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현 동부에 위치한 센보쿠시에는 단풍 명소로 알려진 ‘다키가에리 계곡’이 있다. 매년 10월 상순부터 11월 상순까지 원시림이 선명하게 단풍으로 물들고 코발트 블루 빛으로 빛나는 시냇물과 대조를 이루는 아름다운 경치는 일상의 피로마저 잊게 만든다. 편도 약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산책 코스를 실제로 걸으며 감상한 경치와 볼거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신록과 단풍 시즌에 방문하고 싶은 ‘다키가에리 계곡’
‘다키가에리 계곡’은 다자와코와 가쿠노다테로 흐르는 다마가와 하천의 중류에 위치한 총 길이 약 10km에 달하는 계곡이다. JR 가쿠다테역에서 차로 약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며 이 일대는 ‘다자와코 다키가에리 현립자연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사람이 지나칠 때에 서로를 감싸안 듯이 지지해 주지 않으면 지나가지 못할 만큼 좁고 험한 산길이었다는 점에 유래해 ‘다키가에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깨질 듯 투명하게 맑은 계곡 물과 다양한 벚꽃, 단풍 나무 등이 있는 원시림, 하천 옆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기암과 폭포가 만들어내는 경관은 너무도 아름다워 ‘도호쿠의 야바케이’라고도 불린다. 매년 6월 중순~8월 하순에 절정에 달하는 신록과 10월 상순~11월 상순경 단풍으로 물드는 계절이 오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주변에는 산책로가 정비되어 있어 하천변을 거닐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계곡 산책’이라고 하면 조금 무서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 1.5km 정도 되는 길을 편도 30분 정도면 돌 수 있는 코스다. 게다라 고저차가 거의 없어 초보자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바로 움직이기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산책하기로 했다.
산책길을 실제로 걸어 보았다.
우선 산책길 입구에 있는 ‘다키가에리 신사’에서 참배를 하고 산책을 시작하기로 했다. 1673년에 옛 다키가에리무라(현재의 와카마쓰 지구)가 개간되었을 때에 맑은 날이 계속되어 벼가 죽어 버리는 위기에 처했다. 이때 다키가에리의 수원에 기우제를 한 결과 비가 쏟아졌다는 일화가 전해지며, 기우제, 용신, 수분신, 양잠의 수호신으로 지금까지도 숭배자들이 참배를 하러 오는 곳이다.
필자가 방문한 것은 9월 중순 경이었다. 산책길은 나무들이 울창한 오솔길이었고 숲 속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빛과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상쾌한 산책에 발걸음도 가볍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지나갈 수 있는 너비는 충분해 ‘안녕하세요’라고 서로 인사를 건네며 앞으로 나아갔다.
다키가에리 신사에서 2~3분 정도 걸어가면 다키가에리 계곡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가미노이와하시(신의 돌다리)’에 도착한다.
아키타현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1926년에 완성되었다. 길이 약 80m에 달하는 붉은 다리에 서면 계곡의 아름다운 경치와 푸른 강물을 감상할 수 있어 무심코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되는 최고의 포토 스팟이다.
또 다리에서 다키가에리 계곡 입구 방면을 바라 보면 소나무가 난 신기한 바위가 있다. ‘무녀 바위’라고 불리는 이 돌은 과거 약사 참배를 위해 이곳을 찾은 무녀가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자 신께서 이를 구원해 생겨난 전설의 바위로 구전되고 있다.
‘신의 돌다리’를 건넌 다음에는 목표 지점인 ‘미카에리노타키’를 향해 곧장 걸어갔다. 바로 아래로 흐르는 냇물과 건너편 경관은 물론 중간에 있는 샘물을 마실 수 있는 스팟도 사진으로 남기기에 썩 괜찮은 풍경들이다.
참고로 다키가에리 계곡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코발트 블루 빛 개울은 보는 순간 마음을 빼앗겨 버릴 정도로 아름답다. 이는 ‘일본 제일의 강산성’이라고 불리는 하천 상류에 있는 ‘다마가와 온천’과 관계가 있다. 온천수에 포함된 풍부한 알루미늄이 푸른 빛을 산란하기 때문에 선명한 푸른 색으로 보인다고 한다.
또 파란 시냇물 속과 산책길가에 있는, 울퉁불퉁 거대한 암석과 기암도 다키가에리 계곡의 매력 중 하나다. 단풍뿐만아니라 여기 저기 박혀 있는 신기한 돌과 바위를 바라보며 산책을 하는 것도 재미 중 하나다.
