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모리, 아키타, 이와테, 미야기, 야마가타, 후쿠시마 등6개 현으로 구성된 도호쿠 지방. 바다와 산, 하천 등 풍부한 자연과 드넓은 대지를 품고 있는 도호쿠 지방에는 이 지역의 자연 특성에 따라 생산된 먹거리가 풍부하다. 천혜의 자연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란 와규에, 산리쿠 연안과 주변 바다에서 잡아 올린 해산물. 신선한 쌀과 야채, 과일.
식재료는 물론 극심한 추위를 이기기 위해 먹기 시작한 향토 음식이나 식재료를 활용한 최고의 요리가 다양해 도호쿠는 식도락의 고장으로서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이번 기사에서 소개하는 도호쿠의 명물 음식들을 현지에 가서 꼭 경험해 보기 바란다.
1. 아오모리편
1. 센베지루
고기와 생선, 버섯, 야채 등으로 우려낸 국물에 밀가루와 소금으로 맛을 낸 ‘난부센베이’를 부셔 넣어 끓여 먹는 ‘센베지루’. 아오모리현 하치노헤 지방의 향토 음식이다. 식감이 그만인 센베이는 파스타나 우동처럼 쫄깃하다. 그 탄력 있는 식감과 국물 맛을 꼭 한 번 맛보기 바란다.
2. 오마마구로
‘검은 다이아몬드’라고도 불리는 최고급 참다랑어는 ‘오마마구로(참치)’라는 브랜드로 일본에서는 알려져있다. 오마에서 잡히는 참치는 보통 ‘외줄 낚시’로 잡는다. 어망으로 잡을 때에 비해 참치에 상처가 잘 생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참치의 힘이 약해지기 전에 피를 빼는 작업 등을 진행하기 때문에 선도가 좋고 최고급 지방이 오른 상태에서 회로 먹을 수 있는 것이다.
3. 이치고니
아오모리현 하시카미초의 향토 음식인 ‘이치고니’. 뿌연 국물에 잠겨 있는 성게 모습이 아침 안개에 희미하게 보이는 산딸기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성게와 전복을 살짝 삶은 뒤 심플하게 소금으로만 간을 해서 막 잡아 올린 해산물의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아오모리현에서는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에 국물 요리로 자주 해 먹는다고 한다.
2. 아키타편
1. 기리탄포
쌀을 빻아 가느다란 대나무 대에 촘촘히 뭉쳐 만든 뒤 구워 먹는 ‘기리탄포’. 된장 등에 찍어서 먹거나 우엉, 미나리, 잎새버섯과 ‘히나이도리(일본의 3대 토종닭)’를 함께 넣어 간장으로 간을 하는 전골 요리 ‘기리탄포 나베’로도 먹는다. 가게에 따라서는 실제로 ‘이로리(일본의 전통 화덕)’를 써서 조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를 함께 즐기는 것도 기리탄포를 맛있는 먹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2. 이나니와 우동
눈이 많이 내리는 한랭지 보존식으로 에도 시대부터 먹기 시작했다는 ‘이나니와 우동’.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만드는 건면 우동이다. 면이 굵고 탄력이 있는데다 매끄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건면이기 때문에 보존 기간이 길어 선물용으로도 인기다.
3. 바바헤라아이스
아키타의 여름 음식 하면 ‘바바헤라아이스’다. 아이스크림을 파는 점원의 어머니(바바)가 아이스크림을 주걱(헤라)으로 퍼 주었다는 것에 유래해 붙여진 이름이 바로 ‘바바헤라’다. 파라솔이 달린 손수레에서 아이스크림 장수가 아이스를 꽃잎 모양으로 담아 준다. 아이스크림은 셔벗에 가까운 식감이며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가게마다 맛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해 가며 먹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3. 이와테편
1. 모리오카 삼대 면 요리(모리오카 냉면, 자자멘, 완코소바)
이와테현 모리오카시의 ‘3대 면요리’로 알려진 ‘모리오카 냉면’, ‘자자멘’, ‘완코소바’. 반투명하고 탄력이 강한 면과 소고기 사골, 닭고기 등을 삶아 맛을 낸 진한 국물이 특징인 모리오카 냉면. 평면에 된장으로 맛을 낸 양념 고기를 섞어 먹는 모리오카 자자멘, 왕코(도호쿠 지방에서 밥그릇을 부르는 말)에 담긴 메밀국수를 빨리 빨리 차례로 먹어야 하기 때문에 마치 내기 게임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왕코소바. 이와테에 간다면 부디 이 3대 면 요리를 전부 맛보기 바란다.
