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모두 100엔인 향신료를 사용하여 일품 인도커리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상당히 무모한 기획에 도전해봤다. 인도커리라고 하면 다양한 향신료가 조합된 복합적인 맛으로 외국인이 만들기에는 어려울 것 같지만 과연 100엔 향신료 만으로 맛있는 인도커리를 만들 수 있을까?
이 무모한 기획에 도전할 사람은 과연 누구…?
두둥~ 이 무모한 기획에 도전한 것은 인도에서 나고 자란 인도 토박이 아난트 씨다. 평소에도 손수 커리를 만들기도 하고 일본 식당에서 파는 인도커리도 자주 먹는다고 한다. 원래라면 아난트 씨가 향신료 전문점에서 구입하던 향신료로 만들어야 하겠지만, 본 기획의 취지에 충실하게 100엔 향신료만으로 만들도록 부탁해봤다. 아난트 씨는 이런 무리수가 가득한 기획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제가 한 번 도전해보겠습니다!”라고 의욕을 보여줬다.
커리에 들어갈 기본 재료 소개
이번에는 인도커리를 대표하는 ‘치킨커리’를 만들기로 했다. 우선 준비한 재료는 100엔 향신료로 가람 마살라, 커민, 터메릭(강황가루) 딱 이 세가지 뿐이다. 정말 이것만으로 만들 수 있을까?
“가람 마살라는 다양한 향신료가 배합된 것이라 이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향신료를 직접 배합하는 것이 쉽진 않죠? 하지만 이것만 있으면 문제 없어요” (아난트 씨)
정말 가람 마살라의 원재료 표시를 보니 ‘커민, 코리앤더, 정향, 블랙페퍼, 카다몬, 계피’라고 적혀 있다. 음, 과연 이것만 넣으면 된다니, 꽤나 간단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100엔샵에서 파는 향신료
・커민
・가람 마살라
・터메릭 (강황가루)
・고춧가루 (기호에 따라)
그 밖에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다.
<재료>
●건더기
・닭고기 400g
・통마늘 2개
・생강 1/2개
・토마토 2개
・자색양파 3개
・플레인 요거트 무당 (100g~200g 정도)
●조미료
・기름 100ml 정도
・소금
자, 지금부터 커리 만들기 시작!
우선 닭고기를 한 입 크기보다 조금 크게 자른 다음 체에 넣고 2번 정도 물에 씻는다. 고기에 남아 있는 핏물이나 불순물 등을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이 잡내를 잡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한다.
다음은 씻어낸 닭고기에 요거트를 3큰술 정도 넣고 섞어 재워둔다. 이것이 고기 맛이 좋아지는 비결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터메릭을 5번 정도 뿌리고, 고춧가루를 7번 정도(기호에 따라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된다) 뿌린 다음 섞어준다. 다 섞었다면 냉장고에 10~15분 정도 넣어두고 식힌다.
다음은 양파 2개를 잘게 다진다.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조금 크게 잘랐지만 잘게 자를수록 좋다고 하니, 푸드 프로세서나 믹서 등이 있다면 더욱 좋을 듯하다. 페이스트가 될 정도로 잘게 다지는 것이 이상적이다.
Tip. 양파 눈물 안 나게 써는 법 - 양파는 자르기 전에 차게 식혀두면 눈이 따가워지는 성분이 잘 나오지 않으니 찬 물에 담가두거나 냉장고에 넣어두도록 하자.
다음은 마늘과 생강 페이스트를 만든다. 마늘은 통마늘 1개, 생강은 1봉지의 절반 정도를 각각 잘게 다진 다음 강판이나 절구 등을 이용해 페이스트가 되도록 으깬다. 남은 통마늘 1개는 속껍질을 깐 상태로 사용한다.
토마토도 가능한 잘게 다진다.
이것으로 재료 준비 완료. 뭔가 순식간에 끝난 것 같아 ‘이걸로 다야?!’ 싶긴 하다.
인도커리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양파! 기름을 넉넉히 넣고 충분히 볶아야
큼직한 냄비에 샐러드유를 5큰술 정도 넣는다. 기름을 이렇게 많이 넣는 것도 인도커리의 특징이라고 한다. 현지 인도에서는 샐러드유보다는 머스터드 오일(머스터드 종자유)을 주로 사용하므로 그것을 넣으면 맛이 더욱 살아난다고 한다.
기름이 조금 달구어지면 불을 줄이고 양파를 넣는다. 냄비 뚜껑을 덮고 기름으로 조금 끓인다. 양파를 기름으로 끓이는 작업은 일본카레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다. 조금 끓으면 그 다음에는 캐러멜 색이 될 때까지 약한 불로 끈기 있게 볶는다. 양파를 캐러멜 색이 될 때까지 볶는 것이 바로 인도커리의 맛을 좌우하는 포인트다. 아난트 씨의 말에 따르자면 일본카레와 인도커리의 큰 차이점은 바로 양파라고 한다. 인도에서 양파라고 하면 자색양파가 주류로 일본과 같은 노란색이나 흰색 양파는 거의 쓰지 않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자색양파는 아린 맛이나 냄새가 덜해 일본에서는 주로 샐러드에 많이 쓰인다.
