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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시미 이나리 신사, 붉은 도리이가 한없이 이어지는 ‘소원이 통하는 길’

후시미 이나리 신사, 붉은 도리이가 한없이 이어지는 ‘소원이 통하는 길’

업데이트 날짜: 2020.11.05

후시미 이나리 신사. 교토를 찾는 외국인의 대부분은 이곳을 목적으로 찾아온다고 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센본 도리이(천 기의 기둥문)’는 마치 주홍빛 미로와 같다. 세계인들을 사로잡는 그 신비로운 매력에 한 발 다가가 보기로 했다.

경내는 그야말로 인종의 도가니.국제 관광도시를 대표하는 신사

경내는 그야말로 인종의 도가니.국제 관광도시를 대표하는 신사

후시미 이나리 신사를 찾은 것은 11월 말이었다. 이른 새벽인데도 벌써 많은 참배객이 모여 있었다. 교복을 입은 소년들, 다릿심에 자신이 있는 어르신, 한 눈에도 값이 나가 보이는 카메라를 든 사람 등 가지각색의 모습이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이다. 아시아, 중동, 구미 등등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이 곳을 찾고 있었다. 그야말로 ‘국제 관광도시 교토’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우선 샘터에서 손을 씻고 몸과 마음을 정화한 후 거대한 누문을 통과한다. 이 누문은 신사의 누문으로는 가장 큰 축에 속하며, 덴쇼 17년(1589년)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지어졌다.

누문을 지나 찾은 곳은 본전이다. 1467년 일어난 오닌의 난으로 한 번 소실된 본전은 메이오 8년(1499년)에 재건되었다. 호화스럽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아름다운 장식은 아즈치 모모야마 시대의 기풍을 그대로 보여준다.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전국에 약 3만 여 곳이 있는 이나리 신사의 총본영이다. 와도 4년(711년)에 호족인 하타노 이로구가 이나리야마 산의 세 개의 봉우리에 총 세 분의 신을 모신 것이 그 기원이라고 한다. 오곡풍년, 사업번창, 가내평안 등 다양한 소원을 이루어주는 신으로 서민부터 위정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이들이 신앙을 키워온 신사다.

경내 도처에 모셔진 후시미 이나리 신사의 상징이기도 한 ‘백여우’는 이나리 오카미의 심부름꾼이다. 원래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투명=하얗다)라 해서 ‘뱟코(白狐)’, 즉 백여우라 불리며 사랑받아 왔다.

▲다른 신사에서는 보기 힘든 백여우의 에마(소원을 적는 나무판). 자세히 보면 참배객들이 각자 머리 속에 그린 여우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다른 신사에서는 보기 힘든 백여우의 에마(소원을 적는 나무판). 자세히 보면 참배객들이 각자 머리 속에 그린 여우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소원의 수만큼 있는 도리이 신비로운 길을 거닐다

본전 뒤편에서 오쿠샤(본전보다 깊은 곳에 위치한 작은 신사) 배례소까지의 거리는 약 150m, 도리이가 빽빽하게 늘어선 길을 ‘센본 도이리’라고 한다.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그 신비로운 광경을 뇌리에 새기고 있었다. 주홍빛깔로 가득한 이 길은 많은 사람들이 거닐고 있는데도 고요함으로 가득했다.

▲도리이의 주홍빛은 밝은 희망을 상징하는 색이라 한다. 태양, 생명, 생산의 힘이 이나리 오카미의 영혼에 힘을 불어넣기 때문이라고 한다.
▲도리이의 주홍빛은 밝은 희망을 상징하는 색이라 한다. 태양, 생명, 생산의 힘이 이나리 오카미의 영혼에 힘을 불어넣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도리이는 소원성취를 기원하며 또는 소원을 이뤄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봉헌된 것이다. 사람들의 소원이 ‘통하고’, 또 ‘통했다’는 증거이기도 한 것이다. 이 풍습은 에도 시대에 생겨 지금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센본 도리이의 저편으로 한없이 이어지는 ‘소원이 통하는 기도의 길’

센본 도리이의 저편으로 한없이 이어지는 ‘소원이 통하는 기도의 길’

센본 도리이를 다 지나면 이나리야마 산 전체를 굽어볼 수 있는 오쿠샤 배례소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도 많지만 사실 기도의 길은 여기서부터 한참 이어진다. 신이 강림했다고 하는 이나리야마 산. 산 정상인 이치노미네 봉우리까지 약 2km의 길을 걷는 ‘산 순례’야말로 참배의 묘미라 할 수 있다. 본전에서 왕복 약 2시간 코스이니 꼭 도전해보기 바란다.

