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 지방은 대부분의 지역이 겨울이 되면 눈이 내려 아름다운 설경과 스키, 온천을 즐기러 찾는 관광객이 많다. 미야기의 자오와 야마가타의 긴잔 온천은 지명도가 높지만, 설경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아오모리, 아키타의 북도호쿠 지구를 추천한다.
본 기사는 JR EAST PASS(Tohoku area)를 최대한 활용해 북도호쿠의 설경과 눈축제를 만끽할 수 있는 4박 5일 여행 코스를 제안한다.
도호쿠 여행을 훨씬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JR EAST PASS’
JR의 대상 지역 내 열차・신칸센을 5일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외국인 전용 프리패스 JR EAST PASS(Tohoku area)는 도호쿠 6개현과 간토지역 일부가 대상으로 대인 20,000엔, 소인 10,000엔이다.
JR EAST PASS(Nagano, Niigata area)는 니가타현과 나가노현, 간토지역 일부가 대상으로 대인 18,000엔, 소인 9,000엔이다.
1일차: 신칸센 하야부사를 타고 신아오모리로!
■8:00 도쿄 역
도쿄 역에 가서 예약 정보를 발권기에 인식시켜 JR EAST PASS(Tohoku area)를 뽑은 다음, 도호쿠 신칸센 하야부사 홈으로 가자.
첫 목적지는 혼슈의 최북단 아오모리현의 신아오모리 역이다. 도쿄 역에서 신아오모리 역까지는 하야부사로 평균 3시간 10분~20분이 소요된다. 신하코다테호쿠토행과 신아오모리행의 2종류가 있는데, 신아오모리 역에는 둘 다 정차하니 하야부사를 타면 환승 없이 신아오모리 역에 도착할 수 있다.
■12:00 신아오모리 역에서 아오모리 역으로 이동해 해산물 런치
신칸센이 정차하는 신아오모리 역보다 아오모리 역 주변이 식당이나 토산품 가게가 많다. 그러니 개찰구를 나가지 말고 JR 오우 본선 히로사키행을 약 5분 타고 아오모리 역으로 이동하자.
역에 내리면 새하얀 설경이 눈 앞에 펼쳐지니 분명 감동하게 될 것이다! 사물함에 짐을 넣고 시가지로 나가보자.
1일차 점심식사는 도보 약 5분 거리에 있는 아오모리 어채센터의 ‘원조 아오모리 놋케동’. 원조 아오모리 놋케동이란 흰 쌀밥만을 구입해 참치와 연어, 새우, 문어 등 시장에서 파는 좋아하는 해산물을 얹어 나만의 스타일로 덮밥을 만들어 먹는 것을 말한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아오모리의 해산물은 신선 그 자체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시장 분들이 바디 랭기지를 활용해 따뜻하게 맞아준다.
■15:00 히로사키 성에서 일본의 미의식을 느끼는 설경 감상하기
아오모리 역에서 JR EAST PASS를 이용해 JR 오우 본선 히로사키행 또는 오다테행을 타고 히로사키 역으로 가보자. 승차시간은 약 45~55분.
히로사키는 약 200년 전에 지어진 천수각이 현존하는 히로사키 성이 유명하다. 벚꽃 명소로도 워낙 유명하지만 눈 덮인 히로사키 성도 그에 못지 않다. 히로사키 역에서는 히로사키 시내순환 100엔 버스를 타고 약 15분이면 도착한다.
날이 맑으면 눈 덮인 이와키 산이 선명하게 보인다.
예년 2월 초순의 몇일 동안 ‘히로사키 성 설등록 축제’가 열려 눈으로 만든 등롱과 눈 조각상을 설치하고 천수와 노송의 라이트업 등을 실시한다.
2일차: 로컬열차 고노선을 타고 고가네자키 후로후시 온천으로 이동
■8:00 리조트 시라카미를 타고 고노선 여행
히로사키 역에서 리조트 시라카미를 타고 목적지 ‘고가네자키 후로후시 온천’으로 이동하자. 리조트 시라카미는 JR 오우 본선・고노선을 달리는 임시 쾌속열차로 히로사키 역에서 고가네자키 후로후시 온천과 가장 가까운 역인 웨스파 츠바키야마 역까지는 약 2시간 반이 소요된다.
2호차 박스석은 사전예약이 필수이니 타고 싶다면 여행 전에 도쿄 도내 주요 역에 있는 JR EAST Travel Service Center에서 상의해보자.
리조트 시라카미의 매력은 차창 너머로 드넓은 바다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는 점이다. 고노선은 해안선에 닿을 듯 말 듯하게 달리기 때문에 눈 앞에 펼쳐진 망망대해를 독차지하며 열차여행을 즐길 수 있다.
