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도호쿠 야마가타 야마가타 근교 ‘디자인 역사의 걸작’ 을 만들어 내는 일본의 목공 가구 장인. 세계를 매료시키는 섬세한 작업과 기술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유는?
‘디자인 역사의 걸작’ 을 만들어 내는 일본의 목공 가구 장인. 세계를 매료시키는 섬세한 작업과 기술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유는?

‘디자인 역사의 걸작’ 을 만들어 내는 일본의 목공 가구 장인. 세계를 매료시키는 섬세한 작업과 기술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유는?

공개 날짜: 2023.12.25

일본은 풍부한 산림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가구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나무의 질감을 살린 가구 제조사도 많으며, 장인의 손길로 완성된 고품질 디자인으로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버터플라이 스툴’을 비롯한 혁신적인 목공 제품으로 유명한 가구 제조사 ‘덴도목공’을 방문하여, 일본을 대표하는 목공 가구 장인 기술의 진수를 알아봅니다.

*이 기사는 광고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목공 가구가 견고하고 아름다운 이유

Image courtesy of PIX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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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기원전부터 산림자원이 풍부하여, 목공 제품이 일본인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를 결합해서 만드는 가구인‘사시모노’, 목재를 구부려서 원형으로 차도구나 도시락통을 만드는 ‘마게모노’ 등 섬세한 가공 기술은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황족이나 무사 가문 다이묘의 가구 제작 수요가 높아지면서 일본 각지에 서랍장, 좌탁 등 목공 가구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가구 장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헌상품을 만든다는 자부심과 집념으로 튼튼하고 견고하며, 보기에도 아름다운 목공 가구 기술이 발전했습니다. 황족이나 무사 가문 다이묘도 납득할 만한 품질을 끊임없이 추구함으로써, 일본의 목공 가구는 세계가 인정하는 기술로 진화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메이지 시대(1868~1912년) 전후로 접어들면서 서양 문화가 유입되었고, 다이쇼 시대(1912년~1926년)에는 정부의 주도로 서민 생활의 세계화가 추진되었습니다. ‘문화주택’이라고 불리는 서양식 응접실이 있는 집이 유행하면서 약 100년 전부터 서양식 생활에 적합한 테이블이나 의자와 같은 가구 제작이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일본의 품질을 세계에 알린 버터플라이 스툴의 기술력

일본의 품질을 세계에 알린 버터플라이 스툴의 기술력

야마가타현 덴도시에 있는 덴도목공은 오우산맥에 둘러싸인 울창한 자연 속 분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목공업이 활발했던 덴도시와 주변 지역의 목수, 창호, 소목장 업자들이 모여, 공업 조합을 결성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성형 합판’ 가구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가구 제조사로 성장했습니다.

성형 합판이란 두께 1mm 정도의 얇은 판을 나뭇결이 교차하도록 한 장씩 겹쳐서 프레스기에 넣고 고주파로 열을 가해 접착시켜,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 내는 기술을 말합니다. 자유자재로 디자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유연하고 강도가 있으며, 가볍고 사용하기 쉬워 생활 속에서 다채롭게 활용됩니다. 가구로서의 장점을 두루 갖춘 성형 합판 기술은 많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을 매료시켰고, 덴도목공과 협업하여 세계적인 명작들을 탄생시켰습니다.

대표적으로 1956년에 탄생한 야나기 소리의 버터플라이 스툴이 있습니다. 같은 형태의 성형 합판을 좌우 대칭으로 이어 붙인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나비가 날개를 펼친 듯한 깔끔하고 완벽한 곡선이 돋보이며, 탄생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덴도목공을 대표하는 간판 상품이 되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 뉴욕 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디자인 역사의 걸작’ 이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세계적인 건축가 이소자키 아라타의 먼로 체어는 이름처럼 마릴린 먼로의 바디라인을 참고하여 만든 의자로, 물결치는 듯한 곡선의 아름다움을 목공예 제품으로 재현했습니다.

