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이 친절함. 한국인 남성들은 일본인 여성들의 어떤 모습을 보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 것일까?

“제가 신입 사원일 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지만 특히나 저와 입사 동기인 한 일본인 여성분이 참 많은 도움을 줬던 거 같아요. 업무를 보면서 모르는 것이 있어서 물어보면 자신도 신입 사원이라 잘 모를 텐데 일일이 직접 찾아서 알려주거나 먼저 말을 걸어와 제 업무 상황을 체크해 주거나 했어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라며 웃음 짓는 그 얼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K 씨 / 오사카 / 직장인 / 남 / 32세)

“제가 외국인이라 일본어를 읽는 속도도 느리고 모르는 한자도 많을 거라며 학교 과제를 할 때면 저를 항상 도와주는 일본인 여사친이 있어요. 귀찮은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묵묵히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 반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라니까요(웃음). 물론 한국인 친구들도 많은 도움을 주는데요. 음… 뭐랄까. 일본인 여성 특유의 미소와 배려가 묻어 나온다고 해야 할까요.” (S 씨 / 도쿄 / 대학생 / 남 / 23세)

친절함의 정도를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기에 앞서 일본인들은 대체적으로 상대방을 생각하여 행동하는 것이 자연스레 몸에 배어 있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상냥한 미소와 배려까지 옵션으로 갖춘 일본인 여성을 보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다. 같은 친절함이라도 웃는 얼굴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더해진다면 더욱 더 친절하게 느껴지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주위 일본인 여성들의 지나친 배려에 가끔 답답함을 느낀다는 한국인 남성들. 배려와 피해는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친하게 지내는 일본인 여사친들이 몇 명 있는데 지금도 밥 먹을 땐 더치페이를 해요. 아르바이트 월급날이나 여유가 조금 있을 때 제가 산다고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내가 먹은 건 내가 낼게’예요. 하루는 제가 왜 그렇게 더치페이를 고집하냐고 물어봤더니 미안해서 그렇대요. 친한 사이니까 제가 살 수도 있는데 꼭 더치페이를 하려는 모습을 보면 가끔 저만 친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S 씨 / 도쿄 / 대학생 / 남 / 23세)

“대학 때부터 알고 지낸 친한 일본인 여성 친구가 있는데 가끔 답답할 때가 있어요. 지나치게 배려한다고 해야 할까요?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밤에 전화를 할 법도 한데 무슨 일이 있어도 밤에는 절대 전화 통화를 하려 하지 않아요.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저에게 피해가 갈까 봐 그렇다네요. 그렇게까지 생각 안 해도 되는데 말이죠.” (P 씨 / 시즈오카 / 직장인 / 남 / 29세)

한국 고유의 문화 가운데 하나인 ‘정 문화’. 한국인들은 정이 많아 먹을 것을 나눠주거나 뭐든 함께 하는 행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한국인들의 눈에는 일본인들의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행동들이 어쩌면 개인주의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자세히 그 면면을 살펴보면 정이 없어서 하는 행동이라기 보다는 상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전제된 행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모습들은 일본인 여성들에게도 고스란히 나타나 있는 듯 하다. 이와 같은 점들을 참고한다면 그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일본인들의 마음을 읽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 대상이 여성이라면?!
“제 실수로 같은 부서의 일본인 여직원이 상사에게 혼나거나 할 때, 제가 사과를 하면 아무 일도 아니라는 것처럼 괜찮다고 웃어요. 그리고 별 것도 아닌 일로 제 칭찬을 너무 자주 해주니까 반대로 ‘본심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P 씨 / 시즈오카 / 직장인 / 남 / 29세)

“제 주위의 친한 일본인 여사친들 중에서도 뭐든 모두의 의견을 잘 따르고 뭐든 좋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몇 있어요. 분명 본인들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일들임에도 겉으로 기분 나쁜 내색 따윈 일체 하지 않고 화도 거의 안 낸다고 해야할까요.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친구인데 조금 더 자기 주장을 표현 했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S 씨 / 도쿄 / 대학생 / 남 / 23세)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는 데 있어서 여성이 남성 보다 능숙하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는 하나 이는 남성 여성 할 것 없이 일본인들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가히 감정 표현 조절의 달인이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일본인들. 특히나 여성이라는 특징까지 더해져 일본인 여성의 마음은 더욱 더 알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게 아닐까. 일본에는 ‘혼네또 다테마에’(겉과 속이 다름을 말함) 문화가 있으며 일본인들 또한 이 부분을 인정하고 있다. 원만한 사회 생활을 하기 위해, 단체로부터 소외되지 않기 위해 그들이 선택하고 있는 하나의 방식인 셈이다. 하지만 그들 또한 가족, 부부, 연인, 절친과 같이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상대에게는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는다.

일본인 여성들의 느긋한 행동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한국인 남성들. 대체 뭐가 그들을 그리 답답하게 만든 것일까?

