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피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자연 재해다. 특히 일본은 지진을 비롯해 태풍과 쓰나미, 게릴라성 호우, 화산 분화 등 자연 재해가 많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여행 중 갑작스러운 긴급 상황을 경험하게 되었을 때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든든한 곳이 바로 편의점이다. ‘콤비니’라는 애칭으로 사랑받는 편의점은 일본 전역에 분포되어 있는데, 그 수는 무려 5만 점포 이상(2024년 3월 기준/일본 프랜차이즈 체인 협회 발표)이라고 한다! 24시간 영업하는 매장도 많기 때문에 유사 시 필요한 물품을 바로 구할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안전한 여행 관리의 프로이며 투어 컨덕터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시마다 미유)가 여행객들이 안심하고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구할 수 있는 방재 대책품을 10가지 소개한다.
재해 발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가지고 나갈 수 있도록’ 미리 준비!
기본적인 여행 준비물 대부분이 재해 시에도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긴급 시에 최소한의 물건만을 바로 가지고 나갈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아이템은 문 바로 옆이나 침대 곁에 모아 두자.
- 여권과 지갑, 휴대폰 등 귀중품류
- 샴푸나 바디 샴푸, 클린징 폼, 스킨/로션 같은 기초 화장품, 칫솔 등 세면도구
- 모바일 배터리(건전지 타입이 더 좋음)
- 충전 케이블 등
- 상비약
- 라이터, 성냥
- 최소한의 속옷과 갈아입을 옷
- 신발
물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 지금 마시고 있는 물 외에도 페트병에 든 물을 2개 정도 상시 호텔 방에 준비해 두자.
편의점에서 사두면 좋은 필수품: 생필품편
(1)유통기한이 긴 간이 식료품
편의점에는 컵라면을 비롯해 젤리형 음료나 시리얼 바 같은 영양 보조 식품, 에너지원이 될 만한 사탕이나 초콜릿 등 과자류가 다양하다. 조리를 하지 않아도 바로 먹을 수 있고 상온에서 장기간 보존할 수 있는 간편한 식료품을 준비해 두자.
레토르트 식품 중에는 불이나 끓는 물이 없어도 물만 있으면 바로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이나 데우지 않아도 되는 제품 등이 있다. 또 캔에 든 식품도 추천할 만하다. 야키토리(닭꼬치)나 생선 조림, 카레 등 이미 조리되어 있어 비상 시가 아니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품도 많다. 또 파인애플이나 복숭아, 귤 같은 과일류도 있다.
(2)비닐봉투(작은 것과 큰 것)
의외로 다양한 상황에서 있으면 유용한 것이 바로 비닐봉투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두 사이즈를 모두 준비해 두면 편리하다. 오염물이 묻은 것 등을 담아 두는 쓰레기 봉투로 사용할 수도 있고 이밖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작은 비닐봉투는 일시적으로 식재료를 보관할 수도 있고, 비닐장갑 대용으로도 쓸 수 있다. 식사를 할 때에 식기에 씌워 사용하면 따로 설거지를 할 필요가 없다.
커다란 비닐봉투는 짐을 넣는 가방 대용으로 사용하거나, 날씨가 추울 때에는 얼굴에 쓰고 있으면 방한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밖에 물을 넣는 급수 주머니나 바스켓, 돗자리, 간이 화장실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
(3)티슈 종류(물티슈, 두루마리 휴지, 포켓 티슈 등)
일반적인 티슈를 비롯해 물티슈,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소독용 티슈, 화장실용 두루마리 휴지를 준비해 두면 좋다. 알코올 성분 유무 등을 포함해 다양한 티슈류를 미리 구입해 두자. 양변기에 넣어도 바로 녹는 타입이 있으면 더욱 좋다.
특히 재해 시에는 물이 귀하기 때문에 편하게 손을 씻거나 설거지, 세탁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또 대피소 등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음식을 먹거나 마셔야 하는 상황이 지속된다. 위생 관리는 건강 유지에 불가결하기 때문에 티슈류가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일본의 티슈는 그 품질이 뛰어나다. 감촉도 좋고 내구성이 뛰어난 데다, 물에 잘 녹는 종류도 있어 사용 편의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아무리 많아도 지나치지 않는다.
(4)식품용 랩
있으면 의외로 편리한 것이 바로 랩이다. 비닐봉투와 마찬가지로 식사 시에 식기에 씌워 사용하면 설거지를 안 해도 되기 때문에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이렇게 까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재해 상황이라면 괜찮은 아이디어이다. 종이접시나 플라스틱, 도기 등 다양한 타입의 식기에 이용할 수 있다.
또 날씨가 추운 날에 몸에 두르면 방한 굿즈로도 활약한다. 상처가 났을 때 상처 부위에 감아두면 반창고 역할도 한다. 단 보온성이 뛰어난 만큼 통기성이 떨어지니 너무 팽팽하게 감지 않도록 유의하자.
일본의 식품용 랩은 외국으로 이주한 일본인들이 ‘일본에서 사가야 할 필수품’으로 꼽을 만큼 품질이 좋으니 미리 사 두면 두고 두고 쓸 일이 있을 것이다.
편의점에서 사 둬야 할 생필품: 여성용
(5)바디 시트, 드라이 샴푸
며칠 동안 목욕탕을 이용할 수도 샤워를 할 수도 없는 일도 발생하는데, 머리나 몸이 청결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무더운 여름철이나 머리카락이 긴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 불쾌한 상황이 될 것이다. 이때 얼굴이나 전신용 바디 시트가 있으면 좋다. 바디 시트가 없을 경우에는 알코올이 들어있지 않은 물티슈를 이용해도 좋다.
