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있을 때 누구라도 모국의 요리가 그리워지는 법이다. 특히 한국인이 자주 먹는 김치나 매운 음식들은 해외에서 찾기 어려운 편이다. 그중에서도 일본은 매운 요리가 거의 없고, 간장맛이나 담백한 음식이 많다. 간혹 있는 매운 요리를 주문해도 거의 맵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일본을 찾아 온 한국인들은 자연스럽게 자극적인 요리가 그리워진다. 과연 그 맛은 어떨까? 일본 거주 경험이 있는 한국인들에게 물어 보았다.
●매운 맛? 전혀 맵지 않다!!
“음식점에서 순두부찌개를 먹어 본적이 있는데 . 색은 빨간데 전혀 맵지 않아서 신기 했어요. 그러데 같이 온 일본인 친구는 되게 매운 듯이 먹고 있더라구요. 일본에 매운 음식이 없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로 매운 것도 먹을 수 없는 사람이 있는 점에도 놀랐어요!”(여성/25살)
매운 음식을 찾기가 힘든 일본. 물론 잘 먹는 사람도 있지만, 매운 음식을 먹는 습관이 없는 일본인은 못 먹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매워도 한국의 어린이가 먹는 수준의 매운 맛일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본에 있는 한국 음식은 비싸다?
“코리안 타운으로 유명한 신오쿠보에 치킨집이나 떡볶이집이 있어서 처음에는 신기했어요! 한국요리를 먹고 싶을 때 자주 먹으러 갔었죠. 근데 양이 적고 가격도 한국의 2배 정도라서 먹고 싶어서 견딜 수 없을 때에만 갔어요.”(여성/25살)
“일본에는 매운 음식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국의 매운 맛이 그리울 때는 일본에 출시한 엽기떡볶이에 갔었어요. 신오쿠보에 가면 한국 체인점이 의외로 많이 있어서 먹고 싶을 때 추천해요!!” (여성/28살)
일본의 코리안타운이라고 불리는 도쿄의 신오쿠보에는 많은 한국식당이 있다. 예를 들어 ‘bbq치킨’, ‘호식이치킨’, ‘엽기떡볶이’ 등 한국인이라면 한번은 먹어 본 적이 있는 맛을 여기서도 맛볼 수 있다. 점원도 한국인이 많아 가게에 들어가면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만‘호식이치킨’의 경우에는 두 마리에 3000엔(30,000원)정도로 가격이 비싸 자주 먹을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한 번씩 한국이 너무 그리워질 때 가면 좋을 것 같다.
●한국에서 유행하던 음식이 일본에서도 유행?
“치즈 닭갈비나 핫도그와 같이 한국에서 몇 년전에 유행한 것이 한참 후에 일본에서도 유행했어요. 핫도그를 먹어 봤는데 한국이랑 맛도 모양도 같았어요. 많은 사람이 줄 서 있어서 신기했었죠.” (남성/26살)
“신오쿠보의 핫도그집에 줄을 서 있어서 깜놀했어요! 일본에 없는 음식이라 특이했던 것 같아요.” (여성/28살)
2018년은 치즈 핫도그가 대박 나서, 신오쿠보 뿐만 아니라 일본의 이곳저곳에서 팔고 있었을 정도이다. 치즈 닭갈비 도 한국식당 뿐만이 아니라 일반 술집 등 한국과 관계가 없는 음식점에서도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되었다. 한국요리의 유행은 의외로 일본에 큰 영향을 미쳐, 일본에서도 다양한 한국 요리를 맛 볼 수 있다.
●辛라면을 어디에서나 팔고 있다니…!
“편의점이나 마트 어디에서든 신라면을 팔고 있길래 샀어요…!” (여성/25살)
“어느 마트에 가더라도 컵라면 매대에 꼭 놓여져 있어서 신기했어요. 진짜 많이 사 먹었죠.”(여성/28살)
신라면은 일본에 사는 한국인에게 있어서 바로 구세주 같은 존재일 것이다. 일본요리에서는 찾기 힘든 한국만의 자극적인 맛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신라면은 김치만큼 친숙한 한국 음식이다.