10:15경, 열차는 센조지키 역에 정차한다. 이곳은 지진으로 융기한 암상의 해안으로 지금도 독특한 형태의 바위로 이루어진 해안선을 거닐 수 있다. 부근을 관광할 수 있도록 15분 동안 정차하니 홈에 내려 센조지키를 천천히 바라보자.
■ 11:15 웨스파 츠바키야마 역에서 고가네자키 후로후시 온천으로
11:15경. 웨스파 츠바키야마 역에 정차. 이 역은 홈만 있는 무인역으로 역에 내리면 바로 고가네자키 후로후시 온천의 셔틀버스가 온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온천은 역에서 5분 거리다.
점심식사는 고가네자키 후로후시 온천 내 레스토랑에서 명물 ‘후카우라 마구로 스테이크동’을 맛보자. 고가네자키 후로후시 온천이 있는 아오모리현 니시츠가루군 후카우라 마치는 현내 최대의 참치 어획량을 자랑하는 혼마구로 명산지다. 적당히 기름진 참치의 진한 맛과 혀에 닿는 감촉이 황홀할 정도다.
배불리 먹고 방에서 어느 정도 휴식을 취했다면 최대의 목적인 온천으로 가보자. 고가네자키 후로후시 온천은 뭐니뭐니 해도 바닷가에 정비한 탁 트인 느낌의 노천탕이 매력이다. 해질 무렵이 특히 인기로 타오르는 듯한 석양이 수평선으로 저물 때에는 숨막힐 듯 아름답다.
저녁식사는 해산물 요리가 메인인 뷔페를 먹고 내일 여행을 위해 서둘러 자자.
3일차: 눈이 소복이 쌓인 아키타현의 다자와 호&뉴토 온천향으로
■9:30 웨스파 츠바키야마 역에서 다자와 호로
3일차는 아키타현으로 이동! 웨스파 츠바키야마 역에서 JR 고노선 쾌속 히가시노시로행을 타고 1시간 정도 달려 히가시노시로 역으로 향한다.
히가시노시로 역에서는 오우 본선 특급 츠가루 2호 특급 아키타행으로 환승한다. 환승할 차가 오는데 15분가량 걸리는 차분하게 이동하자.
약 60분 동안 타고 가서 아키타 역에 도착하면 아키타 신칸센 고마치 도쿄행을 1시간쯤 타고 다자와코 역에서 내린다. 고마치는 전 좌석이 지정석이므로 아키타 역에서 발권기나 JR 매표소(미도리노마도구치)에서 좌석을 예약할 필요가 있다.
역 안에 있는 다자와 호 관광정보센터 ‘포레이크’에서 수하물 보관(개당 500엔)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13:30 고자노이시 신사에서 SNS에 올릴 사진 촬영하기
다자와코 역에서 우고 교통버스를 약 15분 동안 타고 가면 다자와 호숫가에 도착한다. 다자와 호는 아키타현 센보쿠시에 있는 담수호로 일본에서 가장 깊은 호수다. 겨울이 되면 다자와 호의 전설의 인물을 본뜬 ‘다츠코’의 동상 위에도 눈이 소복이 쌓인다.
이 다자와 호에서 최근 핫한 곳이 호숫가에 있는 고자노이시 신사다. 붉은 기둥문에 눈이 쌓이고 그 안에서 다자와 호를 바라본 풍경이 아름답다고 해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새하얀 눈에 뒤덮인 기둥문과 본전의 영험한 분위기에 압도될 것이다.
다자와코 역에서 고자노이시 신사까지는 다자와코 일주선이 가장 저렴한 이동수단이지만, 운행 편수가 적으니 다자와코 역 앞에 정차 중인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17:00 눈이 잔뜩 쌓인 뉴토 온천향에서 뼛속까지 뜨끈하게
3일차에 묵을 곳은 뉴토 온천향이다. 다자와 호숫가 또는 다자와코 역에서는 우고교통버스를 이용하면 각 온천료칸 근처까지 이동할 수 있다. 겨울철 뉴토 온천향은 눈 덮인 노천탕이 최대의 매력으로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뼛속까지 따끈하게 녹일 수 있다.
온천향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츠루노유’는 운치가 있는 온천으로 사무라이가 있던 400년쯤 전부터 있는 억새지붕의 나가야라는 긴 건물도 볼거리다.
4일차: 가쿠노다테 무사저택에서 전통축제 감상하기
■11:30 다자와코 역 주변에서 명물요리 맛보기
4일차는 뉴토 온천향을 출발하여 다자와코 역까지 돌아온다. 다자와코 역 주변에는 식당이 많아 아키타의 명물 이나니와 우동을 비롯해 소바, 라멘 가게가 즐비하다. 이동 전에 미리 요기를 하는 것이 좋다.
