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현이 세로로 길게 분포된 도호쿠 지방. 같은 도호쿠라도 북쪽에서 남쪽을 향해 천천히 나무가 물들기 시작해 최북단의 아오모리현은 10월 초순, 최남단의 후쿠시마는 11월 하순에 절정을 맞이하는 식으로 단풍 시즌이 긴 것이 특징이다.

그 중에는 도쿄보다 1.5개월이나 일찍 절정을 맞이하는 장소도 있다. 여러 지역에서 단풍을 즐기려면 베스트 시즌이 겹치는 10월 초부터 하순에 찾는 걸 추천한다.

핫코다 연봉은 아오모리현의 거의 정 중앙으로 해발 1585m의 핫코다오다케를 비롯한 약 20좌의 산을 통틀어 가리키는 명칭이다. 길게 이어지는 산들은 정상은 뾰족하고 산기슭을 향해 치마자락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원뿔형이다.

핫코다 연봉의 단풍은 노란 너도밤나무와 붉은 단풍나무 등이 중심이며 산 정상 부근에는 아오모리전나무와 눈잣나무와 같은 고산식물의 녹색이 섞인다. 해발고도에 따라 나무의 종류와 기온이 달라지므로 단풍의 시작은 산 정상 부근은 9월 말, 산기슭 부근은 10월 중순경부터다. 오색빛깔로 찬란하게 물든 핫코다 연봉의 울창한 삼림을 즐기고 싶다면 100인승 로프웨이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인근 온천에 몸을 푹 담그고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오모리현 도와다시에 있는 오이라세 계류는 아름다운 계류와 단풍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경승지다.

약 14km의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어, 7m 높이에서 낙하하는 조시 폭포와 나무 사이를 격렬한 기세로 흐르는 아슈라노나가레, 잔잔한 물소리가 귓가를 간질이는 이시게도노세와 같은 다양한 표정을 지닌 명소를 돌아볼 수 있다.

초가을부터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져 선명하게 물드는 오이라세 계류의 단풍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답다. 너도밤나무와 단풍나무 등이 계류를 덮칠 듯이 울창해져 풍경에 짙은 음영과 깊이를 더한다. 맑은 공기 속에서 단풍을 바라보며 산책을 즐기다 보면 몸도 마음도 정화되는 느낌일 것이다.

하치만타이의 단풍은 정상부터 산기슭까지 약 한 달에 걸쳐 천천히 물들어 간다. 산 정상이 물들기 시작하는 것은 도호쿠에서도 가장 이른 9월 중순이다. 절정인 9월 하순에는 단풍나무의 붉은색과 노란색, 침엽수의 녹색이 섞이는 오색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하치만타이에서도 가장 추천할 장소는 길이 약 27km에 이르는 드라이브 코스 하치만타이 아스피테 라인이다. 드라이브 웨이 중간중간에 뷰스팟이 있어 멀리서 드높이 솟아오른 이와테 산과 구마누마 등의 경승지도 단풍과 함께 차창을 통해 조망할 수 있다.

이와테현에 위치한 게이비케이 계곡은 일본 100경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절경을 자랑하는 스팟이다.

잔잔히 흐르는 사테츠 천 양 옆에는 높이 100m의 깎아지를듯한 절벽이 빚어내는 박력 있는 풍경이 2km에 걸쳐 이어진다.

뱃사공이 한 자루의 장대를 노련하게 저어 강을 타고 내려가는 뱃놀이(후나쿠다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울긋불긋하게 물드는 단풍나무와 느티나무 등이 우거진 절벽을 바라보면서 왕복 90분의 뱃놀이를 즐겨보자.
강의 수면에 비친 단풍도 볼 거리 중 하나다. 뱃놀이가 관광객들의 마음에 남도록 만들어진 뱃사공들의 노래 ‘게이비 오이와케’를 들으면서 여유롭게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아키타현 동부의 다자와호 주변에 있는 다키가에리 계곡은 양 기슭에 울창한 원생림과 안벽을 흘러 낙하하는 폭포, 독특한 푸른 계류가 만들어 내는 그림 같은 절경을 자랑한다. 둘레길에서는 몇 번이고 뒤돌아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정평이 난 계곡 최고의 명소 ‘미카에리노 타키’를 비롯한 크고 작은 폭포를 즐길 수 있다.

원생림은 가을이 되면 나무들이 붉고 노란 빛깔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단풍이 마치 거울처럼 선명하게 수면에 비치는 광경은 푸른 계류를 갖춘 이 곳이기에 볼 수 있는 절경이다.

