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덮밥 그랑프리’란 전국덮밥연맹이 주최하는 ‘일본 전국의 훌륭한 덮밥을 알리기 위해 튀김덮밥과 가츠동 등 각 부문에서 일본을 대표하는데 걸맞은 덮밥에 ‘금상’을 표창하는 콘테스트’(전국덮밥연맹 홈페이지에서 발췌)라고 한다.

튀김덮밥과 가츠동 등 총 9개 부문에서 자천타천 상관없이 ‘추천 덮밥’을 모집해 덮밥협회의 심의를 거쳐 금상이 결정된다. 2014년부터 시작한 이 대회는 2021년에 8회째를 맞았다.

참고로 전국덮밥연맹이란 전국 각지의 덮밥 마니아들이 모여 덮밥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정보를 알리고 매해 한 번씩 덮밥 그랑프리를 운영하고 있는 단체다.

이번에는 연맹의 이사 돈 이토 씨에게 역대 그랑프리(금상) 수상점 중 외국인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맛집을 소개받았다.

도쿄에서 꼭 맛봐야 할 튀김덮밥은 바로 덴푸라 아키미츠의 ‘고다이메텐동’이다.
“1889년부터 이어진 전통의 맛을 계승하는 덴푸라(튀김) 맛집으로 튀김덮밥 부문에서는 매년 금상을 수상하고 있습니다. 정성스럽게 만든 소스와 튀김, 호화스러운 재료들은 맛도 비주얼도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이토 씨)

그릇 밖으로 넘쳐 나올 듯 푸짐하게 담긴 튀김. 그릇을 빙 돌려보며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주역급 재료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고다이메텐동은 날마다 다른 제철재료로 만든 튀김을 담은 덮밥이다. 이 날은 붕장어와 새우, 시샤모(빙어과 생선), 청어알을 품은 다시마, 굴, 고구마, 시시토고추 총 7가지가 올라갔다.

사진은 비법 소스를 뿌린 모습이다. 가다랑어포와 표고버섯, 다시마 등을 우린 맛국물을 사용해 감칠맛이 응축되어 있다. 소스와 튀김, 그리고 밥과 소스의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이 튀김덮밥의 장점이다.

바삭한 튀김을 베어 물면 참기름 향이 입 안 가득 퍼져 달달한 소스와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양이 꽤 푸짐하지만 젓가락이 신나게 춤을 춰 말끔히 비우게 될 것이다.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꿀팁! 옵션 메뉴인 ‘칠리소스’를 주문해보기 바란다. 오너가 일식인 튀김과 어울리도록 개발한 특제 튀김소스로 매콤하지만 감칠맛도 있어 계속 손이 간다. 먹어보면 튀김의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주문은 다국어 지원(일본어, 영어, 중국어 간체자) 태블릿 PC로 할 수 있으니 외국인이라도 안심이다.

아키미츠는 해외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지만, 일본 본점의 맛이 궁금하다면 이곳을 찾도록 하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아사쿠사라 접근성이 좋은 것이 포인트다. 맛집 격전지인 아사쿠사에서 부동의 인기를 자랑하는 기술과 높은 완성도를 확인하러 가보자.

도쿄에서 꼭 맛봐야 할 가츠동은 돈카츠 다케신의 ‘쇼유 가츠동’이다.
“도쿄에서 가츠동이라 하면 계란물을 입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알고 보면 지역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쇼유 가츠동’은 그 이름대로 돈카츠에 쇼유(간장) 베이스의 소스와 간 무, 가다랑어포를 얹어 밥도둑이 따로 없어요.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창의적인 가츠동입니다.”(이토 씨)

사진 속 메뉴가 바로 명물 ‘쇼유 가츠동’이다. 양배추와 미소장국, 채소 절임이 함께 제공된다. 돼지고기는 지바현의 브랜드 돼지고기 ‘하야시 SPF 포크’, 오리지널 특제 생 빵가루와 기름은 미강유, 밥은 유기농 무농약 쌀을 사용하는 등 모든 재료를 깐깐하게 고르고 있다.

쇼유 가츠동에 들어가는 고기는 로스, 히레(안심), 멘치의 3종류로 고기의 양도 선택할 수 있다. 로스는 170g, 130g, 100g, 히레는 160g, 120g, 90g중에서 고를 수 있다. 이번에는 인기인 히레 120g ‘다케(竹)’를 선택했다.

돈카츠 위에 가다랑어포와 간장소스, 간 무가 듬뿍 올라갔다.

간장소스가 뿌려져 있으니 그대로 먹으면 된다. 가다랑어포와 간 무를 얹어 한 입 먹어보았다. 촉촉하면서 육즙이 가득한 돈카츠, 소스를 뿌렸는데도 바삭함이 살아 있는 튀김 옷, 달지도 짜지도 않은 절묘한 간장소스와 돈카츠의 궁합이 일품이다.

