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의 종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수프는 차별화된 맛을 위해 보통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생선 뼈 등을 오랜 시간 푹 끓인 후 양념을 섞어 만든다.

라멘의 면 반죽에는 밀가루와 간수라고 하는 짠 맛의 알칼리성 액체가 들어간다. 라멘을 만드는 방식과 분류의 핵심은 다른 재료와 밀가루와 섞인 간수다.

수프의 종류도 다양하다. 매우 맑고 묽은 수프가 있는가 하면 탁하면서 걸쭉한 수프도 있다. 면도 굵은 면부터 가는 면, 또 곧은 면과 꼬불꼬불한 면까지 그 형태도 다양하다. 라멘의 색과 질감, 풍미 및 모양은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면과 국물이 모두 라멘의 규칙을 따르는 한 라멘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하게 된다.

지금부터 소개할 것은 일본 여행을 하는 동안 만나게 될 가장 인기 있고 독특한 유형의 라멘들이다. 재료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때로는 라멘의 유형을 서로 크로스오버하는 가게도 있으니 흥미롭다.

스프의 기본 맛이 되는 것에 따라 라멘의 종류가 결정이 되는데, 보통은 아래와 같이 구분을 한다.

쇼유 라멘은 일본의 간토지방에서 인기 있는 라멘의 종류다. 요코하마가 발상지로 간토지방의 라멘 가게를 찾으면 반드시 보게 될 것이다. 쇼유란 일본어로 ‘간장’을 의미하며 투명한 갈색으로 깊고 풍부한 향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는 닭 뼈를 우린 육수와 섞어 만들지만, 소고기, 돼지고기, 또는 어패류를 수프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맛은 짭짤한 편으로 맑은 국물이 부담스럽지 않다. 면은 일반적으로 얇고 꼬불꼬불한 웨이브면이다. 쇼유 라멘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라멘 중 하나로 일본에 가장 먼저 건너온 라멘의 원형인 중국의 국수와 흡사하다. 아마도 라멘 가게에 들어가 라멘의 종류가 따로 적혀 있지 않다면 쇼유 라멘이 나올 것이다.

깊이가 있으면서 과하지 않은 맛이라 일본 라멘을 처음 먹어보는 이들에게도 딱이다.

시오는 일본어로 ‘소금’을 의미하니 무슨 재료가 반드시 들어가는지는 이미 짐작했을 것이다. 육수는 보통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베이스로 하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국물은 담백하고 맑은 노란 색을 띈다. 짠맛이 강한 편이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나트륨 배출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이런 종류의 라멘을 피하고 싶을 수 있다. 시오 라멘은 일반적으로 꼬불꼬불한 면보다는 길고 곧은 면을 사용한다.

미소 라멘에는 일본식 된장 ‘미소’가 들어간다. 홋카이도에서 태어난 미소 라멘은 미소 자체에 크리미하면서 산미가 있어 강렬한 맛이 난다. 닭고기와 돼지고기 육수가 베이스로 진한 갈색을 띄며 맛이 진해 포만감이 상당하다. 사용하는 미소에 따라 맛이 달라지므로 다양한 재료, 토핑과 잘 어울려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라멘이다.

돈코츠란 돼지 뼈를 삶아 우유처럼 뽀얗고 약간 걸쭉한 국물이다. 돈코츠 라멘은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기도 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돈코츠 라멘에는 가는 스트레이트면이 들어간다. 규슈 지역에서 인기 있는 라멘으로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라멘을 앞서 소개한 네 가지 종류(쇼유, 시오, 미소, 돈코츠)로 구분하지만, 탄탄멘은 중국 쓰촨성의 탄탄국수를 일본식으로 재해석한 요리다. 탄탄멘에는 돼지고기 육수를 기본으로 다진 고기와 참깨 페이스트, 고추기름이 들어간 매콤하고 크리미한 육수가 쓰인다. 땅콩가루와 미소를 섞는 경우도 있다. 다진 돼지고기를 얹은 붉고 걸쭉한 국물이 탕과 같은 식감으로 얼큰하고 짭조름한 맛을 선사한다.

츠케멘은 면과 국물이 따로 나와 국물에 면을 딥핑해 먹는 스타일이다. 라멘의 색다른 버전이라 할 수 있다. 굵은 면을 바로 수프에 담지 않고 찬물에 헹구어 내기 때문에 쫄깃쫄깃하다. 국물도 면을 찍어 먹기 위해 일반 라멘보다 맛이 훨씬 진하고 걸쭉하다.

