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사츠 온천은 군마현 아가쓰마군 구사츠마치에 위치한 온천 마을이다. 군마현은 화산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현내에는 온천이 많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와 지명도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이번에 소개하는 구사츠 온천이다.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천연 용출량(자연에서 용출되는 온천 양)이 일본에서 가장 많다는 점이다. 분당 약 32300리터 이상, 하루에만 대형 드럼 23만 개 분에 달하는 온천수가 솟아난다. 온천수는 재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새로운 온천수를 흘려 보내주는 설비를 도입해, 막 용출된 온천 성분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구사츠 온천의 천질은 강한 산성을 띠며 살균력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절상이나 화상, 신경통, 타박상, 당뇨병, 고혈압증 등 다양한 증상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상사병 외에는 모두 고칠 수 있다’고 전해질 정도다. 이러한 이유에서 효고현 아리마 온천, 기후현 게로 온천과 더불어 ‘일본의 3대 명천’으로 꼽힌다.

●전철로 가는 방법
도쿄에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JR 우에노역에서 ‘특급 구사츠호’를 타고 나가노하라 구사츠구치역까지 이동한 뒤, JR 패스를 이용해 구사츠까지 가는 방법으로 3시간 정도 걸린다. 특급 구사츠호는 평일에 2편, 주말과 공휴일에는 3편이 운행된다. 또 다른 방법은 JR 도쿄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가루이자와역까지 간 뒤, 구사카루 교통/세이부 관광 버스를 타고 구사츠까지 가는 방법으로 최대 3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신칸센이나 특급 구사츠호를 이용할 계획이면, 방일 외국인 여행객 대상으로 발행하는 철도 티켓 ‘JR TOKYO Wide Pass’를 추천한다. 요금은 12세 이상이 10180엔, 6~11세까지의 어린이가 5090엔인데, 간토 지방 신칸센과 특급 열차 지정석을 3일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어 저렴한 편이다. 구사츠 온천과 근처에 있는 ‘이카호 온천’ 등에서 온천 투어를 할 때에 편리하다.

●버스로 가는 방법
도쿄~구사츠 간을 운행하는 고속버스는 주로 3개 노선이 있다. 도쿄역과 신주쿠역을 경유하는 ‘죠슈 메구리호/도쿄 유메구리호’, 도쿄역 또는 오사키역과 이케부쿠로역을 경우하는 ‘DTS line’, 시부야역을 경유하는 ‘도큐 고속버스’다. 어느 노선을 이용하건 소요시간은 5시간 정도되니, 출발지나 경유지를 보고 원하는 노선을 고르면 된다.

●자동차로 가는 방법
간에쓰 자동차도를 이용하면, 네리마 IC에서는 약 1시간, 시부카와 이카호 IC에서는 약 1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구사츠 온천 중심가에 있는, 매분 약 4000리터에 달하는 온천수가 용출되는 ‘유바타케(온천수 밭이라는 의미)’. 약 55도에 달하는 고온 원천의 온도를 조절하거나, 침전된 유황을 채집할 목적으로 ‘유도이’라 불리는 7개의 나무통을 설치해 두고 있다. 이 설비를 이용해 온천수를 식혀준 다음, 온천시설이나 숙박시설로 운반해 준다. 야간에는 이 주변에 조명이 켜지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구사츠 온천에서는 긴 나무판으로 온천물을 휘저어 온도를 낮춰주는 ‘유모미(온천수 마사지라는 의미)’라는 입욕법을 이용한다. 네쓰노유에서는 유모미와 춤을 선보인다. 유모미 걸즈가 구사츠 지방에 대대로 전해오는 민요를 부르면서 약 180센티미터에 달하는 긴 나무판을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며 물을 식혀준다. 민요 가락과 ‘초이나초이나♪’하며 선창을 하는 노랫소리가 경쾌해,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흥이 절로 난다.

에도시대부터 있었던 공동 욕장 ‘마쓰노유’를 재현한 족탕. 유바타케 바로 옆에 있어 온천 주변을 산책하다 잠시 들러도 좋을 것 같다. 24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유바타케 주변에 조명이 켜지는 저녁 무렵에 가도 좋고, 이른 아침 산책을 위해 잠시 들러도 좋을 것 같다.

