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강설량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도호쿠 지방의 아키타현. 아키타현 요코테시에서는 매년 2월 15일과 16일경 ‘가마쿠라’라 불리는 얼음집이 등장하는 눈 축제(유키마츠리)가 열린다. 가마쿠라 안이 오렌지색 촛불로 환하게 빛나는 광경은 한번 보면 잊어버릴 수 없을 정도로 로맨틱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2023년에 개최된 요코테의 눈축제 분위기와 볼거리를 소개한다. 도쿄역과 아키타역에서 행사장까지 가는 방법, 요코테성이나 요코테강 주변 등 사진찍기에 아름다운 명소도 소개하고자 한다.
아키타현 ‘요코테 가마쿠라’란?
가마쿠라는 아키타현 요코테시의 전통 행사에 등장하는 오브제다. 매년 2월 15일과 16일 이틀 간, 눈으로 만든 작은 집이 요코테역 주변과 요코테 공원 등에 등장한다. 가마쿠라는 물의 신을 기리는 행사로, 450년 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한다.
가마쿠라를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눈을 밟아 단단하게 고정시키면서, 약 3미터 높이까지 쌓아 올려 얼음산을 만든다. 다음으로 입구 위치를 정한 뒤, 벽 두께가 약 50센티미터가 되도록 눈을 파서 안쪽과 바깥쪽 벽을 매끈한 곡선으로 완성시킨다. 마지막으로 물의 신을 장식할 만한 공간을 만들면 완성이다. 눈으로만 만들기 때문에 붕괴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사람도 많지만, 아랫쪽부터 단단하게 쌓아올리기 때문에 의외로 튼튼하다.
요코테의 눈 축제는 195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축제 기간 중에는 약 80채에 달하는 가마쿠라가 요코테 시내 곳곳에 등장한다. 회장은 요코테역 주변과 기도코로우베무라다. 기도코로우베무라는 약 300년 전 일본 주택을 이축, 복원한 곳으로, 예스러운 아키타의 분위기 속에서 가마쿠라를 체험할 수 있다.
가마쿠라는 단순히 감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안에 들어가 물의 신에게 집안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등 내부 공간을 체험할 수도 있다. 입장이 허락된 가마쿠라는 주저말고 들어가 보자. 종종 아이들이 앉아 있는 가마쿠라도 있는데, 방문객이 오면 ‘하잇테탄세’라며 말을 걸어준다. 이는 요코테 지방의 방언으로 ‘가마쿠라 안으로 들어와 보세요’라는 의미다. 안에 들어가 물의 신에게 기원을 드리고, 아이들이 내어주는 감주(아마자케)를 마시고 나오면 된다. 다른 입장객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들어가도 되는지 먼저 확인하도록 하자.
요코테 눈 축제 회장까지 가는 방법
요코테 눈 축제 장소와 가장 가까운 역은 JR 요코테역이다. 도쿄역에서 출발하는 경우에는 아키타 신칸센을 타고 오마가리역에서 내린 뒤, JR 오우본선을 타고 요코테역에서 내리는 게 가장 좋다. 소요 시간은 약 4~4시간 반이며, 특급 요금은 14000엔~14500엔 정도다. 장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JR East Tohoku Area Pass’를 이용하는 게 저렴하다.
도쿄 방면에서 요코테로 갈 수 있는 고속 버스도 있다. 도쿄역, 바스타 신주쿠, 요코하마역(요코테역 근처에 있는 요코테 버스 터미널행)에서 요코테 방면으로 가는 버스도 운행하니, 숙소나 시간을 고려해 출발 장소를 고르면 된다. 소요 시간은 약 8시간~9시간이고, 요금은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6000엔~10000엔 정도다.
JR 오우본선을 타면 아키타역까지 환승없이 한 번에 간다. 또 눈 축제 개최 시기에 맞추어 ‘쾌속 가마쿠라 마츠리호’도 운행한다. 2023년 1일 3회 운행하는데, 아키타에서 요코테로 가는 차편은 14시대에, 요코테에서 아키타로 가는 차편은 20시대와 21시대에 있다. 14시대와 20시대에 운행하는 전철은 전좌석 지정석이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예약해 두는 게 좋다.
요코테역에서 눈 축제 회장까지 가는 방법
JR 요코테역에서 나오면 간판을 보면서 회장으로 이동하자. 먼저 요코테 시청 본청사 앞으로 향한다. 역앞에서 택시를 타거나 걸어가면 된다. 일본어로 쓰여진 노란 색 간판에 적힌 화살표를 참고하자.