2. 이와테 ‘단카쿠규’
‘이와테 단카쿠규’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많은 소고기다. 깊은 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씹으면 씹을수록 깊은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진다. 지방이 적기 때문에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마블링이 있는 고기와 달리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과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4. 미야기편
1. 우설
미야기현 센다이시의 명물하면 ‘우설’로 두툼하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센다이 시내에는 30개나 넘는 전문점이 있는데 가게마다 그 두께와 맛이 전부 다르다. 나름의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 입에 넣는 순간 촉촉한 식감이 전해져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2. 사사가마
‘사사가마’는 대구와 실꼬리돔 등의 생선 살을 반죽해 모양을 잡은 뒤 꼬챙이에 꽂아 구운 미야기현의 향토 음식이다. 신선한 재료에 가다랑어포로 간을 하고 미린, 술, 설탕, 달걀 흰자를 넣어 반죽하기 때문에 부드러운 단맛과 탄력이 매력적이다.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3. 즌다모치
‘즌다’란 풋콩을 삶아 얇은 막을 제거한 뒤 으깨어 설탕과 소금, 물로 만든 소를 말한다. 이 소를 떡에 묻혀 먹는 것이 바로 ‘즌다모치’다. 센다이에서는 풋콩을 수확하는 여름에 먹는 경우가 많으며 향토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선명한 황록색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고 풋콩의 향기와 식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5. 야마가타편
1. 이모니
야마가타현의 향토 음식인 ‘이모니(토란 조림)’. 주재료는 토란, 쇠고기, 곤약, 파다. 야마가타의 깨끗한 물과 야채, ‘요네자와규(소고기 브랜드)’ 등 현에서 생산된 재료만 엄선하여 조리하며 특히 토란이 수확되는 가을에 많이 먹는다. 내륙 지방에서는 소고기를 넣어 간장으로 맛을 내는 조리 방법이, 근해 지역인 쇼나이 지방에서는 돼지고기를 된장 양념으로 먹는 조리 방법이 주류다. 같은 야마가타현이라고 해도 지역별로 각기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2. 다마곤약
곤약 재료인 구약나물의 구근을 갈아 반죽한 뒤 삶은 뒤 동그란 모양으로 식혀 완성시키는 ‘다마곤(알 곤약)’. 일본 국내에서 곤약 소비량 1위를 차지하는 야마가타현의 향토 음식이다. 장시간 끓이기 때문에 간장 맛이 깊이 배어 정말 맛이 좋다. 겨자를 찍어 먹는 방법도 추천한다. 꼬치에 꽂아 팔기 때문에 주변 산책을 하면서 먹기에도 안성맞춤인 인기 음식이다.
6. 후쿠시마편
1. 기타카타 라멘
일본 3대 라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기타카타 라멘’. 일반 라멘에 비해 수분이 많이 포함된 두껍고 꼬불꼬불한 면이 특징이다. 국물은 간장으로 맛을 내며 챠슈와 멘마(죽순), 나루토(분홍색 무늬가 들어간 얇게 저민 어묵), 파 등이 토핑으로 올라간다. 특히 챠슈는 가게마다 각기 다른 방법으로 조리하며 주인장이 특히 신경 쓰는 재료라고 할 수 있다.
2. 엔반교자
동그란 프라이팬에 차곡차곡 올린 상태에서 구워 먹는 ‘엔반교자(원반 만두)’. 마치 원을 그리듯이 만두를 올려 구운 다음 그대로 뒤집어 제공하기 때문에 둥근 모양으로 완성된다. 배추, 양배추를 주재료로 사용하며 이 밖에도 다양한 야채가 들어 있어 야채의 달콤함과 고기의 깊은 맛이 잘 느껴진다. 기름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굽기 때문에 겉은 바삭하고 안은 쫄깃한 것이 정말 절묘한 식감을 자랑한다. 만두 하나의 크기가 작은 편이기 때문에 앉은 자리에서 20~30개는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
3. 이까닌진
후쿠시마현에서 오랜 동안 사랑받아 온 ‘이까닌진’. 후쿠시마현에서는 설날에 빼놓지 않고 먹는 향토 음식 중 하나다. 잘게 자른 당근과 마른 오징어를 간장 등에 담가 맛을 내기 때문에 오징어의 깊은 맛이 잘 배어 있어 풍미가 있고 식감이 예술이다. 술 안주는 물론 밥 반찬으로도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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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by: Takumi Miya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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