구사츠 온천 서쪽에 위치한 공원. 원내 곳곳에서 원천이 용출되기 때문에 마치 온천수가 강을 이뤄 흐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곳곳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도깨비들이 사는 곳’이라는 전설도 있는데, 그래서 인지 여기서는 큰 소리를 내서는 안된다고 한다.

일본에서 가장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동물원. 악어와 카피바라, 원숭이 등 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희소성 있는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서 사는 파충류는 일본에서 그 종류가 가장 많다고 한다. 온천 열로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정글 돔 안은 일년 내내 따뜻한 남국 분위기를 자아낸다.

구사츠 온천의 유명한 화과자 가게하면 ‘혼케 치치야’를 빼놓을 수 없다. 구사츠 온천에만 3개 매장이 있는데, 유바타케 앞에 있는 유바타케점에서는 막 쪄낸 온센만주(팥소 등이 든 작은 찐빵)를 판다. 부드럽고 촉촉한 온센만주를 손에 들고 유바타케 주변을 산책해 보면 어떨까.

군마현에서는 예부터 벼를 수확한 뒤 밀을 재배하는 풍습이 있다 보니 우동을 먹는 습관이 정착되었다고 한다. 구사츠 온천에 무박으로 다녀 올 계획이라면, 온천을 즐긴 다음 오타키노유에서 ‘구마자사 우동(650엔)’을 먹고 오자. 영양가 높은 구마자사(얼룩조릿대)를 넣어 반죽해 면이 초록 빛을 띤 이색적인 우동이다. 매끈한 목넘김이 특징이라 금세 한 그릇 뚝딱하게 된다!

구사츠 온천 유바타케에서 채취한 침전물 ‘유노하나’는 온천 성분이 응축된 입욕제(1400엔)로,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한다. 구사츠 온천수처럼 강한 산성을 띤다. 대야에 티스푼으로 한 스푼 정도 넣어 족욕을 하면 발의 피로가 스스르 풀린다. 연간 7000~8000개 정도만 제작된다고 하니 가게에서 눈에 띄면 일단 사두는 것이 좋다!

구사츠 온천의 유일한 푸딩 전문점. 다양한 컬러의 용기에 담겨 있어 인스타그래머블하다. 유바타케색을 띤 에메랄드 그린 푸딩, 저녁에 조명을 받은 온천 거리를 표현한 블루 푸딩 등이 있다. 액상 타입의 별첨 소스를 첨가하면 푸딩이 보라색으로 변하는 등 눈으로 보기에도 즐거운, 다양한 푸딩을 판매한다. 군마현 하루나 우유로 만들며 입안에서 살살 녹는 식감이 특징이다.

유바타케에서 걸어서 6분 정도 떨어진 세련된 양과자점, ‘그란데 피우메 구사츠’. 이곳의 간판 메뉴가 바로 ‘구사츠 러스크’다. 다양한 종류의 밀가루를 블렌딩한 반죽을 바삭한 식감으로 완성시켰다. 얼그레이맛, 메이플맛, 캐러멜 아몬드맛 등이 있으며 8개 들이를 510엔에 판매한다(캐러멜 아몬드는 560엔). 이 밖에 버터와 설탕을 이용해 달콤한 풍미로 완성시킨 미니 사이즈 ‘구사츠 러스크 슈거(560엔)’도 있다.

온천 거리하면 가을~겨울이 성수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구사츠 온천은 일년 내내 관광객들로 붐빈다. 해발 1200미터에 위치한 구사츠마치는 여름철 평균 기온이 18도로 서늘한 편이라, 일본의 후텁지근한 더위를 피해 피서를 오는 사람들이 많다. 사이노카와하라 공원에 가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쾌적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구사츠 온천에서는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되는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매년 8월에 열리는 ‘구사츠 온천 감사제’다. 1년 간의 무병안녕과 온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행사로 여신으로 변신한 마을 주민들이 행진을 한다.

산에 둘러싸인 구사츠 온천 주변에는 겨울철 개장하는 ‘구사츠 온천 스키장’, ‘만자 온천 스키장’ 등이 있다.

일본의 3대 명천 중 하나로 일본 최고의 천연 용출량을 자랑하는 구사츠 온천. 도쿄에서 신칸센이나 버스를 이어타고 갈 수 있다고 하니 다음 번 일본에 올 때에는 꼭 한번 들러 보자.

※본 기사는 2023년 1월 현재 시점의 정보를 기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최신 정보는 홈페이지 등을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