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염색(일본어로는 오차조메)’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일본에서는 ‘차 염색’이라고 하면 찻잎을 사용한 천연염색 중 하나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시즈오카 차를 사용한 차 염색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다. 차의 일대 산지 시즈오카에서는 광활한 차 밭을 보거나 차를 마시는 외에도 차 염색 체험을 통해 시즈오카의 차 산업과 차 염색과의 깊은 관계에 대해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아름다운 다원의 풍경을 지키고 사용하지 않게 된 다원과 찻잎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겠다는 철학에 기반한 차 염색 체험은 체험자의 환경보전에 대한 의식에도 영향을 준다.
이번에 필자는 LIVE JAPAN 편집부의 B씨와 C씨와 함께 시즈오카에 있는 전통공예 체험시설 ‘순푸의 공방 다쿠미슈쿠(駿府の工房 匠宿)’를 찾아 천연염색 기술을 배우고 왔다. 부담 없이 차 염색 체험을 하다 보니 시즈오카의 새로운 관광 스타일을 알게 되었고 일상 속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게 되었다.
그 생명력을 느껴보라! 시즈오카 차를 사용한 차 염색에 관한 기초지식
차는 일본에서는 수분을 보충하는 음료로의 역할뿐 아니라 염료로도 이용되고 있다. 차 염색을 체험하고 차가 다양한 형태로 보여주는 생명력을 느끼는 것은 시즈오카의 지역문화 발전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시즈오카가 차 산지이기에 ‘시즈오카 차를 이용한 차 염색’기술을 연구하는 것은 저에게 있어 사명과 같은 일입니다”라고 차 염색장인 와시즈 교이치로 씨는 말한다. 5대째 내려오고 있는 염색 전문점 와시즈 소메모노미세의 대표로 포렴과 전통 유니폼인 핫피를 만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기계화에 의한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지금 무언가 색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취재 당일은 와시즈 씨로부터 차 염색에 대해 여러 모로 배울 수 있었다. 차 염색은 식물 염료의 일종인 찻잎을 염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염색기술의 주류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자원의 순환과 밀접하게 연관된 전통 염색기술이다.
“차 염색은 차 제조공정에서 나오는 상품화할 수 없는 찻잎을 달인 것을 천연염료로 사용합니다. 다 달인 후에 나오는 차 찌꺼기를 나무 찌꺼기 등과 섞어서 퇴비로 쓸 수 있어요. 차를 기르는데 필요한 영양분은 흙에서 얻습니다. 차 염색에 쓴 후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죠.”(와시즈 씨)
그는 차 염색에 관해 10년에 걸쳐 연구하고 독자적인 차 염색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시즈오카에서 염색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와시즈 씨는 시즈오카의 차 산업에 주목하여 사용되지 않게 된 찻잎과 다원에 다시 경제적 가치를 부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즈오카의 전통공예인 ‘스루가 와조메’의 염색기술을 접목하여 좋은 화학작용을 이끌어냈다. 시즈오카 차를 사용한 차 염색이기에 가능한 일로 현대사회가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목표(SDGs)’와도 일맥상통한다.
와시즈 씨는 “차를 마시는 것만을 생각하면 찻잎의 소비량이 줄면 차를 재배하지 않게 되는 다원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무용지물이 되는 다원이 늘어나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차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면 시즈오카에 있는 드넓은 다원은 살아남을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와시즈 씨가 생각하는 시즈오카 차를 사용한 차 염색의 발전의 정의는 찻잎을 원료로 염색에 사용할 뿐 아니라 시즈오카의 땅에서 다원을 가꾸고, 차를 재배하고, 그리고 찻잎을 이용한 다음 땅으로 돌려보내는 리사이클의 순환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런 사명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에 감동해 편집자 B씨와 C씨도 시즈오카 차를 이용한 차 염색의 매력을 더욱 빨리 체감하고 싶어진 듯하다.