“일본인 여사친과 식사 한 번 하려면 정말 힘들어요. 문자를 보내도 읽는데 반나절 답이 오는데 또 반나절… 답답해서 가끔 답장 좀 빨리 하라고 하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뭐가 그리 급하냐며 그것도 못 기다리냐는 말을 듣습니다.” (K 씨 / 오사카 / 직장인 / 남 / 32세)

“이전에 회사 동료 소개로 일본인 여성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쪽도 저에게 호감을 표시했고 저도 그 분에게 맘이 있어서 연락을 주고 받은 적이 있어요. 밖에서 만날 땐 마치 연인 사이처럼 분위기도 좋고 해서 곧 교제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문자를 할 때면 너무 답장이 느려서 나 혼자만 썸을 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했어요. 결국 제 페이스에 맞추려다 집착남이라는 이미지만 남긴 채 끝나버렸습니다.” (P 씨 / 시즈오카 / 직장인 / 남 / 29세)

비교적 빨리 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들. 그 중에서도 유독 남성들은 여성과 약속을 잡거나 또는 그 여성이 맘에 들기라도 하면 빨리 교제하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약속을 잡거나 제 때가 아닌데도 고백을 해버리는 등,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반해 대체적으로 일본인들은 한국인들과 비교해 성격이 느긋한 사람이 많다고 볼 수 있다. 특히나 일본인 여성으로 한정하면 소위 여성의 튕기는 일까지 빈번히 일어나 의도가 되었든 그렇지 않았든 한국인 남성 입장에서 볼 때는 답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자기 주장은 확실히 하되 가끔은 기다릴 줄 아는 남성이 먼저 되어보는 건 어떨까.

한국인 남성들은 일본인 여성들의 일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에 매력을 느낀 걸까?

“제 일본인 친구 아내 분이 제가 자주 가는 마트에서 일을 하시는데요. 가끔 친구 집에 초대를 받아 함께 식사할 때, 아내 분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정말이지 자신이 하는 일에 자긍심이 넘치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더욱 더 친절하게 대할지 어떻게 하면 고객 눈에 띄게 상품을 진열할 지 등등, 그 열정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단순 접객이나 상품 진열을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제 자신이 정말 부끄러워지더라고요.” (K 씨 / 오사카 / 직장인 / 남 / 32세)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라멘집에서는 일본인 여성분이 라멘을 조리합니다. 보통 라멘집 하면 남성이 라멘을 만드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 여성분도 처음에는 설거지와 홀서빙 아르바이트로 시작해서 본인의 노력 끝에 주방장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아르바이트생들을 봐도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대충 일을 배우거나 하지 않고 일을 대하는 자세가 정말 프로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 씨 / 도쿄 / 대학생 / 남 / 23세)


일본인들 또한 한국인들 못지 않게 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여성들은 결혼을 한 후에도 자신의 일을 계속해 나가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물론 일이란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임에는 틀림 없는 사실이다. 필자의 눈에 비친 일본인 여성들은 한국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일을 돈벌이 수단만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과 꿈을 펼치기 위한 인생의 긴 여정으로 대하는 모습이랄까. 한국 일본을 불문하고 일하는 여성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패션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일본인 여성들. 그런 그녀들이 추구하는 트랜드란?

“일본인 여성들을 보면 옷을 독특하게 입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루는 일본인 여사친의 복장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어요. 바지에 페인트가 묻은 자국도 보이고 전체적으로 작업복 같아 보이는데도 전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요. 오히려 멋지더라고요(웃음).” (S 씨 / 도쿄 / 대학생 / 남 / 23세)

“이전에 일본인 여사친과 저녁을 먹기 위해 약속 장소에 갔는데… 여사친의 복장을 보고 저도 모르게 빵 터진 적이 있었어요. 아니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여고생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웃음). 이런 복장을 자주 하냐고 물었더니 기분에 따라 아주 가끔 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P 씨 / 시즈오카 / 직장인 / 남 / 29세)

일본인 여성하면 첫번째로 떠오르는 것이 ‘가와이이’(귀엽다)가 아닐까 싶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귀여운 것들로 치장을 하고 심지어 소지품까지 귀여운 것이라면 마다하지 않는 일본인 여성들. 하지만 귀여운 것만을 추구한다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귀여움을 베이스로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패션 감각을 뽐낸다는 말이 더 정확할 듯 하다. 이는 자칫 일본인 여성들은 최신 유행이나 트랜드에 민감하지 않다는 말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일본인 여성들 또한 무척이나 최신 트랜드, 유행에 관심이 많다. 단지 패션에 있어서 만큼은 남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추구해 나가는 여성들이 많은 것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직접 일본인 여성을 만나고 놀랐던 점’ 이라는 주제로 한국인 남성 3명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한국인 여성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일본인 여성들. 당신에게 만약 일본인 여성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본 기사의 내용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