양파가 캐러멜 색이 되었으면 여기에 페이스트 상태로 되도록 으깬 마늘과 생강을 냄비에 넣고 섞는다. 다만 이 때도 불을 세게 하면 타버리기 때문에 약한 불에 볶는 것이 철칙이다.
충분히 섞였다면 잘게 자른 토마토와 속 껍질을 깐 통마늘 1개를 냄비에 넣은 다음 더 볶는다.
드디어 100엔샵 향신료가 등장!
드디어 향신료가 등장할 차례다. 우선 커민을 반 큰 술 정도, 터메릭(강황가루)를 세 번 정도 뿌린다.
“터메릭은 너무 많이 넣으면 맛이 떨어지니 양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아난트 씨)
터메릭의 양으로 맛이 크게 좌우되나 보다.
그리고 여기에 차게 식힌 치킨을 냄비에 넣는다. 치킨을 재워뒀던 요커트가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자.
조금 섞어서 볶은 다음 300ml 정도의 뜨거운 물을 넣는다.
그리고 여기에 가람 마살라를 반 병~한 병 정도 취향 따라 넣는다. 이번에는 반 병보다 조금 더 넣었지만 자극적인 맛을 좋아한다면 한 병을 다 털어 넣어도 좋다고 한다.
맛있는 커리 만들기의 또 하나의 포인트는 태우지 않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잘 타지 않는 냄비를 고르고 가능한 약한 불에서 신중하게 저어주도록 하자. 상태를 잘 살펴보면서 10분 가량 끓인다.
잘 끓었다면 화룡점정으로 소금을 한 큰 술(스푼에 평평하게 올라올 정도) 넣는다. 소금을 이렇게 많이 넣어도 되는 거야!? 싶을 정도의 양이지만 이것도 적게 넣은 것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실제로 여러분이 만들 때는 간을 보면서 소금 양을 조절하기 바란다.
얼마 후 “완성입니다!” 아난트 씨가 말한다. 뭔가 조리 순서도 간단하고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는데 향은 정말 그럴싸하다. 하지만 진정한 인도커리가 만들어졌는지는 맛을 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법.
참고로 인도에서는 마지막에 ‘기(ghee)’라는 기름을 넣는다고 한다. 예로부터 인도에서 즐겨 먹는 정제버터의 일종으로 무염버터에서 온갖 불순물을 제거한 것이다. 기름의 질이 좋고 영양소가 풍부해 식용뿐 아니라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에서도 활용된다. 이 기를 넣으면 맛에 깊이가 더해진다고 한다. 물론 100엔샵에서는 구할 수 없지만 관심 있는 독자들은 시험 삼아 넣어보기 바란다. 만약 기를 넣는다면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다음 잠시 기다리면 완성이다.
“일본식 인도커리로 만들어보았습니다! 매운 맛도 약하게 소금도 적게 넣은 편이라 좀 더 맵게 먹고 싶다면 고춧가루를 넉넉히 넣어보세요.”
100엔샵 향신료로 만든 치킨 인도커리 완성! 과연 그 맛은 어떨까?!
드디어 시식 타임! 향은 완전히 인도커리인데 과연 그 맛은 어떨까?
맛있다!! 솔직히 깜짝 놀랐다. 사실 기획은 100엔샵에서 파는 향신료로 만들 수 있는지 도전하는 것이지만, 커리라고 하면 100엔샵에서는 구하지 못하는 다양한 종류의 향신료를 배합하고 손이 많이 가는 메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것은 인도의 가정에서 먹을 법한 커리입니다. 인도 레스토랑과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맛있죠!? 오히려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없는 맛이에요. (웃음)” (아난트 씨)
아난트 씨의 말대로 이렇게 적은 종류의 향신료만 썼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은 맛이 난다. 어디까지나 편집부의 견해지만 일본카레와 인도커리의 큰 차이점은 양파의 종류와 기름을 넉넉히 넣고 충분히 볶아준다는 점, 토마토가 베이스가 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적은 종류의 향신료로 평소 먹어보지 못한 일품 커리를 만들 수 있다니 도전해 보고 싶지 않은가? 이번에는 아난트 씨가 만들던 인도 가정에서 먹을 수 있는 인도커리의 레시피를 소개했지만 향신료의 양에 변화를 준다면 나만의 오리지널 레시피도 개발할 수 있을 듯하다.
결론: 100엔샵 향신료로도 일품 인도커리는 만들 수 있었다!
이번 도전으로 ‘100엔샵 향신료로 일품 인도커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되었다. 여러분도 꼭 한 번 도전해보기 바란다!
Written by: Miyuki Yaj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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