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환승 없이 갈 수 있는 아키타현 가쿠노다테마치. 도호쿠 지방의 ‘작은 교토’라 불리며 역사가 있는 일본의 전통거리를 고스란히 간직한 지역이다. 그 중에서도 중후한 무사저택 ‘부케야시키’와 수양벚꽃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러 일본 국내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이번에는 필자가 실제로 가쿠노다테를 돌아보고, 이 지역의 역사와 이동방법, 꼭 가봐야 할 명소와 사계절의 매력 등 가쿠노다테에 가기 전에 미리 알아 두면 도움이 될 정보를 소개하겠다.
가쿠노다테의 역사. 400년 동안 변치 않은 무사저택 거리
가쿠노다테는 일본 도호쿠 지방에 있는 아키타현 센보쿠시의 마을로 아키타시와 이와테현 모리오카시의 중간에 위치한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남쪽은 센보쿠 평야가 펼쳐진 입지조건 덕분에 1620년에 가쿠노다테 지방을 다스리던 아시나 요시히로에 의해 마을이 조성되었다.
마을 중앙에 방화용 공터인 ‘히요케’가 만들지고, 이 히요케를 중심으로 북쪽은 사무라이 거주지인 ‘우치마치’와 남쪽은 상인들이 사는 ‘도마치’로 나뉘어 있다.
아시나 가문의 대가 끊어진 후에는 아키타를 통치하던 사타케 가문의 일족 사타케키타 가문의 조카마치(영주가 사는 성을 중심으로 조성된 일본 특유의 도시 형태)로 발전했다. 사타케키타 가문이 통치한 후에도 가쿠노다테의 경관은 잘 보존되어 특히 사무라이 거주지는 도로 폭과 길 모퉁이까지 무엇 하나 변함없이 당시 분위기를 잘 간직하고 있다.
아키타현 가쿠노다테에 가는 방법. 도쿄에서 출발할 경우
도쿄에서 가쿠노다테로 가려면 아키타 신칸센이 가장 편리하다. JR 도쿄 역 또는 우에노 역에서 아키타 신칸센을 타고 가쿠노다테 역에서 내린다. 승차시간은 약 3시간으로 환승이 필요 없다. 아키타 신칸센은 전 좌석이 지정석으로 자유석은 없다. JR을 5일 동안 2만엔으로 무제한 승차할 수 있는 JR EAST PASS(Tohoku area)의 대상 구역이니 패스를 사용하는 것이 단연 이득이다.
도쿄에서 가쿠노다테에 가는 고속버스는 우고 교통의 레이크&포트호(다자와 호수~도쿄)가 있으며, 2023년에는 4월 1일(토)~5월 28(일) 사이의 주말, 5월 3일(수・공휴일)~5월 7일(일)에 운행할 예정이다.
그 이후 일정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수시로 발표한다. 요금은 8,600~10,600엔으로 시기에 따라 변동된다. 도쿄 역을 22시 반에 출발해 가쿠노다테 영업소에는 약 9시간 후인 이튿날 7시 25분에 도착한다.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하네다 공항(도쿄 국제공항)에서 아키타 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을 이용하고 아키타 신칸센을 타고 아키타 역에서 가쿠노다테 역까지 이동한다.
수양벚꽃, 무사저택 거리… 가쿠노다테의 매력적인 볼거리
무사저택 거리가 볼거리로 ‘미치노쿠(기타도호쿠의 일부 지역을 가리키는 옛 지명)의 작은 교토’라고 불리는 가쿠노다테. 이 지역의 매력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무사저택 거리의 수양벚꽃이다.
가쿠노다테의 수양벚꽃은 약 400그루로 그 중 162그루가 일본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 중에는 수령이 300년이 넘는 것도 있다! 무사저택 거리의 검은 담장에 엷은 핑크빛이 아름다운 대비를 이루어 중후한 거리를 화사하게 수놓는다.
무사저택 거리의 산책뿐 아니라, 모처럼의 기회이니 저택 내부도 꼭 견학해보자. 사무라이 거주지는 당시 건축양식이 지금도 잘 보존되어 있고 일부 저택은 일반 공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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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Omotemachikamicho, Kakunodatemachi, Senboku-shi, Akita, 014-0334
지도 보기 -
가까운 역
가쿠노다테 역 (다자와코선 / 아키타 신칸센 / 아키타 내륙선)
도보 20분
- 전화번호 0187-54-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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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Omotemachikamicho, Kakunodatemachi, Senboku-shi, Akita, 014-0334
필자가 체험! 가쿠노다테 역에서 무사저택 거리까지 가쿠노다테 산책하기
그럼 지금부터 가쿠노다테를 돌아보는 여행을 시작하겠다! 필자가 찾은 시기는 한겨울인 2월 중순. 가쿠노다테는 아키타현에서도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으로 2m 가까이 쌓여 있었다.