‘순푸의 공방 다쿠미슈쿠’를 찾아 시즈오카 차를 사용한 차 염색의 매력을 접하다
‘순푸의 공방 다쿠미슈쿠’는 일본 최대급의 전통공예 체험시설로 염색(차 염색, 쪽 염색), 이 지역의 대나무 공예인 스루가다케 센스지자이쿠, 도예, 목공, 칠기 공예 등을 할 수 있는 체험공방이 있다. 이번에 LIVE JAPAN편집부의 두 사람은 ‘대나무와 염색’을 체험했다.
시즈오카 역에서 차 또는 택시로 약15분, 또는 JR 시즈오카 역에서 버스로 약 30분을 이동한 후, 하차하여 도보 5분 거리에 ‘순푸의 공방 다쿠미슈쿠’가 있다. 교통편에 관한 정보는 본 기사 말미의 시설정보를 참조하기 바란다.
차 염색 체험은 토트백과 복주머니를 선택할 수 있다(장인의 의향에 따라 변경되는 경우가 있다). 토트백과 복주머니의 염색부분은 이미 차 염색이 되어 있는 상태로 체험에서는 주로 원하는 문양을 넣는 가타조메(형지에 문양을 새겨 넣어 염색하는 방식)를 한다.
뉴질랜드 출신 편집자 B씨는 토트백에 넣을 가타조메의 문양으로 일본의 상징이기도 한 후지산과 벚꽃을 선택했다. ‘후지산과 벚꽃’은 일본인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일본의 전통적 상징이라 인기가 많다고 한다.
대만 출신 편집자 C 씨는 복주머니에 ‘조수희화’ 문양을 넣기로 했다. ‘조수희화’란 교토에 있는 사찰 고잔지에 대대로 내려오는 두루마리 그림으로 동물을 의인화하여 당시 일본사회를 풍자한 것으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만화로 일컬어진다.
차 염색체험은 문양에 맞는 틀을 고르고 어디에 문양을 넣을지 위치를 정한다. 스태프는 색을 내는 발염풀을 바르는 것을 도와준다. 틀에 균일하게 발라주면 가타조메는 완성이다.
발염풀을 바를 때 위치가 엇나가거나 염료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위치가 정해지면 나무 틀 둘레에 노란색 마스킹 테이프를 붙인다. 체험을 할 때에는 염료를 균일하게 바르는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
“혼자서 발염풀을 바르면서 위치가 엇나가지 않게 나무 틀을 누르는 작업이 좀 힘드네요. 체험자끼리 서로 도와가며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B씨)
풀을 바른 후 틀을 떼어낼 때에는 재빨리 하는 것은 물론 움직임을 최대한 자제해 발염풀이 번지거나 다른 부분에 묻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것으로 차 염색 체험은 끝났다. 소요시간은 약 30분 정도로 매우 속도감이 있었다. “차 염색을 체험하는데 특별한 준비는 필요 없습니다. 옷이나 손을 더럽힐 일도 없고 실패작도 거의 나오지 않죠. 모두가 편안한 마음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이 매력입니다.”(와시즈 씨)
부담 없는 체험을 통해 차 염색에 대해 알고 사용하지 않게 된 찻잎을 사용해 염색을 할 수 있는 공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간단한 체험을 통해 시즈오카에 뿌리를 둔 문화인 차 염색을 알리는 것’. 이것이 차 염색 체험의 최대의 목적이다.
체험을 마치고 C씨는 “체험에서 사용하는 원단은 다 차 염색이 되어 있어요. 좋아하는 문양을 프린트하기만 하면 되니 손쉽게 체험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체험시간은 20~30분 정도로 부담 없어 가족여행이나 친구와 여행을 하며 체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의 뿌듯함은 각별하다! C씨는 “자유롭게 색상과 문양을 고르고 문양을 넣을 자리를 스스로 정할 수 있어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 만들어진 거에요”라고 꽤나 감격한 눈치다.
장인의 설명을 듣고 차 염색의 의의를 이해하고 직접 차 염색을 체험한 두 사람은 여유롭게 본인들이 만든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다. B씨는 “완성된 이 작품을 소중히 써야겠다”며 감개무량한 듯 말했다.
간단한 차 염색 체험뿐 아니라 패션 아이템도 구입할 수 있다!