걸어서 갈 경우에는 약 10~15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 시기는 길가에 눈이 쌓여 있기 때문에 부츠를 신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는 이 날, 굽이 높은 부츠를 신고 갔는데, 오랜 시간 눈 위를 걷다 보니 발이 시려웠다. 편의점이나 드럭 스토어에서 발 전용 핫팩을 판다고 하니, 부츠를 신고 핫팩를 이용하면 늦은 시간까지도 따뜻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운동화는 눈이 스며들어 발이 꽁꽁 얼어붙고 통증까지 동반될 수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회장으로 향하는 중간에 음식점이나 샵들이 모여있는 ‘요코테 이스트’를 지나게 된다. 이벤트 공간에 가마쿠라나 일루미네이션이 있어, 회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요코테의 아름다운 눈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요코테 눈 축제 회장 안을 운행하는 무료 셔틀 버스
눈 축제의 메인 회장은 요코테 시청 본청사 앞, 자노사키가와라, 요코테 공원, 아키타 시립 츠치자키 미나미 초등학교 등이다. 걸어서 둘러 보는 것도 좋지만, 눈길이 미끌어울 수 있으니 순환 버스를 추천한다. 순환 버스는 무료이며 5~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올해는 정류장에 벌룬 라이트를 띄워 표식을 해 두었다. 이 조명 아래서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버스가 온다. 승차 시 티켓은 따로 필요 없고, 스태프의 안내를 받아 타면 된다. 전석 자유석이지만, 다음 정류장에서 타는 사람들을 배려해 뒤쪽 좌석에 앉는 것이 좋다.
다음 정류장이 가까워지면 스태프가 사진이 있는 플래카드를 들고 하차 장소를 안내해 준다. 다음 장소가 어딘지 미리 알 수 있어 안심하고 내릴 수 있다. 버스는 모든 정류장에 정차하기 때문에, 운전수에게 하차 여부를 따로 알릴 필요는 없다.
가장 혼잡한 정류장은 요코테역에서 가까운 요코테 시청 본청사 앞이다. 미니 가마쿠라가 있는 자노사키가와라까지는 도보로 10분 거리니, 이 정도면 걸어 가도 좋을 것 같다. 한편, 요코테성이 있는 요코테 공원은 높은 곳에 있는 데다, 혼잡을 피하기 위해 지름길을 봉쇄해 놓았을 가능성도 있다. 길을 잃어 버릴 수 있으니 순환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요코테 눈 축제의 추천 명소와 볼거리
요코테 시청 본청사 앞은 사람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가마쿠라가 보행자 통로에 몇 채나 전시되어 있다. 안에 들어가 사진 촬영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곳을 추천한다.
가마쿠라 안에 들어가 보니 바깥 소리가 들리지 않고, 고요한 공기가 주변을 감싸는 듯한 기분이었다. 눈으로 만든 공간이라 추울 줄 알았는데, 바람을 막아주어 오히려 따뜻했다. 물의 신에게 기도를 드리는 것도 잊지 말자.
본청사 앞에 있는 고묘지 공원에서는 가마쿠라 협찬 특산품전 ‘홋코리 요코초’가 영업을 한다. 밥을 나무막대에 붙여 꽁꽁 뭉친 뒤 구워 먹는 아키타의 향토음식 ‘기리탄포’와, 요코테 명물인 계란 후라이가 올라간 야키소바와 꽁꽁 언 몸을 녹여 줄 뜨끈한 음식을 판다.
요코초에는 추위를 피해 서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텐트도 마련되어 있다. 15일은 10~21시, 16일은 9~21시까지 비교적 이른 시간부터 영업을 한다고 하니, 서둘러 방문해 출출함을 달래 봐도 좋을 것 같다.
요코테 시청 본청사 앞에서 순환 버스를 타도 되지만, 요코테의 거리 풍경을 감상하면서 다음 회장인 ‘자노사키가와라’까지 걸어가 보자. 거리를 걷다 보면, 오래된 일본 가옥 앞에 앙증맞은 미니 가마쿠라가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1960년대가 되면서 자동차 교통량이 늘어나자, 길가에 사람이 들어갈 만한 규모의 가마쿠라를 짓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담벼락이나 도로에 30센티미터 정도 높이의 미니 가마쿠라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10분 정도 걷다 보면 시내를 가로지르는 요코테강에 놓여진 다리 ‘자노사키바시’가 나온다. 이쯤 가면 자노사키가와라에 있는 미니 가마쿠라가 보인다. 조명은 17시 경부터 켜진다. 준비된 미니 가마쿠라에 모두 조명이 들어오면, 마치 유성무리같은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진다.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으면 가마쿠라가 전시된 압도적인 강 풍경을 전부 담을 수 있다. 다리 위에서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가까이에서 미니 가마쿠라를 보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다리를 건너 바로 좌회전하면 자노사키가와라로 향하는 비탈길이 나온다.
회장에서 미니 가마쿠라를 바라 보면, 별이 가득한 밤 하늘 위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촛불이 켜져 있지만 특별히 뜨겁지는 않고, 바로 옆을 지나가도 위험하지는 않다. 다만 미끌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이동해야 한다.