가쿠노다테 역에 도착하면 우선 걸어서 바로 앞에 있는 ‘가쿠노다테 역앞 창고’에 들르자. 이곳은 구라즈쿠리 양식으로 지은 관광안내소로 관광 팜플렛의 배포와 시내 추천장소의 안내를 하고 있다. 팜플렛은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등 다국어로 제작했다.
내부는 천정이 높고 ‘가쿠노다테 축제’의 수레행사에서 쓰이는 사무라이 인형이 걸려 있다. 휴식장소와 자판기가 있으니 이곳에서 전철을 기다리거나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가쿠노다테 역에서 하차한 후 무사저택이 있는 우치마치까지 걸어서 약 15분. 길 도중에 안내판이 있어 헤맬 염려가 없다. 험한 길이 없어 거리를 구경하며 산책하기 좋지만, 역 앞에서 택시를 탈 수도 있다. 겨울에는 잔뜩 쌓인 눈에 놀라는 사람이 많다!
역에서 걷기 시작해 조금씩 오래된 건물과 큰 창고가 나오기 시작하면 도마치 지구에 도착한 것이다. 도마치 지구는 상인들이 살던 마을로 천연기념물인 수양벚나무도 많고, 당시 상인들의 생활을 체감할 수 있는 시설이 많이 남아 있다. 놀라운 것은 2층까지 도달하는 눈의 양이다!
다테쓰 가문의 도마치 사료관은 ‘가쿠노다테 벚나무 껍질 공예센터’로 아키타의 목공・민예품을 취급하는 기념품 가게인데, 안쪽으로 들어가니 건물 안에 창고가 있는 게 아닌가! 이 실내창고 ‘우치구라’를 개방해 지금은 ‘도마치 사료관 다테쓰’로 소장품과 생활용품을 공개하고 있다. 건물 안에 창고를 지은 것은 눈에 파묻히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나 장사도구, 매입한 상품을 보관하는데 이용했다. 호설지대 특유의 지혜로 가쿠노다테 외에도 옆 마을인 요코테시 마스다 지구에도 우치구라가 있는 상인의 집이 많이 남아 있다.
도마치의 기념품을 사려면 안도 양조 본점에 들르는 것을 잊지 말자. 1853년에 창업한 전통 있는 미소・간장 양조장으로 도호쿠에서 가장 오래된 벽돌 창고가 지금도 남아 있다. 1883년에 재건한 본점은 지금도 사용하고 있어 당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일본요리에 빠지지 않는 미소와 간장을 역사가 깃든 건물을 감상하며 골라보기 바란다.
도마치를 산책했다면 다음은 무사저택 거리의 중심가라 할 수 있는 우치마치로 가보자. 도마치와 인접해 있어 우치마치의 중심지에는 5분도 안 돼 도착한다. 수양벚나무와 키가 큰 나무들이 길가에 심어져 있고 집과 집 사이에 충분히 거리가 있어 상인지구인 도마치와는 자못 분위기가 다르다.
현재 우치마치에서는 일부 저택만 공개하고 있지만, 비공개인 저택도 부지 안에 들어가지 않고 문 밖에서 볼 수 있다. 엄숙한 분위기의 대문과 그 안에 있는 멋진 집을 바라보며 당시 사무라이들의 생활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문에 눈이 쌓인 모습이 그림 같다.
겨울의 가쿠노다테 무사저택은 검은 벽과 새하얀 눈이 대조를 이루어 봄과는 전혀 다른 운치를 맛볼 수 있다. 고요한 거리에 눈발이 흩날리는 모습이 참 신비롭다.
눈에 파묻힌 일본의 전통가옥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꽃이 피지 않은 수양벚나무도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무사저택 거리를 대표하는 저택 중 하나가 아오야기 저택이다. 야오야기 가문은 사타케 씨를 섬겼던 충실한 가신 집안이다. 견학료는 500엔으로 입구에서 내고 입장할 수 있다.
아오야기 저택은 3,000평의 부지 면적을 자랑하며 안채와 무기고, 아키타 향토관, 무가 도구관, 하이칼라관 등이 있어 볼 만하다. 각 건물에는 100년도 더 전에 만들어진 향토품과 사진이 장식되어 있어 그 다양한 컬렉션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 밖에도 무사저택 거리에서 견학할 수 있는 것은 사타케키타 가문의 재정을 관리했던 이시구로 가문, 마찬가지로 사타케키타 가문을 섬겼던 가와라다 가문 등의 저택이다. 대부분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지만, 그 만큼 구석구석 잘 관리된 아름다운 고택을 견학할 수 있으니 틀림없이 만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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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1 Shimocho, Kakunodatemachi, Semboku City, Akita Prefecture, 014-0331
지도 보기 -
가까운 역
가쿠노다테 역 (다자와코선 / 아키타 신칸센 / 아키타 내륙선)
자가용5분
- 전화번호 0187-55-1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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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1 Shimocho, Kakunodatemachi, Semboku City, Akita Prefecture, 014-0331
우치마치에서는 고택을 개조한 음식점이 몇 군데 있어 쉬어 가기에 딱 좋다. 아키타현의 토종닭 히나이도리로 만든 ‘원조 히나이도리 오야코동’이 명물인 ‘사쿠라노사토’, 가쿠노다테의 명물 두부 등 향토요리를 제공하는 ‘요정 이나호’ 등 아키타현을 대표하는 요리를 제공하는 맛집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우치마치뿐 아니라 도마치에도 음식점은 많다. 특히 추천하고 싶은 것은 ‘후르츠 팔러 가쿠노다테 사카이야’. 청과물 가게가 경영하는 과일 디저트 카페로 도호쿠산 과일뿐 아니라, 전국에서 제철과일을 공수해 파르페와 소프트크림을 제공하고 있다.
