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하나 있으면 밥을 몇 공기든 거뜬히 먹을 수 있다.’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좋아하는 ‘반찬’ 하나 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외국인들도 ‘온 더 라이스’에 대해 양보할 수 없는 몇 가지 철칙이 있다고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과거 인터뷰 중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또는 싫어하는 밥 반찬’을 소개하고자 한다(본 기사 내용은 인터뷰에 응해준 응답자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혀 둡니다).
좋아하는 밥 반찬 (1)김
“조리 김은 너무 짜지도 않고 밥과 함께 먹기에 딱 좋아요.”(20대/여성/대만)
“먹은 뒤 입 안에 그 맛이 오래 남지 않고 깔끔한 맛이라 밥과 잘 어울려요.”(40대/남성/영국)
“일본의 전통 음식이고 부담스럽지 않은 맛이예요.”(20대/남성/프랑스)
“칼로리도 낮고 맛도 아주 좋아요. 아삭아삭한 식감도 맘에 들고요!”(20대/여성/독일)
외국인들 대다수가 ‘좋아하는 밥 반찬’으로 김을 들었다! 사실을 말하면 김이 세계적으로 인정 받게된 것은 사실 최근의 일이다. 지금까지는 학술 저널 ‘Nature(네이처)’가 이전에 발표한 ‘유전자적인 이유로 김은 일본인만 소화할 수 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외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식재료였다.
최근에는 웰빙 식품으로서 젊은 여성들이나 채식주의자들을 중심으로 그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듯 하다.
좋아하는 밥 반찬 (2)계란말이
“계란말이를 좋아해요. 한국에서도 일본의 계란말이와 비슷한 계란 요리가 있기 때문에 고향의 맛이 생각나기도 하고요.”(30대/남성/한국)
‘다시마 등을 우린 물로 간을 한 계란말이를 좋아합니다. 일본식 간과 계란의 조합이 정말 최고예요! 입에 넣는 순간 전해지는 폭신한 식감이 정말 좋아요.”(30대/여성/대만)
“계란말이를 아주 좋아해요. 프렌치 오물렛과 달리 달콤한 맛이 나는 게 좋아요. 물론 프랑스 오믈렛은 정말 최고지만요(웃음).”(20대/남성/프랑스)
이 중에는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계란말이를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최근에는 직접 만들어 먹는 데 빠졌어요. 만들 때에는 폭신폭신한 느낌을 잘 살리려고 하지요.”(30대/남성/중국)
의외로 만들기 어려운 계란말이지만 최고의 맛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정말 훌륭하지 않은가! ‘다시마 등을 우려내 만든 달콤한 양념 맛과 흰 쌀밥이 아주 잘어울린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일본 반찬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지는 발언이었다.
좋아하는 밥 반찬 (3)우엉 조림
“우엉 조림을 좋아합니다. 야채를 주재료로 만든 것이라 건강에도 좋고 식감도 좋쟎아요. 양념도 담백해서 밥과 잘 어울리지요.”(30대/남성/중국)
“우엉 조림을 정말 좋아해요. 당근을 넣으면 색감도 살고 일본 음식의 섬세함이 잘 전해져서 좋습니다.”(50대/여성/미국)
“우엉 조림은 조리 방법도 간단해서 직접 만드는 것도 좋아합니다! 제가 살던 미국 지역에서는 우엉을 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우엉 조림은 일본에 와서 배운 요리예요. 많이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습니다.”(30대/여성/미국)
외국인들도 달콤짭조름한 반찬을 좋아한다는 답변이었다! 대단한 요리라기 보다는 밑반찬에 가까운 음식들이 인기가 많았는데 아마도 일본 음식다운 점 때문에 외국인들도 만족을 한 것 같았다.
싫어하는 밥 반찬 (1) ‘신맛’나는 반찬
이번에는 반대로 외국인들이 ‘이 반찬은 좀…’이라며 손사래를 친 ‘밥 반찬’을 소개하고자 한자. 일본의 전통정인 발효식품인 ‘우메보시(매실 장아찌)’가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우메보시는 밥이랑 같이 못 먹겠어요.”(30대/여성/대만)
“못 먹겠어요. 맛이……. 평생 안 먹어도 될 정도 안 좋아해요. 한식에는 없는 신맛이 나요.”(30대/남성/한국)
‘우메보시는 별로 안 좋아해요! 너무 시쟎아요!”(30대/여성/미국)
“정말 시어서 잘 못 넘기겠어요. 어떻게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이 이걸 먹을 수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20대/여성/미국)
일본인들에게는 주먹밥 재료로 가장 일반적인 우메보시. 일본인인 필자는 새콤한 맛과 흰 쌀밥의 달콤한 맛이 이뤄내는 하모니가 정말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발효식품 붐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새콤한 맛은 좀처럼 허용이 안 되는가 보다.
싫어하는 밥 반찬 (2) 끈적거리는 식감의 반찬
낫토를 잘 못 먹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았다. 전체 의견 중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밖에도 끈적거리는 식감의 음식을 전반적으로 별로 안 좋아한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끈적거리는 음식은 아무래도 잘 못먹겠어요. 예를 들면 참마, 오크라, 큰실말(해초의 일종) 등이 그래요.”(40대/남성/미국)
낫토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냄새도 냄새지만 이 끈적거리는 식감 때문이 아닐까? 이 끈적거리는 식감이 사실 매력이기도 한데 외국인들이 극복하기에는 아무래도 난이도가 높은 것일까!?
싫어하는 밥 반찬 (3)시라스
“시라스(멸치, 은어 등의 치어)는 도저히 못 먹겠어요. 젓가락으로 잘 잡히지도 않고 특별히 맛이 나는 것도 아니라서 뭐가 맛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징그럽쟎아요.” (30대/남성/미국)
“시라스는 징그러워서 싫어요!”(30대/여성/대만)
“시라스나 새우 같이 작은 생선류는 안 좋아해요. 눈이 달려 있어서 꼭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잖아요.”(20대/여성/캐나다)
이밖에 시각적으로 봤을 때 그다지 식욕이 돋지 않는 반찬으로 녹미채도 거론되었다.
“녹미채는 까맣고 보기에도 좀 징그럽쟎아요. 해조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20대/여성/미국)
맛보다는 아무래도 시각적인 이유로 싫어하는 것 같았다. 작은 것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것이 싫은 걸까. 서양인 중에는 활어 회처럼 생선 눈이 그대로 달려있는 요리를 잘 못먹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이 결과는 충분히 납득이 간다. 일본인들 중에도 이런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들이 있고 이것은 어쩌면 생리적인 이유인지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지 모르겠다.
‘일식(和食)’라는 말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된 것은 지난 2013년의 일이었다. 그때부터 분명히 외국인들이 일본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 같다. 수십년 전에는 눈살을 찌푸리며 먹을 생각도 하지 않던 낫토와 김이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서서히 정착되리라고 과연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앞으로도 외국인들의 일본 밥 반찬에 대한 인기가 점점 고조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메인포토 출처 : Niradj / 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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