▲구마다카샤. 연못으로 돌출된 석축에 세워진 작은 신사로 구마다카 오카미의 작은 무덤, 오쓰카(お塚)를 모시고 있다.
▲구마다카샤. 연못으로 돌출된 석축에 세워진 작은 신사로 구마다카 오카미의 작은 무덤, 오쓰카(お塚)를 모시고 있다.
▲구마다카샤를 바라보는 신이케 연못. 연못을 향해 손뼉을 치면 메아리가 되돌아온 방향에서 애타게 찾는 이가 나타난다는 전설이 있다.
▲구마다카샤를 바라보는 신이케 연못. 연못을 향해 손뼉을 치면 메아리가 되돌아온 방향에서 애타게 찾는 이가 나타난다는 전설이 있다.
▲산 중턱에 해당하는 요쓰쓰지(사거리)에 있는 안내판도 국제적인 명소답게 영어가 함께 표기되어 있다. 우리는 이치노미네 봉우리에서 좀 더 분발하기로 했다.
▲산 중턱에 해당하는 요쓰쓰지(사거리)에 있는 안내판도 국제적인 명소답게 영어가 함께 표기되어 있다. 우리는 이치노미네 봉우리에서 좀 더 분발하기로 했다.
▲요쓰쓰지 근방에서 바라본 전경. 교토시 남쪽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뷰 포인트. 후들거리기 시작한 무릎에 잠시 휴식을 주기로 했다.
▲요쓰쓰지 근방에서 바라본 전경. 교토시 남쪽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뷰 포인트. 후들거리기 시작한 무릎에 잠시 휴식을 주기로 했다.
▲미쓰루기샤. 산 위에 있는 고지도에 검의 형상을 한 돌이라는 의미의 쓰루기이시(釼石), 또는 벼락 맞은 돌을 의미하는 가미나리이시(雷石)이라고 표기된 곳으로 이나리야마 산의 세 개의 봉우리와 마찬가지로 예로부터 신에게 제를 올리는 장소였다.
▲미쓰루기샤. 산 위에 있는 고지도에 검의 형상을 한 돌이라는 의미의 쓰루기이시(釼石), 또는 벼락 맞은 돌을 의미하는 가미나리이시(雷石)이라고 표기된 곳으로 이나리야마 산의 세 개의 봉우리와 마찬가지로 예로부터 신에게 제를 올리는 장소였다.
▲기리노모리(안개의 숲)를 지나 숨을 헐떡거리며 도착한 이치노미네 카미샤. 이나리야마산의 정상으로 해발 233m이다. 스에히로 오카미를 모시는 곳이다.
▲기리노모리(안개의 숲)를 지나 숨을 헐떡거리며 도착한 이치노미네 카미샤. 이나리야마산의 정상으로 해발 233m이다. 스에히로 오카미를 모시는 곳이다.

산 정상까지 가는 길도, 돌아가는 길도 결코 편하지는 않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잡념은 사라지고 귀에 들리는 것은 숨소리뿐이다. 무심(無心)으로 돌아가 걷는다. 이것이야 말로 진지한 기도의 자세이며, 국경과 문화를 초월하여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아닐까. 붉은 도리이가 이어진 길을 새하얀 도화지와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며 걷는다. 이루고자 하는 소원이 있다면 꼭 후시미 이나리 신사를 찾아 소원이 통하는 길을 걸어보길 바란다.

  • 후시미 이나리 신사
    伏見稲荷大社
    • 주소 교토부 교토시 후시미쿠 후카쿠사 야부노우치초 68
    • 전화번호 075-641-7331
    • [참배 시간] 종일 (기도는 8:30~16:30, 수여소는 7:00~18:00경)

Text by:Myogaya Nobuh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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