게다가 간 무가 튀김을 먹고 있다고는 느끼지 않을 정도로 깔끔함을 연출한다.

가다랑어포를 얹은 밥은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맛이다. 일본의 가정의 맛인 만큼 음식점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힘드니 귀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주인공은 뭐니뭐니 해도 폭풍흡입을 부르는 돈카츠!

오너인 다케다 씨는 학창시절에 미국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영어 주문도 가능하다! 해외 진출과 필리핀 지원활동 등 글로벌한 활동도 하고 있다.

돈카츠 자체가 맛있는 전문점이기에 즐길 수 있는 오리지널 가츠동. 이번에 맛본 쇼유 가츠동은 물론 돈카츠 단품 메뉴도 맛있으니 여러 번 찾아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추천 카이센동(해산물 덮밥)은 니혼바시 카이센동 츠지한의 ‘제이타쿠동’이다.

“어린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유명 튀김덮밥 전문점 ‘카네코 한노스케’와 츠케멘 전문점 ‘츠지타’의 오너가 의기투합해 차린 카이센동 전문점입니다. 예전부터 자주 먹던 카이센동을 좀 더 많은 이들이 먹기 바라며 오픈했다고 하네요. 초밥 전문점이 아닌데 카이센동 딱 한 메뉴로 승부를 보는 곳인 만큼 그 맛이 일품이에요. 게다가 비주얼과 맛, 한 그릇으로 두 번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성에 뛰어난 가성비까지 갖춘 곳입니다.” (이토 씨)

앞서 말했듯이 메뉴는 제이타쿠동 딱 하나. 오너의 결단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기본 재료는 참치, 나카오치(참치 등뼈에 붙은 갈비살), 오징어, 청어알, 오이, 고둥, 왕우럭조개, 새우, 연어알의 9가지와 파. 추가로 들어가는 연어알과 게의 양에 따라 우메･다케･마츠 세 종류로 나뉜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제공되는 도미 회. 반 만 먹고 남겨두자.

사진 속 메뉴가 인기 No.1인 제이타쿠동 ‘우메’다.

푸짐하게 담긴 해산물과 넘칠 듯한 연어알. 아름다운 비주얼과 푸짐함에 입이 떡 벌어진다.

신선한 해산물을 모두 잘게 다져 섞었기 때문에 매우 먹기 편하다. 참치의 감칠맛이 모든 재료를 감싸 안은 것이 특징이다.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연어알과 청어알, 오이의 식감이 즐거운 포인트다. 밥 위에 뿌린 볶은 깨의 고소함은 맛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이렇게 끝난다면 츠지한이 아니다. 카이센동을 4분의 3 정도 먹은 후 밥과 남은 재료를 그릇 한 가운데로 모아 카운터에 내밀자….

뜨끈뜨끈한 맛국물을 부어준다. 여기에 아까 남겨둔 도미회를 얹으면 도미 다시 카이센 차즈케가 완성된다. 은은한 유자 향과 라멘을 연상시키는 진한 수프와 같은 맛국물, 이것은 츠지한이기에 즐길 수 있는 스타일이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에는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찾아 매장 안에는 영어로 표기된 메뉴와 카이센동을 먹는 법에 관한 안내문이 비치되어 있다.

인기 맛집 ‘가네코 한노스케’와 ‘츠지타’ 가 손잡아 오픈한 츠지한도 언제나 손님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네임 밸류가 아닌 맛과 가격에 대한 높은 만족도 때문이 아닐까. 이 정도의 퀄리티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인기 맛집으로서의 기반이 있기 때문이다. 유일무이하면서 푸짐하고 그 맛도 일품인 카이센동은 줄을 서서라도 꼭 먹고 싶은 맛이었다.

이번에 소개한 세 곳의 맛집은 일본에 수 없이 많은 덮밥 전문점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그 맛을 인정하고 추천한 곳들이다. 그 맛을 보면 분명 덮밥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취재협력】

회사원을 하면서 2014년부터 덮밥의 조직화와 덮밥에 의한 지역활동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일반사단법인 전국 덮밥연맹의 이사를 맡는다. 도쿄 내를 중심으로 600종 이상의 덮밥을 먹었다.

※「전국 덮밥연맹」http://don.or.jp/
전국의 덮밥이 모이는 단체. Facebook에서 덮밥 정보를 주고받고, 연 1회의 덮밥 그랑프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덮밥의 보급, 덮밥 업계의 발전에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다.

※2021년 11월 취재 시의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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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yazimami yu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