■12:30 가쿠노다테 무사저택에서 유서 깊은 거리 탐방
다자와코 역에서 고마치 아키타행을 약 15분간 타고 가면 가쿠노다테 역에 도착한다. 센보쿠시 관광정보센터 ‘가쿠노다테 에키마에쿠라’에도 다자와코 역과 같은 수하물 보관 서비스(개당 500엔)가 있으니 꼭 이용하기 바란다.
가쿠노다테는 아키타를 다스리던 사타케 씨의 일족인 사타케키타 가문의 조카마치(영주의 거성을 중심으로 발전한 도시)로 발전한 지역이다. 그로부터 400년이 지난 지금도 검은 담장이 중후한 무사저택이 많이 남아 있다.
가쿠노다테라고 하면 무사저택 거리에 피어나는 수양벚꽃이 워낙 유명하지만, 겨울철에는 검은 담벼락에 새하얀 눈이 멋스러워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18:30 환상적인 히부리 카마쿠라에 감동
가쿠노다테의 겨울 풍물시는 예년 2월 14일에 열리는 ‘히부리 카마쿠라’라는 행사다. 밧줄에 단 숯자루에 불을 붙여 몸 둘레를 힘껏 휘두르는 히부리 카마쿠라는 가쿠노다테마치의 각지에서 야간에 열린다. 가쿠노다테 역에서 숙소가 있는 요코테 역으로 가는 막차는 20시경이니 서둘러 역으로 돌아가자.
가쿠노다테 역에서 요코테 역으로 가려면 고마치 아키타행을 10분 동안 타고 오마가리 역에서 하차, JR오우 본선의 신조행, 유자와행, 인나이행, 요코테행 중 아무거나 타고 20분쯤 가면 요코테 역에 도착한다.
5일차: 도호쿠 설경의 절정! 환상적인 요코테의 가마쿠라 구경하기
■11:00 요코테 시내를 거닐며 포장마차와 겨울 장터 구경하기
도호쿠의 설경을 만끽하는 여행, 마지막 날인 5일차는 요코테의 가마쿠라를 구경하러 가보자. 가마쿠라란 아키타현 요코테시의 전통행사로 예년 2월 15・16일의 양일간 눈으로 만든 아담한 집이 요코테 역 주변과 요코테 공원 등에 들어선다.
가마쿠라의 눈축제는 야간이 메인이니 낮에는 요코테의 명물 포장마차가 들어선 ‘홋코리 요코초’와 아키타의 먹거리와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가마쿠라 후유노이치(겨울장터)’를 찾아보자.
■13:00 점심식사는 지역 명물 요코테 야키소바
요코테의 지역 명물이라면 요코테 야키소바를 빼놓을 수 없다. 양배추와 다진 돼지고기와 굵은 면을 함께 볶은 야키소바 위에 계란 후라이를 얹은 것으로 달달한 소스와 푸짐한 쫄깃한 면발이 중독성을 자랑한다. 요코테 야키소바를 먹을 수 있는 가게는 역 앞을 중심으로 많다.
■15:00 ‘가마쿠라관’에서 가마쿠라의 역사 배우기
■15:00 가마쿠라관에서 가마쿠라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기
요코테의 가마쿠라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요코테시 교류센터 ‘가마쿠라관’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상설전시하는 눈으로 만든 가마쿠라를 실내에서도 체험할 수 있는 데다 요코테의 특산품도 판매하고 있다. 밤 시간대에 대비해 따뜻한 시설 안에서 몸을 녹이며 체력을 회복하자.
■17:30 가마쿠라에 불을 밝히기 시작하면 요코테의 눈축제 개막
■17:30 가마쿠라에 불이 켜지기 시작하고 요고테의 눈축제 개막
가마쿠라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것은 역시 밤이다. 내부에 불을 밝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천수각을 배경으로 2기의 가마쿠라가 만들어진 요코테 공원, 별똥별 무리와 같은 미니 가마쿠라가 낭만적인 자노사키 강변 등 행사장에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야간개최 중(17:40~21시경)에는 순회버스가 있으니 수시로 이용하면서 돌아보자.
요코테에서 도쿄로 가는 막차는 20시경이다. 요코테 역에서 오마가리 역까지 오우 본선 아키타행을 약 15분 타고 간 다음, 오마가리 역에서 도쿄 역까지는 고마치를 이용해 귀경한다. 승차시간은 약 3시간 반. 신칸센 안에서 도호쿠의 겨울 여행의 추억을 회상해보는 것도 즐거울 것이다.
눈과 절경을 도는 북도호쿠의 4박 5일간의 여행. 히로사키 성의 설등롱과 요코테의 가마쿠라 등의 눈축제는 같은 시기에 열리니 일정에 맞춰 가보도록 하자. 일본문화를 접하면서 설경을 즐긴다면 잊기 힘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Written by: Tanaka Lan
※본 기사는 2023년 5월 시점의 정보를 토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최신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등을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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