면과 국물은 뜨겁게도 차갑게도 먹을 수 있고, 국물은 가게마다 그 맛과 재료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요코하마에서 탄생해 편리함, 가격, 맛 덕분에 전 세계에 보급된 또 하나의 라멘이 바로 인스턴트 라멘이다. 컵과 봉지, 어디에 담겼든 냉동 건조면과 분말 수프는 뜨거운 물을 붓고 몇 분만 기다리면 바로 먹을 수 있다.

빠르고 저렴하며 맛도 좋은 인스턴트 라멘은 학생들과 이동 중에 간단하게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 인스턴트 라멘도 다양한 맛과 스타일이 있어 전 세계 면 요리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라멘을 구별하고 다양한 맛을 더하는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이 각종 토핑을 사용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것은 일본인들이 라멘에 곁들이는 가장 인기 있는 토핑이다.

1. 차슈
차슈는 지방분이 많은 돼지고기를 달달한 간장 양념에 담가 푹 삶아 만든 요리로 라멘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토핑이다. 설령 기본으로 들어가 있지 않더라도 추가 토핑으로 주문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부동의 인기를 자랑한다.

2. 파 (부추)
잘게 썬 파와 부추는 라멘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토핑으로 풍미와 비주얼, 식감에 다양성을 더한다. 만약 라멘에 파나 부추가 들어가 있지 않다면 꼭 추가하기 바란다. 맛과 식감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3. 멘마
죽순을 숙성 발효한 멘마는 짭짤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수프, 면과 잘 어울린다.

4. 계란
반으로 썰거나 통째로 넣는 계란(일본어로 ‘다마고’라 한다)은 라멘의 인기 토핑이다. 완숙, 반숙 또는 달달한 간장 양념에 재워둔 맛계란은 라멘에 든든함을 더해준다.

5. 숙주나물
일본어로 ‘모야시’라고 하는 숙주나물은 볶음이나 밥, 수프와 같은 다양한 일본 음식에 쓰이는 저렴하고 인기 있는 재료다. 조리하거나 날 것의 상태로 라멘에 곁들여 아삭한 식감을 더한다.

6. 해조류
김이나 미역과 같은 다양한 해조류를 라멘에 곁들여 맛을 더하는 사람도 많다. 해조류에는 섬유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건강을 생각한다면 토핑으로 넣어보기 바란다.

7. 가마보코와 나루토
다진 생선살에 소금에 넣고 가공한 어묵 가마보코는 얇게 썰어 라멘 위에 얹어 먹는다. 나루토는 라멘에 화사함을 더하는 재료로 흰색과 분홍색의 소용돌이 모양이 인상적이다.

8. 목이버섯
얇고 짙은 색의 늘어진 귀를 연상시키는 목이버섯은 중국에서 식품 및 한약재로 인기 있는 재료다. 쫄깃한 목이버섯은 다양한 라멘에 들어가 맛과 식감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킨다.

9. 버터와 옥수수
원래 홋카이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버터와 옥수수는 라멘, 특히 미소 라멘의 토핑으로 인기다. 버터에 넣고 끓인 옥수수를 얹거나 두툼한 버터 조각을 라멘 위에 얹어 먹기도 한다.

10. 베니쇼가
베니쇼가는 주로 돈코츠 라멘에 곁들인다. 매실초에 절인 붉은 생강으로 신맛이 강하다.

이 밖에도 양배추와 김치, 시금치, 매실, 기타 절임류 등 다양한 토핑이 있으며, 지역 또는 라멘 장인마다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다음은 일본에서 라멘을 먹을 때 가장 많이 주문하는 사이드 메뉴다.

1. 교자
라멘의 영혼의 단짝이라면 역시 교자나 군만두가 아닐까. 돼지고기, 마늘 무엇이 들어갔든 초간장 소스에 찍은 윤이 반들반들한 초승달 모양의 교자는 라멘과 잘 어울리며 든든함을 더해준다.

2. 차슈 덮밥
라멘에 이미 토핑된 차슈와 함께 밥 위에도 차슈를 얹어 먹는 방법이 있다. 삶은 돼지고기와 밥의 조합은 맛, 든든함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3. 흰 쌀밥
대부분의 라멘 가게에서는 점심 또는 저녁 세트로 라멘과 공기밥을 제공한다. 쌀과 면의 조합이라면 탄수화물의 과잉섭취가 걱정되지만,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인기 있는 선택지다.

4. 볶음밥
라멘이 중국에서 건너온 요리라서 그런지 대부분의 라멘 가게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볶음밥을 제공한다. 볶음밥과 함께 먹으면 중국적인 색채가 한층 짙어질 것이다.

일본에 가보면 지역마다 특색 있는 라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수프에 다른 종류의 고기나 채소를 사용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지역산 재료와 토핑을 사용하면서 다양한 조미료와 육수 및 토핑을 더해 완전히 색다른 라멘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지금부터는 가장 대표적인 로컬 라멘의 일부를 소개하겠다.