도호쿠 지방의 거의 정 중앙에 위치하여 세 개의 현(미야기현, 이와테현, 아키타현)에 걸친 구리코마 산. 해발 1,626m의 산 정상에서는 갓 산과 하야치네 산과 같은 도호쿠의 주요 산과 태평양까지 조망할 수 있다. 약 150종에 이르는 고산식물과 너도밤나무의 원생림 등 자연이 풍요로운 산으로 알려져 1년 내내 하이킹족들에게 인기인 등산 스팟이다.

구리코마 산의 단풍은 산 전체가 동시에 빨강, 주황, 노란색, 짙은 그린 등 다양한 빛깔로 물드는 것이 특징이다. 고도와 일교차가 큰 기후조건 등이 맞물려 특히 아름다운 배색을 자랑한다. 등산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등산코스를 걸으며 형형색색의 단풍을 가까이에서 즐겨보자.

오랜 세월에 걸쳐 오타니 강의 물살에 깎인 깊이 약 100m의 절벽이 우뚝 선 나루코 협곡. 너도밤나무와 졸참나무, 단풍나무의 빨강, 주황색이 조각보처럼 절벽을 한 가득 물들이고 이따금 보이는 침엽수의 녹색이 더욱 아름다운 그라데이션을 만들어낸다.

전망대가 있는 나루코쿄 레스트하우스로 가려면 단풍이 진 오후카사와 둘레길을 걸어 향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망대에서는 오후카사와교가 나무 사이에 놓인 그림 같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오후카사와교 위에서는 협곡 사이에 놓인 철교를 달리는 열차를 가끔 볼 수도 있다. 단풍 시즌에는 경적을 울리며 서행하기 때문에 단풍과 열차를 함께 렌즈에 담아낼 수 있는 사진가들이 열광하는 스팟이다.

[전화번호] 0229-87-2050（나루코쿄 레스트하우스）
[영업시간] 견학 무료 (둘레길은 4월 하순~11월 하순만 이용가능 8:30~16:00）
[요금] 무료
[정기휴일] 없음 (둘레길은 악천후에는 폐쇄함)

도호쿠 굴지의 규모를 자랑하는 자오 온천으로 유명한 야마가타 자오. 풍요로운 자연의 품에 안긴 온천가에서는 거리를 산책하면서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자오산 정상 부근의 단풍을 즐기려면 로프웨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빨강, 주황빛으로 물든 야마가타 자오는 그림처럼 아름답다. 산 정상에 도착하면 다양한 트레킹 코스를 거닐며 단풍을 만끽하자. 초보자를 위한 자오자연식물원･지조산 둘레길 코스라면 2시간 정도로 자연식물원, 지조산 산정을 일주할 수 있다.

자오는 겨울이 되면 수빙으로 풍경이 완전히 뒤바뀌는 곳으로 가을에서 겨울까지 꼭 계절별로 가보길 권한다.

후쿠시마현 북부에 조성된 산악도로로 구불구불한 커브가 많아 아즈마 연봉을 누비듯이 달릴 수 있는 약 1시간 정도의 드라이브 코스다. 해발고도는 높은 곳은 1,622m에 달한다.

자작나무가 울창한 봉우리인 시라카바노미네, 산들의 사면이 단풍으로 물드는 덴구노니와(덴구의 정원) 등 코스 중간중간에 뷰포인트가 있다.
그 중에서도 츠바쿠로 골짜기의 단풍은 장관으로 골짜기에 놓인 후도사와교에서는 계곡 한 면이 빨강과 주황, 녹색으로 가득 물든 오색향연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이나와시로호와 아키모토호, 오노가와호, 히바라호 등 네 곳의 호수와 함께 반다이 산의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우미미토게 고개도 놓칠 수 없는 절경 포인트다.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된 나가토코를 보유한 신구쿠마노 신사. 나가토코란 벽이 없이 주열(柱列)로만 지탱하는 구조의 건물을 가리킨다.

단풍 시즌이 되면 나가토코 앞에 우뚝 선 높이 약 30m, 밑동 둘레 7.73m의 커다란 은행나무가 노란 빛깔 옷으로 갈아 입는다. 지면이 은행잎으로 가득 찬 모습은 마치 황금색 카페트를 깐 것마냥 장관을 이룬다. 나가토코에 올라가 기둥과 지붕 사이로 은행나무와 정원을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감상법이다. 11월 중순에는 일주일만 야간에 라이트업을 해 환상적인 분위기에 휩싸인다.

※본 기사는 2020년 6월 시점의 정보를 2024년 9월에 업데이트하였습니다. 최신 정보는 공식 사이트 등을 확인하십시오.

Text by: SHOE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