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너무나도 가까운 나라, 일본. 그 때문인지 몰라도 수많은 한국인들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일본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주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 일본에서 흔히 만나 볼 수 있는 한국인의 직업별 유형 5가지를 알아보자.
①학생으로서
・어학교의 경우
어학교는 말 그대로 기초 일본어를 배우는 ‘일본어 학교’로, 우리나라의 ‘어학당’과 같은 역할을 한다. 당연히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문턱이 낮다. 다양한 연령, 국적의 사람들이 어학교에 다니는데, 젊은이는 물론이고 간혹 늦깎이 유학을 온 아저씨들도 만나볼 수 있다.
경험에 비추어 보면 19살부터 40대까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참고로 도쿄에는 약 186개의 어학교가 존재하며 신주쿠구 52개, 다이토구 14개, 도시마구 12개 순으로 어학교가 많다. 필자가 도쿄에서 만난 어학교 학생들도 주로 신주쿠나 이케부쿠로, 와세다 대학 근처에 위치한 일본어 학교에 재적중이었다.
어학교에 온 목적은 일본어 공부, 일본어 공부후 일본의 대학진학으로 나눠지는데, 졸업후에는 귀국을 하거나 아래와 같은 학교에 진학하는게 대부분이다.
・전문대의 경우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의 전문대에 진학하는 유학생도 많다. 필자가 만나본 전문대생 중에는 장래에 일본 호텔에서 일하기 위해 호텔 관련 전공생이 가장 많았고, 미술, 귀금속 디자인, 미용학과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국땅에서 구체적인 장래 비전을 가지고 전문 기술을 익히는 그들이 참 멋있어 보였다.
・4년제 대학의 경우
도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건 와세다, 게이오대 학생인것 같다. 또한 일본대, 메이지대, 호세대, 릿쿄대 등 국공립을 막론하고 어느 대학에나 한국인 유학생은 존재한다. 전공은 경영학이나 문학, 이공계 등등 제법 다양하다. 필자는 예전에 한국화를 전공하는 도쿄대생을 만난적이 있는데, 물론 드문 케이스일 것이다. 유학생 중 대부분은 학업 틈틈이 단기 알바로 용돈을 벌어가며 일본에서의 청춘을 즐기고 있었다.
②직장인으로서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 후, 일본 기업에 취직한 사람
일본 유학을 끝내고 현지에서의 취업활동에 성공한 케이스다. 아무래도 일본의 대학을 졸업하면 기업에서 그 사람의 적성과 역량 등을 파악하기 쉬워 취업 성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 현지인 수준의 일본어 실력과 업무 스킬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스트레스와 책임감이 과중 되는 경우도 있다.
・한국 대학 졸업 후 일본에 취직한 사람
필자가 아는 한국인 중에는 IT계열에 종사하는 직장인이 많은데, 최근 일본에서는 IT계열 쪽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외국인에게도 취업의 문이 활짝 열려있다고 한다. 또한 한국 IT기업에서의 경력을 살려 일본으로 전직한 사람도 있고, 한국 기업의 일본 지사에 파견되어 일본으로 건너온 케이스도 있다.
실제로 현재 일본 LINE에서 근무하는 A씨(40대) 에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10여년전 일본으로 건너와 지금은 영주권자다. 지금은 근무환경이나 문화적인 면에 있어 일본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아이들 교육문제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쭉 일본에서 살 계획” 이라고 말해주었다.
③워홀러(워킹 홀리데이인)로서
워킹 홀리데이는 어디까지나 젊은이들의 일본 문화체험이 주요 목적인 비자지만, 많은 이들이 여행 보다는 알바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현실이다. 알바를 하며 틈틈히 여행이나 어학교를 다니는게 ‘일반적’인데, 필자가 만나본 워홀러 중에는 하루에 2~3건의 알바를 뛰는 ‘프로 알바러’도 있었다. 한국인 워홀러를 만날 확률이 높은 곳은 주로 이자까야나 한국식당 또는 커피 체인점, 편의점 등. 하지만 장래에 취업 비자 발급을 목표로 사무직을 택해 열심히 일하는 젊은이들도 많다.
필자 역시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계기로 취업비자를 취득한 케이스. 그 이유는 자아실현을 추구할 수 있는 조건이 한국보다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과 개인 시간이 나름대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만족하고, 또한 앞으로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더욱 넓히고자 하는 바람이다.
④사업가로서
・가게 경영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코리아 타운’이라 불리는 신오오쿠보에는 한국 음식점, 한국 화장품 전문점, 한류샵 등 한국 관련 가게들이 많은데, 대부분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이다. 유명한 곳은 한국 식료품을 판매하는 ‘서울시장’, ‘한국 광장’ 등과,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새마을식당’, ‘홍콩반점’ 등이 있다. 단, 신오오쿠보의 가게들은 한일간의 정치적 상황이나 유행에 쉽게 휩쓸리는 경향이 있어 개업과 폐점이 잦은 편. 따라서 몇달 전에 갔던 가게가 없어지고, 새로운 업종이 장사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예전에는 동대문의 유명한 "닭한마리"의 가게가 곳곳에 생겨나기도 했고, 최근에는 ‘치즈 닭갈비’가 유행하여 치즈 닭갈비집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중이다.
신오오쿠보 외의 지역에도 자신이 배운 기술을 살려 미용실, 세탁소 등을 운영하는 한국인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일반 회사 경영
일본에서 CEO로 살아가는 한국인도 제법 많은데, 무역・유통・인터넷 쇼핑몰 운영등, 사업의 종류나 다루는 아이템도 각양각색이다. 그 중에는 물론 재일교포도 많지만, 낯선 일본땅에서 사업을 시작해 정착하게 된 뉴커머(Newcomer)도 적지 않다.
⑤기술자로서
우에노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오카치마치는 일본을 대표하는 보석타운으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익산 귀금속 단지 출신인 한국인 기술자들이 많다. 그 일대에는 보석가게와 귀금속 공장들이 밀집되어 있는데 약 1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인 세공 기술자들이 약 1천명 정도 거주 했었다고 한다. 지금도 경력 5년 이내의 젊은 기술자부터 2~30년 넘는 장인까지 한국 기술자들이 일본의 보석계를 장악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보석 회사를 차려 일본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사람들도 많다.
아는 한국인중에 현재 65세 정도로 일본에 온지 40년이 넘은 분이 있다. 그 분이 도쿄에 왔을 당시에는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 였다고 한다. 결국 그 당시 잠을 쪼개면서 열심히 일한 덕분에 상당한 성공을 거두어 오카치마치에서 회사를 경영하는 한국인도 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국인들. 혹시 일본 여행에서 현지 거주중인 한국인을 우연히 만난다면, 관심을 보이며 친해지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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