자노사키가와라와 보도에 놓여진 미니 가마쿠라의 숫자는 무려 3500개나 된다. 제작해서 점등을 하기까지 모든 과정은 자원봉사자들이 손수 작업하는 것이라고 한다. 요코테 지역을 더욱 활성화시키고자 지역 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낸 이벤트라고 생각하니,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회장 입구에는 기부금을 모으는 함이 놓여 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요코테 눈 축제를 상징하는 장소인 요코테 공원이다. 여기서는 요코테성을 복원한 천수각 양식의 전망대를 배경으로 가마쿠라 촬영을 할 수 있다. 정류장에서 내려 회장에 도착할 때까지는 완만한 비탈길이 이어진다. 미끌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조명이 켜진 천수각과 2채의 가마쿠라, 정말 한 폭의 그림같은 광경이다. 이 사진을 촬영할 때에도 주변에 엄청 사람들이 많았다. 이 근처에 가면 인파에 밀리지 않도록 특히 유의해야 한다.
가마쿠라 안에서는 아이들이 떡을 구우면서 추위에 언 몸을 녹이고 있었다(2023년은 코로나로 인해 입장 금지).
천수각 가는 길에도 조명이 켜진다. 로맨틱한 눈의 계단을 한 발 한 발 천천히 올라 보자.
천수각에 들어갈 때에는 100엔을 내야 한다. 4층 전망대에서 요코테의 거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눈이 내리는 밤, 어두움 속에서 유일하게 빛을 밝히고 있는 회장의 모습이 환상적으로 보인다.
회장은 21시까지 운영된다. 21시 정도가 되면 버스 안이 붐빌 수 있다. 당일 중으로 JR을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계획이라면, 20시 30분 전에는 역에 도착하는 것이 안전하다.
다음 날에도 요코테 시내를 산책하면서 가마쿠라의 역사와 문화를 더 배우고 싶다면, 요코테시 후레아이 센터 ‘가마쿠라관’에 가 보자. 이곳에서는 관람객들이 일년 내내 가마쿠라를 체험할 수 있도록, 진짜 눈으로 만든 가마쿠라를 상설 전시하고 있다. 8월 중순~9월 중순, 연말연시(12월 29일~1월 3일), 2월 중하순경 1주일을 제외하고는 언제든 체험이 가능하다. 눈 축제 기간이 아니어도 가마쿠라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니 정말 반가운 시설이 아닐 수 없다.
요코테 눈 축제의 외국어 지원 서비스
요코테 눈 축제에 가면 자원봉사자들이 길 안내를 해 준다. 영어로 응대해 주는 스태프도 있으니, 궁금한 게 있으면 일단 질문해 보자.
요코테시의 홈페이지에서는 다국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니, 방문 전에 정보를 수집해 두자.
요코테시 주변 관광지
요코테역과 가장 가까운 아키타 신칸센역은 오마가리역이다. 오마가리하면 일본 3개 불꽃놀이 중 하나인 ‘오마가리 불꽃놀이’로도 유명하다. 여름은 물론 겨울에도 불꽃놀이 행사를 한다고 하니, 눈 축제와 함께 불꽃놀이를 보러 방문해 보자.
부케야시키도리(과거 무사들이 살던 저택이 모여있는 거리)와 꽃줄기가 축축 늘어지는 모습이 매력적인 벚나무 ‘사앵’으로 유명한 가쿠노다테까지는 전철로 약 40분 거리다. 가쿠노다테에서는 2월 14일 ‘히부리가마쿠라’라는 이벤트를 선보인다. 또 일본에서 가장 깊다는 다자와 호수까지는 전철로 약 1시간 30분 거리다. 모두 오마가리역에서 환승하면 된다.
요코테시 주변 숙소
요코테의 눈 축제는 밤 풍경이 특히 아름다우니, 요코테시 주변에서 숙박하는 걸 추천한다. 다음으로 숙박객들의 평가가 좋았던 숙소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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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Akebonochō Jūmonjimachi 7 , Yokote, Akita, 019-0525
지도 보기 -
가까운 역
주몬지 역 (오우 본선)
도보 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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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Akebonochō Jūmonjimachi 7 , Yokote, Akita, 019-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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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9-10 Heiwacho, Yokote-shi, Akita, 013-0035
지도 보기 -
가까운 역
요코테 역 (오우 본선 / 기타카미선)
도보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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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9-10 Heiwacho, Yokote-shi, Akita, 013-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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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117 Fuke Ozutsumi, Yokote-shi, Akita, 013-0063
지도 보기 -
가까운 역
야나기타 역 (오우 본선)
도보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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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117 Fuke Ozutsumi, Yokote-shi, Akita, 013-0063
일본에서 가마쿠라를 체험하고 싶다면 아키타현의 ‘요코테 눈 축제’에 가보자
가마쿠라 문화를 계승하고자 면면히 이어온 요코테의 눈 축제. 지역 주민들의 마음이 담긴, 하나 하나 수작업으로 만든 가마쿠라를 체험하는 일은 추위를 잊을 정도로 따뜻함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개최일은 매년 2월 15일~16일. 주변에서 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벤트도 개최한다고 하니, 겨울철 일본을 갈 예정이라면 도호쿠 지방에도 꼭 들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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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테 눈 축제横手の雪まつり
- 주소 秋田県横手市内各所
근처 역: 요코테역
※본 기사에 기재된 정보는 2023년 6월 현재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최신 정보는 공식 사이트 등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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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VE JAPAN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