또 물이 없어도 쓸 수 있는 스프레이 타입이나 파우더 타입, 시트 타입 등 드라이 샴푸도 추천한다.
(6)생리용품
여성들만의 민감한 문제이기도 한 생리. 극도의 긴장감이나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예정보다 빨리 생리가 시작되거나,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유사 시에는 생리용품 지급이 원활하지 않거나 그 양이 부족할 수 있다. 또 다른 제품과는 달리 스태프에게 더 달라고 부탁하거나 누군가에게 빌려 달라고 하기도 어렵다.
어느 편의점이든 콤팩트한 사이즈의 생리용품을 팔고 있으니 상비해 두는 것이 좋다. 또 생리용품은 깨끗한 거즈나 흡수/흡혈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상처가 났을 때에 지혈제나 쿠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7)보습 크림(립, 핸드, 바디)
재해 시에는 우선순위가 낮아지기 쉽지만 건조 대책에도 유념해야 한다. 피부나 입술이 갈라지고 건조하면 기분도 우울해지고, 심각한 건조 증상이 계속될 경우 가려움증이나 습진과 같은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있는 경우에는 필수템이라고 봐야 한다. 립글로스나 핸드크림 겸 바디크림은 꼭 상비해 두자.
바셀린은 얼굴이나 입술, 손, 몸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보습제라 편리하다. 가벼운 상처나 화상 시에는 약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만능 제품이다.
편의점에서 꼭 사둬야 할 생필품: 가족용(주로 유아나 고령자 대상)
(8)기저귀, 간이 화장실 등 화장실 관련 굿즈
연령이나 성별을 불문하고 중요한 것이 긴급 상황에서의 화장실 문제다. 참는다고 참아지는 것도 아니고 단수 상황에서는 수세식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 또 복통이나 구토 등 갑작스러운 컨디션 저조로 인한 다양한 증상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럴 때에 미리 준비해 두면 좋은 것이 바로 기저귀나 요실금 패드, 일회용 화장실이다.
일본산 기저귀는 일본 여행 선물로 사가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그 품질이 뛰어나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은 당연히 필수품이겠지만, 평소 쓸 일이 없는 어른들도 긴급 시에 기저귀가 있으면 안심이 되니 준비해 두자. 기저귀는 아무래도 거부감이 든다는 사람들은 요실금 패드 정도만 있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9)어린이용 간식, 장난감, 이유식
과자나 장난감 같은 기호품은 아무래도 우선순위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사실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이재민들로부터 ‘어른들도 소소하게 시간을 보낼 만한 아이템이 있으면 대피소 생활의 스트레스 해소나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보고되었다. 어린이를 위한 간식이나 과자를 비롯해 카드 게임, 비눗방울 같은 장난감이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이유식이 필요한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관련 제품도 잊지 말자!
아이들이 재해를 직접 목격하거나 대피소 등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지내는 것은 어른 이상으로 큰 스트레스가 되어 심리적인 데미지를 줄 수 있다. 이러한 불안을 조금이라도 완화해 주면 어린이는 물론 주변에 있는 어른들도 안심할 수 있게 된다.
(10)방한구, 더위 대책 굿즈
공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기능을 해도 여러 명이 모인 대피소 같은 공간에서는 본인에게 꼭 맞는 온도로 조절할 수가 없다. 특히 어린이나 고령자들은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아 컨디션이 나빠질 수 있다. 또 냉증 체질인 여성들의 경우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때 추위나 더위 모두에 대처할 수 있을 만한 아이템을 추천한다. 더운 여름철에는 강력한 힘을 가하면 순간적으로 냉각되는 보냉제가, 추운 겨울에는 손난로가 있으면 좋다. 이 밖에 담요나 대형 타월 등도 편리하다. 벽돌이나 목재 등 파편이 흩어져 있는 곳에 깔아두면 부상 방지에도 도움이 되고, 러그나 쿠션, 눈가리개, 이불 대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재고가 소진되기 전에…일본 여행 시 꼭 구비해 두어야 할 아이템!
편의점은 입지나 매장에 따라 판매하는 상품의 라인업이나 재고 양이 다를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 소개한 아이템들은 어느 편의점에서나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품들로 엄선해 보았다. 다만, 재해 발생 직후에는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물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금세 재고가 소진될 수 있으니 유의하자.
일본을 여행할 때에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필요한 물품은 가급적 미리 구입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혹시 사용할 일이 없다 하더라도 여행을 마치고 기념으로 가져가거나, 상비용 방재 굿즈로 활용하면 된다. 퀄리티가 뛰어난 일본의 아이디어 제품들이 유사 시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
일본 내각부 홈페이지: 방재 정보 페이지
여행작가×해외여행컨덕터. 직장인대상 교육콘텐츠 기획개발 및 편집담당으로 11년 근무. 학창시절부터 여행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세계 약 50개국 150개 이상의 도시를 돌아다닌 여행 마니아. 세계 각지의 맛집을 맛보고, 자연을 느끼고, 세계유산과 역사적 건축물을 보고, 온천을 돌아다니는 것이 삶의 낙으로, 여행에 대한 열정이 커져 여행작가×해외여행 가이드가 되었다. 현재는 연간 100일 이상 해외를 돌아다니며 여행 작가로도 활동중. 여행의 즐거움, 일본의 매력, 세계의 다양한 가치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인바운드 안내와 여행 작가 취재 등으로 일본 각지를 찾아다니며 정보를 발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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