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 동안 일본 만화가 재팬컬처로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경제산업성이 추진하고 있는 쿨 재팬 정책 중에서도 만화는 매우 중요한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덕에 일본 만화 문화에 대해 친근감을 갖는 외국인들이 급증했다. 최근에는 만화 목적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러면, 외국인에게 도대체 어떤 작품이 인기가 있는지 LIVE JAPAN 편집부가 일본 거주 외국인 13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봤다. ‘ONE PIECE’, ‘NARUTO –나루토-’ 등 대표적인 작품이 나오는 줄만 알았더니 생생한 의견이 드러나게 되었다! 외국인들이 진짜로 좋아하는 작품으로 과연 어떤 것이 나온걸까!?
천사, 악마, 죽음의 신……얼마나 신앙심이 깊은지도 만화를 고르는 기준이 된걸까?
무종교인 사람도 많은 일본인과는 달리 외국인은 매우 신앙심이 깊다. 그 경향은 선호하는 만화에도 여실히 드러나 천사와 죽음의 신같은 종교, 신화상의 존재가 관건인 작품이 많은 지지를 얻었다.
“‘천사금렵구(天使禁猟区)’를 좋아한다. 선의 아름다움과 ‘천사와 악마’라는 불멸의 테마를 다룬 것도 마음에 든다!” (20대/남성/프랑스)
“‘DEATH NOTE’는 일러스트가 예쁜 점도 매력적이다” (30대/남성/영국)
천사와 악마 간의 싸움을 그린 ‘천사금렵구(天使禁猟区)’ (유키 가오리/하쿠센샤)는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이런 설문조사에서는 반드시 이름이 오르는 작품이다. 아트로서의 평가도 높아서 일본 만화의 높은 기술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누구나 다 아는 대히트 작품인 ‘DEATH NOTE’ (오바 쓰구미 원작, 오바타 다케시 작화/슈에이샤)도 전세계에서 잘 팔리고 있는 만화이다. 얼마 전에 미국판 실사영화화도 발표된 것에서도 얼마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촬영이 진행되었고 2017년에 Netflix에서 전세계 스트리밍 공개 된다고 한다. 해외 크리에이터들이 일본에서 히트한 작품에 어떻게 맛을 붙이고 있을지 지금부터 기대된다.
하나만 더 붙이자면, ‘천사금렵구’에 대해서는 “스토리가 너무 상식을 초월한다” (20대/여성/독일)라는 의견도 나왔다. 외국인들이 볼 때는 천사와 악마라는 종교상의 존재를 자유로운 발상으로 등장시키는 일본 만화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슈퍼히어로의 부재’는 외국인들에게는 신선하다
또한, 마찬가지로 ‘좀비’라는 외국 출신 괴물을 등장시킨 ‘아이앰 어 히어로’ (하나자와 겐고/쇼가쿠칸)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작품 속에 등장하는 산송장은 좀비가 아니라 ZQN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다만, 이 작품을 지지한 사람들이 주목한 것은 좀비 작품이라는 설정 부분이라기보다 등장인물의 캐릭터성에 대해서이다.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모두 다 아주 현실적이다. 아무도 슈퍼 히어로가 아니다” (30대/남성/미국)
아메리카의 만화, 즉 아메코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라면 ‘배트맨’, ‘X-MEN’, ‘스파이더맨’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만화에서 공통되는 것은 압도적인 힘을 지닌 ‘슈퍼 히어로’의 존재이다. 이야기를 해결로 이끄는 초인적 존재가 등장하지 않는 ‘아이앰 어 히어로’는 어떻게 보면 신선한 작품이었다는 말이겠다.
하긴 그렇다, 주인공 스즈키 히데오는 극히 평범하고 돋보이지 않는 중년 남성이고 특수한 힘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런 인물이 허덕거리면서도 살아남는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외국인들이 봤을 때는 새로운 타입의 히어로일지도 모른다.
바둑과 장기 등 전통 문화를 주제로 삼은 작품도 인기
일본의 전통 문화를 소재로 한 작품에도 표가 모였다.
“‘히카루의 바둑’은 주인공 히카루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게 나무 재미있었고, 애니메이션화 됐을 때도 기뻤다” (20대/여성/캐나다)
“‘3월의 라이온’이 좋아요. 이런 아무렇지 않은 일상의 한토막을 그린 작품에 끌려요” (20대/여성/캐나다)
‘히카루의 바둑’ (홋타 유미 원작, 오바타 다케시 작화/슈에이샤)은 ‘바둑’, ‘3월의 라이온’ (우미노 지카/하쿠센샤)은 ‘장기’로 모두 일본 문화를 테마로 삼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돋보이지도 않는 소재를 열정적으로 그리고 있어 일본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하물며 외국인들에게는 더 재미있게 느껴진 작품이었을 것이다.
또한, 바둑과 장기에서 싸운대다가 주인공을 비롯한 캐릭터들의 성장에도 중점을 둔 전개도 지지를 얻은 이유였을 것이다.
그 국민적 만화는 평소 만화를 읽지 않는 층의 지지도 얻었다
만화를 읽지 않는 외국인들의 지지도 얻은 것이 ‘도라에몽’ (후지코 F 후지오/쇼가쿠칸)
“우리 애 영향으로 읽게 됐어요” (30대/ 남성/한국)
“중국에서도 애니메이션이 방송되어 있어 일본을 방문하기 전부터 알고 있던 만화이에요” (30대/남성/중국)
도라에몽’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이 방송되었기 때문에 원래 인지도가 높은 모양이다. 특히 아이를 가진 세대는 그 방송을 통해서 작품의 매력을 알고 있는 것 같다.
한마디 더 붙이자면, 2014년에 방송된 북미판 ‘도라에몽’에서는 현지의 문화에 맞춰 수정이 이루어졌는데 도라에몽이 좋아하는 음식이 팥빵 도라야키 대신 ‘피자’로 대체되었다. 도라야키를 안 먹는 도라에몽이라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고의적으로 수정까지 해서 방송한 데에 해외에서 얻고 있는 ‘도라에몽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밖에도 ‘강철의 연금술사’ (아라카와 히로시/스퀘어 에닉스), ‘요쓰바랑!’ (아즈마 기요히코/ KADOKAWA), ‘나쓰메 우인장’ (미도리카와 유키/하쿠센샤) 등의 작품도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으로부터 인기를 얻은 일본 만화. 다음은 어떤 작품이 세계적인 히트를 치게 될지 한번 예상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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