4월 하순~5월 초순의 벚꽃시즌에는 무사저택 거리에서 걸어갈 수 있는 히오키나이 강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벚꽃 명소로 약 2km에 걸친 강변에 심은 소메이요시노 가로수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끝없이 펼쳐진다. 국가지정 명승, 일본 벚꽃명소 100선(무사저택과 함께)에도 선출되어 무사저택 거리의 수양벚꽃과는 또 다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가쿠노다테의 계절별 매력
봄에는 뭐니뭐니해도 벚꽃이다. 무사저택 거리에는 수양벚꽃, 히오키나이 강둑에는 소메이요시노가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매년 4월 하순부터 5월 초순의 황금연휴까지 가쿠노다테 벚꽃축제가 열려 물산전과 스탬프 랠리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축제기간 중에만 야간에 벚꽃 라이트업을 하니 무사저택 거리와 히오키 강둑이 로맨틱한 분위기에 휩싸인다.
여름은 벚나무의 초록 잎이 무성해져 봄과는 다른 운치를 느낄 수 있다. 매년 8월 15일에는 나무로 만든 악기 ‘사사라’를 연주하며 악령을 퇴치하기 위해 춤을 추는 ‘사사라마이’ 행사를 각지에서 연다.
가을의 가쿠노다테는 단풍 일색이다. 무사저택 거리도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들어 검은 담장과 화려한 대비를 이룬다. 매년 9월 7~9일에는 ‘가쿠노다테 축제’가 열려 사무라이 인형과 연주단, 무희들을 태운 대형 수레가 사업번창과 무병무탈을 기원하며 거리를 행진한다.
호설지대인 가쿠노다테는 겨울이 되면 은빛세계로 변신한다. 수양벚나무에 눈이 쌓이고 검은 담장도 눈에 뒤덮인다. 바닥이 미끄러우니 겨울철에 가쿠노다테를 찾을 계획이라면 걷기 편한 신발을 신고 가자. 만약 눈길을 걷는 것이 걱정되면 센보쿠시 관광정보센터 ‘가쿠노다테 역앞 창고’에서 장화를 빌리자.
매년 2월 14일 가쿠노다테의 곳곳에서 작은설 행사 ‘히부리카마쿠라’를 실시한다. 밧줄을 매단 숯자루에 불을 붙여 기세 좋게 휘두른다. 깜깜한 밤하늘에 춤추는 불덩이가 말할 수 없이 환상적이다.
가쿠노다테 주변 관광지
가쿠노다테와 같은 센보쿠 시내의 관광명소라면 다자와 호수를 빼놓을 수 없다. 수심 423.4m로 일본에서 가장 깊은 칼데라 호수로 호수면이 태양의 반사로 인해 코발트 블루 빛을 띤다. 가쿠노다테에서 다자와 호수에 가려면 JR 다자와코선을 타고 다자와코 역까지 약 20분, 노선버스를 타고 약 15분을 달리면 호숫가에 도착한다.
일본판 이글루 ‘가마쿠라’로 유명한 요코테도 가쿠노다테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관광지다. 요코테는 가마쿠라 축제 외에도 요코테 성터에 세운 요코테 공원 전망대, 요코테시 마스다 만화미술관 등 관광명소도 많은데다, 계란 후라이를 얹은 ‘요코테 야키소바’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가쿠노다테에서 요코테에는 아키타 신칸센을 타고 오마가리 역에 가서 JR 오우 본선으로 환승해 요코테 역으로 간다. 소요시간은 40분 정도.
가쿠노다테 주변의 숙박시설
가쿠노다테는 신칸센 정차역이 있어 다자와 호수와 요코테 관광의 거점으로도 좋은 곳이다. 다음은 가쿠노다테의 숙소를 소개하겠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가쿠노다테로 떠나자!
검은 담장과 수양벚꽃이 아름다운 무사저택 거리를 비롯해 벚꽃 가로수와 단풍, 지역축제 등 언제 찾아도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아키타현 가쿠노다테. 도쿄에서도 신칸센을 타고 한 번에 갈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으니 도쿄를 벗어나 색다른 관광을 하고 싶다면 꼭 찾아보길 바란다.
※본 기사의 정보는 2023년 4월 시점의 것입니다. 최신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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