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도호쿠 아오모리 아오모리/히로사키/하치노헤 세계유산 시라카미 산지에서의 트레킹 코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너도밤나무 숲에서 힐링되는 시간.
세계유산 시라카미 산지에서의 트레킹 코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너도밤나무 숲에서 힐링되는 시간.

세계유산 시라카미 산지에서의 트레킹 코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너도밤나무 숲에서 힐링되는 시간.

공개 날짜: 2020.03.13
업데이트 날짜: 2020.08.31

아오모리현 남서부와 아키타현 북서부에 걸쳐있는 ‘시라카미 산지’. 인공적인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너도밤나무 원시림이 펼쳐진 신비로운 지역이다. 그 규모는 야마노테선 안쪽 지역의 약 3개 분에 해당하는 약 17,000헥타르다. 199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도 등록된 대자연 속을 아오모리현 에서부터 트레킹해 보았다.

시라카미 산지 트레킹을 위한 준비 과정

트레킹은 시라카미 산지의 아오모리 관문으로 알려진 니시메야무라에 있는 ‘아쿠아 그린 빌리지 ANMON’부터 시작된다. 이곳은 시라카미 산지 트레킹의 거점에 해당하는 시설로서 캠프장과 온천 시설도 완비되어 있다. 여름이면 야외 행사 등이 개최되며 시라카미 산지의 음식도 즐길 수 있다. 교통편은 JR 오우혼센 히로사키역에서 차로 약 1시간. 현지 버스를 이용해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쿠아 그린 빌리지 ANMON 센터 하우스

시라카미 산지에는 코어(핵심) 에리어와 버퍼(완충) 에리어가 있으며 코어 에리어는 이곳에서 1,000m급 산들을 더 넘어야 갈 수 있다. 삼림관리서장에게 반드시 입산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문턱이 높다. 그래서 이번에는 초보자들도 비교적 이동하기 편한 아쿠아 그린 빌리지 ANMON근처에 있는, 정비된 트레킹 코스 ‘세계유산 길 너도밤나무 산책길’을 트레킹하기로 했다.

▲코어 에리어는 이 산을 넘어가면 있다.

세계유산 길 너도밤나무 산책길’에서는 산책이 자유다. 그러나 너도밤나무 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트레킹 가이드를 신청하는 것을 추천한다.

개성넘치는 가이드들이 많이 있는데 이번에 부탁한 사람은 부부가 가이드 일을 하는 ‘시라카미 산지 가이드회’의 대표 와타나베 테이지 씨와 케이코 씨였다. 테이지 씨는 ‘구마상(곰)’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데, 실제로 가이드 중간 중간에 곰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 주기도 했다.

▲함께 가이드 일을 하는 와타나베 씨 부부.

가이드 요금은 프라이빗 플랜이 12,000엔, 다른 손님과 함께 가는 것도 가능하며 2명 이상이 참여하는 플랜은 3,500엔(모두 세금 포함, 이용 기간: 4월 말~11월 상순)이다. 이번에는 너도밤나무 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싶어 프라이빗 플랜을 이용해 안내를 받기로 했다.

첫 걸음을 떼자 마자 알게 된 시라카미 산지의 비밀

ANMON의 주차장을 걷고 있는데 와타나베 씨가 바로 멈춰서더니 “이 나무를 보고 뭐 느끼는 것 없으세요?”라고 물었다. 읭!?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챘는가?

그렇다. 흰 반점 무늬가 하단에는 없다. 흰 반점 무늬는 균의 한 종류인 지의류(地衣類)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차량 배기 가스 등으로 인해 그 반점 무늬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런 대자연 속, 자동차 왕래가 심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영향을 받다니 정말 놀랍다. 와타나베씨는 “자연은 손상되기 쉬워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소중히 다뤄줘야 합니다. 시라카미 산지는 그런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 주는 곳이지요.”라고 말한다.

▲산책 길 입구

ANMON을 나와 도보 5분 정도면 산책길 입구에 도착한다. 바로 옆에는 샘물을 마실 수 있는 곳도 있다. 이 물은 너도밤나무 에서 솟아나며 무더운 여름 날에도 10도 이하의 차가운 온도를 자랑한다.

▲산책 길 입구 부근에 있는 식수장

한 모금 마셔 보니 목 안으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이었다. 혀끝에 닿는 감촉이 매끈하고 목넘김이 그만이다. 물어 보았더니 경도 0.2mg/l로, 일본에서도 드물 정도로 강한 연수라고 한다. 깊은 산 속을 방문한 여행객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주는 물이다.