공방은 체험이 중심으로 직접 차 염색을 해 완성된 작품은 국내라면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작품은 가져갈 수 있다. 체험 외에 Gallery Teto Teto에서는 와시즈 씨가 제작한 차 염색 작품의 전시・판매도 하고 있다. 자그마한 가방이나 테이블 매트, 머플러, 나막신의 끈 등 와시즈 씨의 작품은 생활잡화나 패션 아이템에도 쓰이고 있어 기존의 염색 공예의 틀에만 머무르고 있지 않다.
또 헌 티셔츠나 청바지에 차 염색으로 새 생명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순푸의 공방 다쿠미슈쿠’에서는 차 염색으로 포렴의 로고를 인쇄하거나 공방 내 장식, 스태프들이 입고 있는 유니폼과 겉옷 등도 차 염색으로 만든 것이다.
‘순푸의 공방 다쿠미슈쿠’에 관하여
취재 당일은 염색장인 와시즈 씨가 차 염색 체험에 관한 설명과 안내를 해주었지만 평상 시에는 체험 안내와 후처리는 장인과 스태프의 일정에 따라 바뀌는 경우가 있다. 차 염색 체험은 후처리에 시간이 걸려 체험 당일 작품을 가져갈 수 없다. 일본 국내라면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배송료 본인 부담, 완성까지 1주일 정도 소요).
- [외국어 지원]
- 일본어만
- [실시 중인 코로나19 대책]
- ・매장・시설 내와 설비 등의 소독・제균・세정
・제균・소독액 비치
・손님이 들고 날 때마다 소독
・매장・시설 내 환기 실시
・코인 트레이 이용
・스태프의 마스크 착용・손씻기・소독・가글・체온측정 실시
・입장 인원과 좌석 간격 조정
・입장 제한, 예약제 실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손님의 입장 제한
・손님에 대한 마스크 착용 요청・체온측정 실시
시즈오카 차의 생명력을 차 체험을 통해 느껴보자
염색기술의 비주류라 할 수 있는 ‘차 염색(오차조메)’은 시즈오카의 염색장인 와시즈 씨에 의해 시즈오카의 차 산업과 염색기술을 절묘하게 접목시켜 시즈오카 차의 발전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
다원에서 재배된 찻잎은 차 염색에 쓰이고 마지막에는 그 땅의 자양분이 되어 지구로 돌아간다. 찻잎의 생명력은 돌고 도는 것이다. 직물과 의류 또는 기념품이 되기도 하여 생활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쓰여진다. 그런 차 염색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을 보니 환경 보전과 자원을 소중히 다뤄야 하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체험을 통해 찻잎의 생명력은 차 염색에, 그리고 완성된 작품에 담기게 된다. 이들은 ‘시즈오카 차의 무한 사이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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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푸의 공방 다쿠미슈쿠駿府の工房 匠宿
- 주소 静岡県静岡市駿河区丸子3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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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역
JR 시즈오카 역 북쪽 출구 7번 승강장에서 ‘시즈테쓰 저스트라인’의 ‘중부국도선 후지에다역 앞행’ 버스를 타고 ‘도겟포순푸타쿠미슈쿠 입구’ 정류장에서 하차, 도보 약 5분
- 전화번호 054-256-1521
영업시간: 10:00~19:00
정기 휴무: 월요일
워크샵: 대나무와 염색
체험료: 토트백 3,000엔(소비세 포함) / 복주머니 1,200엔(소비세 포함) (옵션: 오리지널 틀 제작 시 500엔 추가)
※체험 메뉴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최신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와 현장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2022년 8월 현재, 복주머니는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차 염색 체험과 제작 후 순서는 워크샵 스태프와 스태프의 스케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https://takumishuku.jp/
※ 취재협력: 공익재단법인 SURUGA 기획관광국
VISIT SURUGA - 일본 제1의 차, SURUGA의 차를 맛보는 여행에
※2022년 6월 취재 시의 정보입니다. 최신 정보는 공식 사이트 등을 확인하신 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Written by Kayo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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