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떠나 보내야 한다는 것. 누군가와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슬픔 중에 가장 큰 슬픔이 아닐까? 그 슬픔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위로하는 곳이 바로 장례식일 것이다. 일본에서는 어떻게 고인을 보내고 명복을 빌까? 유족들은 어떻게 조문객을 맞이하고 대접할까? 일본 장례식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일본의 장례식
일본의 장례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기 떄문에 우리나라와 같이 소래를 내어 우는 사람이 없고 조용히 눈물을 감추거나 고인과의 추억을 기억하면서 눈물을 참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한국과는 정반대의 분위기에 놀라는 일본 장례식이에 처음에는 놀라는 사람이 대부분. 분위기만이 아닌 매너와 진행절차 또한 한국과는 다르다.
일본의 장례식절차로부터 조의금, 복장까지 장례식 매너에대한 모든것을 소개한다.
・장례식 진행 절차
일본의 장례식은 마중→안치→입관→쯔야(通夜)→고별식→화장 순으로 진행된다. 일본은 고인이 임종한 후 24시간 내에는 화장을 할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어, 운구차로 이송한 후 자택 혹은 장례식장 안치실에 고인을 모신다. 이후 유족은 장례 절차를 결정하고 고인을 씻기거나 소독하여 수의를 입힌 후 입관한다. 이때 일본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것을 관에 함께 넣기도 한다.
입관이 끝나면 쯔야와 고별식이 열리는데, 쯔야란 친족 및 고인과 아주 친했던 사람이 모여 고인을 애도하는 의식, 고별식은 지인이나 친구가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모든 의식이 끝나면 고인을 화장터로 옮기는데, 달력에 도모비키(友引)라고 쓰인 날에는 고인이 친한 친구를 데려고 간다 하여 화장할 수 없다.
・복장
한국과 마찬가지로 옷은 검은 옷으로 입는다. 남성은 양복과 넥타이, 구두, 양말을 검은 색으로 맞추고(와이셔츠는 흰색) 염주를 지참한다. 여성도 원피스와 구두를 검은색으로 맞춰야 하고, 만약 기모노를 입는다면 검은 무늬의 기모노를 입어야 한다. 소매는 반드시 긴 소매여야 하며, 결혼반지 이외의 액세서리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귀걸이도 해서는 안 된다. 일본의 장례식은 울음소리도 크게 내지 않을 정도로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뤄진다. 따라서 분위기에 맞는 복장을 하고 참가하도록 하자.
・조의금은 어떻게 내야 할까?
조의금은 장례식장에 도착해 접수 시에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액은 지방에 따라서도 다르고 고인과의 개인적인 관계에 따라서도 다른데, 경사가 아니므로 결혼식 축의금보다는 적은 금액을 준비하는 게 일반적이다. 가족들이 ‘고덴가에시’라는 답례때문에 고생하지 않을 정도의 금액이 좋다. 친구, 지인, 이웃주민, 직장동료의 경우 5천 엔 정도가 일반적. 단, 고인이 가족일 경우에는 10만 엔 정도를 내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조의금을 낼 때 ‘고덴부꾸로(香典袋)’라는 조의금용 봉투를 사용한다. 이 봉투에는 ‘미즈비키(水引)’라는 끈이 달려 있는데 조의금 금액에 따라 미즈비키를 잘 선택해야 한다. 금액이 적은데 너무 화려한 봉투에 넣을 경우 실례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하자. 3천 엔, 5천 엔 정도라면 봉투에 미즈비키가 인쇄된 것을 고르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봉투에는 한국에서 “부의” “근조”라고 쓰는 것처럼 앞면 위쪽에 “고레이젠(ご霊前)”이라고 쓰고 밑에 본인의 이름을 쓴다. 쓰는 문구는 종교에 따라 다양한 양식이 있는데 “고레이젠”은 고인 앞에 드린다는 뜻으로 모든 종교의 장례식에서 사용 가능한 문구다. 참고로 “오코덴(御香典)”은 향을 들고 장례식에 참가했던 옛 불교식 관습에서 따온 말이어서 불교식 장례식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향을 피우지 않는 신도식, 기독교식에서는 쓰지 않는다.
・츠야(通夜)
한국과 달리 일본의 장례식은 정해진 시간에 모든 사람이 모여 고인을 추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친족과 고인과 아주 가까웠던 지인이 모여 고인을 추모하는 의식을 일본에서는 츠야라고 하는데, 츠야라고 하는 이유는 원래 밤새(通夜) 고인을 추모하는 의식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츠야에서는 참석자 전원이 제단 앞으로 나가 고인에게 인사를 하는 ‘쇼코(焼香)’라는 시간을 가지는데, 이는 상주부터 시작해서 고인과 관계가 깊은 순서대로 진행된다.
쇼코를 하는 방법은 자기 순서가 오면 쇼코대 앞으로 간다. 상주에게 먼저 인사를 하고 반대편에 앉은 친척들에게도 인사한 후 영정사진을 향해 머리를 깊이 숙여 인사한다. 다음으로는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단지에 든 분말형태의 향을 쥐고 손을 가슴팍까지 들어올린 후 단지 옆에 놓인 향로에 회오리 모양을 그리면서 가루를 뿌린다.
이를 보통 세 번 반복하는데 가풍에 따라서는 한 번만 하는 곳도 있으니 가족들이 쇼코를 할 때 몇 번을 하는지 확인하도록 하자. 참고로, 향을 쥐고 손을 위로 들어올릴 때는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면 안된다. 쇼코를 끝냈다면 한발 뒤로 물러서 합장을 하고 고민의 명복을 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상주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로 돌아가자.
・회식
장례식 중 회식은 츠야 후나 화장 중 혹은 화장 후에 열린다. 그 중에서도 츠야 후에 열리는 회식에는 일반 조문객도 참가하는 경우가 많다. 장례식장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면 되는데, 바쁜 일이 있더라도 잠시 자리에 앉아 젓가락이라도 드는 것이 예의다.
회식자리에서는 식사 전에 고인을 위한 ‘겐빠이(헌배)’를 한다. 유족이나 고인의 친구 대표가 영정 앞 술잔에 술을 따른 후 ‘겐빠이’하고 말하면 술 등의 음료로 채운 술잔을 눈높이보다 위로 올린 후 한 모금 마시면 된다. 이때 주위 사람들과 잔을 부딪히거나 건배를 하는 흉내를 내서는 안되니 주의하도록 하자. 또한, 제공된 술을 취할 때까지 마시거나 큰 소리를 내는 행동은 예의에 어긋난다. 고인을 추억하며 유족들을 위로하도록 하자.
・집으로 돌아갈 때
장례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답례품을 받는다. 그 안에는 소금이 들어있는데, 이는 집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액운을 떨쳐내는 데 사용한다. 소금을 먼저 가슴, 등뒤에 뿌린 후 발 밑에 소금을 놓고 그 위를 넘어 집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만약 장례식장에서 곧장 회사로 향할 경우에는 장례식장을 나오면서 소금을 바닥에 놓고 이를 밟고 지나가면 된다.
장례식장에서는 한국에서 마찬가지로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게 좋다. “오쿠야미모우시아게마스(お悔やみ申し上げます, 깊은 조의를 표합니다)” “오츠카레가데마생요우니(お疲れが出ませんように, 피곤하지 않으셨으면)” “고무리나사이마셍요우니(ご無理なさいませんように, 너무 무리하지 않으셨으면)”하고 유족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꼭 전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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