▲페트병에 담아 가져가는 여행객들도 많다고 한다. 커피물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와타나베 씨에 따르면 이 물은 약 100년 전 빗물이라고 한다. 빗물이 너도밤나무를 타고 지하에 스며들어 깨끗한 물이 되었다가 약 100년 뒤에 다시 지표를 뚫고 나온 것이다. 그래서 비록 비가 내리지 않아도 이 물은 100년 동안은 끊임없이 솟아오를 것이라고 한다. 너도밤나무들이 천천히 시간을 들여 만들어 낸 물에서 자연의 커다란 은총을 느낄 수 있었다.

가이드와 함께 너도밤나무를 만끽!

산책길은 계단이나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 불편하지 않다. 총 길이 2km정도로 길지는 않지만 고저차가 약 150m 정도 된다. 의외로 운동량이 있지만 와타나베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걷다 보면 시간가는 게 순식간이다. 무엇보다 나무를 스치는 바람소리나 벌레 소리가 들리는 편안한 공간에 힐링이 된다.

▲아늑한 너도밤나무에 둘러싸인 산책길

그도 그럴 것이, 너도밤나무 은 나무들이 밀집되어 있지 않아 넉넉한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특징이 있다. 너도밤나무는 나무 꼭대기에서 가지를 넓히고 중간 줄기에서 가지가 뻗어나가는 일이 드물어 커다란 돔 안에 있는 듯한 모양의 을 형성하고 있다.

▲천장에 잎이 우거져 있어 비가 와도 우산이 필요없다. 마치 돔 같은 너도밤나무 숲.

자연의 품에 안겨 그 숨결을 만끽하던 중 와타나베 씨가 가르쳐 준 이쪽 간판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뒤로 돌아가 보면 무슨 흔적이 있다는데... 글쎄 곰들이 만든 흔적이라고 한다.

▲기둥 부분에 곰이 훑고 지나갔다는 흔적이 있었다.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있다고!

이 역시 대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히려 인간이 외부자라는 점을 느끼게 한다. 참고로 와타나베 씨 부부도 몇 번이나 곰과 만난 적이 있지만 한 번도 습격을 당한 적은 없다고 한다. 곰과 맞닥뜨리게 되면 곰이 놀라지 않도록 천천히 물러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작은 연못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마실 수 있는지 여부는 주위에 이끼가 낀 상태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고 한다.

시라카미 산지의 자연을 꿰뚫고 있는 와타나베 씨 부부. 걸으면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모두 ‘아!’하고 탄성을 지을 만한 내용들뿐이었다. 예를 들어 너도밤나무는 옆에 있는 나무와 딱 겹칠 정도로만 뿌리를 넓힌다고 한다. 그 뿌리에는 드럼통 약 10개 분량의 물이 포함되어 있어 ‘천연댐’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얽힌 뿌리가 그물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산사태와 같은 재해를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뿌리가 단면도처럼 보이는, 깎아지른 곳에 있는 너도밤나무

옛날에 너도밤나무는 일본 전역에 서식했으나 지금까지 남아 있는 곳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한자로 면 ‘나무목(木)’에 ‘없을 무(無)’를 는 너도 밤나무는 쓸모없는 나무로 여겨져 전후에 벌채되었고, 그 대신 가공이 용이하고 성장이 빠른 삼나무가 심겨졌다.”고 한다.

▲3cm 정도 싹이 돋기까지 성장하는 데 1년은 걸린다는 너도밤나무

너도밤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틔울 정도로 성장하려면 80년은 걸린다고 한다. 이곳 시라카미 산지는 일본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원시림이 남아있는 곳이다. 이러한 희소성 때문에 1993년 일본 최초로, 야쿠시마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이번 트레킹은 약 2시간이었지만 대자연의 넉넉함을 체감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연의 소중함과 귀중함을 너도밤나무들을 통해 알게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계절 즐길 수 있는 너도밤나무 숲

이번에 방문한 것은 8월 초순이었는데 너도밤나무 사계절 제각각 다양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 봄에는 새싹으로 뒤덮인 모습을 자랑한다. 와타나베 씨는 10~11월 가장 절정을 이루는 단풍 시즌을 추천한다며 “낙엽 때문에 걸을 때마다 들리는 발소리가 달라지고 비가 오면 안개가 내리곤 합니다. 매일 경치가 달라 같은 표정을 보여주는 일이 없어요.”라고 설명한다. 매일같이 을 드나드는 와타나베 씨가 하는 말이라 그런지 더 의미깊게 들렸다.

