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먼저 향한 곳은 조시가야 공원묘지. 아오야마 공원묘지와 비슷한 형태로 유명한묘지에서 일반인의 무덤까지 있었지만, 지금까지 느껴 본 적이 없는 분위기로 적어도 도쿄에서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조용하고 독특한 분위기의 공원묘지였습니다. 조시가야 공원묘지는 1874년 메이지 신정부에 의해 개설 건립되어 그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부터 외국인까지 8,000여 개의 무덤이 있으며, 그중에는 일본인 최초로 미국으로 건너가 번역가 및 교사로 활약했던 존 만지로의 무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주목할 것은 자신의 명저인 ‘마음’에서 조시가야 묘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의 무덤입니다. 그의무덤은 돌로 되어 있으며 1-14-1-3 구획에 있었습니다. 마치 그가 의자에 앉아있는 것 같은 독특한 외형이었습니다.
공원묘지를 방문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조시가야 공원묘지는 푸른 하늘 아래에서 산책하기에 딱 좋은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다음은 조시가야의 또 다른 상징이며 파워 스폿으로도 알려진 기시모진도.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아톰의 저자로 알려진 데즈카 오사무가 독신 시절을 보낸 거리가 조시가야 기시모진도 옆이라는 것.

귀자모신을 숭배하고, 섬기고, 몸을 바친 신이 잠든 장소로, 이곳에는 아주 독특한 역사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과거 귀자모신에게는 많은 아이가 있었지만, 다른 사람의 아이를 납치해서 먹어 버려 인간에게 미움을 받았습니다. 부처님은 그녀에게 “천 명 중 한 아이를 잃어버린 것과 같으니라. 하물며 사람의 아이를 먹는다니, 그 부모의 슬픔과 한탄을 생각해 보아라”라고 꾸짖었습니다. 그 때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부처님께 귀의하여 순산 및 육아의 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기시모신도는 이케부쿠로에 있는 호묘지절의 신당 중 하나입니다. 본전은 나무 구조로 일본의 전통적인 건축 방식을 도입하고 있으며, 사찰로 향하는 길에 늘어선 도리이(신사 입구에 세운 기둥문) 옆에는 은행 나무가 눈길을 끌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가이드 분이 수령 700년이라고 알려 주셨는데 그 자태는 늠름하고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근대 일본의 형성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기독교에 얽힌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조시가야 구 선교사관’을 방문했습니다. 기시모진도 근처에 있으며, 2층 건물로 된 선교사관은 1982년에 선교사로 일본을 방문한 존 무디 맥칼렙의 거주지로 지어졌습니다.

본관은 근대 목조 양식 건축으로 그 형태는 19세기 미국 교외에 있는 주택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도내에서도 몇 안 되는 메이지 시대의 선교사관입니다. 조시가야 구 선교사관의 매력 중 하나는 곳곳에 서양 건축 양식과 일본 건축 양식이 혼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도쿄에서 숨은 관광 명소를 찾고 있다면, 조시가야는 한 번 가볼 만한 곳입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