나무가 삐걱거리는 소리까지 구분한다. 일본 가구 장인의 ‘집념’

나무가 삐걱거리는 소리까지 구분한다. 일본 가구 장인의 ‘집념’

사실 성형 합판 자체는 목공 가구 생산이 많은 나라에서는 흔한 기술입니다. 하지만 덴도목공의 이마다 씨는 “일본의 가구 장인들은 집념이 있다”고 말합니다. 단 한 장의 불량품도 나오지 않도록, 그리고 판자가 단단히 고정될 수 있도록 모든 장인이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습니다.

고주파 프레스기로 성형할 때 미세하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장인들은 그 소리를 듣고 조금씩 조절하면서 압력을 가합니다. 가구의 디자인에 따라 압력을 가하는 시간과 방향이 달라지며, 그 판단은 장인에게 달려 있습니다.

버터플라이 스툴도 나뭇결이 교차하도록 한 장씩 겹겹이 쌓아 올리면 강도가 증가하여, 나비 날개처럼 섬세한 디자인이 완성됩니다. 쌓아 올렸을 때 좌우 대칭으로 나타나는 나뭇결은 슬라이스된 판자에서 가장 가까운 것을 선택합니다. 성형 합판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여, 더욱 강하고 아름답게 완성하려는 집념은 일본의 고유한 특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평가. 침엽수를 재탄생시키는 일본의 목공 가구 기술

산림으로 둘러싸인 일본에서는 장인의 기술이 빛나는 목공 제품은 물론이고, 일반적으로 활용 범위가 좁은 연질 침엽수 가구도 생산되고 있습니다.
1920년에 창업한 유서 깊은 가구 제조사 ‘히다산업’ 은 지역 내 기후현 산림조합 등과 함께 가구에 적합한 삼나무를 개발했습니다. 침엽수는 활엽수에 비해 성질이 부드럽기 때문에 삼나무를 꼼꼼하게 가압 프레스하여 강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일본 국내외 디자이너들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가구 박람회인 ‘밀라노 국제 가구 전시회’를 시작으로, 침엽수를 사용한 가구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습니다. 1947년에 설립된 종합가구 제조사 ‘가리모쿠’ 도 편백 등 일본산 침엽수를 소재로 한 가구 컬렉션 ‘MAS(마스)’를 개발했습니다. 구조적으로 연구하고 심재에 활엽수를 사용하여, 강도를 확보하면서 침엽수 본연의 모습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덴도목공은 침엽수를 성형 합판에 적용하는 기술 ‘Roll Press Wood’를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2015년 ‘제조업 일본대상 내각총리대신상’ 을 수상한 바 있으며, 기존의 침엽수 가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곡선을 지닌 가구를 구현했습니다.

사진은 가리모쿠 가구가 일본산 침엽수로 만든 ‘MAS’. 흠잡을 곳 없는 구조가 특징적이며, 술 마시는 데 쓰이는 일본 고유의 도구인 마스에서 영감을 받은 이 컬렉션은 나무 본연의 색감과 나뭇결이 인상적이고, 깔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포토그래퍼: 오타니 슈헤이  /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나카다 유미  / 전시 디자인: Norm Architects
사진은 가리모쿠 가구가 일본산 침엽수로 만든 ‘MAS’. 흠잡을 곳 없는 구조가 특징적이며, 술 마시는 데 쓰이는 일본 고유의 도구인 마스에서 영감을 받은 이 컬렉션은 나무 본연의 색감과 나뭇결이 인상적이고, 깔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포토그래퍼: 오타니 슈헤이 /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나카다 유미 / 전시 디자인: Norm Architects

세계적으로도 침엽수를 가구나 건축물에 활용하는 사례는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견고한 내구성을 가진 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은 가구 제조사와 산림조합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풍부한 자연을 보호’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연한 곡선을 그리며, 나무의 장점을 끌어낸 일본의 목공 가구는 차분한 인테리어를 연출합니다.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어 편안함을 선사하는 일본의 목공 가구를 생활의 일부로 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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