앞서 소개한대로 도쿄 라멘은 중국에서 일본에 라멘이 건너온 후 가장 먼저 생겨난 종류 중 하나다. 도쿄 라멘이라고 하면 쇼유 라멘을 가리키며 국물은 맑은 갈색, 면은 대체로 가는 웨이브면이다. 라멘 가게에 가서 메뉴에 따로 명시되어 있지 않으면 쇼유 라멘이 메인으로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

삿포로 라멘은 일본 북부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인지 다른 지역의 라멘에 비해 훨씬 더 푸짐하고 푸근함이 느껴진다. 짭짤하고 진한 미소 베이스의 라멘에 버터와 옥수수, 숙주나물, 그리고 때로는 신선한 홋카이도산 해산물도 들어가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담백한 수프를 선호하고 면류를 좋아한다면 기타카타 라멘을 추천한다. 쇼유 베이스에 닭 뼈, 돼지 뼈와 말린 정어리로 우린 삼삼한 맛의 투명한 수프는 쫄깃한 굵은 면과 파, 멘마, 차슈 토핑과 환상의 조합이다.

돼지 뼈를 우린 돈코츠 수프가 베이스인 라멘으로, 후쿠오카에서 시작되었지만 일본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살짝 단단하고 곧은 면이 특징이다. 우유처럼 뽀얀 수프에 차슈와 파, 목이버섯 및 베니쇼가를 토핑으로 얹는 경우가 많다.

주카소바(중화소바)라고도 불리는 와카야마 라멘은 대체로 돈코츠 베이스의 수프에 가는 면이 들어가는데, 일부 가게에서는 간장 양념을 섞어 차별화를 꾀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파, 멘마, 차슈 및 가마보코와 같은 생선 가공품이 토핑으로 올라간다.

일본의 라멘 가게는 대체로 소박한 분위기로 빨리 주문해서 먹고 일어나는 구조다. 라멘은 이동 중에 먹는 사람이 많아 대부분의 라멘 가게에는 혼자 식사하기 위한 카운터 공간과 테이블이 많다. 라멘 가게의 메뉴는 기본적으로 라멘과 교자, 밥 세트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 다른 식당에 비해 가짓수가 매우 단출하다.

좌석을 찾기 전에 입구에 자판기가 있는지 우선 확인하자. 편의성과 효율성을 위해 대부분의 라멘 가게에서는 손님에게 자리를 앉기 전에 자판기로 먼저 주문을 하도록 요청한다. 직원에게 티켓을 건네면 주문한 음식을 가져다 준다. 이미 결제를 마친 상태라 자유롭게 식사를 하고 식사 후 바로 출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자판기가 없는 경우에는 일본의 대부분의 식당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직원이 주문을 받고 음식이 제공되면 식사를 마친 후, 카운터에 계산서를 가져가면 결제를 할 수 있다.

라멘을 먹을 때에는 젓가락과 중국식 국자 모양의 오목한 숟가락이 제공된다. 숟가락은 국물은 물론 계란과 같은 토핑을 먹는 데 사용된다. 젓가락은 면을 건질 때 사용하며 대부분의 일본인은 국수를 먹을 때 후루룩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첫째, 국수를 후루룩 면치기를 하며 먹으면 어느 정도 식힐 수 있어 화상을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렇게 먹으면 라멘이 훨씬 맛있어진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라멘은 빠르고 저렴하며 캐주얼한 음식이라 에티켓에 대한 명확한 규칙은 없다. 수프를 마시려면 사발을 들고 마시는 것도 좋다.
라멘 가게에 가면 후루룩 면치기를 할 때 수프가 옷에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플라스틱 턱받이를 제공하는 곳이 많다.

일부 라멘가게에서는 라멘에 관한 손님의 기호를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닭고기와 돼지고기 육수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 또는 매운 라멘의 경우 원하는 매운 정도를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면의 굵기나 삶는 정도, 양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는 가게도 있다.

물론 필요에 따라 다양한 토핑을 추가 주문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라멘의 면과 수프, 사이드 메뉴, 토핑 및 로컬 라멘의 종류까지 알아보았으니 이제 일본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라멘을 체험해보자. 기초 지식을 장착했으니 라멘 가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옵션을 주문하거나 나만의 맞춤형 라멘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의 라멘 문화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한다면 일본을 찾은 다른 관광객보다 한 발 앞서 갈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라멘을 자유자재로 주문할 수도 있고 라멘에 관한 지식을 인증하며 라멘을 탐닉하는 일본인들에게 한층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Illustrations courtesy of Manga de Japan