계곡 안까지 들어가면 다리가 계속 이어지는데 여기서 보는 경치는 더 아름답다. ‘세이간바시(서원교)’까지 오면 목표 지점인 ‘미카에리노타키’까지 조금만 더 가면 되는데 이 다음에 당도하는 ‘세이간데라(절)’도 계곡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라 하니 갈 길을 서두르지 않고 경치를 즐기면 좋을 것 같다.
‘세이간데라’라는 팻말을 보았을 때에는 무심결에 절(‘데라(寺)’가 절이라는 뜻)을 찾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절’이란 경치를 말하는 것이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계곡은 양안에 있는 암벽의 거리가 가까워 물 웅덩이에서 흘러나오는 포말이 마치 절에서 향을 피울 때 올라가는 연기와 그 모습이 흡사한 데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미노이와하시’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장대한 자연미라고 한다면 ‘세이간데라’에서 바라 보는 풍경은 신비한 계곡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것 같은 암벽이 코발트 블루 빛을 더욱 아름답게 강조하고 단풍 시즌이 되면 울긋 불긋 푸릇한 숲이 바로 눈 앞으로 펼쳐지는 절경을 자랑한다.
다리를 다 건너면 마치 수험장 관문처럼 3개의 동굴이 이어진다. 동굴 안은 제법 어두워 마치 탐험을 하듯 두근두근거리며 발길을 옮기게 된다. 어두우니 발밑을 조심하며 걸어야 한다.
동굴을 빠져나오니 오른 쪽에서 폭포 소리가 들리고 최종 지점인 ‘미카에리노타키’에 도착했다. ‘다시 뒤돌아 보고싶어지는 아름다운 폭포’라는 설명처럼 낙차 30m에 달하는 폭포는 그 호쾌함과 우아함을 함께 갖추고 있어 언제까지고 보고 있고 싶어지는 절경이었다. 카메라의 셔터 속도를 조절해 찍으면 비단처럼 아름다운 폭포 사진을 완성시킬 수 있다.
폭포에서 나오는 음이온을 듬뿍 받고 힐링이 된 시점에서 다시 출발 지점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실제로 걸어 보니 정말 편도 30분 정도가 걸리는 거리라 적당히 땀도 나고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또 매년 10월 상순부터 11월 상순까지 개최되는 ‘다키가에리 계곡 단풍 축제’ 기간 중에는 가쿠노다테역, 다자와코역에서 셔틀 버스가 운행된다. 계곡 안내인이 해주는 가이드나 연예 행사 등 각종 이벤트도 있으니 행사를 즐기면서 산책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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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키가에리 계곡抱返り渓谷
- 주소 아키타현 센보쿠시 다자와코 소쓰다~가쿠다테마치 히로쿠나이
0187-54-2700(센보쿠시 관광정보센터 ‘가쿠다테에키마에쿠라’)
거목 인왕상과 삼나무 가로수의 크기에 압도된 ‘긴포 신사’
모처럼 이곳까지 왔으니 조금 더 욕심을 내서 근처 관광지에 가 보기로 결심했다.
다키가에리 계곡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긴포 신사’는 현 지정 천연기념물로, 수령 350~800년에 달하는 삼나무 가로수에 둘러싸여 있다. 정적에 휩싸인 신사 입구에는 인왕문이 세워져 있으며 그 안에 삼나무 거목으로 조각한 인왕상이 안치되어 있다.
압도적인 높이의 삼나무 가로수와 이끼가 낀 낡은 계단이 이어지는 참배길을 걷고 있다 보면 어딘가 다른 세계로 빨려들어 온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인왕상의 멋진 조각과 하늘 끝까지 자랄 것 같은 커다란 삼나무에 둘러싸인 채 산책 겸 삼림욕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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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포 신사金峰神社
- 주소 아키타현 센보쿠시 다자와코 우메자와 히가시다 235
참배 자유
0187-43-2111(센보쿠시 다자와코 관광정보센터 ‘포레이크’)
단풍 명소는 많이 있지만 코발트 블루 빛 하천과 단풍이 하모니를 이루는 경치를 볼 수 있는 다키가에리 계곡은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경승지다. 이번 가을, 잊지 못할 절경을 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힐링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단풍 사진은 2017년 이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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