●치킨이라고 하면 ‘KFC’가 기본!
“치맥할까 했는데 한국식 치킨집이 없어서 좀 아쉬웠어요. 근데 KFC치킨이 의외로 맛있더라구요. 뭔가 한국보다 튀김옷에서 더 스파이스 맛이 나고 한국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맥주도 없었지만, 일본식 치킨도 나쁘지 않았어요.” (남성/26살)
한국에서 치킨이라고 하면 바삭바삭하게 튀긴 후라이드나 양념치킨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일본에서 주로 먹을 수 있는 치킨은 ‘KFC’와 편의점 치킨이 대부분이다. 물론 치킨무는 나오지 않고, 맥주도 판매하지 않으며, 감자 튀김이나 양파튀김을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KFC의 치킨은 찜닭 같은 부드러운 식감이라서 처음 먹은 한국인은 평소에 먹던 치킨과 달라서 조금 놀라짐나, 부드러운 고기와 중독성이 있는 튀김옷이 매력으로 이 맛에 중독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이건 한식이 아닌데…
“치즈닭갈비, 치즈 핫도그 같이 유행하는 음식은 많이 있어도 제대로 된 한식집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남성/29살)
“완벽한 한식은 일본에서 먹어 본 적이 없어요. 삼겹살집에 반찬이 있긴 있었는데, 한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어요.” (여성/25살)
일본에서 제대로 된 한식을 찾는 것은 역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한식이라고 하면 여러가지 반찬이 많은 밥상을 떠올리지만, 일본은 한국처럼 여러 가지 반찬을 먹기 보다는 개인이 먹을 반찬을 조금씩 먹는 것 같다.
삼겹살이나 냉면, 김치처럼 일본에 정착한 음식들도 있지만, 아직도 일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한식 음식도 많다고 한다.
●한국과 같은 맛의 한국요리를 찾는 것은 어렵다
“술집이나 식당에서 한국요리를 시켜도 너무 일본인이 입맛 맞춘 맛이라서 메뉴 이름과 겉모양은 한국요리 같지만, 실제로 먹어 보면 일본요리 같았어요…!” (남성/29살)
“같은 간장이어도 일본 유명 브랜드 ‘기꼬만’간장이랑 한국 진간장은 완전 맛이 달라서, 기본적인 것부터 차이가 나니까 전체적인 맛에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남성/26살)
“김치는 일본 마트에서도 많이 팔고 있었는데 사서 먹어보면 그냥 일본인 입맛에 맞는 장아찌 같았어요. 한국에서 먹었던 김치와는 전혀 다르더라구요” (여성/28살)
비슷한 요리는 만들 수 있어도 역시 나라의 벽을 넘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예를 들면, 일본의 간장은 한국의 간장에 비해 짠 맛이 특징이다. 이렇듯 기본적인 맛내기부터도 차이가 난다. 이외에 일본은 특히 조림 등 달고 짠 맛을 내는 요리가 많은데, 한국 요리에도 이 영향이 미치기 때문에, 한국과 완전히 똑같은 퀄리티의 한국요리를 찾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본에는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식당도 많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가게를 발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일본은 마트나 길거리의 음식점에서도 의외로 간단하게 한국요리를 즐길 수 있는 편이다. 특히 도쿄 신오쿠보는 한국 체인점이나 한국 조미료를 파는 가게도 있어 한국의 맛을 쉽게 찾을 수 있긴 하다. 그러나 일본에서 한국과 완전히 같은 맛을 즐기기에는 아직 어려운 부분도 많다. 일본에서 한국요리를 먹을 기회가 있으면 한국 본고장의 맛을 떠올리면서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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