▲단풍 시즌을 맞이한 너도밤나무 숲 산책(사진 제공: 니시메야무라 관공서).

또 이번 산책 루트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ANMON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마더 트리’라 불리는 수령이 약 400년이나 되는 너도밤나무 거목이 있다. 수명이 300년으로 알려진 너도밤나무치고는 고령이며 그 경외로운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줄기 주위가 약 5m나 되는 마더 트리

(편집부 각주: 2018년 9월 4~5일 혼슈를 할퀴고 지나간 태풍 21호의 영향으로 마더 트리의 줄기가 부러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같은 달 13일인 현재, 주변은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중급자 이상을 위한 ‘암문 계곡 루트’에 참여하면 3개의 폭포가 흐르는 ‘암문 폭포’를 즐길 수 있다. 루트 상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샤워 클라이밍의 요소도 있어 마치 어트랙션을 이용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사전 준비가 필요하지만 대자연의 음이온을 맘껏 즐길 수 있을 만한 추천 루트다.

▲암문 계곡 루트 안쪽에 위치한 ‘암문 폭포(제일 폭포)’. 지금은 미정비 상태라 이쪽은 상급자 전용 코스라고 보면 되겠다.
  • 시라카미 산지 가이드회
    白神山地ガイド会
    • 주소 아오모리현 히로사키시 후지시로 1-12-1 T-FACT내
    • 전화번호 0172-55-0090
    • [가이드 요금] 프라이빗 플랜 12,000엔~, 2명 이상 동행 플랜 3,500엔~(모두 세금 포함)
      ※요금은 루트에 따라 달라진다.
      [정기 휴일]무휴
      ※가이드 중에는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세계자연유산을 트레킹 한 다음에는?

산행에서 돌아온 뒤에는 ANMON에서 시라카미 산지의 음식을 즐겨보자. 먼자 사과 맛이 나는 오리지널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추천한다. 이 아이스는 현지에서 생산된 사과를 사용해 만든다. 약간 신맛이 나는데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달콤함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아오모리의 인기 제품이다.

▲사과맛 소프트 아이스크림(350엔 세금 포함)

그리고 점심 메뉴로 추천할 만한 것이 바로 ‘마타기항’이다. 버섯과 섬대를 섞어 만든 이 메인이며 산나물과 막 튀겨낸 잎새버섯 튀김 등을 올린 메밀국수, 곤들매기 절임에 사과 컴포트가 디저트로 나온다. 산에서 난 식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해 만든 에 버터를 가미해 양식풍으로 어레인지 한 메뉴다.

▲산에서 채취한 다양한 식재료를 맛 볼 수 있는 ‘마타기항’(1300엔 세금 포함). 의외로 양이 많다.

식사 후에는 ANMON내에 있는 목욕 시설 ‘암문탕’에서 트레킹을 하며 흘린 땀을 씻어내기로 했다. 운동한 다음 식사를 하고 이곳 욕조에 어깨까지 담그고 깊은 한숨을 쉬다 보면 정말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깨끗한 욕실. 목욕료는 550엔(세금 포함)
  • 아쿠아 그린 빌리지 ANMON
    アクアグリーンビレッジANMON
    • 주소 아오모리현 나카쓰가루군 니시메야무라 417
    • 전화번호 0172-85-3021
    • [영업 시간]식사 11:00~15:00, 카페 9:00~16:00, 암i문탕 9:00~17:00
      [정기 휴일]11월 상순~4월 상순, 기타 비정기 휴일

    빈방 검색 및 예약

    최신 요금 및 요금에 대한 상세정보, 객실 조건은 상이한 경우가 있으므로 제휴처 사이트를 확인해 주십시오.

2018년은 시라카미 산지가 야쿠시마와 함께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된지 25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이번 기사에서는 미처 다 소개하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매력과 자연의 위대함을 많이 알 수 있는 여행이었다.

지식과 정보는 인터넷과 책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지만 실제로 접해 보면 상상 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여러분도 부디 시라카미 산지의 대자연을 직접 체험해 보기 바란다.

※기사공개 당시의 정보입니다.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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