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은 이번이 처음으로 두근거리는 마음에 떠났던 기억이 있다. 일본은 정말 나홀로 여행에 최적화된 나라인것 같다. 혼자 음식점이나 카페를 가도 싫은 기색 없이 친절하게 안내해줘서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다.

혼자서도 심심할 틈 없이 구경거리가 많고, 가끔 의사소통이 안 될때는 스마트폰 어플로 어떻게든 노력을 해서 크게 불편한 걸 못 느꼈다. 오랜만에 진정한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한 여행이라서 그런지 정말 현실로 돌아가는게 싫었다.

솔직히 시부야나 신주쿠 같은 도쿄 시내는 서울과 별로 다르지 않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한 일본의 주택가의 특유한 분위기가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낡았지만 꽃으로 예쁘게 장식해 놓은 집이나 개성 있게 지어진 집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소소한 일상을 중요시 여기는 일본인들의 생활이 부럽기도 하고, 조금 더 이 느낌을 더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겨울에 도쿄여행을 했는데, 무엇보다도 날씨에 깜짝 놀랐다. 내가 왜 두꺼운 패딩점퍼를 입고 왔지 싶을 정도로 따뜻했기 때문. 도쿄가 서울보다 따뜻하다고 말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느껴보니 정말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더라. 추위를 많이 타는 나에게 도쿄는 따뜻하게 느껴졌다. 도쿄도 겨울내내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겠지만, 일단 사람들 옷차림부터 서울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오타쿠 입문자에게는 딱 좋은 여행지. 일본은 오타쿠의 나라라 그런지 어떤 한가지를 파면 관련 정보나 상품이 끝도 없이 나온다. 이렇게 덕질에 최적화된 나라가 또 있을까.

일본에 올 때면 애니메 성지순례도 하고 관련상품도 사고 그러는데, 오타쿠의 본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어서 즐겁다. 따가운 시선도 없어 내가 이상하거나 외롭다는 느낌도 없다. 그냥 여기서 평생 덕질이나 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하라주쿠 특유의 컬러풀한 패션이 재미있다. 그래서 일본에 오면 하라주쿠 패션으로 차려 입고 돌아다니며, 일상을 벗어난 자유로운 기분이 느끼곤 한다.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느낌?

남의 시선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다니는 재미가 있고, 가까운 거리에 일본은 항상 해외여행을 생각할 때 탑3에 올라온다.

와규! 스시! 라멘! 일본에 오면 먹어야지 했던 음식은 대충 다 먹은 것 같은데, 길을 가다 보면 맛있어 보이는 집이 많다! 할 수만 있다면 삼시세끼가 아닌 다섯끼 정도 먹고 싶었는데 더 이상 음식물을 받아들이지 않는 내 위장이...

출국일은 다가오고, 못 먹어본 음식은 너무 많고… 맛있는 거 다 못 먹고 가는 서러움에 여기서 그냥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서울은 미세먼지로 최악이었는데, 홋카이도에 갔을때 한국보다 공기가 좋아서 너무 놀랬다. 바다를 건넜을 뿐인데 이렇게 날씨가 다르다니.. 일단 하늘도 파랗고 숨이 탁 트이는 느낌. 그걸 느끼고 나니까 왠지 이대로 홋카이도에 눌러 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이런 다양한 이유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은 여행자들. 다음엔 좀 더 후회 없는 여행이 되길 바라며, 물론 일부분의 이야기이므로 여행계획은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