객들한테는 좋을 것 같다.
‘쇼핑을 할 거라면 시부야’라는 이미지가 있어 처음에는 의외의 답변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정이 정해져 있는 여행객들한테는 원하는 가게를 찾기 쉬운 신주쿠가 쇼핑을 하기에는 더 편리하다는 점에서 ‘과연’하고 납득할 수 있었다.
■건프라가 취미라는 30대 프랑스인 남자의 추천은?
“신주쿠와 시부야는 둘 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행인들도 북적거리고 어딘가 여유가 없는 거리라는 느낌도 듭니다. 다들 너무 바빠보이쟎아요.
그래도 시부야와 신주쿠 한 곳을 고르라면 저는 신주쿠가 더 좋은 것 같아요. 친구들한테도 신주쿠를 추천할 것 같고요. 이유는 당연히 요도바시 카메라가 있어서죠. 좋아하는 건프라를 사러 자주 신주쿠 요도바시 카메라에 가거든요(웃음).” (프랑스인/남성/30대)
시부야와 신주쿠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쿨하게 답하던 프랑스인 남성. 신주쿠도 시부야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신주쿠를 엄청 좋아하는 모양이다. 건프라 등 취미 관련 굿즈를 사려면 신주쿠보다는 아키하바라가 더 적합할 것 같기도 한데 가전제품 판매점이 많이 모여있는 신주쿠에도 아키하바라만큼 프라모델 등의 제품 라인업이 다양하다고 한다. 요도바시 카메라 신주쿠 서쪽 출구 본점, 요도바시 카메라 멀티 미디어 신주쿠 동쪽 출구 모두 프라모델 관련 라인업이 풍부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4명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모국에서 친구가 오면 신주쿠를 추천하겠다고 답한 사람이 3명, 시부야를 추천한 사람은 1명이었다. 북적거리기는 하지만 다양한 가게들이 모여있어 선택지가 넓어지는 신주쿠, 좋든 싫든 사람들이 많고 강력한 파워를 내뿜는 시부야. 각각 독특한 개성과 분위기를 가진 에리어다.
친구들이 일본에 놀러 온다면 당신은 신주쿠와 시부야 중 어디를 추천하고 싶은가?
Written by:chiemi matsum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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